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08화 (308/501)

* * *

“아, 왔구나.”

도현이 현관문을 열고 그들을 맞았다.

편안한 옷차림이 퍽 생소했다. 항상 전투복이나 양복 차림이었는데. 상호와 효은, 민정은 도현을 빤히 바라보다가 그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오, 오셨어요…….”

앞치마를 두른 리주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완전히 새댁 분위기. 그들의 뒤로 펼쳐진 집의 광경도 흠잡을 데 없는 신혼집이었다. 개중에서 특히 눈길을 잡아끄는 화룡점정은.

“애도 없으면서 뭔 유모차야?”

현관에 놓인 유모차.

상호가 묻자 도현이 뒤를 흘끗하며 멋쩍게 웃었다.

“그냥. 좋아 보여서 미리 샀다.”

“염병…….”

상호는 혀를 차고 손을 내둘렀다.

“누가 보면 집들이라도 온 줄 알겠네. 들어가. 들어가. 이야기할 거 많아.”

“그래. 들어와.”

도현이 앞장서서 그들을 거실로 안내했다.

그 뒤를 졸졸졸 따르는 리주에게 민정의 의문 가득한 시선이 따라붙었다. 민정은 궁금증을 참지 못했는지 상호에게 바싹 붙어 속삭였다.

“저 인간, 오빠랑 사는 거야?”

“그런가 봐.”

“언제 결혼했대? 결혼식을 하긴 한 거야?”

“그건 모르겠는데.”

“근데 너 왜 이렇게 침착해? 누난 엄청 당황스러운데…….”

“나도 굉장히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중이야.”

“언제부터 알았어?”

“좀 됐어.”

직접 보니 더욱 이상하다. 그와의 이해관계를 떼어놓고 봐도 어울리지 않는 커플이라서.

그들이 거실 소파에 앉자 리주가 허리를 굽실거렸다.

“저어, 형님. 차…… 커피…….”

그 말에 민정이 잠시 얼이 빠진 표정을 짓더니, 곧 정신을 차리고 차갑게 대답했다.

“커피.”

“도련님께서는…….”

“차.”

“아가씨는……?”

“둘 다.”

“…….”

리주는 부리나케 주방으로 달려갔다.

상호와 효은과 민정은 의자에 앉은 도현을 빤히 바라보았다. 도현이 눈을 끔뻑였다.

“왜?”

“오빠 저 여자랑 결혼할 거야?”

민정이 눈살을 찌푸리자 도현이 어깨를 들썩였다.

“그럴 것 같아.”

“그래? 뭐 내가 오빠 인생에 뭐라 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난 좀 보기가 싫네.”

“반성하고 있어. 애초에 내가 시킨 일들이고……. 네가 저 사람을 욕할 거라면 나도 같이 욕해. 똑같은 잘못을 했으니까.”

“아니, 나는 나한테 싸가지없이 군 것 때문에 그러는 건데.”

민정의 눈빛이 흉흉해졌다.

“사람 쉽게 안 변해. 두고 봐. 내가 무슨 말을 한 건지 알게 되는 날이 올걸.”

“그거는 걱정 마. 꽉 잡아 두고 있으니까.”

“잡아 둔다고 해서 본성이 바뀌진 않는다고……, 상호야. 너도 뭐라고 좀 해봐. 넌 오빠가 저 여자랑 만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상호는 둘의 눈치를 살피다가 시선을 피했다.

“내 인생 아냐.”

“저 여자 계속 보고 살 거야?”

“형이 좋다면 좋은 거지 뭐…….”

민정은 아직 리주를 용서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둘만의 앙금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빨리 할 말만 하고 튀는 것이 좋겠다. 상호는 헛기침을 하고 도현과 눈을 마주쳤다.

“악마 때문에 묻고 싶은 게 있어서 왔어.”

“악마?”

도현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그놈 말하는 거야?”

“아니, 다른 놈이야.”

이야기를 들어야 할 사람이 주방에 또 있다. 상호는 거기까지만 말하고 주방을 흘끗했다.

“두 번 말하기 귀찮으니까, 형수 오면 말할게.”

“상호 너어…….”

형수라는 말에 민정이 뒷목을 잡았지만, 상호는 애써 외면했다.

* * *

“잘 모르겠어요…….”

탁자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리주가 기어드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연구한 건 봉인에 쓸 수 있는 인간과 융합체라…… 순수한 악마에 관해서는 연구가 깊지 않았어요. 악마를 봉인하는 것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긴 했지만…… 그건 주술의 영역이고, 저보다는 주술사들이 더 잘 알고…… 하여튼 야생의 악마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야생의 악마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고.”

상호는 리주를 꿰뚫을 듯이 바라보았다.

“악마를 죽이는 방법에 관해서도 연구한 적 없다?”

“불가능한 걸로…… 알고 있어요.”

리주가 고개를 푹 숙였다.

잠자코 듣고만 있던 효은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악마를 잡아와서 연구하면 안 돼?”

대답은 상호가 했다.

“안 돼. 뭔지도 모르는 걸 그렇게 잡아둘 순 없어. 특히 악마란 족속들은.”

“그럼 모른 채로 싸우게? 그 약한 놈을 잡아다가 연구하면 까만놈 잡을 때 도움이 될 거 아냐.”

“그게 그놈들 계획일 수도 있어.”

가짜 약점을 만들어서 착각을 유도하게 만들 심산일지도 모른다. 상호는 단호하게 손을 내저었다.

“악마를 이용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말고, 부딪쳐서 얻은 정보들로 어떻게 해보자고.”

“저어…… 도련님.”

리주가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그걸 알아보기 전에 최우선적으로…… 그 존재가 악마가 맞는지부터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요…….”

“뭐 좋은 생각 있어요? 그놈 말을 못 해서 물어봐도 안 알려줄 텐데.”

“주술사들은 악마를 알아볼 수 있대요. 주력의 성질이 인간과는 달라서…….”

“주술사?”

상호는 그 단어를 곱씹다가 고개를 퍼뜩 들었다.

주술을 볼 수 있는 눈.

“시도해 볼 만 하겠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놈이 악마인지부터 확인을 하고 다시 올 테니까, 형하고 형수도 악마에 대해서 좀 알아봐 줘요.”

“네, 도련님…….”

리주가 고개를 숙였다.

그 순종적인 모습이 민정에겐 영 낯설게만 느껴진 모양이었다. 민정은 도현을 돌아보며 물었다.

“대체 뭘 한 거야?”

“사랑의 힘이지.”

“……오빠도 맛이 간 것 같아.”

민정이 어질어질하다는 듯이 머리를 짚었다.

상호는 그런 민정을 다독이고 차를 쭉 들이켠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갈게.”

“그래. 다음에 봐.”

도현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결혼식……에 오고 싶을진 모르겠지만, 한다면 와 주라. 너희가 안 오면 친한 사람이 없다시피 해서…….”

“결혼식?”

상호는 그 말을 되뇌며 효은과 민정을 돌아보았다. 효은은 멍하니 눈을 깜빡이고 있었고, 민정은 체념한 듯 한숨만 폭폭 쉬고 있었다.

“언젠데?”

“11월 중에 하지 싶다.”

한 달쯤 남았나. 상호는 입맛을 다시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뭐. 안 바쁘면 갈게.”

“……고맙다.”

도현이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

“악마 관련한 건 나랑 집사람이랑 최대한 알아볼게. 너도 뭔가 알아내는 게 있으면 알려줘라.”

“그럴게.”

상호는 집사람이란 단어에 아주 쓰러지려 하는 민정을 붙잡고 효은과 함께 서둘러 현관으로 향했다.

“상호야, 이거 놔. 나 이 결혼 눈 뜨고 못 봐……!”

“진짜 갈게. 그때 봐!”

“응. 들어가.”

“안녕히 가세요, 도련님…….”

셋은 예비부부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왔다.

301. 조사

“그래서 언제 말씀해주실 겁니까?”

이츠키가 그의 뒤를 따라 걸으며 물었다.

상호는 눈과 기감으로 주변을 살피느라 얼른 대답하지 못했다.

“네가 듣다가 잔 거잖아.”

“달콤한 낮잠을 즐겨야 할 일요일 아침부터, 학생을 납치하다시피 끌고와서는 단둘이서 이런 깊은 숲속으로 걸어가다니…….”

이츠키는 말과는 다르게 태연하게 하품을 하고 입맛을 다셨다.

“조금 두근거릴지도.”

“졸려?”

“그렇습니다. 늦잠을 잤더니.”

“뭘 했길래?”

“다 같이 모여서 보드게임 했습니다.”

“다음부턴 일찍 자.”

둘은 숲속을 걷는 중이었다. 얼마 전에 예현여고 2학년의 첫 실습이 있었던 곳.

‘이쯤인가.’

상호는 나빛이 악마에게 습격당했던 곳에서 발길을 멈췄다.

일주일밖에 되지 않아 그은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에 탄 민들레 한 송이가 눈길을 끌었다.

“사카시타. 여기서 뭔가 특이한 거 보여?”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가.”

그때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꺼내 보니 민정에게서 전화가 오고 있었다.

“어, 누나.”

[상호야, 누나 도착했는데…… 눈에 띄는 흔적은 없어.]

[밥 먹으러 가요~.]

옆에서 태화의 꿍얼거림이 들렸다.

[민정쌤도 배고프잖아요~. 쌤이랑 밥 먹으러 가요오~.]

[일단 계속 찾아볼게. 근데 아마…….]

“거기선 찾기 힘들겠지.”

상호는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놈이 쫓는 건 나일 테니까.”

그렇기에 놈을 죽인 곳에서 아무런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도, 그는 딱히 아쉽지 않았다.

놈이 알아서 올 테니.

“누나는 그냥 태화랑 밥 먹으러 가. 거기서 더 찾아도 소용없을 것 같으니까.”

[응, 좀만 더 찾아보고 갈게.]

곧 통화가 끊어졌다.

상호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이츠키를 돌아보았다.

“미안. 우리는 좀 더 돌아다녀야 돼.”

“사과가 참 빠르기도 하십니다.”

이츠키는 상호의 곁에 다가붙어 걸었다.

“그래서 뭘 찾으시는 겁니까?”

“악마.”

“저는 악마를 찾는 법은 모릅니다만.”

“악마 본 적 있어?”

“이양과 선생님 다리에 있던 놈밖에.”

“그래서 데려온 거야.”

이츠키에게 악마를 쫓는 능력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그러려면 일단 악마를 한 번 보여줘야 할 터였다.

“좀 힘들어도 참아. 이따 맛있는 거 사 줄게.”

“유괴범 같은 소릴 합니다.”

“사카시타가 한국말을 잘 모르는 거야.”

“유괴당하려고 따라온 거긴 합니다만.”

함께 걷던 이츠키가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래도 뭔가를 찾는다기에는 지나치게 느린 걸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뛰어다닐 필요는 없어서 그래.”

“사실 악마는 핑계고 그냥 저와 걷고 싶었던 게?”

그 말에 상호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맞어. 사카시타랑 단둘이 있고 싶어서 그랬어.”

당연히 장난이었다. 선생을 상대로 장난을 치는 게 괘씸해서 골려주려는 목적으로.

그런데 이츠키가 그에게 팔짱을 끼며 말했다.

“저 지금 젖었습니다.”

“……다시 말해 줄래?”

“젖었습니다.”

“뭐가?”

“여기.”

아침 이슬에 발목이 젖어 있었다.

상호가 얼굴을 붉히자 이츠키가 손끝으로 입을 가렸다.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놀리지 마…….”

“은호가 아닐 때도 귀여우십니다.”

“……후우.”

둘은 더 깊은 숲으로 걸음을 옮겼다.

* * *

‘이 새끼 왜 안 나오지……?’

상호는 풀숲을 헤치고 걸으며 진땀을 흘렸다.

점심이 다 되어 가는데 나타날 기색이 없다. 잔챙이들만이 이따금씩 인사하러 달려올 뿐. 상호의 검에서는 환영의 손길을 내민 숲속 주민들의 피가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저번에는 우연이었나?’

그놈이 사실 멍청한 놈이고, 특별한 목적 없이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그를 마주친 거라면.

뻘짓도 이런 뻘짓이 없다.

‘염병…….’

상호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이츠키를 내려다보았다.

“돌아가자, 사카시타. 오늘은 날이 아닌가 봐.”

“역시 그냥 둘이 걷고 싶었던 겁니다.”

“아니야…….”

“다음번에도 같이 와 드리겠…….”

이츠키의 말이 갑자기 멈췄다.

설마 뭔가 특이한 게 보인 걸까. 상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사카시타?”

“저 젖을 것 같습니다.”

“……알기 쉽게 말해 줄래?”

“볼일을 좀.”

소변이 마려운 듯했다.

차까지는 1분이지만, 도시까지는 5분 이상. 도착해도 화장실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어……얼마나 참을 수 있어? 5분, 아니 7분 정도면 선생님이 들고…….”

“한계입니다.”

“그럼…… 선생님 뒤돌아 있을 테니까…….”

상호는 뒤돌아서 눈을 감았다.

“싸.”

“여기서 말입니까?”

“멀리 가면 위험해.”

그 말에 납득을 했을까.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참 악랄하십니다.”

“뭐가.”

“소변이 마려울 때까지 걸어다니게 한 것 아닙니까?”

“……절대로 아니야.”

나무 하나 너머에서 물소리가 흘렀다.

상호는 그 물소리를 필사적으로 무시하며 말을 이어가려고 애썼다. 말을 멈추면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밥…… 밥은 뭐 먹을까?”

“볼일 보는데 자꾸 말 시키지 않는 겁니다.”

“미안…….”

맑은 물소리가 멎고 다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무 뒤에서 걸어나온 이츠키가 무심하게 말했다.

“다시 가는 겁니다.”

“응.”

“이번 건은 꼭 세희에게 보고하겠습니다.”

“세희는 착하니까 이해해 줄 거야…….”

둘은 차를 향해 걸어갔다.

* * *

“쌤~, 여기~.”

자리에 앉은 태화가 손을 붕붕 흔들었다.

학교로 돌아오는 길에서 제일 비싼 레스토랑. 상호는 이츠키와 함께 테이블로 다가가다가 그 위에 놓인 음식들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다 먹지도 못할 걸 왜 이렇게 많이 시켰어?”

“쌤이 다 먹으면 돼!”

“배 터지겠다, 임마. 누나, 이렇게 사달라는 대로 사주지 마.”

“에이, 뭐 어때.”

민정은 빙긋 웃다가 차분한 눈빛으로 상호를 바라보았다.

“봤어?”

“아니.”

상호는 자리에 앉아 한숨을 쉬었다.

“이상하게 이번에는 안 보이네. 그저께엔 바뀐 실습 구역까지 쫓아오더니…….”

“우리가 착각한 걸지도 몰라.”

민정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냥 사람이 많은 곳을 쫓는 것 같아. 사람을 잡아먹기 위해서든, 악마로서의 특이한 생태든…….”

그런 걸까. 상호는 요리를 뒤적이며 생각에 잠겼다.

설득력이 있었다. 그냥 사람이 많은 곳에 나타나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보다 똑똑한 민정의 추론이니 맞을 공산이 컸다.

하지만 하나 걸리는 것은.

“그런데 그놈 있잖아.”

“응.”

“날 보고 웃는 것 같았어.”

기분 나쁘게 달그락거리는 웃음.

“날 기억하는 건 거의 확실한 것 같고…… 아마 목적이 있는 것 같아. 나한테.”

“목적?”

“응.”

상호는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내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다든가.”

그 말에 민정이 잠시 굳어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맞을지도……. 네게 건 저주를 확인하고 싶었을 거야. 맞다. 그게 맞는 것 같아.”

“내가 어떤 식으로 약해졌는지…….”

“쌤이 얼마나 귀여워졌는지!”

태화가 불쑥 끼어들었다.

“얼마나 쁘띠해졌는지! 얼마나 큐티해졌는지!”

“얌마, 진지하게 말하고 있는데……. 어른들 말하는 데 끼어들지 마.”

“은호를 보여주면 악마놈들도 뿅 갈 거야!”

“또 헛소리할래?”

상호는 들고 있던 포크로 태화의 이마를 콕 찍었다. 그러자 태화가 눈을 반짝였다.

“뭐지 이건? 날 먹겠다는 암시인가?”

“조용히 밥이나 먹어.”

스테이크가 둥실 떠올라 태화의 입에 박혔다.

“너는 묵언수행을 해도 소용이 없고 임마. 조용하기만 해도 훨씬 예뻐 보일 텐데…….”

“그래? 정말?”

태화는 두 손바닥을 턱 아래에 꽃받침마냥 붙이고는 눈을 마구 깜작였다. 고개를 양옆으로 까딱이며 예쁜 척을 하는데 야단스럽기 짝이 없었다.

어떻게 입을 안 열어도 시끄러울 수 있을까. 상호는 한숨을 쉬고 손을 내저었다.

“그래, 그래. 계속 그러고 있어. 예쁘네.”

“진짜? 진짜루?”

“이제 또 안 예쁘다.”

“뿌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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