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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12화 (12/837)
  •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12화>

    *  *  *

    스르륵.

    검은색 다이너스티 한 대가 멈춰 서고, 선글라스를 낀 삼십대 초반의 긴 생머리 미녀가 내렸다.

    여성용 정장 바지와 붉은 구두를 신어 세련됨을 뽐내는 미녀, 권아영은 주영태권도라는 간판이 달린 허름한 2층 건물을 보며 혀를 찼다.

    "수준 하고는."

    지나는 사람들이 그녀를 보며 수군거린다.

    화려하지 않아도 눈길을 사로잡는 분위기가 권아영에겐 있었다.

    자신에게 모여드는 시선에 그녀의 콧대가 높이 세워졌다.

    지이잉!

    "네, 권아영입니다."

    -나다.

    품속에서 작은 핸드폰을 꺼내 든 그녀의 표정이 굳었다.

    깐깐함이 가득한 늙수레한 음성.

    "또 왜 전화하셨는데요?"

    -아직도 마름 짓 하냐?

    "마름 짓이 아니라 프라이빗 뱅커라고 몇 번 말해요?"

    아직 한국에선 그 개념조차 불확실한 PB.

    거액 예금자를 상대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 주는 금융 포트폴리오 전문가.

    그녀는 은행이 아닌 개인으로 활동하는 컨설턴트다.

    -흥! 사람을 부리는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부림을 당하니 마름이지. 내 마름이 아니라 지주가 되라고 누누이 말했거늘! 이럴 줄 알았다면 널 미주에 보내지 않았을 거다!

    "미주가 아니라 미국! 유나이티드…… 하아, 됐고. 무슨 일이에요? 그놈의 마름 짓 그만하고 시집가라는 거면 끊어요."

    -네 종잣돈과 인맥은 내가 빌려준 거야!

    "그건 감사해요."

    -네 언니를 봐라! 평강공주처럼 김 교수 만나서 소영이 낳아 얼마나 행복하게 사냐! 아들 못 낳은 게 흠이지만!

    "그건 언니 행복이고, 제 행복은 달라요."

    -월 스트릿인지 지랄인지가 애를 다 버려 놨어! 거기서도 차별받았다면서! 여자라면 자고로…….

    "끊어요, 아빠."

    -계속 이렇게 반항할 거면 그만 놀고 들어와!

    "끊어요. 사랑해요."

    -아님 다 토해 내든가-!

    전화를 끊은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번 일만 잘되면 나를 다르게 보게 될 거예요."

    표정을 정리한 그녀는 다시 도도함을 몸에 두르며 건물을 올라 철제문을 열었다.

    끄그극!

    초록 매트와 컴퓨터 십여 대가 그녀를 반긴다.

    "어이구, 권 PB! 왔어?"

    소파에 앉아 껄렁하게 인사하는 파마머리 삼십대 후반 중년인과 90도 꾸벅 인사하는 덩어리들.

    말끔하게 정장을 입었다지만 그 천박한 근본은 숨길 수 없다.

    거액의 투자도 투자지만, 국가 부도를 기반으로 한 포트폴리오가 아니었으면 평생 만나지 않았을 인간이었다.

    "잘되고 있나요?"

    "그럼-! 우리 귀중한 일꾼들께서 열심히 하고 계시지. 어, 저기 일꾼 대장 나오네."

    컴퓨터 앞에 앉은 어두운 낯빛의 사람들.

    안쪽 화장실에서 또래의 사내가 젖은 머리를 털며 나온다.

    "오셨어요……."

    세상 다 산 듯 힘없는 말투.

    ‘쯧.’

    마치 약점이 잡혀 끌려온 듯 억지로 하는 티가 팍팍 나는 그.

    그러나 이곳에 있는 이들이 어떤 사정으로 모여 있는지는 그녀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중요한 건 이번 베팅이 성공해야 한다는 거야.’

    동남아 위험 자산에 투자했다가 거하게 말아먹은 종금사(종합금융회사)들.

    월가 친구들에게 듣기로 해외 금융 기관들도 만기 연장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한다.

    여러 데이터가 대한민국의 국가 부도를 가리켰다.

    다른 이들의 목적이 어떠하든, 그녀는 아버지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라도 이번 투자를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선 이번 일을 예측한 이 사내의 도움이 필요했다.

    "박 팀장, 잘하고 있어요?"

    "방금 전에 모두 설치 끝냈습니다."

    "어디 봐요."

    모니터를 살핀 권아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홍콩에서 구입해 온 주식 거래 프로그램 등 이 판을 씹어 먹을 준비물들.

    최신형 팩스가 잘되는지까지 확인한 그녀는 파마머리를 보았다.

    "좋아요. 앞으로 오더 잘해 주길 바라요, 컨트롤 타워 씨."

    힘없는 미소를 뒤로한 그녀는 파마머리를 보았다.

    "괜히 욕심내서 파투 내지 말아요, 김 사장님."

    권아영의 눈빛이 차가워지자 파마머리 김 사장은 장난스레 몸을 떨었다.

    "어후, 무서워라. 그런데 그건 내가 할 말이야, 권 PB. 서로 신의 지키자고. 나 아주 무서운 사람이거든."

    뱀처럼 날카롭게 떠진 눈.

    코웃음을 친 그녀는 주영태권도를 나섰다.

    "하아."

    어느새 어두워진 밤, 집에 도착한 그녀는 단발머리를 쓸어 올렸다.

    "잘되면 좋을 텐데……."

    모든 게 착착 준비되고 있지만 판돈이 많이 부족하다.

    ‘비상금을 쓸까?’

    해외 페이퍼 컴퍼니에 묻어 놓은 마지막 보루.

    혹여 잘못돼 망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자금을 떠올리던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절대 건드려선 안 되지."

    열쇠로 정문을 열고 들어간 그녀는 현관문을 열었다가 놀랐다.

    "다녀왔어!"

    "왔니?"

    "응. 그런데 누구 왔어?"

    "소영이 친구들. 지금 소영이 방에서 놀고 있어. 일은? 오늘도 힘들었지?"

    "응?"

    방에 들어온 권아영은 미간을 좁혔다.

    "언니, 혹시 내 책상 정리했어?"

    "응? 아니?"

    "근데 왜……."

    너무도 소중한 자료인 <법정 관리가 유력한 기업 목록>이 정리되어 있다.

    "아아, 아까 소영이가 친구들 집 구경시켜 줬을 때 만졌나 보다."

    "아니, 왜 내 방을 들어오게 한 거야! 아, 진짜!"

    짜악!

    "그럼 알아서 치우던가, 이년아! 제 아빠 닮아 스스로 방도 못 치우는 년이 말이 많아!"

    이렇게 시끄러워지자 2층의 자기 방에 있던 소영이 종혁, 수호와 나왔다.

    "이모!"

    "안녕하세요!"

    권아영은 등짝을 얻어맞은 분노를 소영에게 토해 냈다.

    "야, 김소영! 이모가 책상은 만지지 말랬지!"

    "이년이 지금 내 귀한 딸한테!"

    갑자기 한 소리 들은 소영은 얼떨떨했지만, 종혁은 달랐다.

    ‘권 마담?!’

    훗날 금융감독원과 공조 수사를 하며 알게 된 여인.

    부자들과 정치인의 재산을 관리하며 그 인맥이 엄청나 검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던 여인인데, 금융감독원의 수사에 정보 제공이나 수사비 지원 등의 도움을 줄 만큼 호인이었다.

    상류층 젊은 여성들의 워너비, 롤 모델 중 하나다.

    ‘권 마담이 소영이 이모였어? 뭐 이런?! 아니,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눈을 빛낸 그가 한 발 나섰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소영이 이모님. 저희 외삼촌이 만들던 자료와 아주 비슷해서요."

    "……외삼촌?"

    "네, 박태규라고…… 혹시 아세요?"

    "박태규? 박 팀장?"

    ‘역시 아는구만.’ 왜 구린 냄새가 나나 싶었다.

    종혁은 일부러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세요?"

    "와, 박 팀장 조카가 내 조카 친구라니.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그건 제가 하고 싶은 말이네요. 그러면 혹시 저희 외삼촌과 연락되시나요? 요새 연락이 안 돼서 엄마가 걱정이 많으시거든요."

    "아, 지금 비밀리에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있어서 집에 연락 못 한다던데……."

    ‘음.’ 그 말에 구린내가 더 심해지고, 촉이 더 날카롭게 섰다.

    ‘이거 뭔가 있다!’

    종혁은 허리를 숙였다.

    "부탁드립니다!"

    "음……."

    소영이 어머니가 권아영의 옆구리를 찔렀다.

    ‘해 줘.’

    ‘아, 언니!’

    ‘아니면 집을 나가서 혼자 밥해 먹고 살다 아버지한테 잡혀 들어가든가!’

    원래 아버지 집에서 살던 권아영은 언니의 집에서 얹혀사는 걸 조건으로 반독립을 허락받았다. 그게 아니었다면 벌써 선을 봐서 결혼했을 것이다.

    갈등하던 권아영은 한숨을 내뱉었다.

    "하아, 알았어. 내일 전화 통화할 수 있도록 해 줄게. 됐지?"

    종혁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 만날 수 있을까요? 엄마가 연락되면 죽었는지 살았는지 직접 확인하라고 해서……."

    "뭐?"

    "반찬도 드려야 하고요! 삼촌은 저희 엄마 신김치랑 된장 아니면 밥을 못 드시거든요!"

    권아영은 당황했지만, 옆구리를 더 강하게 찌르는 언니의 행동에 결국 질 수밖에 없었다.

    "알았어, 알았다고. 대신 딱 반찬만 주고 나오는 거다?"

    종혁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다행히 억지가 통했다.

    "감사합니다!"

    ‘대체 뭣 때문에 연락이 안 됐는지 확인 좀 합시다, 박 석사!’ 그것도 종혁이 애써 작성한 자료를 함부로 내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 일과 크게 관련 없어야 할 겁니다, 권 마담.’

    아무리 소영이 이모라지만, 이쪽의 먹이를 탐낸다면 좋은 꼴은 보지 못할 터였다.

    고개를 숙인 종혁의 두 눈이 서늘하게 빛났다.

    *  *  *

    다음 날, 권아영의 다이너스티를 타고 허름한 건물 앞에 도착한 종혁은 코를 긁적였다.

    항상 뭔 일이 있을 때마다 코가 가렵더니 오늘도 그렇다. 코가 미친 듯 가려운 게 뭔 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

    "너흰 여기 있어."

    "에에? 이모!"

    같이 타고 온 소영과 수호는 반발했지만, 권아영이 째려보자 구겨질 수밖에 없었다.

    "올라가자."

    "옙!"

    종혁은 냉장고를 몰래 털어 가져온 김치와 된장, 여러 반찬이 든 종이백을 들었다. 사람 한 명 겨우 지나갈 계단을 올라 주영태권도의 문을 열자 종혁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소파에 앉아 거드름을 한껏 부리고 있는 파마머리.

    ‘이 새끼가 여기 왜 있어.’

    아주 잘 아는 얼굴이다.

    여의도에서 잠깐 스쳐 지나가듯 봤던 얼굴.

    종혁의 머릿속이 엉클어졌다.

    "네가 박 팀장 조카?"

    "아, 네. 안녕하십니까."

    고개만 까딱인 종혁의 모습에 파마머리 김 사장의 눈살이 꿈틀거렸다.

    종혁은 무시하며 고개를 돌렸다가 눈을 크게 떴다.

    ‘이 시추에이션은 또 뭐야?’

    금방이라도 죽을 듯 어두운 낯빛을 한 십여 명의 남자들. 그리고 그런 그들을 가소롭다는 듯 보고 있는 파마머리.

    ‘저 새끼가 왜 여의도에 나타났나 했더니…….’

    헝클어진 머릿속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종혁은 그중 이쪽을 보며 눈을 크게 뜨고 있는 박태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삼촌!"

    냉큼 다가간 종혁이 박태규의 손을 잡았다.

    "아, 진짜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돼요, 삼촌! 엄마가 얼마나 걱정하는지 아세요?"

    "어? 어어어……."

    박태규의 눈이 데구루루 굴렀다.

    "아니, 뭘 하기에 얼굴이 반쪽이 됐대? 또 컵라면만 먹어요?"

    "아니, 아니!"

    "에휴, 그래도 살아 있는 거 보니까 다행이네요. 여기 반찬 가져왔으니까 밥 잘 챙겨 먹어요. 아, 엄마한테 전할 말 없어요?"

    종혁은 그렇게 말하며 잡은 손에 힘을 주었고, 박태규의 눈이 일그러졌다.

    "연락 못 해서…… 미안하다고 전해 줘라. 정말 미안하다고. 당분간, 아니 좀 길게 연락 못 할 거라고도."

    물기가 스며 있는 목소리.

    종혁은 상황을 모두 파악할 수 있었다. 그의 눈이 다시금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에휴, 큰일 할 사람이 아무거나 주워 먹고. 알았어요, 그렇게 전할게요."

    "응, 미안해. 이만 얼른 가 봐. 다신 오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삼촌이나 잘해요."

    "으응."

    손을 놓고 돌아선 종혁은 권아영을 보았다.

    "다 끝났습니다. 내려가시죠."

    "아, 그래? 그럼 월요일에 봐요, 김 사장님."

    "예, 그럽시다. 아, 박 팀장 조카! 이 아저씨가 용돈 줄까?"

    "됐습니다. 모르는 사람 돈은 안 받자는 주의라."

    ‘너한테 돈 받겠냐?

    빠직!

    "하, 싸가지 좀 없네? 어린놈의 새끼가 말이야."

    종혁은 무시하며 망해 버린 듯한 태권도장을 나섰고, 권아영도 도도히 그 뒤를 따랐다.

    그렇게 건물 입구 앞에 선 종혁은 권아영에게 하나의 명함을 내밀었다.

    "응? 이건 뭐야? 반장 김종두?"

    "핸드폰 있죠? 여기다 전화해서 이쪽으로 오시라고 하세요. 납치, 감금한 범죄자 새끼 수거하러 오시라고."

    "……응?"

    "이 일에 얽혀서 콩밥 먹기 싫으면 제 말대로 하는 게 좋을 겁니다. 아, 119도 부르시고요."

    뚜두둑!

    기지개를 켠 종혁은 다시 건물 계단을 올라갔고, 권아영은 그런 종혁을 멍하니 바라봤다.

    "스으으."

    ‘오랜만에 실전이네.’ 몇 달 만의 범인 검거인지 몰랐다.

    발목, 손목까지 알뜰하게 푼 종혁은 태권도장의 문을 열었다.

    끼이익!

    "어? 조카?"

    이쪽을 보며 놀라는 파마머리 김 사장을 무시한 종혁은 기겁하는 박태규를 보았다.

    "박태규 씨, 하나만 묻겠습니다. 여기 자의로 있는 겁니까?"

    "……!"

    "어이, 조카야. 지금 뭐라고 하는 거냐?"

    뭔가 심상치 않은 걸 느낀 파마머리가 벌떡 일어나자 순간 분위기가 살벌해졌다.

    그러나 종혁은 박태규만을 보았다.

    ‘최종혁 님…….’

    김 사장과 최종혁을 번갈아 본 박태규는 눈을 질끈 감았다.

    "도망가세요! 여기 계시면 안 됩니다!"

    김 사장의 여섯 명의 수행원들. 종혁의 덩치가 크다고 하지만 숫자에서 달렸다.

    그런 그의 마음을 담은 외침에 종혁의 입이 찢어졌다.

    ‘역시 호인이구만.’

    결론이 나왔다.

    종혁은 파마머리를 봤다.

    "어이, 조카. 너 뭐냐……."

    "야, 돈가스."

    "……!"

    통칭 구로동 돈가스, 김창득.

    악질 사채업자 겸 조폭이다.

    "뭐, 뭐?"

    "너답지 않게 어려운 거 하려고 한다?"

    껄렁거리는 말투지만, 그 안에서 아주 익숙한 냄새를 맡은 김창득의 얼굴이 굳었다.

    "너, 이 새끼…… 짭새?"

    "아직 짭새는 아니고."

    바깥을 향해 귀를 기울이던 그는 다급해졌다.

    "그럼 뭔데, 새끼야!"

    "짭새 지망생? 영감님 지망생이기도 하고. 둘 중 뭐로 할래?"

    "그럼…… 일반인이라는 거네?"

    "그렇지?"

    "하!"

    맥이 탁 풀린 김창득은 이를 갈았다.

    "야, 누가 저 새끼 좀 내 앞에 데려와 봐라."

    "종혁 씨!"

    "저 새끼 입도 다물게 하고."

    "예! 형님!"

    "야, 아가야. 너 이리 와 봐."

    종혁은 몸집을 키우며 다가오는 덩어리 1에 헛웃음을 지었다.

    "하, 새끼. 돌아오기 전이었으면 그림자도 못 밟았을 새끼가."

    "뭐 이 새끼야?!"

    "못 들었으면 됐다."

    성큼 발을 내디딘 그 턱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26년 형사 생활 동안 단련한 훅.

    쩍!

    스르르, 쿵!

    "어?"

    모두의 눈이 넘어가는 덩어리를 따라간다.

    절망으로 물든 심장을 붙잡으며 종혁의 안전을 바랐던 박태규의 벌어진 입에서 침이 흘러내렸다.

    ‘오?’

    회귀 후 처음 날려 보는 주먹.

    그래서 전력으로 때렸는데 한 방에 갈 줄은 몰랐다.

    눈알을 뒤집으며 쓰러진 덩어리 1을 보던 종혁은 놀라는 김창득을 향해 손을 까딱였다.

    "오케이. 형, 감 잡았다. 드루와."

    "……저 새끼 죽여!"

    쿵쿵쿵!

    달려오는 덩어리들의 모습에 종혁의 입이 사납게 찢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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