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2화 (212/501)

* * *

며칠 후.

“자, 토론대회 상장 나왔다.”

 상호는 종이 두 장을 교탁에 올려놓았다.

“초란이가 최우수상. 하솔이가 대상.”

“우왓!”

 아이들이 눈을 큼지막하게 떴다.

“진짜요? 둘 다?”

“쩐다, 멍…….”

“어서 와서 받아가.”

“네.”

 하솔과 초란이 일어나서 다가왔다.

상호는 둘에게 상장을 내밀고 씩 웃었다.

“잘했어.”

“감사합니다…….”

 둘은 상장을 받고 고개를 꾸벅 숙였다.

상장을 받은 초란이 얼굴을 붉히며 빠르게 뒤돌아섰다. 상호는 그런 초란을 불러 세웠다.

 아직 줄 게 남아 있었다.

“잠깐만, 초란아.”

“네, 네?”

 초란과 하솔의 눈앞에 연분홍색 종이가 들이밀어졌다. 손바닥보다도 작은 종이.

둘은 눈을 깜작였다.

“이게…… 뭐예요?”

“소원권.”

 상호는 멋쩍게 웃었다.

“세기가 힘들어 가지고…… 만들었어. 이제 이게 소원권이야.”

 태화가 빽 소리쳤다.

“뭐야! 우리도 줘!”

“줄 거야. 더 있으니까 기다려 봐.”

 상호는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올해 온 애들이 다섯 개씩, 상 받은 애들이 하나씩 더……. 근데 너희는 몇 개냐?”

 상호의 시선이 세희와 태화, 나빛, 지윤을 향했다.

지윤이 팔짱을 끼고 피식 웃었다.

“맞추면 하나씩 탕감해 드릴게예.”

“하나 깎는 정도로는 별 차이도 없을 거 같은데…… 그냥 말해 줘.”

 나빛도 방긋 웃었다.

“헤헤, 그래도 한번 맞춰 보세요.”

“한…….”

 상호는 속으로 대충 셈을 해 보았다.

“……열두 개?”

“아니 이 양반이 사기를 치네. 그게 어떻게 열두 개야.”

 태화가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500개.”

“……뻥치지 말고.”

“진짠데? 아닌 것 같아? 그러게 누가 기억하지 말래?”

 믿을 구석은 하나밖에 없다. 상호는 세희를 돌아보며 답을 구했다.

세희가 살짝 웃었다.

“제가 501개요.”

 진작 세어 놓을걸. 상호는 핸드폰의 메모 기능을 습관화하지 않은 자신을 책망했다.

“50…… 50개로 통일하자. 넷 다.”

“뭐어? 내가 얘보다 열 개는 더 많아!”

“선생님, 저 저번 겨울에 주신다고 하셨잖아요…….”

“지가 우째 이 가스나랑 같습니꺼? 누가 말을 더 잘 듣는디!”

“미안해, 미안해 얘들아……. 내가 잘못했다…….”

“선생님.”

 은율이 손을 들었다.

넷에게 쩔쩔매던 상호는 고개를 돌려 은율을 바라보았다.

“응?”

“저 반장 소원권 지금 쓸래요.”

“지금? 뭔데?”

 은율은 아이들을 쓱 둘러보았다.

“반장은 선생님을 돕는 거니까.”

 그 말에 태화의 꼬리가 빳빳하게 섰다. 당장이라도 달려들 거라고 경고하듯이.

“……야.”

 하지만 은율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 얻은 소원권.”

“은율……아?”

 다른 아이들도 눈치를 챘는지, 흔들리는 눈빛으로 은율을 바라보았다.

상호도 그 뜻을 알아차리고 눈을 감았다.

‘고맙다, 은율아…….’

 잠시 정적이 흐른 후.

이윽고 은율이 말을 맺었다.

“싹 초기화…… 읍!”

“야, 입 막아!”

“끌어내, 끌어내. 교실 밖으로 데려가.”

“애들아? 잠깐, 잠깐만…….”

 세희와 지윤이 은율의 입을 틀어막고 복도로 나갔다. 상호는 끌려가는 은율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부질없이 허공만 휘저을 뿐이었다.

절호의 기회는 그렇게 날아가 버렸다.

‘망했다…….’

 교탁에 머리를 박고 절망하는데, 한없이 밝은 목소리가 귀에 닿았다.

“선생님~.”

“응?”

 고개를 들자 나빛이 해맑게 웃고 있었다.

상호는 그 웃음을 보자 뭔가 안심이 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치유되고, 정화되는 기분.

“응, 나빛아.”

“개수작부리지 말고 빨리 주세요, 헤헤헤…….”

 그 말이 비수처럼 가슴에 꽂혔다.

“으응…….”

“저는 51장이에요~.”

“줄게, 다 줄게…….”

 이길 수가 없다. 도저히.

상호는 속으로 눈물을 흘리며 소원권을 꺼냈다.

 195. 공포영화

 6월 셋째 주.

어느덧 완연한 여름이 되어, 숨을 쉬면 눅진한 공기가 콧속을 채우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주말이 왔다.

 이런 날이 되면 상호도 움직이기가 영 귀찮아져서, 수업을 약속한 시간이 아니면 침대에 퍼질러져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을 때리게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는 와중에.

핸드폰이 한 번 진동했다.

‘문자가 왔나?’

 상호는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태화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뭐해?

상호는 잠시 고민하다가 답장을 보냈다.

 -잔다

 -자는데 어떻게 톡을 보내?

 -잔다

 -놀자

‘또 놀아?’

 7월 둘째 주가 기말평가. 한 달도 안 남았다. 상호는 눈살을 찌푸리며 분노를 담아 자판을 두드렸다.

 -평가 놨냐? 이제 등수 상관없어?

 -아니 놀아준다매-- 저번에 세희랑 은율이만 전국대회 보내고 나랑은 놀아준다고 그랬자나-- 

‘……맞네.’

 그런 약속을 했었다.

상호는 몸을 일으켜서 외출 준비를 했다. 옷을 입고, 검을 챙기고. 그러면서도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냈다.

 -뭐 하게?

 -영화 보자

‘영화? 뭐…… 나쁘지 않지.’

 -지금 보러 갈까?

 -응!

 -준비해서 나와

 상호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방을 나섰다.

* * *

“쌤~.”

 태화가 팔을 붕붕 흔들었다.

상호는 차를 태화의 앞에 세우고 차창을 내렸다.

“그 꼴로 나갈 거야?”

 얇고 짧고 펑퍼짐한 검정색 치마에 삼선 슬리퍼, 그리고 하얀 면 티셔츠.

패션은 쥐뿔도 모르는 상호지만 테러 중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옷 안 사줄 거야.”

“아 씨, 들켰네. 뭐 어때, 그냥 가.”

 태화는 어깨를 들썩이고 조수석으로 순간이동을 했다.

 그런데 이화관에서 누군가 달려 나오는 게 보였다. 상호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출발하려다가, 그 누군가가 나빛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멈칫했다.

“선생님!”

 나빛이 눈을 반짝이며 달려왔다.

“어디 가세요? 같이 가요!”

“아잇! 빨리 가자. 밟아! 밟아!”

 태화가 어깨를 흔들며 재촉했지만, 상호는 출발하지 않고 나빛을 기다렸다.

곧 나빛이 차 문을 열고 쏙 들어왔다.

“헤헤, 태화 안녕.”

“아오…….”

 태화가 입술을 삐죽 내밀고 상호를 흘겨보았다.

상호는 그 눈빛을 흘려 넘기고 나빛을 돌아보았다.

“나빛이도 영화 볼래?”

“영화 보러 가요? 네!”

 나빛은 냉큼 고개부터 끄덕이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근데 뭐 보러 가요?”

 그건 아직 모른다. 상호는 태화를 돌아보았다.

“우리 뭐 보러 가?”

“그 요즘 유명한 공…….”

 태화는 말하다 말고 나빛을 흘끗했다.

“아니다. 가서 봐봐. 가보면 알아.”

 뭐기에 이럴까. 상호는 어리둥절해서 눈을 끔뻑였다.

 그래도 이상한 영화는 아닐 테다. 이상한 영화라면 가서 막으면 되고.

 그는 핸들을 잡았다.

“벨트 매. 출발한다.”

“웅.”

“네~.”

 * * *

“아아아앙!”

 소녀의 울음소리가 매표소 앞에 울려 퍼졌다.

“싫어! 싫어요! 공포영화 싫어요……!”

“나빛아, 일단 이거 놓고 진정…….”

“지랄마!”

 상호는 두 소녀 사이에 끼인 채로 진땀을 흘렸다. 나빛이 그의 허리띠를 더욱 세게 잡아당겼다.

“딴 거 봐요! 저거, 저거 봐요! 겨울나라!”

 그러자 태화도 그의 머리채를 더욱 세게 잡아당겼다.

“그건 애들이나 보는 거야, 멍청아! 쌤은 나랑 보러 온 거잖아! 저거 보자고! 여고기이야담!”

“싫어어어!”

“꺼져! 버스 타고 학교 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모여들었다.

상호는 흘러내리는 바지와 벗겨지려는 머리 가죽 중 어느 것을 지켜야 할지 고민하다가, 내공으로 둘 다 붙잡고 태화와 나빛의 손을 떼어냈다.

“그만해. 남들 앞에서 소란 피우지 마. 나빛아, 태화가 먼저 약속했으니까 태화가 보자는 거 보자. 응?”

“싫어요……!”

“어쩔 수 없어. 태화가 먼저 약속했으니까……. 그럼 도로 학교 데려다줄까?”

“그것도 싫어요…….”

“그럼 같이 보자. 응? 선생님이 옆에서 같이 보잖아. 무서우면 눈 감고 귀 막아도 돼.”

 그 말에 나빛은 코를 훌쩍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에…….”

 다행히 설득이 된 모양이었다.

상호는 영화 상영 시간이 표시된 모니터를 올려다보았다.

“시간 얼마 안 남았다. 빨리 표 사서 들어가자.”

“나 팝콘!”

“알았어, 알았어. 사줄게. 나빛이도 먹을래?”

“네……. 카라멜로요…….”

 셋은 표를 사서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 * *

쿠우웅──

뼛속까지 울리는 저음. 그와 동시에 스크린 한구석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귀신.

상호의 오른쪽에서 나빛이 펄쩍 뛰었다.

“흐끅!”

“낄낄낄…….”

 왼쪽에 앉은 태화가 그 모습을 보고 고소하다는 듯 웃었다.

상호도 놀라긴 놀랐다. 어지간해서는 평소에 놀랄 일이 없는 상호였지만, 공포영화는 이야기가 달랐다. 화면 속의 기척을 느낄 순 없는 법이니까.

 그는 경기를 일으키는 나빛을 살짝 끌어안고 속삭였다.

“보기 힘들면 눈 감고 있어.”

“네, 네…….”

 나빛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귀신이 한 번 나오고 나자 영화는 이제 대놓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장하기 시작했다. 혐오스럽거나 잔인한 연출과 함께.

태화는 그런 장면들에서 눈 한 번 끔뻑이지 않았다.

“저거 봐, 존나 웃겨. 킥킥…….”

 오히려 키득거리며 상호의 콜라를 뺏어 먹을 뿐.

상호는 나빛의 등을 토닥이며 고민에 빠졌다.

‘태화 인성검사를 해봐야 하나……?’

 화면 속 인물들은 장기를 자랑하며 빨간 분수쇼를 펼치는데, 태화는 아이처럼 까르르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태화야.”

“응?”

“재밌어?”

“웅.”

“그래…….”

 네가 재밌으면 됐다, 상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곧 또다시 기습적으로 귀신이 튀어나왔다.

“흐긱……!”

 나빛이 또 움찔했다.

무섭긴 하지만 내용은 궁금했을까. 손가락 사이로 빼꼼히 회색 눈동자가 보였다. 상호는 그걸 보고 쓰게 웃으며 나빛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젠 좀 보는구나.”

“네…….”

 나빛이 손을 조금씩 내리며 뺨을 붉혔다.

 그 순간 귀신의 얼굴이 스크린을 한가득 채웠다. 흰자위 없이 온통 검은 눈이 벌레의 등딱지처럼 반들거렸다.

상호마저 깜짝 놀랄 정도로 그로테스크했다.

‘어우……. 이번 건 좀 세네.’

 태화도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가슴에 손을 얹고 있었다. 상호는 그 모습을 보고 애써 강한 척 웃었다.

“쫄았어?”

“어, 엉? 아니? 뭘 쫄아. 걍 갑자기 튀어나와서 놀란 거지…….”

“쫄기는.”

“우씨, 안 쫄았어!”

 그는 낄낄거리며 태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데 어째 오른쪽이 조용했다.

‘나빛이는 안 놀랐나?’

 단련으로 강해진 걸까. 그런데 조용해도 너무 조용했다.

“나빛아? ……헉!”

 상호는 나빛을 돌아보았다가 화들짝 놀랐다. 귀신이 튀어나왔을 때보다 더 크게.

나빛이 거품을 물고 있었다.

“나빛아……? 나빛아!”

“꼬로록…….”

 * * *

“……공포영화 보다가 쓰러졌다고?”

 봉진이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상호는 차마 더 부연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합니다.”

“아니, 별일 아니라니까 다행이긴 한데…… 대체 뭘 봤길래 애가 졸도까지 한 거야?”

“조금…… 많이 무서운…….”

“뭐 그건 됐고.”

 봉진은 병상에 누운 나빛을 바라보았다. 나빛은 세상 평온한 표정으로 쿨쿨 자고 있었다.

봉진의 손이 나빛의 머리를 쓸었다.

“학교에선 잘 지내나?”

“네. 친구들이랑 잘 놀고…… 밥도 잘 먹습니다.”

“다행이네.”

 봉진의 옆에는 유연이, 뒤에는 나로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상호는 나빛의 가족들이 계속 서 있는 것을 보고 안절부절못했다.

“아버님 어머님 돌아가서 쉬세요. 나빛이 일어나면 제가 학교 데려가겠습니다. 의사가 큰 문제 아니랬으니까…….”

“됐어.”

 봉진은 고개를 저었다.

“일어나면 같이 밥 먹으러 갈 거야. 자네는 뭐…… 따라오든지 먼저 가든지, 알아서 해.”

“예.”

 아무래도 가족끼리 보내는 쪽이 좋을 것이다. 상호는 병상 주변을 가린 커튼을 걷으며 물었다.

“학교엔 언제 오십니까?”

“글쎄. 내일 점심 먹고? 가면 연락할게.”

“그럼 그때 뵙겠습니다.”

 상호는 봉진과 유연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 커튼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안쪽에서 누군가가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

나로였다.

눈빛이 아주 진지했다.

“야, 상호야.”

“응?”

“잠깐 이야기 좀 하자.”

 나로가 엄지로 복도 쪽을 가리켰다.

상호는 나로를 따라 복도로 나오며 생각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나로는 복도를 쓱 둘러보고는 입을 열었다.

“상호.”

“응.”

“나빛이…… 정말로 괜찮은 거야?”

“……아.”

 그제서야 나로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 수 있었다.

하긴 많이 걱정했을 것이다. 동생이 죽을병에 걸렸다는 말을 들은 상황에서 그 동생이 쓰러지기까지 했으니.

상호는 손사래를 쳤다.

“그런 거 아냐. 걱정 안 해도 돼.”

“병 때문은 아닌 거지?”

“어. 그냥 놀라서 그런 거야.”

 나로는 그 말을 듣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다행이고……. 그런데…… 만약에 나빛이가 진짜로 아프게 되면…… 그땐 꼭 미리 말해주라.”

“당연하지.”

 상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로의 등을 툭 쳤다.

 그런데 나로는 아무래도 무언가 할 말이 더 있는 듯싶었다.

“야, 상호야.”

“응?”

“부협회장님 요즘 바쁘셔?”

 그 말에 상호는 나로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그럴걸.”

“요즘 연락이 안 돼. 너도 그래? 난 몇 주째 비서만 보고 목소리도 못 들었어.”

“나도야.”

 목소리뿐이랴. 비서도 못 봤다. 물론 비서한테는 연락할 이유가 없어서 안 한 거지만.

“근데 그건 왜? 뭐 급한 일이라도 있어?”

“아니, 급하지는 않은데…… 사업 때문에 물어볼 게 있어서. 굳이 네가 신경 쓸 필요는 없어.”

“보면 연락하라고 말해 줄게.”

“그럼 좋고.”

 나로도 씩 웃고 상호의 등을 툭툭 쳤다.

“바빠? 안 바쁘면 밥 같이 먹자.”

“됐어. 괜찮아.”

“아직도 우리 엄마가 무서워?”

“아니.”

 상호는 고개를 저었다.

“수업해야지. 그리고 또……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바쁜가 보네. 알았어. 나중에 보자.”

“응.”

 둘은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

상호는 복도를 걸어가며 생각에 잠겼다. 자신과 민정에게 연락을 안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공적인 자리에도 얼굴을 안 비출 줄이야.

도현은 대체 어떻게 지내고 있는 걸까.

‘어른이니까, 혼자 알아서 하겠다마는…….’

 홀로 짊어지기엔 너무 무거운 짐이 아닐까.

상호는 간만에 술이 당기는 것을 느끼며 주차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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