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얘들아!”
상호는 아이처럼 환하게 웃으며 교실로 뛰어 들어갔다.
“선생님 돌아왔……?”
“선생님~. 어?”
나빛이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손에 기다란 가발을 든 채로.
“왜 다시 늙었어요……?”
“아니 늙은 게 아니라 원래대로…… 끄응, 저기……, 그 가발은 뭐야?”
“선생님 여장시키려구…….”
상호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왜?”
“어릴 때 여장시키면 귀엽잖아요…….”
“…….”
아이들은 그를 향해 실망 가득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선생님 늙었어…….”
“안 귀여워…….”
“안 쪼끄매…….”
“안 부드러워…….”
어른 상호보단 꼬마 상호가 더 인기가 많은 듯했다.
상호는 정신을 차리고 교탁으로 걸어가 씩 웃었다. 하지만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입술의 움직임이 어색했다.
“그래도 오랜만에 선생님이랑 전투수업 할 수 있게 됐잖아. 좋지? 응?”
“귀여운 선생님이 더 좋아요…….”
“그래……?”
이번엔 상호가 슬픈 표정을 지었다.
“선생님은 드디어 너희랑 대련할 수 있게 돼서 엄청 기뻤는데…….”
“울지마! 추해!”
“……이젠 내 심장이 터지겠다, 야.”
상호는 한숨을 푹 쉬었다.
“하여튼, 어제 전투수업 못한 만큼 오늘 할 거니까, 갈아입고 밖으로 나와.”
“네~.”
아이들은 언제 시무룩했냐는 듯 밝게 대답했다.
* * *
어제는 온종일 교실에 있었고, 꼬마 상호를 지키려는 아이들이 문을 걸어 잠그고 창문을 가리는 바람에 알지 못했지만, 오늘 이렇게 운동장으로 나와 보니 바뀐 취급이 실감이 났다.
상호는 본관 창문을 꽉 메운 학생들을 흘끗했다.
‘……부담스럽네.’
학생뿐만이 아니라 선생들도 언뜻언뜻 보였다. 상호가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칠지 궁금했던 것이리라.
본관 중앙 입구에서는 해련이 수업을 탈주한 학생들을 잡아내고 있었다. 땡땡이를 치고서라도 구경을 하겠다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었다.
‘부담스러워…….’
차라리 옥상으로 갈까. 옥상은 싸우기엔 좁아서 싫은데.
고민하던 상호는 어쩔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아이들을 돌아보았다.
‘이 취급에도 익숙해져야지.’
그게 정답일 터였다.
아이들, 그리고 미진은 스탠드에 앉거나 서서 상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그 앞으로 걸어가 아이들을 마주했다.
“오랜만이네. 그치?”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업하기 전에 먼저 알려줘야 할 게 있어서 이렇게 미진 선생님까지 모이라고 했어.”
진지한 목소리에 아이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집중했다.
“뭔데요?”
“수업 내용이 조금 바뀔 거야.”
상호는 아이들을 눈으로 쓱 훑었다.
“너희들도 이제 알지? 선생님은 선생님이기만 한 게 아니라는 거.”
“예.”
“선생님한텐 헌터의 의무도 있어.”
헌터의 의무란, 주어진 목표를 토벌하는 것.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을 때까지.
“선생님이 그 의무를 다하려면, 세희를 집중적으로 가르쳐야 해.”
아이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세희요?”
“세희 언니요?”
상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세희가 나랑 무공이 같아.”
“진짜요?”
단비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꼬리를 마구 흔들었다.
“멍, 난 왜 몰랐지…….”
“나도 몰랐습니다.”
눈을 끔뻑이는 이츠키의 옆에서 은율이 물었다.
“왜 세희만이에요……?”
“내가 제일 빨리 강하게 키울 수 있는 게 세희니까.”
상호는 은율과 눈을 마주쳤다.
“너희도 분명 나만큼 강해질 수 있어. 내 생각보다 빠를 수도 있겠지. 그래도 내가 지름길을 만들어 주진 못해. 다만 딱 한 명…… 세희만은 내가 지름길을 만들어 줄 수 있어. 어느 정도는. 뭐 그건 세희가 운이 좋았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
아이들은 잠자코 귀를 기울였다.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도 있어. 그렇지만 나는 그 악마에게서 너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거고…… 거기에 제일 적합한 게 세희일 뿐이야.”
미래는 그래도 궁금한 게 있는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물었다.
“지름길이 뭐예요?”
“내공.”
상호는 검지를 들어 천색창염을 피웠다. 3cm 정도.
“이게 강기 위의 강기, 초강기라는 거야. 이걸 이만큼 만들려면 은율이는 지금 내공의 다섯 배가 필요해.”
“다섯 배…….”
은율이 힘없이 중얼거렸다.
“그 정도인가요.”
“응. 네 아버지 정도라면 칼 표면에 씌우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얼마 유지하지 못하고 퍼져버릴 거야.”
S급 헌터들도 못 만드는 게 초강기. 악마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공격해 올지 모르는 지금, 상호에겐 세희를 제외한 아이들을 S급 이상으로 키워낼 시간이 없었다.
“딱히 편애하는 건 아니니까 이해해 줘.”
“편……!”
상호는 내공을 뻗어 태화의 혀를 꾹 눌렀다.
“으붸벳! 디러!”
“내공인데 뭘 드러워 임마. 편애라고 해도 어쩔 수 없어. 이해해 주라, 얘들아.”
“네…….”
아이들은 싱숭생숭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특히 은율, 그리고 나빛.
나빛이 입술을 삐쭉 내밀며 중얼거렸다.
“저도 선생님 수제자인데…….”
그런 건 또 언제 정했을까. 상호는 헛기침을 하고 미진을 보았다.
“하여튼 그래서, 저는 세희 위주로 수업할 거니까, 미진 선생님이 다른 아이들 지도해 주세요.”
“네.”
여전히 사무적인 목소리.
그는 쓰게 웃고 세희에게 손짓했다.
“세희. 따라와.”
세희는 말없이 일어나 상호에게 다가왔다.
세희도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고 있었는지, 자꾸 본관 쪽을 흘끔거렸다. 상호는 그 모습을 보고 세희의 등을 살짝 쳤다.
“시선이 부담스러워도 집중해야 해. 알지?”
“네.”
“시작하자.”
그가 검을 뽑자 아이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다른 아이들의 수업을 맡겨 놓은 미진까지도 그와 세희를 지켜보는 중이었다.
다들 헌터니까. 강함에 대한 관심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상호는 그렇게 여기고 검을 까딱였다.
“들어와.”
“네.”
세희는 곧바로 땅을 박차고 상호에게 달려들었다. 검에 천색창염을 한껏 두른 채로.
상호는 검에 내공을 불어넣지 않았다.
“잘 봐.”
세희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
잘 보라더니 사라져 버린다. 세희는 살짝 당황하며 반사적으로 땅을 박차고 옆으로 뛰었다.
퍼억
“……끄윽!”
복부에 가해진 충격. 세희의 몸이 공중으로 튕겨져 올랐다.
그 모습을 본 은율이 중얼거렸다.
“세희, 목걸이 안 했지?”
나빛이 흠칫했다.
“어, 맞아, 목걸이……. 선생님. 목걸이…….”
하지만 상호는 대꾸하지 않았다. 눈앞에서 비틀거리는 세희를 향해 검을 까딱일 뿐이었다.
신경 쓰지 말고 집중하라는 듯이.
“……으.”
세희는 땅에 침을 탁 뱉고 자세를 가다듬었다.
푸르른 하늘색 강기가 다시금 상호에게 날아들었다.
‘그래.’
상호는 호신강기도 두르지 않은 손으로 세희의 검 옆면을 쳐냈다.
‘집중해.’
그리고 세희의 목을 움켜잡았다.
“컥, 윽…….”
세희는 포기하지 않고 상호의 머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고, 상호는 이번에도 강기 없이 세희의 검을 잡았다. 검지와 엄지만으로.
세희의 목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끅……!”
세희는 발버둥을 치다가 상호의 고간을 노리고 발차기를 날렸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상호가 그동안 전해왔던 가르침을 제일 충실하게 실천하는 아이.
상호는 세희의 성의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희의 발차기를 마주 걷어차고, 명치를 손끝으로 가격했다.
“쿠훕!”
급소를 정통으로 맞은 세희는 더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럼에도 상호는 멈추지 않고, 세희의 팔목을 발로 꾹 밟았다.
“윽…….”
“쓰러졌을 때 편하면 안 돼.”
나직한 목소리였다.
“쓰러지면 공격당하는 거야. 그게 상식이야. 쓰러졌을 때 몸이 편하면 그게 습관이 되어버려.”
저기 앉아 있는 아이들은 모른다. 마음이 약해서 차마 가르쳐주지 못했다. 하지만 세희는 달랐다.
달라야만 했다.
“일어나. 일어날 때까지 밟을 거야. 점점 강하게. 네 팔목이 부러지더라도.”
“아……!”
그가 발에 힘을 주어 누르자 세희가 버르적거리며 숨을 헐떡였다. 하지만 급소를 맞은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을 터.
그래도 일어나야 했다.
“일어나.”
“으…….”
“일어나라고.”
“으……!”
세희는 결국 팔을 비틀어 빼고 벌떡 일어났다.
상호는 만족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세희의 명치에 손끝을 날렸다.
퍽
“끅!”
“항상 행동해야 해. 피하든 공격하든. 넋 놓고 있으면 쓰러진 거랑 다를 바가 없어.”
상호의 발이 다시 세희의 팔목을 밟았다.
“네가 나를, 내 모든 움직임을, 내 주변에 있는 것까지, 모든 것을 경계하게끔 만들 거야. 너는 그래야 해. 그러니까…….”
상호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처맞을 각오, 단단히 해.”
퍼억
“끄흐으윽!”
복부를 얻어맞은 세희가 땅을 굴렀다.
격통이 심한지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했다. 숨도 쉬지 못하고, 배를 부여잡고 다리를 버둥거렸다.
“으, 으, 으으……!”
상호는 주먹은 거뒀지만 발에는 힘을 주었다. 꽉 깨문 입술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싫어도 해야만 하는 일.
생사경을 티끌만큼이라도 맛보여 주기 위해서.
“일어나.”
수업은 계속 이어졌다.
260. 더 가까이
“으…….”
세희가 비틀거리다가 흙바닥에 쓰러졌다.
상호는 이번에는 세희의 팔을 밟지 않았다. 기절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대신에 조심스럽게 안아 들었다.
“나빛아.”
“아, 네…….”
스탠드에서 나빛이 부리나케 달려왔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손이 세희의 다친 곳을 쓸고 지나갔다. 칼에 베인 상처, 가슴팍의 멍, 팔목의 골절.
상호는 치료되어 가는 세희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나빛아.”
“네.”
“세희랑 잘 놀아 줘.”
“……네.”
나빛은 굳게 고개를 끄덕였다.
치료는 금방 끝났다. 나빛의 성력도 이제 상당히 강한 수준이라서.
“다 됐어요, 선생님…….”
“응.”
상호는 나빛의 머리를 쓰다듬고 스탠드를 향해 돌아섰다.
다들 얼어 있었다.
아이들도, 미진도. 구경하는 학생들도.
그나마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은 태화와 지윤이었다.
“너희한테까지 이런 수업을 시키진 않을 거야.”
1학년들도 나름 많이 맞아 왔다. 다른 반에 비해서는. 매섭고 혹독한 수련들을 받아 왔다.
하지만 이번에 상호가 한 수업은, 이전의 수업들을 어린애 장난으로 보이게 할 만큼 가혹했다.
“대신 하나 부탁이 있어.”
상호의 눈동자가 2학년 아이들을 향했다.
“너희 다. 세희가 이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줘. 힘들어하면 도와주고, 슬퍼하면 달래주고. 난 보통 사람이 견딜 수 없게 세희를 몰아붙일 거니까…… 너희가 견디게 해 달란 뜻이야.”
“예.”
지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상호는 세희를 스탠드에 내려놓고 아이들을 둘러보았다. 이제 세희가 기절했으니, 다른 아이들을 가르칠 여유가 생겼다.
“선생님이랑 대련할 사람?”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하긴 방금 그런 꼴을 보였으니 아무도 도전할 마음이 들지 않을 것이다. 상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세희 옆에 앉으려 했다.
그때 은율이 손을 들었다.
“저요.”
“은율이가 할래?”
“네.”
“그래. 그럼 목걸이 하고…….”
“아니요.”
은율은 고개를 저었다.
“목걸이 없이요.”
“……곤란한데.”
은율은 부모가 있는 미성년자. 상호가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아이가 아니었다.
상호는 손을 휘휘 내저었다.
“은율이는 목걸이 해. 아니면 부모님 허락을 받고 오든가.”
하지만 은율은 곧바로 검을 뽑아 상호에게 돌격해 들어왔다.
‘반항인가.’
한창 그럴 나이다. 상호는 입맛을 다시고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럼 손으로만 상대해 줄게.”
검지 관절이 검의 옆면을 노크하듯 쳤다.
퉁……
은율의 검이 옆으로 튕겨나가며 검로가 직각으로 꺾였다.
검뿐만이 아니라 팔까지 튕겨나간다. 물리적으로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의 힘. 은율은 당황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곳에 상호가 있었다.
“너희가 날 상대할 때는.”
상호의 팔이 은율의 허리에 감겼다.
“눈에 의존하면 안 돼.”
그러자 은율의 몸이 공중으로 확 빨려 들어가더니.
“너희 눈동자로는 날 못 쫓으니까.”
그 속도 그대로 반원을 그려 바닥에 메어꽂혔다.
콰앙
“……아흑!”
“차라리 상상으로 내 다음 행동을 예측해봐.”
상호는 옷에 달라붙는 흙먼지를 툭툭 털어내며 말을 맺었다.
땅에 처박힌 은율은 숨을 푹 토해내고는, 다리를 쭉 뻗었다가 반동으로 단숨에 일어났다.
“끝인가요?”
“다음 사람이 있으면.”
그때 스탠드 쪽에서 누군가가 말했다.
“다음은 제가 하죠.”
의외의 목소리에 상호는 눈을 살짝 크게 떴다.
스탠드를 돌아보니 미진이 일어나서 걸어오고 있었다.
“미진 씨가요?”
“학생이라 생각하세요.”
미진은 검을 뽑아 회색빛 강기를 만들었다. 언뜻 안개처럼 흐리고 연해 보였지만 학생들보다는 훨씬 강한 기운을 품은 강기였다.
상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죠. 해 봐요.”
미진이 검을 몸에 가까이 붙이고 조금씩 다가왔다.
이제까지와는 눈빛이 달랐다. 무시하지 않는 눈빛. 또 한편으로는 경계하는 기색이 평소와 닮기도 했다.
상호의 발이 땅에서 슬쩍 떨어졌다.
“초보 헌터는…….”
미진이 움찔했지만, 상호는 느릿하게 말을 이었다.
“인간처럼 행동하는 몬스터를 만나 본 적이 없죠.”
악마 같은 놈은 극도로 특이한 경우.
“그래서 인간을 상대할 때 어색한 부분이 생겨요.”
미진이 눈살을 찌푸렸다.
“말로 신경 흩트리는 것도 전투의 일환이에요?”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상호는 미진의 검을 톡 건드렸다.
언제 코앞까지 다가왔을까. 미진의 얼굴이 삽시간에 굳었다.
“미진 씨는 그래도 실전 경험이 있죠?”
“……예.”
“세세한 것까지 짚어줄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상호의 손이 미진의 검을 잡았다.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만 보여줄게요.”
검이 줄줄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
미진은 할 말을 잃고 그 쇳물을 내려다보았다.
자신의 내공을 완전히 무시하고 들어와 검을 녹일 정도. 전투가 성립이 되질 않았다.
“검은 새로 사줄게요.”
상호는 미진의 손에서 검을 빼내어 바닥에 던졌다.
“가서 1학년 애들 수업 좀 봐줘요.”
“네.”
미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섰다. 발에는 미련이 없었지만, 눈빛에 한 점 의문이 묻어 있었다.
아마 자신의 전투를 돌이켜보고 있으리라. 상호는 그녀의 뒷모습에서 눈길을 떼어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다음 사람.”
“저요.”
“지예.”
“접니다.”
“네.”
2학년 아이들이 다 손을 들었다. 딱 한 명, 태화만 빼고.
태화는 무릎에 손을 올려 턱을 괸 채로 심드렁하게 물었다.
“난 그동안 고생했으니까 내일부터 할래. 그래도 되지?”
“태화 나와.”
“아 왜! 왜 나야! 빼애애애액!”
“이리 와, 임마.”
상호는 순간이동으로 도망치는 태화를 쫓아 달렸다.
“꺅!”
마법보다 빠른 경공에 식겁한 태화가 비명을 지르며 천방지축으로 순간이동을 했다.
“꺅! 꺅! 치한이야!”
“장난치지 말고 맞서 싸워, 임마. 도망만 치면 헌터 못 된다.”
“끼에에엑!”
운동장에, 스탠드에, 본관 옥상에 검은 연기가 휘날렸다. 미진과 아이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돌아섰다.
“수업하자. 초란이, 아리.”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