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02화 (302/501)

* * *

태화는 혹이 난 머리를 문지르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우씨, 혀 좀 넣는 게 뭐 어때서…….”

“남들 다 보는데 뭐 하는 짓이야.”

세희는 태화의 등짝을 치며 계단을 내려갔다.

상호와의 릴레이 키스 챌린지는 태화의 생떼와 난동으로 끝이 났다. 상호는 옷이 다 타버려서 갈아입으러 강당을 뛰쳐나갔고, 상호의 반 아이들은 대차게 망해버린 연극을 졸속으로 끝내고 내려왔다.

태화는 못내 아쉬운 듯 자꾸 꿍얼거렸다.

“그냥 바로 박았어야 했는데. 쯧…….”

“그랬다간 내가 니 엉덩이에 목검을 박았을 거야.”

“미친년…….”

아이들은 객석에 자리를 잡고 남은 공연을 관람하기 시작했다.

공연은 가지각색이었다. 마술도 있고.

“어! 사기야! 정령이 가져갔어!”

“마술은 원래 사기야, 바보야.”

합창도 있고.

“아~. 우리도 합창이나 할까. 아니네. 안 되겠네. 음치 한 명 있어서.”

“아아, 이태화? 걔 노래 진짜 못하더라.”

“너 천세희 노래 못 들었구나?”

춤도 있고. 차력쇼도 있고. 볼거리가 꽤나 있었다.

그렇게 마지막 공연까지 끝나고, 해련이 무대에 올라 모두에게 조심히 들어가라는 인사를 하고.

저 혼자 차곡차곡 정리되는 의자들 사이로, 학생들은 반마다 모여 쫑파티로 뭘 시켜 먹을지 논의했다.

상호의 반도 한데 모여 머리를 맞댔다. 참으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야, 우리 돈 얼마 벌었지?”

“30만 원.”

“우리 14명이잖아. 그럼 두당 2만 원이고. 둘이서 4만 원짜리 피자도 먹을 수 있겠네?”

“어, 다 쓰게? 다른 반은 이거 아껴서 방학식에 또 먹을 거라던데…….”

“뭘 아껴. 아끼면 똥돼. 먹고 죽어.”

“근디 둘이서 피자를 어케 나눠 먹노?”

“이 돼지는 쳐내.”

세희는 옥신각신하는 아이들을 한 발짝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세희야?”

중년 여자 목소리. 모르는 목소리. 세희는 눈을 깜작이며 뒤를 돌아보았다. 50대 정도로 보이는 여인이, 딸로 보이는 학생과 함께 서 있었다.

“누구…….”

세희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그럴 리는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았다.

그래도 그 나이대의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덥석 부르면, 저도 모르게 무심코 그런 상상을 하게 되어 버리는 것이었다.

“……세요?”

“세희 맞니?”

“네.”

“어머, 어머.”

여인은 손뼉을 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신기해하는 기색이었다.

“맞구나! 아줌마 옛날에 그, 하늘보육원에서 자원봉사했었거든.”

“……아.”

세희의 첫 보육원. 영아원. 천세희란 이름도, 생일도 그곳에서 받았다.

“안녕……하세요.”

덤덤한 분위기를 읽었을까. 여인의 웃음에서 씁쓸함이 묻어났다.

“기억 못 하나 보구나. 하긴 다섯 살까지밖에 못 봤으니까…….”

“네……. 죄송합니다.”

“죄송할 건 아니지. 오랜만에 보니까 옛날 생각이 다 나네. 이제는 젓가락질 잘하지?”

“네에…….”

생소한 기분이 들었다.

어릴 적의 자신을 아는 사람. 자신도 모르는 자신을 아는 사람. 가족이 있는 이들에게는 흔하디흔한 경험이겠으나, 세희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네.”

“정말……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네. 아줌마는 갈게.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네. 안녕히 가세요…….”

“잘 있어.”

멀어지던 여인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세희를 돌아보았다.

“아직도 머리를 땋는구나.”

여인은 그 말을 남기고 걸어갔다. 딸의 손을 잡고서. 세희는 멍하니 여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땋은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너무 어릴 적이라서.

‘……보육원.’

문득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가슴을 가득 메우는 쓸쓸함. 넘칠 듯한 공허감. 세희는 마음을 휘젓는 감정을 어찌하지 못한 채로 가만히, 멀거니 서 있었다.

“야, 세희야. 뭐하노. 니는 뭐 먹을 거…….”

“냅둬.”

세희에게 말을 거는 지윤을 태화가 붙잡았다.

“쟨 뭐든 잘 먹잖아. 걍 피자로 해.”

“아따~ 요 가스나 여친이라고 티 윽수로 내네.”

“……꺼져.”

뒤에서 둘이 뭐라 하든, 세희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세희는 여인이 떠나간 자리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아주 오랫동안.

* * *

익숙한 얼굴을 봤다. 보육원 시절. 가족처럼 지냈던 사람.

하지만 아는 척할 수가 없었다.

“……아으.”

말을 할 수가 없어서.

다혜는 세희에게서 멀어지는 여인을 흘끗하며 수갑 찬 손을 꼼지락거렸다.

‘이런 모습으로는 좀 그렇지.’

다음에 기회가 있을 것이다. 살아만 있는다면.

배에서 자꾸 꼬르륵 소리가 났다. 다혜는 곧 먹게 될 피자와 치킨 생각에 군침을 줄줄 흘리며 강당 밖으로 향했다.

* * *

“멍!”

단비가 귀를 쫑긋했다.

“우리 피자 왔어!”

“그걸 대체 어떻게 아는 거야?”

“오토바이 소리 들려요!”

“아니, 그걸로 어떻게 우리 건 줄 아냐고…….”

“들으면 알아요.”

“……그렇구나.”

상호는 융통성 있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저녁의 교실. 시간이 꽤 늦었지만 옆 교실에서도 왁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예현제를 끝낸 기념으로 쫑파티를 하고 있어서.

상호와 아이들도 교실에 한데 모여 있었다. 교복을 입은 미진과 함께.

나빛이 방글거리며 상호의 옷자락을 당겼다.

“선생님, 선생님~.”

“으응.”

“미진 선생님 어때요~?”

“어떠냐니……?”

“예쁘지 않아요?”

“예쁘…….”

……다고 말하면 개변태 취급을 받을 것이다. 상호는 황급히 말을 바꿨다.

“이상해, 엄청 이상해. 어울리지도 않고 완전 주책맞아. 나이가 몇인데 교복을 입…….”

빠악

“……으니까 되게 잘 어울리지, 그치? 본판이 어리니까 교복 입어도 어색하지가 않다, 이야~.”

“미성년성범죄자예요?”

“아니 어느 장단에 맞추라고…….”

“흥.”

미진은 눈물을 삼키는 상호를 째려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때 상호의 핸드폰이 울렸다.

상호는 몸을 일으켰다.

“배달 왔나 보다. 갔다 올게.”

“멍, 제가 맞죠?”

“그러게. 단비 대단하네.”

창문으로 갔다 오니 순식간이었다. 상호가 피자 아홉 판을 들고 교실로 들어서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피자 왔다!”

“감사합니다~.”

“야, 이거 포테이토다. 같이 먹을 사람?”

“나!”

“같이 먹어, 같이.”

책상에 피자를 늘어놓자 아이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공연 때문에 늦게까지 굶은 탓이었다.

저녁을 먹지 않은 것은 상호도 마찬가지라, 그도 아이들 사이에 끼어 피자를 한 조각 들었다.

“고생했다. 많이 먹고, 가서 쉬자. 내일부턴 다시 수업해야 하니까. 알지?”

“네~.”

아이들이 밝게 대답했다.

다들 피자를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오늘 뭐를 샀네, 뭐를 했네. 뭐 때문에 힘들었네. 1학년 아이들이 특히 질문이 많았고, 2학년 한국인 아이들이 주로 대답을 했다.

“언니들 1학년 때 뭐 했댔지? 카페?”

“엉. 설미 쌤 알제? 설미 쌤 반에 꼽사리 꼈다.”

“그러면 그땐 돈 얼마 받았어?”

“못 벌었제.”

“쫑파티는?”

“했겠나. 그냥 저녁 먹었제. 근디 대신에 좋은 거 했다.”

“뭔데?”

“쌤 여장…….”

상호는 황급히 지윤의 입에 피자를 처박았다.

“이야~, 지윤아. 이거 맛있다. 먹어봐봐.”

“웁! 우부붑, 쌤예!”

“맛있지? 그치?”

“지는 파인애플 피자 안 묵습니더. 이런 걸 막 넣으면 우짭니꺼. 쌤 설마 이런 거 좋아하심꺼?”

“응? 파인애플…… 싫어해?”

“부웨엑~.”

지윤은 토하는 시늉을 하고는 반쯤 씹다 만 피자를 상호의 입에 욱여넣었다.

“쌤이나 드이소.”

“앗! 돼지년아! 은근슬쩍 간접키스 하지 마!”

“니는 그딴 거만 보고 자빠짔나. 니 맘대로 생각해라 마. 세상 사람들이 다 지같은 줄 아노…….”

“참나, 아니라고는 말 못하네.”

“꾸꾸야~, 내려와. 엄마 밥 먹어야 돼~.”

“뺙.”

“혁구가 토핑이 됐어…….”

소란 사이로 쓸쓸한 눈빛이 보였다. 상호는 피자를 우물거리며 말없이 세희를 바라보았다.

오늘따라 말이 없었다. 원래도 조용한 편이기는 했지만.

“세희야.”

“아, 네.”

“좀 있다가 수업하자.”

“네.”

세희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들이 피자를 해치우는 속도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슬슬 배가 부른 모양이었다. 그래도 지윤은 지칠 줄 모르고 계속 먹고 있었다.

상호는 세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멍, 더 안 드세요?”

“응. 배불리 먹었어. 맛있게 먹고 잘 치워. 가자, 세희야.”

“네.”

둘은 나란히 교실을 나섰다.

* * *

수업을 하자는 말은 핑계였다. 축제날이라 밤늦게까지 아이들이 운동장을 거닐었고, 옷도 전투복이 아니었다. 그래서 상호는 굳이 검을 가져오지 않았다.

스탠드의 가장 낮은 층.

둘은 어깨가 붙을 만큼 가까이에 붙어 앉았다.

“세희야.”

“네.”

“무슨 일 있었어?”

“……별것 아녜요.”

별것이 아니라도 듣고 싶었다. 상호는 세희의 어깨를 감쌌다.

시간이 조금 흐른 후.

더 보챌 필요 없이, 세희가 스스로 입을 열었다.

“절 아는 분을 만났어요.”

“너를 아는 분?”

“네. 보육원에서 뵈었나 봐요. 저는 어릴 때라 기억이 안 나지만.”

“아하…….”

가족 생각이 났나 보다. 상호는 말없이 세희의 등을 토닥였다.

세희는 상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로 그의 손길을 느끼다가, 귀를 기울여야 간신히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

“선생님.”

귀를 기울이고 있던 터라, 들을 수 있었다.

“응.”

“선생님도 제 모든 걸 알진 못하겠죠?”

상호는 얼른 대답하지 못했다.

“……그렇겠지.”

“저도 모르는 제가 있어요. 그래서 선생님한테 다 알려드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요.”

세희의 눈에 어둑한 가을 공기가 담겼다.

“제가 아는 제 모습을 알고.”

지금의 자신과.

“제가 모르는 제 모습까지 아는 사람.”

과거의 자신을 동시에 아는.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관계야말로 가족.

“……라는 생각을, 잠깐 했어요.”

세희는 설핏 웃으며 말을 맺었다.

상호는 그런 세희의 미소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너한테도 가족은 있어.”

“그럼요.”

세희의 눈빛이 따뜻해졌다.

“눈앞에 있어요. 그런데…… 그래도. 사랑이랑은 조금 다른…… 무언가가 있어요. 그게 남들한텐 있는데, 저한테는 없어요.”

따뜻해도 여전히 쓸쓸한 목소리였다.

있다. 그런 사람이 세희에게도 있다. 상호는 당장이라도 진실을 밝혀 세희의 외로움을 지워주고 싶었지만, 다혜의 뜻을 알 수 없어서, 다혜를 존중하기 때문에, 알려주지 않았다.

대신에 다른 말을 꺼냈다.

“누군가를 완전히 안다는 건 불가능해.”

땋은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부모라고 해서 자식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도 아니야. 네가 바라는 건…… 찾고 있는 건, 가족이 있는 사람들도 쉽게 찾지 못하는 거야. 다들 원하지. 누구나 원해.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해주는 사람을……. 하지만 죽는 날까지 못 찾는 경우가 허다해.”

“그런가요.”

“그러니까 그런 데에 너무 연연하지 말아.”

아직 어려서 어쩔 수 없겠지만.

그의 말을 들은 세희는 약간 홀가분해진 표정으로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조금은 도움이 된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부 털어버리지는 못했고.

상호도 그걸 알아서 마음 한구석이 아려왔다.

“일어날까?”

“네.”

“가서 일찍 자. 답 없는 문제로 고민하는 게 제일 바보 같은 일이라는 거, 알고 있지?”

“네.”

“그래. 들어가자.”

둘은 손을 잡고 기숙사를 향해 걸어갔다.

상호를 늘 이별과 외로움으로 괴롭히던 가을의 밤바람이, 이제는 세희의 머리카락을 훑고 지나가는 중이었다.

294. 선물

다음 날 아침.

상호가 거울을 바라보며 멍하니 양치를 하는데,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아저씨.”

“응?”

돌아보니 혜소가 뭔가를 들고 서 있었다. 상호의 손만 한 작은 상자.

“저도 학교 같이 가도 돼요?”

“응, 상관없어. 선물 갖다 주려고?”

“네.”

“뭔지 물어봐도 돼?”

상호가 묻자 혜소는 상자를 뽈칵 열어 보였다. 안에는 검고 동그란 선글라스가 들어 있었다.

“선글라스요.”

“이츠키 주려고?”

“네.”

만날 때마다 눈을 못 뜨니까. 저번에 평가를 방해했을 때의 사과도 겸해서일 터였다.

상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같이 가자.”

* * *

그래서 교무실로 혜소를 데리고 출근했는데.

“어, 강 선생!”

“강 선생님!”

교사들이 상호를 향해 달려왔다.

X급인 게 들켰을 때도 이런 반응은 아니었는데. 뭔 사고라도 났나. 상호는 문고리를 잡은 채로 엉거주춤 굳어 버렸다.

“왜들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

“그 아이 강 선생 아이야?”

“비슷해요. 근데…… 혜소는 왜요?”

“이거, 이거.”

교사들의 손목과 목에는 혜소가 팔던 염주가 차여 있었다. 교사들이 살짝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거 효과가 있나 봐요!”

“……효과요?”

“응! 어제 샀는데, 기왕 산 김에 차고 잤거든요? 근데 아침에 일어나는데 엄청 개운해! 깜짝 놀랄 정도로!”

“에이, 기분 탓이겠죠…….”

“건흠 선생님은 금전운 염주 샀는데, 오다가 오백원 주우셨대요!”

“그거 참…… 너무…… 소박하네요.”

“다들 그런 걸 느꼈대요. 진짜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강 선생님은 염주 안 샀어요?”

“저는 그다지…….”

“한번 사 봐요. 어머, 얘야. 혹시 염주 더 파니?”

“많이 팔면 효과 떨어져요.”

혜소는 교사들에게 둘러싸여 한껏 관심을 독차지했다. 상호는 그런 혜소와 교사들을 멀뚱히 바라보다가 자리로 걸어갔다.

자리에 앉은 미진이 그를 흘끗했다.

“쯧.”

“……이젠 인사도 안 해줘요?”

“흥.”

대답도 안 하려는 모양이다. 상호는 출석부를 집으며 물었다.

“미진 씨는 염주 안 샀어요?”

“네. 그런 거 잘 안 믿어서.”

“혜소한테 말해서 건강운이라도 하나 얻어봐요.”

“선배는 그런 거 믿어요?”

“나도 믿지는 않는데.”

사실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는 있었다. 이츠키가 눈을 못 뜰 정도로 강한 주력을 가진 혜소니까.

“건강하면 좋잖아요, 뭐. 그냥 음이온 팔찌 같은 거라 생각해요.”

“왜 그렇게 세일즈맨처럼 판촉을 하는 거예요? 혜소가 돈 벌면 떡고물 떨어져요?”

“……그런 게 있긴 한데, 그것 때문은 아니고……. 그냥 공짜로라도 얻어 봐요. 미진 씨한테는 혜소도 공짜로 줄 테니까.”

“알아서 할게요.”

“그래요, 알아서 해야죠…….”

상호는 한숨을 쉬고 혜소에게 걸어갔다.

“가자, 혜소야.”

“아, 네. 선생님들 안녕히 계세요.”

“응, 혜소 또 봐~.”

“다음에는 연봉 오르는 염주 만들어 올게요.”

완전히 교무실의 아이돌이 된 혜소는 교사들에게 허리를 꼬박 숙이고, 상호와 함께 교무실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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