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45화 (45/837)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45화>

*  *  *

"에이버? 넥스트?"

사이트면 닷컴이다.

"설마 국내 닷컴에도 투자를 하려는 건가?"

‘왜?’라는 의문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권&박 홀딩스의 자금조차 감당하기 힘든 한국 닷컴 시장.

먹을거리가 못 된다.

간에 기별조차 안 갈게 분명해서 관심을 꺼 버렸었다.

그런데.

책상을 검지로 툭툭 두드리던 그는 키보드를 두드렸다.

그리고 이내 그는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어라?"

의아해한 그는 그 순간부터 모든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시간이 흐른 후, 그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이것 봐라?"

안경 속 그의 눈초리가 하늘로 솟았다.

미국 닷컴 열풍에 휩쓸려 거품이 끼고 있다.

미국처럼 끝에 닷컴만 붙어도 고공행진이다.

그 규모가 심상치 않다.

그는 다시 한번 책상을 검지로 두드렸다.

"IMF로 쪼그라든 주머니 사정, 가망 없는 경제, 망해 버린 은행과 종금사……."

한탕주의가 조성되기에 딱 좋은 환경이다.

한번 거래하는 데 수천만 원이 드는 부동산과 달리, 몇 만 원이면 할 수 있는 주식. 반면, 한번 터지면 그 수십 배는 한번에 버는 주식.

오싹.

박태규의 정수리 털이 솟았다.

"투기다. 권 PB가 말한 것처럼 한국도 미국처럼 전 국민이 투기를 하려는 거야!"

이런 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는 얼른 전화기를 들었고, 곧 권아영이 그의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한국도 닷컴 버블이 생기는 중이라니!"

박태규는 대답 대신 조사한 자료를 보여 줬고, 권아영은 얼굴을 와락 구겼다.

"이런 미친!"

어디서 많이 본 흐름이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닷컴 버블의 초반 흐름.

"동감입니다."

권아영은 이걸 알아차린 박태규를 멍하니 바라봤다.

"대체 이걸 어떻게?"

자료를 보면 이제 막 버블이 끼는 단계이다.

미래 예상 규모가 심상치 않다고 해도 전조가 없다시피 했는데, 그걸 알아차렸다.

"보스가 조사하라더군요."

"보스가요?"

박태규는 에이버와 넥스트 두 단어가 적힌 쪽지를 내밀었다.

"조사해 보니 검색 사이트더군요. 둘 모두 현재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고요."

"검색 사이트? 아, YAHOO요?"

"그렇죠. 대충 이렇습니다."

박태규는 두 사이트에 접속해 최종혁 세 글자를 쳐서 보여 줬고, 그 화면 속 검색 결과를 보며 의아해하던 권아영은 곧 눈을 부릅떴다.

"서, 설마?!"

그녀는 다급히 박태규를 봤다.

"국산 검색 사이트는 저 두 개가 전부인가요?"

"예, 뭐. 몇 개 더 있지만, 완성도만 놓고 보면 이 두 개가 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권아영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한국 닷컴 버블의 예상 규모는요?"

"……미국만큼은 아니라도 미쳐 날 뛸 겁니다. 아마 대한민국 증시 역사상 최고최악의 판이 깔릴 게 분명합니다."

미국 닷컴 버블의 영향으로 생성되는 버블이다.

누가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민족 아니랄까 봐, 한번 거품이 끼기 시작하니 무섭도록 부풀어 오르고 있다.

그 기세가 미국보다 몇 배 더 빠르다.

"작전 세력들도 준동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요."

"여, 역시."

후들, 다리가 풀린 그녀는 주저앉았다.

"그래, 그런 거였어! 그러니 이제야 보스가 국내 닷컴 버블에 대해 언급한 거라고! 이제야 견적이 나오기 시작하니까!"

또 혼자만 안다며 입술을 삐죽이던 그는 견적이라는 말에 눈을 껌뻑였다. 그 순간 머릿속이 간질거리더니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권 PB. 지금 내 머릿속에 이상한 게 떠오르는데……."

"그게 맞을 거예요. 보스는 지금 대한민국 모든 정보의 흐름을 손에 쥐려는 거예요! 정확히는……!"

콰앙!?

권아영이 에이버와 넥스트가 적힌 쪽지를 내려쳤다.

"검색 사이트는 이 두 곳만 남기려는 거라고요!"

권아영은 거의 근접하게 유추했다.

"미친?!"

방금 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대답.

"이게 고작 열아홉 살짜리가 할 수 있는 생각입니까!"

"그럼 IMF, 미국 닷컴 버블을 예측한 건 말이 되고요? 러시아 모라토리엄은 러시아 최고위층에서 정보를 받았기에 무효라고 쳐도요."

"……."

침묵하는 그를 보며 냉소를 짓던 권아영은 이내 입술을 깨물었다.

"안 되겠어. 부동산은 나중에 매입해야겠어."

"……와르르 무너질 테니까?"

2001년 미국 닷컴 버블이 꺼지는 순간 사라질 한국 닷컴 버블.

1997년 말 IMF 이후 고작 3년여 만에 한 번 더 처맞는 거다.

"정답. ……아니, 닷컴의 버블이 꺼진다고 해도 실물 경제엔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아. 그냥 한강으로 가는 인간들만 많아지는 거야. 그렇다면……."

권아영은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건 박태규도 마찬가지였다.

부동산은 부동산대로 매입하면서 한국 닷컴 버블에도 뛰어들어야 했다.

골치 아프게 됐다.

"……할 수 있겠어요?"

미국 닷컴 버블에 뛰어든 상황이기에 굉장히 힘든 일이다.

입술을 오물거리던 박태규는 이내 가슴을 폈다.

"날 뭘로 보는 겁니까? 내가 이 정도도 못할 거라고 봅니까?"

"알았어요. 믿을게요. 그리고 전력으로 서포트할게요."

"……믿겠습니다."

평소엔 티격태격 앙숙처럼 다투더라도 이런 위기 상황에선 누구보다 믿을 만한 서로의 존재.

둘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돌아섰다.

밖으로 나온 권아영은 휴대전화를 들었다.

"어, 나야. 증권맨들 뒷조사는 어떻게 됐어?"

가장 먼저 할 일은 박태규를 보조할 인력을 한시라도 빨리 수급하는 거였다.

*  *  *

특보, 한상원 검거!

CCTV의 부재가 한상원을 놓쳤다.

742일간의 도주의 끝. 도주의 神. 어떻게 잡히게 됐나.

결정적인 제보! 그 제보자는 누구?

제보자 운동선수 최 모 씨. 최 모 씨는 누구?

경찰, 실력 위주의 인선 배치! 이젠 믿어 달라.

한상원이 잡힌 소식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긴급으로 생방송 뉴스가 나왔고, 석간신문임에도 가판대의 신문이 모두 동났다. 사람들은 잘됐다고, 경찰이 드디어 제 일을 했다고 박수를 쳤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최 모 씨의 정체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건 석간신문을 사 온 강철선도 마찬가지였다.

"운동선수 최 모 씨,최 모 씨. 흐음…… 이거 혹시 최 선수 아이가?"

왜인지 그런 촉이 선 그는 수화기를 들었다.

"어, 최 선수. 내다. ……와 이리 시끄럽노?"

으하하, 푸하하, 귀가 아프도록 떠들썩하다.

-아, 죄송합니다. 이번에 한상원 검거한 반장님과…….

-삼촌, 인마! 너 계속 서운하게 이 삼촌을 반장이라고 부를 거야?

-하하. 예, 삼촌과 형사 삼촌들 회식 자리예요.

‘김종두 반장?’

강철선의 엉덩이가 들썩였다.

‘맞네!’

-그런데 무슨 일이세요?

밖으로 나온 듯 주위가 조용해졌지만, 머릿속이 복잡해진 강철선에겐 들리지 않았다.

"뭐꼬! 금마를 우째 발견한 기고?!"

-……?!

화들짝 놀랐던 종혁은 이내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한상원을 잡았다는 풀어진 마음에 단서를 흘리고 말았다.

갈등하던 종혁은 결국 털어놓았다.

‘이거 잘하면……?’

음흉한 생각이 든 종혁은 모른 척 다른 정보도 흘렸다.

"뭐, 뭐? 특채?"

종혁의 발견과 미행에 혀를 내두르던 강철선이 흔들렸다.

-예, 특채를 제안하더라고요. 고등학교 졸업하면 들어오라고.

‘미친……!’

"니, 니 설마 경찰 될 건 아니제? 그거 순경 특채 일끼라! 자바리 순경!"

-음, 저도 그건 아는데…….

"알았데이. 오늘은 바쁜 것 같으니까 나중에 통화하자. 글고 욕봤데이."

수화기를 내려놓은 그는 벌떡 일어섰다.

깨끗한 법조계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종혁이 경찰이 된다?

재능 낭비다.

종혁은 무조건 검사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강철선도 마음 든든하게 움직일 수 있다.

"내 인마랑 투탑으로 휘저어뿔라 했드마 순경이 무신 말이고!"

문을 박찬 그는 지검장실을 향해 뛰었다.

"계십니꺼!"

뻐엉!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를 멍하니 보았다.

"뭐꼬. 박 프로, 김 선배는 이 늦은 시간에 여기 와 있습니꺼?"

둘뿐만이 아니다.

서울지방검찰청에서 난다 긴다 하는 검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하아. 너도 조르러 왔냐?"

말에 짙은 짜증이 섞인 지검장.

단숨에 상황을 파악한 강철선은 코웃음을 쳤다.

아마 한상원이 탈옥을 한 부산교도소가 있는 부산지검에서도 난리를 쳤을 거다.

하지만 서울지방검찰청 관할 내에 있는 경찰서에서 한상원을 검거했다. 중앙의 소관이었다.

"한상원 글마는 아무나 맡으소. 난 아니니까네."

지검장과 검사들의 눈이 크게 뜨였다.

지검장의 얼굴도 스륵 풀렸다.

"그럼 뭔 일인데?"

"인재를 경찰에 뺏길 것 같아서 떼쓰러 왔슴니더."

"인재? 떼?"

"한상원 제보자! 유도 금메달리스트 최종혁! 법대 지망생!"

지검장과 검사들의 고개가 모로 기울어졌다.

"하따 마, 검사란 양반들이 이리 소식이 늦다. 잘 들으소. 한상원을 발견하고 미행해가 경찰 목구멍에 떠넘기기까지 한 제보자가 바로 걉니더. 근데 경찰 이 도동놈들이 낚아챈다 아입니까! 우리 검사가 되어야 할 놈을!"

검사들의 눈이 부릅뜨였다.

일단 경찰이 낚아챈다는 말에 관심이 가고, 금메달리스트의 법대 지망이란 말에 훅 당긴다.

변호사가 앙숙이라면, 경찰은 수사권이란 밥그릇을 호시탐탐 노리는 단체.

"최종혁이면 그 유도 스타 최종혁 선수?"

"예에!"

"……그래. 이제야 기억나네. IMF 한파가 닥쳤을 때 훌륭한 발언을 해서 당시 VIP 예정자, 현 VIP를 흡족하게 한 친구지?"

VIP. 그들의 눈이 가늘게 뜨였다.

"우리나라 1등 시킨 건 와 빼먹십니꺼? 사상 최초 아시안게임 1등 아입니꺼! 금마가 우리나라 음식 베풀지 않았으면 1등 했겠십니꺼?"

종혁의 베풂으로 인해 성적이 좋아진 나라와도 국제 관계가 좋아졌다.

"그래. 맞아. 그것도 있지. 그런데……."

지검장의 고개가 삐딱하게 기울어졌다.

"그런 인재를, 우리 검사에 딱 맞는 인재를 경찰이 낚아채려 한다고? 가만 놔두면 한국대 법대 가고, 연수원가서 우리 후배가 될 인재를?"

"내 말이요!"

"……하. 경찰 이 새끼들. 또 상도의 안 지키네. 뭘로?"

"특채요! 순경!"

"풋. 역시 경찰이라 속 좁은 거 봐라. 나라면 간부 특채로 딱!"

그렇게 외쳤지만 불가능한 일이란 건 그도 안다.

단 한 번도 없던 일.

"법대 지망생 맞아?"

"몰래카메라 찍은 후에 다 떠봤다 아입니까!"

"오케이. 일단 명예 수사관부터 위촉시키고, 방학 때 사무관 인턴도 시켜. 잘할 수 있겠어?"

"크, 역시! 존경합니다."

엄지를 치켜들며 돌아서던 강철선은 검사들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적당히들 하이소. 공판 한다 캐도 국민들 주목받을 것 같십니꺼? 그거 다 경찰에서 해 먹었심더. 그냥 와꾸 좋은 얼라 하나 보내이소. 우리 검찰은 한상원 따윈 신경도 안 썼다고. 어데 검사가 방뎅이 가볍게."

"……!"

쿵!?

닫히는 문을 본 지검장은 옅게 웃었다.

‘역시 저놈이 똘똘하단 말이야.’

가려운 곳을 참 잘 긁어 준다.

그는 검사들을 봤다.

"들었지?"

똥 씹은 얼굴이 된 검사들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  *  *

"검찰은 뭘 해 주려나."

범죄예방 홍보대사만 돼도 감지덕지이고, 검찰 홍보대사라면 대박이다. 그래서 일부러 체포 과정을 흘린 거다.

어쩌면 경찰에 독이 될 일.

"기회가 기회인지라 경찰이 수사권 독립을 외칠 수도 있지만…… 아니, 이번에도 그러겠지만."

회귀 전에도 경찰은 경찰이 수사권만 가지고 있었어도 한상원을 빨리 잡았을 거라고 언론 플레이를 했다. 그러다 반 박자 늦게 목격자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그 말은 쏙 들어갔다.

종혁은 이번에도 그렇게 하기로 했다.

"아직 수사권은 일러."

아직도 경찰의 수사 방식은 주먹구구식이고, 조직 문화는 스마트하지 않고, 프로페셔널하지도 않다. 암적인 존재들도 다수 있고, 경찰대 출신 고위 간부들도 모두 엘리트는 아니다.

60년대에서 80년대 인맥으로 경찰대에 간 이들이 많았다.

일선 파출소 경찰들은 말할 것도 없다.

경찰은 아직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니 이번엔 이 정도로 만족합시다."

그래도 쓰린 속을 달랜 종혁은 소고기집을 보곤 피식 웃었다.

김종두와 강력 3반 형사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한상원이 잡혀서 그런지 진급 조치는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빠르게 이뤄졌다.

김종두 반장을 비롯한 강력 3반 전원 본청으로.

"다만 광수대나 마약계 TO나 고위직 TO가 꽉 찼다는 건데."

그에 경찰청장은 통 크게도 아예 새로운 부서를 신설해 버렸다.

특수범죄수사과. 일명 특수.

모든 강력 사건과 미제 사건을 기본으로 수사에 성역과 거리 상관없이 전국을 누비며 지방경찰청에서 수사 지원받을 수 있는 막대한 권한을 가지는 부서였다.

"특수라."

종혁은 찝찝했다.

훗날에도 장기 미제 사건을 담당하는 부서인 특수범죄수사과가 생기는데, 장기 미제가 왜 장기 미제겠는가.

해결하는 사건이 거의 없다 보니 처음 발족한 의미와 달리 유배지가 되어 버린다.

"으헝헝! 내가 과장을! 과장을!"

종혁은 대성통곡하는 서울경찰청 특수범죄수사과 과장이 된 김종두를 보며 피식 웃었다.

소속 부서라곤 특수범죄수사대 하나가 전부지만, 본청 과장이다.

계장도 아닌 과장. 본청에도 몇 명 없는 과장이다.

그의 형사 생활 27년 만에 드리워진 빛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형사들도 눈시울이 붉다.

"……그래. 내가 똥꼬쇼 좀 하면 되지."

의도대로 됐으니 조금 더 열심히 움직일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준비할 게 있었다.

해외로 빠져나간 국내 기술들과 인재들.

생각을 정리한 종혁은 소고기집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으헉! 내 보물! 우리 강력 3반의 보물……!"

불콰하게 달아오른 김종두 반장이 달려든다.

"으악!"

종혁은 입술을 들이미는 김종두를 밀어냈고, 웃음이 터졌다.

고개를 저은 종혁은 콜라가 담긴 잔을 들었다.

"자, 한 잔씩 하시죠! 특수범죄수사과를!"

"위하여!"

희망찬 내일을 바라는 술잔들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  *  *

지이잉! 지이잉!

이른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마치고 돌아온 종혁은 전화를 받았다.

-일찍 일어나셨네요, 보스?

"네. 좋은 아침입니다, 권 PB."

-일단 말하는 인형은 특허 접수해 놨어요. 늦어도 한 달 안에 결과가 나올 거예요.

종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때 전국에 열풍을 불러일으킨 알러뷰 인형.

각종 기념일, 커플, 고백에 필수 아이템이 된 인형.

통과만 된다면 꽤 쏠쏠한 용돈이 되어 줄 터였다.

‘이걸로 인해 전국 봉제 인형 공장 목숨이 꽤 늘어났지.’

메이드 인 차이나의 저가 인형들이 한국에 풀리면서 죄다 폐업을 하게 되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걸 제일 처음 만든 사람은…….’

김밥천국 이후 최대의 특허 및 저작권 분쟁.

당사자는 당연히 알고 있다.

‘만나야지.’

-그리고…….

종혁은 이어지는 말에 깜짝 놀랐다.

"벌써요?"

-너무 많아서요.

많다는 그 말에 종혁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알겠습니다. 팩스로 보내 주세요."

-네! 그런데 서울은 언제 올라오실 거예요?

종혁은 회식 후 곧바로 내려왔다.

한상원 체포는 어머니 고정숙이 모르는 일이라서 당초 말한 대로 일주일, 아니, 그 이상 있다가 올라갈 생각이었다.

뉴스를 본 어머니가 운동선수 최 씨가 너 맞냐고 추궁해 왔지만, 종혁은 절대 아님을 어필해 겨우 안심시켰다.

"곧 올라갈 겁니다."

-기다릴게요!

그렇게 전화를 끊은 후.

"흠."

종혁은 창문 앞에 서서 며칠 전 천여 명에 가까운 경찰들이 깔렸지만, 지금은 조용해진 동네를 보았다.

이젠 볼일이 없어져서 그런지 아무리 봐도 감흥이 없는 풍경.

한상원이 어디로 도망칠까 동네 지리를 모두 외웠지만, 결국 도청기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됐다.

이제 여기서 머무는 건 돈 낭비였다.

"……정말 여행이나 갈까?"

갈등을 하던 그는 이내 곧 돌아섰다.

찌직! 찌직!

종혁은 팩스가 뱉어 내는 서류를 살피다 눈을 빛냈다.

"당장 오늘이라도 가야……."

지이잉!

종혁은 의아해하며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그 내용에 입맛을 다셨다.

"여행은 다음에 가야겠네."

그보다 더 급한 일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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