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여고의 남선생-501화(후기) (501/501)

<후기>

안녕하세요, 쓸생입니다.

첫 완결이라서 첫 후기입니다.

의미없는 주저리는 최대한 줄여보겠습니다만, 생각난 것을 바로바로 써낸 글이라 난잡할 수도 있습니다.

염세주의자가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를 좋아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주제에는 만족했고, 재미도 저는 만족했는데…… 밀도. 밀도가 좀 아쉽습니다.(그것만 아쉬운 건 아니긴 하지만…….)

근데 500화보다 줄일 수는 없었습니다. 후반까지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475화부터는 편당 2편 분량을 넣어서…… 게다가 자체적으로 쳐낸 에피소드도 상당한지라, 정상적으로 나눴다면 530화 정도 되었을 겁니다.

왜 분량을 합쳤냐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600화까지 갈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읽는 분들도 지치고 제 몸도 썩어나고…….

그래서 무조건 500화에 끝낸다, 라고 서약을 걸고 쓴 거지요.

연재를 시작할 당시의 예상은 300화 완결이었습니다.

100화마다 1학년씩 올라서 300화에 졸업. 이게 예상이었는데…….

쓰다 보니까 120몇화에 1학년이 끝났습니다.

그때 아, 250화에 2학년 끝, 370화쯤에 3학년 끝이겠구나, 넉넉하게 400화 완결이겠구나, 했는데…….

2학년 중반(1부)를 끝내고 나니까 250화인 거예요.

그때 다시 아, 이거 500화 완결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되긴 됐네요.

글을 쓰면서 고생…… 고생 참 많이 하긴 했는데……

병이 참 많이 생기긴 했는데, 요즘은 어째 장기연재작들이 많아진 것 같아서(글을 쓰니 관심이 더 가서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정도 고생으로는 고생이 아닌 건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슬슬 디스크 터진지(전 튀어나온게 아니라 터졌습니다) 2년이 되어가서, 그동안은 서거나 걷거나 눕기만 했는데, 이젠 집중이 필요할 땐 도서관 가서 앉아있을 수 있게 되었네요.

이젠 정신력에 달렸습니다.

고마운 분들도 많지요.

늘 수고해주시는 출판사 직원분들, 여기 적힐 분들 중에서 가장 수고해주시는 편집자님, 바탕화면에 2년동안 붙여놔도 전혀 안 질리는 눈부신 표지 그려주신 S모 일러스트레이터님,

그리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조언해주는 B모 작가형, 7년 전에 글 모양이 괜찮으니까 오리지날을 써보라던 D모 작가님(근데 이분은 제가 누군지 모르십니다), 제 연재 인생에 원동력을 불어넣어주신 N모 작가님…….

은혜를 받아먹었으면 갚아야 하는데 이 새끼는 그러질 못하네요.

생각할수록 한숨만 나오는데…… 언젠간 답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고마운 분들에게 드리는 인사는 후기 마지막에 적어 두었습니다.

그걸 적기 전에 더 적을 내용이 있는데, 또 그걸 적기 전에 미리 드릴 말씀이 있어서…….

이 쓸생이란 필명은 M모 사이트에서 만든 겁니다.

M모 사이트에 없으니까 별생각없이 그냥 만들었죠.

근데 나중에 보니까 쓸생이란 필명을 쓰는 분이 있으시더군요.

출판이나 게재 경험이 있으신지는 모르겠는데, 확실한 건 저보다 먼저 쓸생이란 필명을 쓰셨습니다.

장르출판 쪽에서는 겹치지 않는 것 같구요.

사실 이 필명이란 게 먼저 출판하면 장땡인 거고, 겹쳐도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아는데,

제가 죄를 지으면…… 그분한테 피해가 갈 수도 있겠더군요.

그래서 말씀드리는데, 혹여나 다른 곳에서 쓸생이란 필명을 보셔도 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저도 죄를 짓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드릴 말이, 본편을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남아있는 뒷내용이 아주 많습니다.

대놓고 남아 있는 건 가은의 과거 정도가 있겠네요.

또 바디스왑 같은 소재나, 학교에서 키우는 다람쥐, 뒷산에 사는 곰…… 본편에서 대체 왜 넣었나 싶은 것들은 싹 다 외전용입니다.

그래서 외전을 쓸 건데……

내용이 내용인지라 연재할 수 있는 사이트가 한정되어 있습니다.

유료로 쓰기엔 애로사항이 많기에 무료연재가 될 거고,

다른 사이트이기 때문에 이 후기에서는 알려드리지 못합니다.

그래도 필명이 그대로일 테니까 찾기가 그렇게 어렵진 않으실 거고…….

바로 쓰는 건 아닙니다.

차기작에 먼저 집중하고, 짬짬이 써서 어느 정도 분량이 차면 올릴 생각입니다.

그때 다시 뵐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 * *

이 아래는 간단한 설정집입니다.

일반적으로 후기에 쓰는 내용은 아닌 걸로 알지만, 어차피 어디 쓸 데도 없고 여기서 밝히지 않으면 하드에서 썩을 예정이라 저도 기억에 남길 겸 이곳에 적어봅니다.

이 소설은 프로토타입들이 있었습니다.

초능력자 소년이, 살아있으면 세계를 멸망시킬 연상의 연인을 떠나보내는 소설 A(여기서 예경의 프로토타입이 나왔습니다).

힘을 숨긴 헌터가, 억울하게 죽은 스승의 복수를 하다가 정신차리고 세상을 구하는 소설 B(여기서 상호의 프로토타입이 나왔습니다).

그냥 헌터를 양성하는 여고의 선생이, 광기가 넘치는 여학생들과 하하호호 노는 소설 C(여기서 학생들의 프로토타입이 나왔습니다).

A는 중요치 않고 B와 C가 아래의 내용들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강상호

프로토타입 B에서의 이름은 백진이었습니다. 주인공의 성씨가 백씨였고, 스승의 성씨가 천씨였습니다. 주인공과 스승의 차이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였는데, 본작으로 넘어와서는 백씨는 예경이 가져가고, 천씨는 세희가 가져갔죠. 세희가 예경을 넘어선다는 뜻으로 써봤습니다. 천색창염이란 네이밍도 여기서 나왔고요. 스승이 천씨였던 또 다른 이유였습니다.

강상호란 이름은 프로토타입 C에서 나왔습니다. 거기서는 안경을 쓰는 지극히 평범한, 서글서글한 헌터였는데, 아무래도 이름의 어감과 맞지를 않아서, 성격을 불같게(학생한테 쩔쩔매는 건 그대로지만) 해서 써봤는데 손에 잘 잡혀서……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천세희

프로토타입 C에서는 시작부터 2학년이었습니다.

프로토타입 C가 원래 학생 주역의 경계가 희미하고, 1년 정도의 이야기를 생각했었기 때문에, 주역인 세희는 1학년 후배와 3학년 선배와의 관계가 둘 다 있는 2학년으로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위에 백씨 천씨 때깔좋게 포장해놓긴 했는데…… 세희는 만들어진 처음부터 천씨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백씨 생각은 안 했죠. 나중에 백예경을 만들 때 붙은 겁니다.

프로토타입 세희의 설정은…… 태화처럼 융합체였습니다. 인간 융합체였죠. 이계의 검성과 존재가 합쳐져서 칼을 잘 쓴다…… 라는 설정이었는데……

지금 본작의 설정이 5백만 배는 나은 것 같습니다.

●이태화

얘도 프로토타입 C에서 나왔습니다. 그때도 세희랑 티격태격하는 사이로 2학년 동갑인 설정이었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말을 안 듣고 폭력적인 성향이었는데, 그 요소는 다 떼어서 이서랑 가은에게 갔습니다. 그 외의 설정은 전부 지금과 똑같지만…… 그때는 마신 관련한 설정이 없었습니다.

프로토타입 C를 연재한 적은 없는데, 만약 했다면 절대 아무도 안 봤을 것 같긴 하네요.

●하나빛

원래는 3학년이었습니다.

얘도 융합체라서 천사 융합체. 천사병 같은 게 아니라서 아프지도 않고 그냥 밝기만 한 아이였습니다.

지금처럼 배경에 드라마가 있지 않았죠. 아주 조금도…….

프로토타입 C를(이하생략)

●오지윤

얘는 2학년이었습니다.

설정은 같아서 일반인인데 주먹을 썼습니다. 프로토타입 C는 저승부대 비스무리한 것도 없었기에 아버지 관련한 드라마도 없었습니다.

지금과는 성격이 많이 달라서, 태화와 함께 싸돌아다니며 사고를 치고, 약간 양아치 기질이 있었습니다. 대신 사투리는 안 썼고……오히려 이츠키처럼 능글맞고 음험한 캐릭터였던 것 같네요.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도은율

존재 자체가 없었습니다.

본작 쓰기 시작한 다음에야 세희에게 라이벌이 필요해서 넣었습니다. 1학년 에피소드가 끝나고 나니 너무 평면적이 되어버려서 아쉬운 캐릭터인데…… 외전에선 좀 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츠키

존재 자체가 없었습니다.

사실 첫 등장에는 눈이 웃고 입이 무표정인 캐릭터였는데, 얘가 반에 왔을 때가 하필 눈이 웃는 묘사가 특징인 리주의 주가가 치솟고 있었을 때라, 이미지가 겹치는 바람에 도중에 스리슬쩍 눈이 무표정, 입이 고양이입인 캐릭터로 바뀌었습니다.

일본인 설정은 어떻게 잘 써먹을수 있을까…… 약간 걱정했는데,

마지막의 소원권 종이학 장면같은, 약간 일본풍의 문화가 나오는 장면에 개연성을 더해주는 셈이 되어서, 개인적으로는 만족했습니다.

●나디아

존재 자체가 없었습니다.

제일 골치아픈 캐릭터인데, 지금도 골치아프고……. 그래도 써먹을 방법을 찾은 것 같아서, 앞으로는 덜 골치아프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송다혜

므아앙.

역시 존재 자체가 없었습니다. 1화를 장식한 학생임에도……. 프로토타입 C가 얼마나 단편적인 내용이었는지 알만하실 것 같습니다.

등장할 때 제일 기분좋은 캐릭터중 하나입니다. 우선 귀엽고요, 우스운 상황이 잘 나오는데다 다루기도 편합니다.

그런 탓에 너무 많이 써먹었나 싶기도 한데…….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만족한 캐릭터입니다.

●한미래

원래는 3학년이었습니다.

지나치게 똑똑한 것이 3학년이었던 설정의 잔재입니다. 사실은 연재 중반까진 전쟁중에 로봇 타고 싸우다 죽는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었는데, 전개가 제대로 될 상황이 아니었던데다가 외전에서 활약할 여지가 보여서 살렸습니다.

●주아리

원래도 1학년이었습니다.

그때도 상호를 좋아하고 조용한,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는 학생이었지만, 머리카락이 파란색이 아니라 하얀색이었습니다. 바뀐 이유는 머리 하얀 캐릭터가 너무 많아서…….

프로토타입에서는 태화와 지윤에게 투우 장난을 당하다가 뿔 때문에 울어서 상호와 상담하는, 첫 번째 에피소드에 나오는 학생이었습니다.

●유초란

원래는 3학년이었습니다.

나디아보다 더 비중이 없는 지금은 저조차도 잊고 있던 아이인데, 프로토타입에서는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나왔습니다.

전투복을 입으면 몸이 눈에 띄어서 수업을 빠지고 도서관으로 도망치는 내용이었네요.

외전에 나올 일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역할은 제대로 잡힌 것 같아서, 걱정이 되지는 않는 캐릭터입니다.

●설하솔, 견단비, 권이서, 박가은

프로토타입엔 없었습니다.

전부 외전에선 선배들의 뒤를 이어 교실에서의 광기를 담당할 캐릭터들입니다.

다만 하솔은 하솔이 맡는다기보단 해련이 맡는다는 게 더 정확하겠네요.

이외에도 캐릭터나 내용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본편을 쓰는 도중엔 분명 그랬는데, 이제와선 다 까먹었습니다.

그런데 어차피 외전을 쓸 거고…….

외전에서 한 번 이상 다 나올 겁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들은 외전이 끝난 뒤에 말씀드려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른 중요한 이야기가 남아 있으니까요.

글을 쓰는 건 어렵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글쓰는 걸 쉽게 알면서도 첫작을 성공시킨 사람을 둘 봤는데,

둘 다 차기작을 내지 못하거나 망했습니다.

글을 쓰는 건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지요.

그만큼 많은 이유들이 있겠죠.

누군가는 자신의 환경에 맞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에 메리트를 느껴서,

누군가는 많은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이 좋아서,

누군가는 그냥 글을 쓰는 것이 좋아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세 번째 유형의 인간이고,

불행하게도 이 세 번째 유형의 인간들은 ‘글을 쓰는 데에는’ 첫 번째, 두 번째 유형보다 읽는 분들을 ‘덜’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모습이 여러분들께는 작가가 독자를 사랑하지 않는구나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때가 종종 있는 듯합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저와 같은 유형의 작가들이 가끔 그런 모습을 보이나 봅니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유형의 작가들은 글을 쓸 때는 진짜 지㉨대로 써야만 하지만,

그럼에도 읽어주시는 분들을 보면 다른 유형의 작가들보다 훨씬 큰 감동을 받습니다.

가까움이란 감정을 다른 유형의 작가들보다 더욱 크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유형의 작가들이 좀 ㉥신같을 때가 있어도 정이 많고,

다들 독자를 사랑합니다.

제가 수없이 겪어 본 거라 저한테는 진실이지만, 여러분께는 아닐 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믿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작은 제가 좋아하는 장르와 요즘 인기있는 장르를 섞었습니다.

보통 이러면 망하긴 해요.

그치만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저같은 유형은 글을 쓸 때는 맘대로 써야 합니다.(이번에 가는 곳의 방식이 읽는 분들의 반응을 볼 수 없는 연재방식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하나만 약속드리자면,

완결 시점에는 모든 주역이 행복해져 있을 겁니다.

그것 하나만은 분명히 약속드리고, 저는 다음 작을 들고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쓸생 올림.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