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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6화 (6/837)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6화>

*  *  *

학생주임실 앞, 웬 중년 남녀가 발을 동동 구르며 서 있다.

"너!"

"얘! 너니?!"

종혁은 그들이 누군지 대번에 눈치를 챘다.

"참 빨리도 왔다."

거기다 적반하장인 모양새가 기분을 더럽게 했다.

"있어 보세요. 제가 말할 테니까."

그런 그들을 달랜 학생주임이 다가와 눈을 부라렸다.

"저 안에 있는 사람들이 뭘 물어봐도 아니라고 해. 알았어?"

종혁은 눈을 가늘게 떴다.

‘이렇게 나오시겠다?’

학생주임도 담임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러나 대답은 속마음과 달랐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알겠습니다."

"……들어가."

종혁은 학생주임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놀랐다.

‘어? 저 양반들?’

귀찮아하고 짜증이 가득한 얼굴들.

삼십대에서 오십대 열 명 중년인 중 세 명의 얼굴이 낯익다.

‘허, 이 양반들 여기 있었어?’

형사 생활을 하다 보면 다른 관할 구역도 자주 넘을 일이 생기고, 공조 수사 같은 것도 이루어지다 보니 같은 서의 형사가 아니더라도 안면을 익히게 된다.

종혁의 입가가 꿈틀거렸다.

드륵! 탁!

"안녕하십니까, 형사님들."

"그래, 내가 형사…… 어? 우리가 누군지 아니?"

"딱 봐도 형사님 같아 보이셔서요. 저희 아버지도 형사셨거든요."

이건 거짓이 아니다.

종혁의 아버지는 백두장사 출신으로 경찰이 됐는데, 종혁이 순경이 된 데에는 그 영향도 있었다.

앉아 있던 형사들의 눈이 빛났다.

"그래? 어디 계시는데? 성함은?"

"강동서에 계셨는데, 범인을 쫓다가 그만 사고로……."

자신이 세상에 나오자마자 돌아가신 아버지.

그 때문에 어머니는 온갖 고생을 하셨다.

종혁의 낯빛이 어두워지자 그들은 당황했다.

"아, 미안하다."

"오래전에 돌아가셔서 괜찮습니다. 아, 성함은 최 도자 철 자입니다."

"뭐? 최도철?"

종혁과 형사들의 시선이 배불뚝이 오십대 형사에게로 향했다.

"아십니까, 반장님?"

"이봐, 학생. 혹시 아버지 되시는 분이 백두장사 아니셨어? 덩치 크고, 눈썹도 송충이처럼 짙고. 상도둑놈이라 불리고!"

"어?"

훗날 퇴직 직전의 어느 형사에게 들은 아버지의 별명.

아버지 최도철이 상도둑놈이라 불리는 이유는 단순했다. 어머니 고정숙과 나이 차이가 13살이나 났기 때문이다.

"맞네, 맞아! 이야, 네가 도철이 아들이야?!"

17년 정도 된 기억.

반장의 눈이 흐릿해졌다.

"어이구, 여기서 같은 식구의 식구를 보네. 제수씨는 잘 계시지? 아, 맞아. 앉아, 앉아!"

단숨에 상황 파악을 끝낸 종혁은 속으로 웃었다. 일이 생각보다 잘 풀리게 생겼다.

종혁은 짜증이 싹 사라진 반장 앞에 앉았다.

"종혁이라고 했지? 혹시 이 형사 아저씨들이 왜 왔는지 아니?"

"일진들 때문이죠? 신문 봤습니다."

"그렇지! 역시 형사 아들답게 똑똑하네!"

반장은 흐뭇하게 웃었지만 종혁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다른 피해자들 신원을 파악할 수 없으니, 피해 사실이 딱 보이는 저를 부른 거겠죠. 저를 통해 다른 피해자 신원을 알기 위해."

덜컹!

몸이 흔들린 형사들의 표정이 변했다.

‘이것 봐라?’

반장의 표정이 묘해지자 종혁은 씩 웃었다.

‘선수끼리 간 보지 맙시다.’

"어휴, 잘 아네. 그럼 이 아저씨한테 알려 줄 수 있을까?"

"네, 대신……."

"대신?"

종혁은 붕대 감은 머리를 가리켰다.

"살인 미수와 살인 미수 방조, 집단 폭행에 의한 상해 고소장부터 쓰게 해 준다면요."

형사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허, 참."

반장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다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너구나? 기자들한테 제보한 사람이."

싸아!

반장과 형사들의 눈이 날카로워지자 공기가 차가워졌다.

종혁은 깊게 허리를 숙였다.

이들도 이 바닥에서 한참을 구른 형사다.

속일 수도 없고, 이번 일에선 이들의 조력이 가장 절실했기에 진심으로 다가가야 했다.

"절차를 무시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왕처럼 군림하며 온갖 패악을 부리는 일진들을 처벌하기 위해선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경찰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사회가 저희 청소년들의 일을 하찮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허, 참."

반장이나 형사들은 할 말을 잃었다. 종혁의 말처럼 기사가 터지기 직전까지 그들도 학교 폭력을 하찮게 봤기 때문이다.

때리는 놈보다 맞는 놈이 더 바보.

하지만 피해 규모를 알게 된 이상 아니게 되었다.

다만 짜증이 났던 건 아침 댓바람부터 서장한테 조인트를 까였기 때문이다.

"어이구, 이놈아. 그래도…… 에휴, 아니다. 오히려 잘했다."

여의치 않으면 판을 키워 버려라.

그들도 가끔씩 쓰는 수법이었다.

반장은 실소를 터트렸다.

"기사부터 깔린 거 보고 왜 우리 쪽 냄새가 나나 싶더니만…… 도철이한테 잘 배웠네!"

"하하."

"어휴, 이걸 확 때릴 수도 없고."

종혁은 억지로 움츠리며 능글맞게 웃었고, 반장은 담배를 물었다.

이 시절,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데?"

종혁은 눈을 빛냈다.

드디어 듣고 싶은 말이 나왔다.

"그게……."

종혁은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고, 형사들은 입을 헤 벌렸다.

"귀찮으시겠지만, 피해자들만 불러 모으면 무조건 말 나옵니다. 애들도 무서워서 진술 못 할 테고, 밖에 기자들이 좋다고 달려들걸요? VIP도 주목하실 텐데 인사 고과 좋게 받으셔야죠."

담배를 뻑뻑 핀 반장과 형사들은 다시 헛웃음을 터트렸다.

쪼끄만 게 VIP와 인사 고과를 따지고 있다.

그런데 슬프게도 반박할 수가 없다. 정말 주목하고 있기에 꽤 골치가 아프던 참이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종혁이 제시한 방법은 꽤 끌렸다.

아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었다.

"아예 네가 형사 해라. 아니, 형사 해! 아저씨가 잘 키워 줄게!"

"흐흐, 생각해 보겠습니다!"

"짜식…… 그래서 얼마 받고 싶은데?"

"주동자는 이천, 나머지는 천이요. 여기 1학년 일진 대빵들과 떨거지 이름입니다."

반장과 형사들은 입을 떡 벌렸다.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딱 한계까지 쥐어짠 액수.

보통 이런 사건에선 천만 원 이하의 액수로 합의하는데, 그건 가해자 측에 좋은 이야기지 피해자 측에겐 좋은 이야기가 아니다.

아니, 호구다. 그 죄목에 해당하는 벌금 내에선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살인 미수 같은 강력 중범죄는 부르는 게 값.

"너 진짜 꼭 형사 해야 한다. 아저씨가 지금부터 지켜볼 거야."

"옙!"

"알았어. 기다려 봐."

반장은 형사들을 보았다.

"걔들 부모들 들어오라 하고, 진술서 들고 출동해. 학생주임한테 협조 요청해서 일진 놈들 내려보내고."

"예!"

"하이고, 이 영악한 놈. 내 밑으로 이런 놈이 들어와야 하는데."

진술서 뭉치를 든 형사들이 나가고, 밖에 있던 세 명이 쭈뼛거리며 들어왔다.

"어떻게 됐습니까?!"

"뭐야? 네가 왜 아직까지 있어?!"

"이 자식! 너 무슨 소리 했어!"

다급한 얼굴들.

반장은 새 담배를 물었다.

"조용히 해요. 애들 콩밥 먹이기 싫으면."

"무, 무슨……!"

"무슨 말이에요! 우리 애가 콩밥을 왜 먹어요!"

"이 자식이 신고했습니까?! 이 썩을 놈의 새끼!"

종혁은 나른히 웃었다.

이로써 완전히 마음을 정했다.

‘한 명이라도 사과를 했으면 생각을 좀 달리 했을 텐데…….’

종혁의 눈동자가 차가워졌다.

그걸 본 반장은 혀를 차며 타앙 책상을 쳤다.

‘어이고, 이 바보 같은 사람들아. 쯧쯧.’

자업자득이고, 반장도 이런 사람들을 용서해 주고 싶지 않았다.

자식이 엇나가면 모두 부모 잘못이었다.

"애 머리를 25바늘이나 꿰맸습니다! 이걸 뭐라고 부르는지 압니까?! 살인 미수예요, 살인 미수!"

탕탕!

반장이 다시 책상을 쳤다.

"때린 놈은 살인 미수고, 같이 연장 들고 간 당신들 자식은 살인 미수 방조! 집단 폭행! 못해도 10년입니다! 아시겠어요?!"

"헉!"

부모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반장은 혀를 찼다.

"이 학생이 아직 고소 안 한 걸 다행으로 여겨야지, 어디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어쩔 줄 몰라 하던 부모들의 눈이 빛났다.

"고, 고소를 안 했다는 말은……."

"지금 고소를 안 했다는 거지, 영원히 안 한다는 건 아닙니다. 살인 미수에 관한 공소 시효가 몇 년인 줄 알아요? 막말로 얘가 나중에 대가리 좀 여문 후에 고소하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당신 자식들이 성인 돼서 어디든 자리 잡은 이후에!"

"허억?!"

"아이고, 형사님!"

"왜 나를 봅니까? 피해자는 이 학생인데."

부모들이 종혁을 보았다.

종혁은 느긋이 의자 등받이에 등을 묻었고, 반장은 속으로 킬킬 웃었다.

‘이놈 진짜.’

"잘 생각하세요. 성인 되면 얄짤없이 10년입니다. 지금 합의할래요? 아님 방금처럼 협박해서 판 엎을래요?"

"……."

"잘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합의하면 소년법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그 말이 쐐기였다.

어제오늘 터트린 신문 덕분에 알게 된 소년법.

부모들은 결국 합의 쪽으로 마음이 기울 수밖에 없었다.

그걸 눈치챈 종혁은 반장을 봤다.

"반장님, 살인 미수와 살인 미수 방조에 관한 평균 합의금이 얼마예요?"

‘푸하핫! 이 자식 진짜!’

"이천오백에 이천이지!"

앞서 종혁이 이야기했던 금액보다 높은 금액.

종혁의 의도를 파악하고 말을 맞춰 준 것이다.

움찔!

종혁은 경악하면서 반장을 원망스레 보는 부모들을 응시했다.

"들으셨죠?"

"아, 아니 학생……."

"아니면 합의 안 봅니다. 제가 알기로 살인 미수는 합의 안 하면 성인과 똑같이 처벌받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렇죠, 반장님?"

끄덕.

부모들의 낯빛이 더 하얘졌다.

종혁은 미간을 좁혔다.

"음…… 그래요, 다른 애들 돈도 물어 줘야 할 테니 조금은 깎아 드릴게요."

종혁이 너그롭게 배려하는 듯한 모습.

이에 그들은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학생, 다른 애들 돈이라니?"

"신문 안 보셨어요?"

"헉!"

그랬다. 지금은 종혁 한 명과의 합의일 뿐이었다.

다른 피해 학생들과도 합의를 한다면 단위는 억을 넘어갈 터였다.

그들의 낯빛은 거무죽죽해졌다.

"안 보내시면 바로 고소할 겁니다. 걔들 성인 된 후에."

"……."

종혁은 낙담하는 그들을 두고 일어섰다.

반장에게 인사하고 나가던 종혁은 아차 하며 뒤를 보았다.

"아, 그리고 합의를 본다고 해도 걔들 징역 갑니다."

"뭣?!"

"강력 중범죄 사건이란 게 원래 그렇거든요. 그렇죠, 반장님?"

"그렇지. 형을 많이 받냐, 적게 받냐 차이지."

살인 미수 같은 강력 중범죄는 합의를 보더라도 무조건 징역인데, 이런 강력 중범죄는 형사가 사건을 인식하는 순간 무조건 기소를 해야 한다.

이렇게 설명한 반장의 시선이 부모들에게로 옮겨 갔다.

"그래서 소년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지금 합의 보라고 했던 겁니다. 지금 합의하면 길어야 1년이지만, 성인 되면 못해도 3년이니까. 에효, 그놈들이 무기만 안 들었어도……."

결국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답은 하나였다.

부모들은 고개를 푹 숙이는 것으로 답을 했고, 종혁은 입술을 비틀며 학생주임실을 나섰다.

‘이걸로 돈도 벌었고!’

아침에 생각한 목돈이 바로 이거였다.

돈도 벌고, 처벌도 받게 하는 일석이조의 방법!

드륵!

"헉!"

"읍?!"

문을 열자마자 황급히 뒷걸음질 치는 일진들.

형사들의 협조 요청으로 떠난 학생주임과 다른 선생들 덕분에 그들은 문에 귀를 대고 있을 수 있었다.

죽일 듯 노려보면서도 앞으로 닥칠 일로 공포에 질린 그들의 면면을 느긋하게 살핀 종혁은 문을 닫으며 피식 웃었다.

"이래서 인생은 실전이라고 한단다, 이 애새끼들아. 애들 돈 뺏고 때릴 때만 해도 좋았지?"

"너!"

"이 개새끼!"

"왜 치시게? 너희도 살인 미수로 들어가려고?"

"……."

코웃음을 친 종혁은 발을 뗐다.

"만나서 더러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 아, 다신 못 만나겠구나."

그는 콧노래를 부르며 교실로 향했다.

지금쯤 한 반에 한 명씩 들어간 형사가 43명 학생들과 차례로 일대일 면담을 하는 교실로.

종혁이 나눠 준 신문으로 인해 용기를 낸 학생들이 있는 교실로.

이 모든 걸 설계한 종혁의 발걸음은 무척이나 가벼웠다.

‘굳이 진창에 빠질 일 있나, 이렇게 처리하면 되는데.’

"옳지, 잘한다."

교실 안, 열정적으로 진술하는 박수호를 본 종혁은 미소를 지었다.

*  *  *

삐삐를 받자마자 헐레벌떡 달려온 고정숙은 입을 떡 벌렸다.

합의금을 준 적은 많아도 합의금을 받은 적은 없던 그녀.

그녀는 종혁부터 보았다.

‘넌 이걸로 만족하냐’는 눈빛.

종혁은 막대한 돈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고정숙의 모습에 자부심을 느꼈다.

"걔들도 학생이잖아. 이 정도에서 끝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 알았어."

안절부절못하는 일진 부모들을 주욱 훑어본 그녀는 합의서에 사인하곤 일어섰다.

"그럼 가 볼게요. 잘 부탁드려요."

"제가 오히려 이 똘망똘망한 놈에게 부탁할 정돈데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제수씨!"

종혁도 냉큼 그녀를 배웅했다.

복도를 걷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정말 이걸로 만족해?"

"그냥 감방만 보내기엔 억울하지. 형사들이 먼저 제안한 거라 선생들에게 찍힐 일도 없으니 일석삼조야."

"……내 아들 맞는데."

"원래 이 아들이 엄마 닮아서 좀 똑똑해. 오늘 본 쪽지 시험 성적 확인하면 깜짝 놀랄걸?"

"얼씨구? 40등?"

"그보다 훨씬 높을 걸? 한 15등?"

엄청나게 오른 등수지만 종혁은 아쉬움을 느꼈다. 이번 사건을 해결하느라 공부에 전념하지 못한 탓이었다.

고정숙은 아들의 호언장담에 피식 웃었다.

‘정말 정신을 차린 건가?’

너무 정신을 차린 것 같아서 좀 무섭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기꺼움이 더 컸다.

"그래, 이렇게만 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할 거예요."

"한번 믿어 본다. 들어가, 저녁에 일찍 들어오고. 너 좋아하는 고기 먹자."

"옙!"

종혁은 잔뜩 어깨가 펴진 채 멀어지는 어머니를 가만히 바라보다 돌아섰다.

언제나 어깨를 움츠려야 했던 어머니.

그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그렇게 동일고등학교에서 일진들이 사라졌다.

*  *  *

<……완벽한 대처와 같이 확실한 처벌을 촉구한다. 기자 박영일.>

"잘했어, 김 반장!"

반장 김종두의 입가가 파르르 떨린다. 다른 강력반 형사들도 마찬가지다.

오늘 아침 자 신문을 보자마자 강력반으로 달려온 서장은 흡족하게 웃었다.

"위에서도 지켜보고 있으니까 마무리 잘하고. 지켜본다."

"예!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서장이 올라가자 형사들은 김종두를 향해 박수를 쳤다.

그들이 생각해도 깔끔하고 완벽한 대처였다.

"이야! 우리 형님 내년에 본청 가시겠네!"

"김 반장님! 가셔도 저희 잊으면 안 됩니다!"

입가가 꿈틀거리던 김종두 반장은 버럭 했다.

"이 나이에 본청은 무슨! 쉰 소리 말고 일들 해!"

"예이!"

자리에 앉아 흥분을 가라앉힌 그는 종혁을 떠올리곤 피식 웃었다.

피해자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까지 모두 조사해서 피해자 신원을 숨긴 건 종혁이 제안한 일.

"고놈 참……."

뻐끔뻐끔.

기꺼움이 가득 담긴 담배 연기가 허공으로 흩어졌다.

그건 박영일 기자와 다른 신문사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살인미수 합의로 인해 상황을 파악한, 제보자를 눈치챈 그들.

최종혁이란 이름이 그들에게 각인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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