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시끄러운 애들 쳐내고, 또 너무 조용한 애들도 쳐내고. 그러다 보니 남은 게 서로라서 같이 어울려 다녔을 뿐, 좋아서 친하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둘 사이의 인사는 아주 짧았다.
“안녕.”
“응.”
가은은 고개를 까딱였다.
시작하자는 뜻은 옆걸음으로 알렸다. 가은이 걷자 이서도 따라서 반대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둘 다 대화는 필요 없다는 암묵의 동의를 한 것이었다.
하지만 가은은, 그래도 궁금한 것이 있었다.
“이서.”
이서는 눈을 끔뻑였다.
“엉?”
“넌 열심히 하는 이유 같은 게 있어?”
너는 날라리면서 뭘 그렇게 열심히 하냐, 뭐 그런 뜻인 것 같았다. 이서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기웃했다.
“딱히 열심히 하고 있는 건 아닌데.”
“그럼?”
“그냥 하다 보니까 되던데.”
요즘은 덜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은율과 세희에게 대련을 빙자한 구타를 당했었다. 그 과정에서 안 맞으려고 발악을 하다 보니 이서 자신도 모르게 실력이 향상되어 있었다.
이서는 칼을 까딱여 가은을 가리켰다.
“굳이 따지자면 네가 더 열심 아닌가? 너야말로 왜 열심히 하는 거야?”
“난 하고 싶은 게 있어서.”
경찰이 되어서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갈 것이다. 가은은 검을 살짝 들어올렸다.
“간다.”
“그래.”
이서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자기가 먼저 달려들었다.
가은도 이서를 향해 뛰었다. 검기를 칼에 두르고. 둘 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작정하고 일합에 끝내버릴 요량으로.
훅……
서로가 일으킨 바람이 서로에게 닿았다.
이서의 칼끝이 가은의 목을 향해 날아갔다. 속도가 가은의 예상보다 빨랐다. 어쨌거나 2학년을 상대해 본 이서였기에.
‘윽……!’
가은은 이를 악물었다.
짧은 검. 단검에 가까울 정도로 짧은 검. 헌터 경찰 시험에서 가장 채용률이 높은 무기. 이걸로 그 누구든 쓰러뜨릴 수 있다는 걸, 선생에게,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증명해야 했다.
“크으……!”
가은은 검을 찔러 들어갔다. 이서의 허리를 향해서.
곡선을 그리는 손과 직선을 그리는 손. 그러나 이상하게도 곡선을 그리는 손이 더 빨랐다.
가은의 목에 서늘한 예기가 느껴졌다.
‘……진다고?’
이미 저번 중간평가에서도 밀렸는데.
왜. 도대체 왜.
‘X급에게 배우지 않아서?’
그런 이유는 용납할 수 없다.
가은의 눈이 시퍼렇게 번득였다.
퍼억
“……윽.”
검을 맞은 몸이 비틀거렸다.
이서는 자신의 배를 때린 검을 내려다보았다. 짧은 검에 푸른 검기가 손가락 길이만큼 솟아나 있었다.
검강.
“뭐야…….”
이서는 헛웃음을 쳤다.
“훨씬 강하네.”
그러고는 배를 움켜잡으며 쓰러졌다.
가은은 얼떨떨해서 멍하니 서 있었다.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머릿속에 얼른 입력이 되지 않았다.
강기.
강기를 만들었다.
‘어떻게 했지……?’
결계가 내려가고, 승리를 알리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가은은 우승을 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방금 자신의 손과 검에 남았던 감각을 어떻게든 되살려보려고 애썼다. 눈을 감고서.
그녀는 그렇게 검을 만지작거리며 하염없이 서 있었다.
* * *
“땄다!”
상호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움켜쥐었다. 그의 옆에서는 나빛이 미래의 태블릿을 쳐다보며 망연자실해하고 있었다.
“으잉……. 이서 졌어…….”
“그러니까 도박 같은 건 하지 마라, 나빛아.”
“2학년 결승에선 꼭 딸 거예요!”
“……듣고 있니?”
그는 진땀을 흘리며 나빛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쨌든 가은이 이겼으니, 그는 아이들에게서 소원권을 따냈다. 즉 아이들의 소원권의 총합을 줄였다. 그것만으로도 그에겐 분명한 이득이었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데,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뭘 따요?”
“……켁!”
돌아보니 해련이 미래에게서 팝콘을 받아 우물거리고 있었다.
“도박이라도 했어요?”
“그으……럴…… 리가요……. 크흠.”
“교사가 그런 거 하면 안 돼요. 알죠?”
“그럼요, 그럼요…….”
상호는 헛기침을 했다.
안 그래도 해련에게 잘못한 게 있어서 속이 뜨끔거렸다. 그는 해련의 표정을 살피며 넌지시 물었다.
“진행교사 일은 별탈 없으셨어요?”
“응? 아아. 중간에 속상해서 다른 사람한테 넘겼어요.”
속상하다는 건 아마 하솔이 졌을 때를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다른 사람한테 맡겼다니.
“누구한테요?”
“류 이사장.”
“…….”
교장에게 짬 때리는 교사와 이사장에게 짬 때리는 교장.
상호는 입맛을 다시고 아이들을 돌아보았다.
“이제 2학년 결승이네. 가은이랑 이서 데려와서 다 같이 보러 가자.”
“네.”
황금빛 양탄자가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 * *
세희는 목검을 늘어뜨리고 은율을 바라보았다.
“우리 몇 번째지?”
은율이 나직하게 대답했다.
“아주 많지.”
평가에서도 자주 만났고, 대련도 수없이 했다. 방과 후 수업을 함께 듣는 사이라서.
세희 자신과 대련을 가장 많이 한 상대는 아마 태화겠지만, 작년을 제하고 올해만 따지면 은율이 훨씬 더 많았다.
둘은 이제 서로의 움직임만으로도 서로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서로의 강점과 약점도, 너무 잘 알았다.
‘소모전으로 끌려가지만 않으면…….’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세희가 눈속임을 위해 살짝 검을 까딱이는데, 은율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세희.”
“응?”
“작년에 처음 싸웠을 때 기억나?”
“응?”
갑자기 그 이야기는 왜 하는 걸까.
“그건 왜?”
“그때부터 궁금한 게 있었어.”
은율이 검을 칼집에 집어넣었다.
세희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라서 눈을 깜작이다가, 곧 작년의 기억을 떠올려내고 흠칫했다.
검도 안 뽑을 정도로 자존심 싸움을 했을 때.
“내공 없이. 순수하게. 누가 빠른지…….”
은율이 살짝 웃었다.
“궁금하지 않아?”
“……그치.”
세희도 목검을 허리에 붙였다.
“궁금하지.”
그리고 검지와 엄지로 칼집의 입을 만들었다.
둘은 원을 그리며 돌기 시작했다. 왼쪽으로.
둘 다 오른손잡이. 검을 뽑은 상태에서는 왼쪽으로 걷는 것이 수비적인 자세지만, 검을 왼쪽에 납도한 상태에서는 왼쪽으로 걷는 것이 공격적인 자세였다. 왼쪽에서 뽑으면 오른쪽으로 공격하게 되므로.
둘은 그렇게 서로에게 오른쪽을 보이며, 왼쪽으로 걸었다.
문득 궁금해지는 게 있었다.
“그때. 누가 먼저 달려들었지?”
“너였어.”
“그랬나.”
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번엔 동시에 갈까?”
“그래.”
은율도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더 이상 거리를 좁히지 않았다. 옆으로 걷지도 않았다. 그저 서로의 몸에 집중하며 시작을 기다릴 뿐.
그러기를 십여 초.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땅을 박찼다.
후욱……
목검이 공기를 갈랐다.
칼집도 없고, 무게도, 공기의 저항도 다르지만, 세희는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았다. 목검도 검이니까.
목검의 날이 은율의 허리를 향해 날아갔다.
쉬익……
은율의 칼도 세희의 허리를 향해 날아왔다. 그때와는 달랐다. 그때는 세희의 검을 막아서 부쉈었는데. 이번에는 둘 다 공격.
속도, 오로지 속도만이 중요했다.
‘빠르게…….’
세희는 모든 것을 잊고 오로지 검에만 집중했다.
‘더 빠르게…….’
언젠가 외었던 말을 다시금 되뇌며.
곧 서로의 칼이 목표를 향해 날아들었다.
* * *
“……이러면 어떻게 해요?”
나빛이 소원권을 꼭 쥔 채로 눈을 깜작였다.
“무승부예요……?”
“아니.”
그런 건 없다. 다시 휘둘러 쓰러뜨리는 쪽이 승자.
땅으로 내려온 상호는 경기장 위를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세희가 이길 거야.”
“선생님은 은율이한테 거셨잖아요.”
“네가 그러라매…….”
“으헤헤헤…….”
나빛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웃었다.
세희와 은율은 서로의 몸에 검을 댄 채로 가만히 서 있었다. 눈을 몇 번 깜빡일 만큼 시간이 흘러도 그대로.
그 모습을 본 태화가 눈살을 찌푸렸다.
“뭐하냐~. 빨리 끝내~. 랍스타 먹으러 가게──!”
“조용히 해, 임마…….”
상호는 마음을 졸이며 손을 좀스럽게 꼼지락거렸다. 은율이 이겨야 아이들의 소원권을 회수할 수 있는데.
심지어 이번 결승은 판이 컸다. 소원권 수백 장의 규모였다.
‘제발…….’
마음씨 착한 세희가 은율에게 져주지 않을까. 그는 필사적으로 하늘에 빌었다.
‘제발……!’
하지만 먼저 움직인 것은 세희였고.
목검이 은율의 이마를 가볍게 쳤다.
콩
귀여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으아아악!’
상호는 속으로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소원권 수백 장이 아이들에게 풀려 버렸다.
“아싸! 50장 땄다! 헤헤헤…….”
“멍, 내 소원권…….”
“조금만 더 걸걸, 에이…….”
“쌤만 믿고 걸었는디 이게 뭡니꺼! 책임지이소!”
“소원권이 복사가 된다고! 꺄하~, 천세희만 꿀 못 빨았네~.”
“언제 주실 거예요?”
아이들이 싱글벙글 웃었다.
도박에 맛들리면 안 되는데. 하지만 이미 그도 동참해 버려서 할 말이 없었다.
상호는 고개를 푹 숙였다.
“나중에…… 나중에 줄게.”
“그럼 그때 나도 불러요?”
“네?”
퍼뜩 고개를 들어보니 해련이 웃고 있었다.
“나도 한 장 걸었거든.”
“……드린 적이 없는데요?”
“빌렸지. 나빛이한테 한 장 빌려서 두 장 만들고 한 장 돌려줬어. 그니까 한 장만 주면 돼.”
“아니……, 학생이 아니시잖아요!”
그 말에 해련이 음흉하게 웃었다.
“아하~. 학생이 아닌 게 문제다~?”
“당연하죠!”
“음~. 그래. 알겠어. 잘 알았어요.”
뭘 알았다는 걸까. 상호의 등에 진땀이 줄줄 흘렀다.
해련은 마지막으로 빙긋 웃어 보이고는 뒤돌아서 유유자적하게 걸어갔다.
상호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또 뭔 짓을 하려고…….’
그때 경기장 쪽에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세희가 살짝 웃었다.
“우승했어요.”
“그래.”
상호는 한숨을 삼키고 씩 웃었다.
“잘했어. 은율이랑은 제대로 싸우진 않았지만…… 뭐 마지막쯤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겠지. 아, 은율이도 잘했어.”
“네. 근데…….”
은율은 그들에게 다가오면서 고개를 기웃했다.
“무슨 일 있었어요? 다들 표정이…….”
누구는 기뻐하고, 누구는 분통을 터트리고. 주식이나 경마의 그것을 퍽 닮아 있었다.
상호는 헛기침을 하며 얼버무렸다.
“그냥……. 평가 때문이지 뭐. 등수 때문에…….”
그때 태화가 깝죽거렸다.
“천세희 등~신~. 남들 다 버는 장에서 지만 못 벌었대~요~.”
“뭐?”
세희의 눈빛에 한기가 깃들었다.
“뭘 벌어?”
“소원권. 난 60장 땡겼지~롱~. 니가 이겨가지~고~.”
“…….”
세희의 손끝에서 하늘색 불꽃이 피어올랐다.
“선생님.”
“으, 으응……?”
“해명할 기회를 드릴게요.”
상호는 식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아니, 아니 그게……. 나는 그냥……, 나빛이가 하자고 해서…….”
“구차하게 변명하지 마세요.”
“해명하라며……!”
“되도 않는 변명을 하라고 하지는 않았어요.”
“아니……, 잠깐만, 은율이 너는 왜?!”
“도은호.”
“……응?”
“때찌야.”
“아니 얘들아, 이젠 어른일 때까지……!”
“때찌.”
세희와 은율의 손이 상호의 이마를 찰싹찰싹 쳤다.
처음엔 가볍더니 슬슬 얼얼해진다. 상호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부여잡고 뒤로 피하려 했지만, 누군가들이 그를 꽉 붙들었다.
소원권을 탕진한 아이들이었다.
“어디 가입니꺼. 벌은 받고 가이소.”
“얘들아……?”
“투자 사기꾼. 멍.”
“얘들아……!”
“때찌.”
그는 그렇게 아이들에게 애정 어린 구타를 당했다.
284. 서로 알아가는 관계
“수고하셨습니다~.”
“아, 예.”
혁은 고개를 꾸벅 숙이는 교사들을 쓱 둘러보았다.
“정리하시고 들어가 쉬세요. 먼저 갑니다.”
“예.”
교사들은 다시 고개를 꾸벅 숙이고 운동장으로 돌아섰다.
설미는 흙의 정령을 불러 운동장을 정리시켰다. 솟았던 경기장이 평평해지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귀 바로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와, 이거 편해 보이네요.”
“꺅!”
설미는 화들짝 놀라 몸을 움츠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상호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뒷목을 긁적이고 있었다.
설미의 입술 사이에서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놀랐잖아…….”
“놀래키려는 건 아니었는데.”
상호는 남들이 못 듣게 목소리를 낮췄다.
“평가도 끝났는데, 저녁에 한잔 할래요?”
“어…….”
설미는 당황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괜찮겠어?”
“내가 물었잖아요. 그건 이제 누나 맘대로죠.”
살짝 고개를 숙여 가까워진 상호의 외눈이, 설미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저번에 말했잖아요. 술 한잔 하자고.”
“응…….”
“정해요. 저녁에 볼래요, 안 볼래요?”
어째서일까. 목소리가 평소보다 굵고 낮게 느껴졌다.
설미는 고개를 푹 숙이고 손을 꼼지락거리다가, 그 목소리를 듣고 무심코.
“……응.”
대답해 버렸다.
* * *
“랍스타.”
“랍스타.”
태화와 지윤이 창문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침대에서 평가날 오후의 자유를 만끽하던 상호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가, 곧 둘을 보고 한숨을 쉬며 베개에 머리를 누였다.
“안 피곤해? 좀 쉬어, 너희도…….”
“밥 먹는 데에 무슨 피곤하고 자시고야.”
“저번에 먹어 봤잖아…….”
“싸구려 말고! X나 비싸고 큰 거!”
“지는 싸구려도 못 먹어 봤심더.”
창턱을 넘어 다가온 지윤이 그의 옆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지도 첨으로 10등 안에 들었는디, 함 가입시더~.”
“주말에 가자, 주말에……. 쌤 오늘 약속 있어.”
“또 세희입니꺼.”
지윤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자~알 갔다 오이소. 지들은 쫄쫄 굶고 있겠심더.”
“아니 왜 굶어…….”
상호는 힘없이 손을 까딱였다.
“주말에 가자. 주말에…….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들이랑 회식할 거야.”
시뻘건 거짓말이었다. 다른 교사들이 아니라 설미 한 명이고, 회식이 아니라 개인적인 술자리.
그래도 태화와 지윤은 잘 속아주었다.
“그럼 주말에 가는 거야?”
“그렇다니까. 내가 약속하고 안 지킨 적은 없잖아.”
“어어? 어디서 날조를 하려고 들어!”
“……있던가?”
기억엔 없는데. 상호는 헛기침을 하고 옆에 누운 지윤의 배를 콕콕 찔렀다.
“밥 잘 챙겨 먹어. 굶지 말고.”
“쟤가 굶을 것 같아? 하긴 뭐, 관심이 없으니 알 리가 있나.”
태화의 말에 상호의 옆에 누워있던 지윤이 고개를 퍼뜩 들었다.
“니 머라캤노?”
“맞잖아? 쌤이 너한테 관심이 있었으면 니가 굶을 리 없다는 걸 모르겠냐?”
태화가 상호의 옆에 걸터앉으며 코웃음을 쳤다.
그 말이 역린을 건드렸을까. 지윤은 콧김을 내뿜으며 태화에게 와락 달려들었다. 상호의 몸 위로.
“니는 거 뿔하고 꼬리만 없었으믄 쌤 반에 오지도 못했다 아이가. 확 마, 쌔리 뽀사 뿐다 니. 이리 온나!”
“아 씨, 꼬리 잡지 말라고! 이거 안 놔?!”
“대체 왜 내 위에서 그러는 건데…… 악!”
“오늘 끝장을 보자, 잉? 딱 대라카이!”
“해 봐! 해 봐! 우쒸…….”
“얘들아, 팔꿈치, 팔꿈치…… 커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