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6화 (186/501)

* * *

“자아~.”

 책상에 놓인 공책 위로 작고 하얀 손이 모였다.

“요즘 힘든 일은 없으신가요?”

“……으음.”

 상호는 방긋 웃는 나빛을 바라보며 진땀을 흘렸다. 면담을 하자는 게 이런 의미였나.

상담을 해주는 게 아니라 상담을 받고 있었다.

“……없어.”

“없으세요? 정말요?”

 나빛의 하얀 얼굴에 햇살처럼 눈부신 미소가 담겼다.

상호는 그 부담스러운 눈빛을 피해 고개를 돌리며, 자신의 고민을 떠올려 보았다.

다혜의 상태. 세희의 기억. 태화의 안전.

 그 외에도 이츠키의 눈, 나디아의 실력, 1학년들의 적응, 전국 평가 1등, 해련의 피멍, 설미의 오해.

차마 다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없어. 있어도 말 못 하지.”

“너무 많은가 보네요.”

 나빛이 빙긋 웃었다.

“하나라도 괜찮아요. 부담 없이 말씀해 보세요.”

 상호는 눈을 감았다.

“……몸이 안 좋은 제자가 있어.”

 나빛은 잠자코 들었다.

“착한 아이야. 남을 걱정시키는 걸 싫어해. 그래서…… 얼마나 아픈지 도통 말을 안 해줘. 항상 속으로만 썩이고…… 나한테는 알려주질 않아.”

 상호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맺었다.

“내가 뭘 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어.”

“……그런가요.”

 나빛이 그의 손을 잡았다.

“그럼 제 고민도 들어보실래요?”

“응?”

 상호가 눈을 뜨자 이번엔 나빛이 눈을 감았다.

“마음이 상냥한 선생님이 계셔요.”

 상호는 잠자코 들었다.

“제자를 걱정시키는 걸 싫어해요. 무슨 고민이 있는지 절대로 말해주지 않아요. 항상 속에만 담아 두구요, 또 비밀은 어찌나 많으신지, 뭘 물어보기만 하면 말해줄 수가 없대요.”

“…….”

 상호의 뺨이 달아올랐다.

나빛이 눈을 뜨고 방긋 웃었다.

“제 고민은 어떻게 해야 해결될까요?”

 상호는 얼른 대답하지 못했다.

여태 몰랐다. 자신의 고민이 곧 나빛의 고민이 된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그가 아이들을 걱정할수록 아이들도 그를 걱정한다는 걸.

“……그러게.”

 상호의 손이 나빛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가 말을 안 하니까 네가 더 힘들어지는구나.”

 나빛이 물끄러미 그와 눈을 마주쳤다.

상호는 자신의 고민들을 다시 한번 곱씹었다. 말해줄 수 있는 것. 말해줄 수 없는 것.

가장 중요한 고민은 두 개. 나빛 본인과 태화.

 하지만 태화에 대한 고민을 말해봤자 오히려 불안만 더 커질 것이다.

 그래서.

“나빛아.”

 조금 다른 것을 묻기로 했다.

“선생님이 옛날부터 궁금했던 게 있어.”

 나빛의 눈이 동그래졌다가 부드럽게 구부러졌다.

“말씀하세요.”

“아주 오래전부터 궁금했던 거야. 널 만나기 한참 전부터.”

 상호는 눈을 내리깔았다.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이 있다고 치자.”

“네.”

“누군가는 그 괴물을 막아야겠지?”

“네.”

“그 누군가는 분명 고결한 사람일 거야. 착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 그렇지?”

“네.”

“그렇다면 왜 그 사람이 희생해야 하지?”

 나빛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상호의 목소리에 담긴 것은 분노가 아니라 피로였다.

“착한 사람이 왜 희생해야 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어. 희생을 모르는 사람들은 멀쩡히 살아가는데……. 그 착한 사람들이 희생을 포기하면, 다른 사람들한테 희생을 강요하는 게 되는 걸까?”

 말투가 조금 달랐다.

 항상 선생으로서, 어른으로서 말하던 상호가 지금은 동갑내기 친구에게 묻듯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빛은 흐리게 웃으며 답했다.

“누군가는 알아줄 거예요.”

“그걸로 끝이야?”

 상호는 슬픈 눈으로 나빛을 바라보았다.

“그 사람의 희생은 누가 보상해? 목숨까지 희생해 버리면 남는 것도 없는데.”

“스스로요.”

“스스로?”

“네.”

 나빛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착한 사람이라면…… 목숨까지 희생할 정도로 고결한 사람이라면. 분명 주변에 사람이 많지 않았을까요? 아마 사랑을 준 사람도 있었을 테고, 사랑을 받은 사람도 있었을 테고. 그럼 그런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희생한 순간, 이미 스스로에게 구원받았을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상호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쳐다보았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백에 하나. 만에 하나. 그 사람이 행복하게 죽는다 하더라도, 죽으면 안 될 사람이 죽는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나빛이 그의 손을 감쌌다.

“저도 잘 몰라요. 그래도…… 그게 고민이시라면, 저는 이거 하나만 말씀드리고 싶어요.”

 나빛이 웃었다.

“저는 선생님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선생님이 행복한 일을 하세요. 고민이 생기고, 걱정이 생기면…… 선생님을 위한 선택을 하시라고,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상호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그래서 나를 위할 수가 없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나빛은 같은 말을 반복할 것 같았다.

 그러니까 당신을 위하시라고.

‘그래도 여전히…… 잘 모르겠어.’

 의문에 대한 해답은 여전히 찾지 못했다.

 그래도 고민들에 대해서는 나빛이 말한 대로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상호는 손을 뻗어 나빛의 뺨을 어루만졌다.

나빛이 환하게 웃었다.

“헤헤헤…….”

 상호는 비밀 하나 정도는 말해줘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빛아.”

“네.”

“선생님이 있잖아, 교장선생님 안마해 드리다가 조금 다치게 했거든?”

“네? 괜찮으셔요?”

“응. 막 엄청 다친 건 아니고.”

“제가 치료해 드릴까요?”

“아니, 성력으로는 치료가 잘 안 되는 상처라서…… 근데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선생님이 그거 때문에 교장선생님 수발을 들고 있어서, 지금 또 교장실에 가야 하거든?”

“네.”

“가기가 싫어.”

 나빛의 몸이 둥실 떠올랐다.

상호는 내공으로 나빛을 들어 자신의 무릎에 앉혔다. 겨울방학 때 나로의 방에서 주구장창 하던 자세였다.

 그의 손이 나빛의 머리카락을 쓸었다.

“이대로 조금만 있자. 괜찮지?”

“……네.”

 나빛이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얼마든지 괜찮아요.”

 그때 귀신같이 상호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땡땡이를 치기로 결심했으니. 상호는 핸드폰을 꺼내 아예 전원을 꺼 버렸다.

나빛이 그걸 보고 물었다.

“안 받으셔도 괜찮아요?”

“몰라. 지금은 너랑 있잖아.”

“중요한 일일지도 모르잖아요. 받고 오셔도 돼요.”

“아냐. 신경 쓰지 마.”

 상호는 나빛을 뒤에서 끌어안고 손을 잡았다.

품에 쏙 들어오는 따스함이 모든 번뇌를 잊게 했다.

* * *

“요강 선생.”

“……네.”

“어라~? 대답을 하네? 진짜 요강이야?”

“…….”

“이젠 말을 씹네?”

“죄송합니다…….”

 상호는 절을 하다시피 고개를 숙였다.

자리에 앉은 해련이 빙긋 웃었다.

“혼자 화장실 가다가 죽는 줄 알았지 뭐야. 뭘 하려고 할 때마다 뼈마디가 끊어지는 것 같아. 이게 누구 때문이더라?”

“저요.”

“그렇지? 이리 와요.”

 해련은 책상에 발을 올리고 있었다.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사이의 볼펜을 보니 여태 업무를 발로 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상호는 그녀에게 다가가 양손을 모으고 섰다.

“발 좀 주물러 봐요.”

“……안마 때문에 이 꼴이 났는데 또 안마를 받고 싶으세요?”

“내공 없이 주무르기만 하면 되지. 뭐, 내공 쓰고 싶으면 써도 돼요. 대신 다리까지 다치면 그때는 강 선생이 내 뒤처리까지 해 줘야 돼.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

 상호가 멍하니 서 있자 해련이 발을 까딱였다.

“빨리.”

“하…….”

 상호는 한숨을 푹 쉬고 해련의 발을 잡았다.

굳은살 하나 없이 부드러웠다. 꼭 아기 살결처럼. 무예가에게는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발이었다. 어젯밤과 아침에 빡빡 씻어 둔 탓인지, 고릿한 냄새도 나지 않고 은은한 비누 향기만 몽실몽실 피어올랐다.

‘쓸데없이 냄새는 좋네…….’

 그렇게 한창 열심히 발바닥을 주무르고 있는데, 해련이 다른 쪽 발을 들어 상호의 뺨에 문댔다.

“강 선생.”

“네.”

“내가 강 선생 아끼는 거 알죠?”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아요.”

“어머?”

 해련의 발이 아래로 쑥 내려왔다.

“내가 지금 이렇게 귀여워해주는데?”

“끄응…….”

 상호는 눈을 질끈 감았다. 해련의 발끝이 그의 몸 이곳저곳을 꾹꾹 누르고 있었다.

“그만하세요…….”

“이렇게라도 안 하면 버르장머리를 못 고치잖아.”

“자꾸 이러시면…… 저도 못 참아요.”

 상호는 이를 갈았다.

 그 말에 해련이 눈을 휘둥그렇게 뜨더니 폭소를 터트렸다.

“꺄하하핫! 어머, 어머! 강 선생이 화내는 거 처음 봐, 꺄하하!”

“웃지 마세요. 저 진짜…… 화내요.”

“해봐, 해봐.”

 해련은 쿡쿡거리며 발끝으로 상호를 훑었다. 그 간드러진 발놀림에 상호의 뚜껑이 열리고 말았다.

상호는 벌떡 일어나서 넥타이를 거칠게 풀었다.

“……어머?”

 그리고 얼빠진 목소리를 내는 해련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넥타이도 풀어헤쳤다.

해련이 당황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어머, 어머! 강 선생, 잠깐만. 여기서 이러면……!”

 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틀렸다. 상호는 서로의 넥타이로 단숨에 해련의 팔다리를 묶어 버렸다.

“……어라?”

 해련이 멍하니 눈을 끔뻑였다.

상호는 그런 그녀의 앞에 서서 손을 탈탈 털었다.

“내일 올게요.”

“아……?”

 잠시 얼이 빠져있던 해련은 눈을 치뜨며 생선처럼 몸을 파닥이기 시작했다.

“무슨 짓이야? 이거 안 풀어요?!”

“저도 많이 참았어요. 하루 정도는 화장실 안 갈 수 있죠? 군인이시니까.”

“나는 야전부대가 아니었잖아!”

“그럼 이참에 한번 체험해 보세요.”

 상호는 교장실 문을 나서며 상쾌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만 퇴근해 보겠습니다.”

 해련이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빽 소리쳤다.

“아이구 이눔아아악! 할미한테 이게 뭐 하는 짓이래애애!”

“몸도 마음도 소녀시잖아요.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해야죠.”

“이눔아~, 니는 할미 할비도 없더냐~!”

“갈게요.”

 문을 닫는 상호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참으로 간만에 지어보는 환한 웃음이었다.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는 게 이토록 행복한 일이구나. 상호는 그런 생각을 하며 경쾌한 발걸음으로 현관을 향했다.

* * *

“……결국 이럴 거면서.”

 해련이 심통 난 표정으로 입을 삐죽거렸다.

상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숟가락으로 밥을 떠 해련의 입가에 가져갔다.

“당연히 장난이죠. 제가 진짜로 그러겠어요.”

“기대 많이 했는데.”

“네?”

“아니에요.”

 해련은 밥을 받아먹고 우물거렸다.

식탁에는 밥과 국, 그리고 나물 여럿이 올라와 있었다. 상호는 해련의 냉장고를 흘끗하며 물었다.

“나물이 많던데. 좋아하시나 봐요?”

“응. 익숙한 게 좋으니까.”

“직접 하시는 거예요?”

“응. 좀 줄까요? 가져가서 먹을래요?”

“그러면 감사하죠.”

“나 다 낫고 나면 줄게요. 그 전엔 어차피 여기서 먹을 테니까.”

“넵.”

 둘은 금방 식사를 마쳤다.

해련이 의자에 몸을 늘어뜨리며 한숨을 푹 쉬었다.

“아이고……. 이거 참. 언제 나으려나. 온욕을 좀 해 볼까?”

“온욕이요? 물 받아 놓을까요?”

“그래줘요. 한번 해 봐야겠네.”

 상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릇과 수저를 치우고 식탁을 정리했다.

 그런 다음 욕실로 가 욕조에 물을 받기 시작했다.

‘좀 오래 걸리겠네.’

 그는 밖으로 나와 해련을 향해 말했다.

“교장선생님. 저 잘 때 입을 옷 좀 가져올게요.”

“응, 다녀와요~.”

 해련이 발을 흔들었다.

상호는 현관문을 살짝 열고 문틈으로 주변을 살폈다. 지나가는 여자 교직원이 있을까 싶어서.

다행히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밥 먹을 시간이라 다들 나가 있구나.’

 지금 빨리 갔다 와야겠다. 상호는 검을 짚으며 서둘러 남교사 숙소로 향했다.

 166. 감당불가

“아이고…….”

 상호는 당황하며 주머니를 더듬었다.

옷을 챙겨서 해련의 방 앞까지 왔는데 열쇠가 없었다. 아마 방에 놔두고 나왔던 모양이지만, 해련에게 들고 와 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허공섭물로 자물쇠를 열 수 있을까. 상호는 눈살을 찌푸리며 문고리를 만지작거렸다.

‘이거 누르면 되나? 아닌데, 아오……. 일일이 맞춰봐야 하는구나.’

 그렇게 자물쇠와 씨름을 하고 있는데, 복도 끝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한창 열중하고 있던 상호는 그 소리에 퍼뜩 고개를 들었다.

미진이 창백한 얼굴로 뒷걸음질치고 있었다.

“아.”

 상호의 입에서 멍청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남교사가 여교사 숙소에 들어와서, 젊은 교장이 사는 방의 문을 따려고 하는 모습.

누가 봐도 범죄였다.

‘조졌네.’

 머릿속에 경한이 경찰에게 체포되던 광경이 떠올랐다.

이번 오해는 안 풀면 진짜로 큰일 나겠다. 상호는 미진을 향해 손을 뻗었다.

“저기, 미진……씨?”

“……으!”

 미진은 소름이 돋았는지 몸을 한 차례 떨었다.

 그리고는 뒷걸음질을 치다가 아예 뒤돌아서 뛰기 시작했다. 상호는 다급히 내공을 뻗어 미진의 손목을 잡았다.

미진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손목을 세차게 털었다.

“으, 으……!”

“미진 씨, 일단 진정하고 제 말 좀 들어봐요. 진짜, 진짜 이상한 게 아니고…….”

“꺄아악!”

 해명을 하려 했지만 귀에 닿지 않는 듯했다. 상호는 미진에게 다가가 쩔쩔매며 양손을 내저었다.

“미진 씨?”

“저, 저리 가, 이 벌레 새끼……!”

“일단 제 말 좀 들어 봐요. 제가 몰래 들어가려던 게 아니고…….”

“이거 안 놔? 꺄악!”

“진짜 한번만, 한번만 내 말 좀 들어 봐요, 네?”

 미진이 덜덜 떨면서도 그를 죽일 듯이 째려보았다. 되도 않는 소리를 하면 칼빵을 놔 버릴 기세였다.

상호는 내공을 거두고 미진을 향해 양 손바닥을 내보였다.

“자, 자. 진정하고 잘 생각해 봐요. 저기 교장선생님 방이에요. 제가 교장선생님보다 훨씬 약해요. 그런데 제가 왜 저기 들어가고 있겠어요?”

“짐승새끼니까!”

“……진정하고 잘 생각해 보라니까요. 제가 그런 짓을 왜 해요? 교장선생님한테 맞아죽으려고? 이게 다 교장선생님이 시켜서 그런 거라니까요!”

“……시켜서?”

 미진이 눈을 끔뻑였다.

이제야 조금 말이 통하는 것 같다. 상호는 이때다 싶어 조곤조곤하면서도 열성적으로 설명했다.

“설명하자면 길어요. 근데 난 진짜 떳떳하니까, 나중에 교장선생님한테 물어봐요. 알았죠? 지금은 급하니까 일단 교장선생님부터 뵈러 갈게요.”

“……네.”

 미진은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상호는 씩 웃어 보이고 다시 해련의 방 앞으로 가 자물쇠를 여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거 참, 드럽게 안 열리네…….”

 미진이 그런 그를 잠시 꼬나보다가 자신의 방으로 가 문을 열었다.

해련의 방 바로 옆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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