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8화>
428. 외출
그렇게 꾸웅은 학교 뒷산에 살게 되었고.
임신미소에 대한 소문을 들은 나빛이 사실이냐며 상호를 추궁하는 소동이 있었지만, 늘 당했던 일이라 별 탈 없이 넘어갔다.
그렇게 오늘, 5월의 마지막 주말.
“밖에 나가고 싶다고?”
“네…….”
베르멜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둘이 있는 곳은 협회에 마련된 베르멜로의 방. 사람 둘이면 꽉 차는 작은 방에 꼭 필요한 물건들만 제일 싼 값으로 사다놓은 꼴이 단출하다 못해 허름했다.
상호는 눈살을 찌푸리며 턱을 괴었다.
“뭐가 필요해서?”
“그, 그냥…… 안에만 있으려니 심심해서…….”
“심심하면 한 판 뜰까?”
있는 그대로의 의미였다. 기강을 잡기 위한 공갈협박.
그러나 베르멜로는 뭔가 오해한 듯 뺨을 붉히고 손을 꼼지락거렸다.
“씻고 올까요……?”
“……아니.”
“아, 안 씻는 쪽을 좋아하시는구나……. 그럼 바로…….”
“…….”
상호는 이마를 짚었다.
“……나가자.”
“어, 밖에서는 조금 부끄러운데…….”
“외출하자고, 임마. 니가 가지고 놀 만한 거 사오게.”
“아…….”
베르멜로는 외려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준비할게요…….”
“3분 내로 끝내.”
그는 툴툴거리며 방을 나왔다.
* * *
“……우와.”
베르멜로는 차창 밖을 바라보며 멍하니 중얼거렸다.
입고 있는 옷은 헐렁한 후드티와 발목까지 오는 긴 치마. 현대인처럼 갖춰 입는다고 입었지만, 혈마법으로 만든 가짜 팔다리를 가리느라 여름답지 않은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나무가 이상하게 생겼어요.”
“가로등이야.”
“저 탑들은 뭐예요? 설마 저게 다 마탑이에요? 마법사가 이렇게 많아요?”
“어. 다른 도시엔 훨씬 많지.”
상호는 핸들을 돌리며 뻔뻔하게 구라를 쳤다.
“근데 너 역사 배웠잖아. 아파트가 뭔지 몰라?”
“아, 저게 아파트예요?”
“단어는 알아? 단어를 알려줘야 아는 건가? 너희 악마들은 어떻게 우리말을 배운 거야?”
“악마의 능력이에요.”
베르멜로가 붉은 눈으로 상호를 흘끗했다.
“상대의 말을 들으면 그 상대의 언어체계를 이해할 수 있게 돼요.”
“마법 같은 건가?”
“마법은 아니에요. 악마라는 생물의 능력이죠. 말에는 영혼이 묻어나거든요.”
“신기하네.”
그는 핸들을 돌리며 물었다.
“글도 알 수 있는 거 맞지?”
“네.”
“책은 좋아하냐?”
“글쎄요…….”
베르멜로는 말을 흐리며 창밖을 돌아보았다.
“독서는 영애의 소양이 아니라서……. 그런 건 전쟁하고 나라 살림하는 남자들이 보는 거지요.”
“니네 세상엔 소설 같은 건 없냐?”
“소설……은 있긴 하지만, 어릴 때나 보고 나이 들면 끊었어요, 다들. 보통 그렇잖아요?”
“여긴 안 그래.”
저쪽 세상은 참 심심한 곳인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이 녀석은 관념이 이쪽 사람들과는 다른 것 같은데, 소설보다는 차라리 만화 쪽을 보여주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TV를 보여주긴 좀 위험하니까.
아직 CG의 존재를 모를 테니.
“서점부터 가보자.”
차가 도로를 달려갔다.
* * *
“읽고 싶은 거 있으면 아무거나 사.”
그 말에 베르멜로가 무언가 두꺼운 책을 집었다. 제목은 ‘형이상학적 유물론’.
상호는 혀를 찼다.
“소품 말고. 읽을 책을 사라고.”
“……추천해주세요.”
“이런 거 어때?”
가장 가까운 곳에 시집이 놓여 있었다. 그는 그중 하나를 집었다.
“영애는 시집도 안 읽냐?”
“시는…… 나쁘지 않지요.”
“이런 것도 있고.”
상호의 손가락이 가리킨 곳에는 순정만화가 놓여 있었다.
“이쪽 여자들은 저런 거 좋아하던데.”
“저건 뭐예요?”
“응?”
베르멜로가 가리킨 것은 패션 잡지였다. 상호는 그걸 바라보며 눈을 끔벅였다.
‘그걸 더 많이 볼 것 같긴 한데…….’
돈도 없는 녀석이 패션 잡지를 봐서 뭐하랴. 그래서 대충 얼버무렸다.
“그냥 잡지야, 잡지. 별로 재미 없다.”
“잡지…….”
베르멜로는 그 단어를 곱씹었다.
“이쪽 세상은 종이가 썩어나나 보네요.”
“뭐…… 그렇지.”
잡지란 단어에 그런 뜻이 담겨 있긴 하다. 종이에 잡스런 내용을 담았단 뜻이니.
상호는 베르멜로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했으나, 베르멜로는 이미 잡지를 들고 읽는 중이었다.
“명품? 이게 뭐예요? 브랜드?”
“너한텐 아무 의미 없어.”
“이게 이 세상의 미의 기준인 거예요? 주인님도 이런 거 좋아해요?”
“자존감을 채우는 수단일 뿐이지. 난 필요 없어. 내 애인도 그런 거 안 좋아하고.”
“……흐응.”
베르멜로의 눈이 가늘어졌다.
“애인이 있어요?”
“뭐 임마. 있으면 안 돼?”
“아뇨……. 좀 의외라서.”
상호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애인이 없을 것처럼 보였다는 건가.
“뭐가 의왼데?”
“솔직히 주인님 성격 나쁘잖아요……. 이쪽 세상 기준으로도 그런 것 같던데. 주인님 받아준 거 보니까 애인분은 엄청 착하신가 보네요.”
“…….”
효은을 떠올리자 상호의 이마에 진땀이 흘렀다.
“……맞아. 애인은 성격이…… 좋은…… 편이야.”
“그럴 것 같았어요.”
“……크흠.”
뒷담은 하지 못했다. 양심 때문이라기보다는, 언젠가 이 대화가 효은의 귀에 흘러들어갈까봐 무서워서.
그는 혀를 차고 베르멜로의 손에서 잡지를 뺏었다.
“그만 봐. 돈도 없는 짜식이 봐서 뭐할라고.”
“주인님, 주인님.”
“야, 작게 말해! 남들 들으면 나 쪽팔려 죽어.”
베르멜로가 잡지에 나온 표지 모델을 가리켰다.
“이 여자 예쁜 거예요?”
“예쁘네, 뭐. 그럭저럭.”
“그러면 제가 예뻐요, 이 여자가 예뻐요?”
상호는 입술을 잘근거리다가 마지못해 대답했다.
“……너.”
거짓말은 못 하는 성격이라.
그 말에 베르멜로는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상호와 눈을 마주쳤다.
“그러면 주인님 애인이 예뻐요, 이 여자가 예뻐요?”
“내 애인.”
“그러면…….”
“내 애인, 새끼야. 너보다 내 애인이 예뻐. 헛소리 하지 말고 다른 책이나 골라.”
“아이, 좀 더 볼래요…….”
“따라와.”
상호는 베르멜로의 귀를 잡아당겨 다른 코너로 향했다.
* * *
“사람들이 자꾸 절 보네요.”
베르멜로가 주변을 쓱 둘러보며 말했다.
“내가 그렇게 예쁜가?”
“색맹이냐?”
상호는 베르멜로의 빨간 머리카락을 쳐다보며 혀를 찼다.
둘이 온 곳은 카페. 슬슬 더워질 시기라 사람들이 손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다녔고, 그걸 궁금해한 베르멜로가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이렇게 자리를 잡고 앉은 것이었다.
“사람들이 너 보는 건 그냥 니 머리카락 때문이야. 유난 떨지 마.”
“근데 주인님도 엄청 보네요.”
그 말대로 카페 안의 여자들은 다 상호를 흘끔흘끔 훔쳐보고 있었다. 30대 초반의 신혼주부로 추정되는 무리도, 20대 초반의 여대생으로 추정되는 무리도. 심지어 여자 알바생들까지.
상호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안대 때문에 그래.”
“잘생겨서인 것 같은데…….”
“아니라고.”
상호가 눈을 부라리자 베르멜로는 시선을 피하며 딴청을 부렸다.
곧 테이블 위에서 진동벨이 울렸다. 상호는 베르멜로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계산대에 가서 얼음 띄운 커피 두 잔이 놓인 쟁반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와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마셔.”
“넵.”
베르멜로는 잔을 들어 입에 가져갔다.
“……푸우웁!”
갈색 분수가 상호에게 쏟아졌다.
“…….”
“푸우, 켈록, 케흑……. 뭐, 뭐가 이렇게 써요?! 이거 독 아니에요? 저, 저 죽이려고 한 거예요?!”
“뒤질래?”
상호는 살기를 내뿜으며 조용히 물었다.
그러나 바로 옆에 알바생이 물티슈를 들고 다가서는 바람에, 살기를 거두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 감사합니다.”
“괜찮으세요?”
“네, 네. 신경쓰지 마세요.”
알바생은 물티슈를 넘기고도 한참 동안 상호의 곁에 서서 그를 바라보다가, 다른 알바생들의 눈총을 받고는 그제서야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 모습을 본 베르멜로가 상호를 빤히 바라보았다.
“주인님.”
“뭐.”
“제가 저 여자 영혼을 살짝 봤는데요.”
“그래서.”
“완전 주인님 생각으로 흠뻑 젖어 있던데…….”
“…….”
“잘생겨서 보는 거 맞죠?”
“닥쳐.”
상호는 그렇게 쏘아붙이고 차가운 커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가 잔을 내려놓았을 때는 베르멜로가 눈을 샐쭉하게 뜨고 있었다.
“뭐 임마.”
“레이디한테 그렇게 험한 말을 써도 돼요?”
“난 원래 그래.”
“방금 저 여자한테는 웃었잖아요. 내가 악마라서 그런 거예요?”
“배가 불렀네. 야. 내가 너한테 정말 잘해주고 있는 거야. 니가 만약 사람처럼 안 생기고 사람 말을 못했으면 진작 갈아버렸어.”
한 치의 가감도 없는 사실이었다. 이미 잘려 있는 베르멜로의 팔다리가 그를 증명했다.
“내가 진짜 잘해주고 있는 거라고. 이렇게 커피까지 사주고 있잖아. 나한테 얻어먹은 여자는 진짜 몇 없다. 알아둬.”
“민정 님한테는요?”
“누나는 제일 가까운 사람 중 한 명이고.”
“제자들한테도 사주지 않아요?”
“제자는 여자가 아냐.”
베르멜로가 피식 웃었다.
“그럼 내가 이제 그 몇 없는 사람 중 한 사람인 거네요?”
“의미부여는 하지 마.”
상호는 잔을 쭉 비우고 베르멜로의 잔까지 쭉 비웠다.
“나가자.”
“저 케이크…….”
“더 크고 싼 거 사줄게.”
“저게 먹고 싶은데……. 아, 그래도 안 사준단 말은 안 하시네요.”
“시끄러. 나와.”
둘은 카페를 나와 길거리를 걸었다.
베르멜로는 자꾸 고개를 기웃거리며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악마의 능력이란 걸 써서 정보를 수집하는 모양이었다.
어쩌면 단순히 관심이 많은 것뿐일지도 모르지만.
지켜보고 있자니 괜히 찝찝했다.
“야.”
“네?”
“나만 봐.”
그 말에 베르멜로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뭐예요, 갑자기.”
“니가 그렇게 자꾸 쳐다보면 남들한테 실례니까 그러지. 힐끔거리지 좀 마.”
“알았어요. 그럼 주인님만 볼게요.”
“또, 또 눈 돌아가지.”
“아니, 신기한 건 어쩔 수 없…….”
그때 베르멜로의 안색이 급변했다.
발그레하던 얼굴에서 피가 썰물처럼 쫙 빠져나가니 안 그래도 하얀 얼굴이 대리석처럼 창백해졌다.
‘뭘 봤길래…….’
상호는 베르멜로의 시선을 따라가다가, 품에 덥석 안겨든 베르멜로를 내려다보며 당황했다.
“야, 갑자기 뭔…….”
“잠시만…….”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잠시만 이대로 있어 주세요…….”
대체 뭐 때문인가. 어리둥절해하던 상호의 눈빛이 순간 날카로워졌다.
그는 베르멜로의 머리를 품에 깊숙이 누르며 속삭였다.
“악마가 있어?”
“네…….”
아직도 사람들 사이에 악마가 숨어 있다니.
“누군데.”
“저기, 저 회색 옷…….”
베르멜로는 고개를 상호의 품에 묻은 채로 손가락만 빼꼼 들어 어딘가를 가리켰다. 상호는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회색 반팔을 입은 사내가 지나가고 있었다.
“확실해?”
“네…….”
“여기서 기다려. 잡고 올게.”
“잠깐, 잠깐…….”
베르멜로의 손이 다급하게 상호의 옷자락을 잡았다.
“저, 저 들키면 안 돼요…….”
“어차피 배신했는데 들키든 말든 뭔 상관이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상호는 베르멜로를 계속 끌어안고 있었다. 얼굴과 머리카락이 보이지 않도록 사내를 등진 채.
사내는 곧 어딘가로 걸어가 모습을 감췄다.
“가, 갔어요……?”
“응.”
“들켰, 을까요……?”
베르멜로의 몸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어이가 없었다. 어차피 전향했으면서 뭘 아직도 두려워하는가. 그래도 상호는 베르멜로의 등을 가만히 쓸어주었다.
“못 알아봤을 거야.”
“그치만, 머리카락이…….”
“애초에 악마가 아닐지도 모르지. 융합체일 수도 있잖아. 너무 걱정하지 마.”
“……네.”
그 말에 떨림이 조금씩 잦아들었다.
하지만 떨림이 완전히 멈춰도 베르멜로는 상호의 품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주변에서 시선이 몰려들자 상호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야, 이제 가자, 슬슬.”
“조금만……. 조금만 더 있어 주세요.”
“쪽팔려 임마. 길 한복판에서 이게 뭐하는 짓이야. 가자고.”
“조금만요…….”
“……환장하겠네.”
결국 그는 품을 내어준 채로 핸드폰을 꺼냈다. 방금 그 회색 옷 입은 사내를 도현에게 알려주기 위해서.
그 후로 한참 동안, 도현과의 통화가 끝난 후에도. 베르멜로는 상호의 품에 안겨 있었다.
* * *
‘혈마녀가 배신했습니다.’
기포가 부글거리는 세상의 그림자 속.
마신은 보고를 받아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자와 함께 있었습니다. 인간의 마을에. 제 권속의 눈으로 확인하였습니다.’
보다 낮은 존재는 더욱 낮게 영혼을 수그렸다.
‘제거할까요? 접촉만 성공하면 제가 직접 죽일 수 있습니다. 만약 혈마녀가 그자에게 협력하게 되면…….’
‘이미 말했을 것이다.’
마신은 느릿하게 중얼거렸다.
‘악마의 심장에 대해서 알게 되었겠지, 그놈도. 허나 걱정할 것 없다.’
그 말에 낮은 존재의 목소리가 서늘해졌다. 아주 미세하게.
‘혹시 인간 태생은 악마의 심장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까?’
‘인간 태생도 볼 수 있다.’
마신이 고요한 목소리로 답했다.
‘보잘것없는 혈마녀의 힘 따윈 놈들에게 넘어가도 상관없다. 내 본래 힘에 비하면 티끌만큼도 되지 않으니. 너는 나를 지키는 데에 주력해라.’
‘이대로면 금방 그자가 찾아올 겁니다.’
낮은 존재가 난색을 표했다.
‘시간을 벌고는 있으나…… 제가 직접 놈을 막는 건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저는 육신이…….’
마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도 맞군.’
‘혈마녀를 처리하면 시간을 더 벌 수 있을 겁니다. 비밀을 더 알려주기 전에 죽여야…….’
‘놈의 주변에는 가지 마라. 너까지 당하면 일이 틀어진다.’
‘그렇지만, 혈마녀도 그자도 겨우 인간의 영혼인데…….’
‘너 혼자서는 무리다. 가까운 일부터 해결해라.’
낮은 존재는 그 말을 알아듣고 절을 했다.
‘받들겠나이다.’
그리고 마신의 앞에서 물러갔다.
마신은 낮은 존재가 사라지자 그동안 숨기고 있던 착잡한 기색을 드러냈다.
‘……우습군.’
거짓말을 했다.
악마도 세상의 장난질은 피해가지 못하는가. 아니, 어쩌면 악마 태생은 가능할지도. 그러나 그 진실은 아마 악마들 스스로도 알지 못할 것이다.
일단 마신은 몰랐다.
‘참으로 우스워…….’
이쪽 세상은 왜 이리도 골계스러운 짓들만 골라서 하는지.
여기서는 되는 일이 없었다. 여섯 신하 중에 둘은 진즉에 행방불명. 둘은 적에게 붙잡혔고. 하나는 배신했고, 남은 것이 하나. 그 하나조차도 좋은 장기말이라기에는 단점 한 가지가 너무 컸다.
‘내가 직접 하는 수밖에.’
길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법이니.
회복에 전념하자, 마신은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고 눈을 감았다.
그림자 밖으로 나갈 날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