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아이고, 오셨어요.”
나이 지긋한 수녀가 인자하게 웃었다. 상호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아, 예.”
“요즘 뜸하시던데. 많이 바쁘신가 봐요. 학교 선생님이라고 하셨지요?”
“예, 맞습니다.”
수녀가 문 안쪽으로 팔을 뻗었다.
“안쪽에서 조금만 기다리세요. 그런데 자매님이 지금 어디 계실지 모르겠네요.”
맘 같아선 직접 찾아다니고 싶었지만, 수녀원을 쏘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상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수녀가 안내해 준 객실로 향했다.
복도를 걷는데 갑자기 담배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수녀님.”
“네?”
앞서 걷던 수녀가 상호를 돌아보았다. 상호는 복도의 창문을 흘끔하며 말을 이었다.
“뒤뜰 좀 구경해도 될까요?”
창밖에 한 자락 연기가 흩날리고 있었다.
수녀는 고개를 기웃했지만 곧 흔쾌히 수락했다.
“그러세요.”
“감사합니다.”
상호는 검을 짚으며 뒷문으로 향했다.
뒷문을 열고 나가니 수녀원의 담벼락 안으로 펼쳐진 뜰이 보였다. 아직 꽤 남은 가을꽃과 잔디 사이로 수녀 몇 명이 거닐고 있었다.
상호는 아주 희미한 담배 냄새를 따라 걸었다.
곧 건물 모퉁이 후미진 곳에 쪼그려 앉은 수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또 이러고 있지, 또.’
수녀의 앞에서 회색 연기가 피어올랐다.
구석에 처박혀서는 벽을 보고 담배를 피운다. 상호는 그 처량한 등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툭, 툭.
흙바닥이라도 검을 짚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수녀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상호는 말없이 그녀의 옆에 함께 쪼그려 앉았다.
그제서야 효은이 그를 한 번 흘끗했다.
“…….”
콧방귀조차도 뀌지 않고, 철저한 무반응.
효은은 다시 벽을 보며 담배를 뻐끔뻐끔 피워댔다. 상호도 딱히 초조하거나 미안해하는 기색을 보이지는 않았다.
대신에 손을 뻗어 효은의 입에 물린 담배를 잡았다.
잡아당기니 담배가 쏙 빠졌다. 상호가 담배를 땅에 떨어뜨리자 효은이 차가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여전히 둘 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상호는 주머니에서 빠따로를 꺼냈다. 종이로 된 갑에 가느다란 게 여럿 들은 빠따로.
그리고 포장을 까서 하나를 꺼내 효은의 입술에 물려 주었다.
효은은 과자를 먹지 않았다. 그저 물고만 있는 채로 상호를 빤히 바라볼 뿐. 상호는 그 얼굴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내가 얘한테 예쁘다고 한 적이 있던가?’
없는 것 같았다.
그는 효은의 뺨에 손을 얹으며 얼굴을 천천히 가져가 과자의 끝을 입에 물었다.
그리고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깨작, 한 입 먹고 눈 마주치고. 다시 또 깨작, 한 입 먹고 눈치 살피고.
그래도 효은의 싸늘한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
‘많이 삐졌네.’
상호는 이제 양손으로 효은의 얼굴을 잡고 과자를 먹어갔다.
이제 다 먹고 끄트머리만 남은 상황. 눈은 손톱만큼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서로를 뚫어버릴 듯이 바라보았고, 입은 그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서 서로의 숨결을 느끼고 있었다.
효은은 한결같이 냉담한 표정이었다.
그는 그 모습도 사랑했다.
‘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있던가?’
그 역시 없는 것 같았다. 상호는 눈을 감고 입을 맞췄다. 지그시. 은근하게.
사랑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도록.
손으로 뺨을 쓸며 내려가 목을 조물조물하고, 손에 깍지를 끼었다.
그렇게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니 효은도 손을 맞잡아 왔다.
‘굳이 말로 할 필요는 없겠네.’
그는 슬며시 눈을 떴다.
효은의 입가에 스멀스멀 웃음꽃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초콜릿은 지가 다 쳐먹네, 븅신 새끼…….”
그 말에 상호는 쓴웃음을 짓고 빠따로를 하나 더 꺼내 입에 물었다.
“니가 와.”
“그래 간다. 아가리 딱 대.”
효은이 그의 얼굴을 덥석 잡더니, 토끼가 상추 심 먹듯이 빠따로를 오도도 먹어치우고 입술을 들이박았다.
상호는 순식간에 코앞으로 닥쳐오는 그녀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우웁……, 야이씨, 깜짝이야! 간 떨어지는 줄 알았네. 아오…….”
“다 내놔, 임마. 다 먹을 거야.”
“됐어.”
그는 무릎을 잡고 일어섰다.
“과자는 됐고, 저녁이나 먹자.”
“저녁 먹은 다음엔?”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닌 것 같았다.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넌 대답만 하면 된다는 말투였다.
상호는 효은의 손을 잡고 일으켰다.
“집 가자.”
“어디? 학교?”
“아니, 내 집. 너 그거 입고 모텔 갈 수는 없잖아.”
“그거야 그렇지.”
그가 걷자 효은이 따라 걸었다.
“너 근데 진짜 많이 바빠?”
“바쁘지, 그럼. 바쁜데 어떻게든 짬 내서 온 거야.”
“다른 여자 있는 건 아니지?”
“당연히 아니지.”
“야.”
돌연 효은이 매서운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상호는 눈을 끔뻑였다.
“왜?”
“다른 여자가 있는 건 상관없거든?”
“……응.”
“근데 숨기면 죽여버릴 거야.”
상호는 은근슬쩍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이게 뭔 소린지 당최 알아먹을 수가 없었다.
“나는 당연히 너 하나지.”
“참나……, 민정이 언니는?”
“……둘이지.”
“븅신, 푸흐흐……. 야.”
효은이 키득거렸다.
“난 많은 거 안 바래. 너랑 나랑 둘만 있을 때. 네가 다른 사람 생각 안 하고 나만 보면, 그걸로 족해.”
“그래?”
“옛날에 딱 거기까지만 바랐었거든.”
상호는 예경의 검을 만지작거리며 되물었다.
“그랬어?”
“응.”
“그럼 오늘은 너만 볼게.”
“응.”
맞잡은 두 손이 서로에게 뜨거웠다. 여름날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둘은 그렇게 뜰을 거닐다가 자연스럽게 상호의 차로 향했다.
109. 검은색
참 이상한 직장이다. 미진은 출근할 때마다 그런 생각을 했다.
헌터일 때 항상 허리에 차고 다녔던 검은 요즘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먼지만 쌓여가고 있었다. 대련으로라도 칼 한 번 휘두를 일 없는, 교사라기보다는 교무실의 직원이라고 불러야 할 상황.
미진은 구두를 신으며 그 옆의 운동화를 흘끗했다. 처음에는 이 운동화를 꼬박꼬박 챙겨 갔다. 언제 검술 시범을 보이게 될지 몰라서.
하지만 막상 다녀 보니 손에 닿는 것은 키보드뿐이었다.
‘생각했던 거랑 너무 다르네.’
그래도 알아가는 과정이니 어쩔 수 없다. 다른 학교를 갔더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고. 그녀는 방을 나갔다.
여교사 숙소를 나서니 학교의 교장, 해련이 걸어가고 있었다. 미진은 서둘러 달려가 허리를 꾸벅 숙였다.
“좋은 아침입니다, 교장선생님.”
“아, 미진 양.”
해련이 빙긋 웃었다.
교장은 단아하다는 말이 아주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고상하고, 기품 있고, 점잖아서 단정하고 우아한 여인. 상스러운 행동이나 천박한 농담은 절대로 할 것 같지 않은 어른.
교직에 뜻을 두기 전에도 소문을 들어봤을 정도로 해련은 유명인이었다. 강하기도 하고, 희귀한 체질이라서. 미진은 해련의 나이가 자신보다 세 배 이상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항상 일찍 출근하네요. 부지런해서 보기 좋아.”
“감사합니다.”
미진은 깍듯이 고개를 숙였다.
해련이 미진의 옆에 다가서서 걸음을 옮겼다.
“적응은 다 됐나요?”
“네. 교장선생님 덕분에 잘 되는 것 같습니다.”
미진의 말에 해련이 웃었다.
“미진 양이랑 이야기하다 보면 자꾸 누구 닮았단 생각이 들어요.”
“그래요……?”
미진은 눈을 끔뻑였다. 누구를 말하는 걸까.
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이 해련이 말해주었다.
“강 선생. 강 선생이랑 닮았어.”
그 말에 미진의 눈살이 살짝 찌푸려졌다. 하필 그 남자라니.
“……닮았나요?”
“응. 강 선생이 있잖아, 처음에는 엄청 무게 잡았거든. 아, 작년이니까 딱 미진 양하고 동갑이었을 때네.”
해련은 말을 하며 연신 키득거렸다.
“나중에는 완전 허당인 게 들통나 가지고. 나랑 임 선생이랑 엄청 웃었거든. 미진 양도 그렇게 되려나 모르겠네.”
미진은 고개를 저었다.
“저는 그렇게 안 될 겁니다.”
“이거 봐. 완전히 똑같다니까.”
해련의 입꼬리가 승천할 듯 올라갔다.
“강 선생이랑 아직 못 친해졌어요?”
“네. 그게…… 조금 안 맞는 것 같습니다.”
“어떤 부분이?”
그건 도저히 말로 다 설명할 수가 없었다.
남들은 다 S급 A급인데 혼자 B급인 것도 이상하고, 학생이 넷인 것도 이상하고, 그 학생들 성적이 이상하게 좋은 것도 이상하고, 무능해 보이는데 학생들이 신뢰하는 것도 이상하고.
그 외에도 많았다.
“……많은 부분이 안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요?”
해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강 선생 좋은 사람이니까, 부담 갖지 말고 친하게 지내요.”
“……네.”
미진은 마지못해 대답했다.
* * *
“미진 씨, 안녕~.”
설미가 옆자리에 앉으며 손을 흔들었다. 미진은 고개를 꾸벅 숙였다.
“아, 예. 안녕하세요.”
“상호 씨는 아직 안 왔나?”
“네.”
“또 늦네, 그치?”
설미는 피식 웃었다.
“상호 씨는 맨날 반 애들이랑 이야기하면서 오거든. 그래서 자주 늦어. 미진 씨가 이해해.”
“……네.”
미진은 복잡한 감정이 담긴 눈으로 설미를 바라보았다.
얼마 전에 복도에서 들었던 상호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대체 뭐가 맘에 안 드는데! 갑자기 전화해서 왜 지랄이야!’
‘X발! 지 생각밖에 안 하지.’
‘지랄맞네. 배때지 뚫리게 해댈 땐 언제고…….’
그리고 복도에서 들려오는 소문.
‘강쌤이랑 임쌤 사귄대.’
‘수학여행 갈 때부터 그랬다던데? 엄청 오래됐나 봐.’
하지만 설미와 상호는 그동안 늘 사이가 좋았다.
아마도 겉으로는 다정해 보이지만, 남들이 안 볼 때는 짐승처럼 싸우고 사랑하는 연인.
‘……아니면 바람을 피는 걸 수도 있고.’
미진은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그녀가 고민에 빠져 있는 와중에 설미가 눈을 깜작이며 물었다.
“미진 씨? 나 뭐 묻었어?”
“아, 아니요.”
미진은 설미의 작은 키와 순진한 얼굴을 보고 마른침을 삼켰다. 이렇게 포근해 보이는 사람이 그 남자 앞에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니.
그때 교무실 문이 열리고 그 남자가 들어왔다.
“아, 설미 선생님. 안녕하세요. 미진 씨도.”
상호는 고개를 꾸벅이며 둘의 앞으로 다가왔다. 미진은 그를 의심과 두려움이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절름발이면서 무예가. B급이면서 교사. 착한 척하면서 이중인격. 남교사면서 여제자들을 막 껴안고 다니는, 분류 불가능한 종합 쓰레기.
그게 상호에 대한 미진의 생각이었다.
그 시선을 느꼈는지 상호가 스스로의 얼굴을 더듬었다.
“저 뭐 묻었어요?”
“……아니요.”
미진은 시선을 돌렸다.
상호가 책상에서 출석부를 가져가며 물었다.
“미진 씨는 취미나 뭐 좋아하는 거 없어요?”
“네?”
“그냥, 맨날 앉아서 내 일만 대신하는데 내가 뭐 해주는 게 없는 것 같아서. 뭐 먹는 거라도 좋아하는 거 없어요?”
사람 좋게 웃으며 그런 말을 하지만, 미진에게는 어째 작업을 거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거절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저도 월급 받고 일하는 거니까.”
“그러면 뭐…… 그래도 생각 있으면 말해요.”
상호는 그 말을 남기고 교무실을 나섰다. 미진은 속으로 혀를 찼다.
‘참 끈덕지게도 달라붙네.’
그리고 다시 업무를 시작했다.
* * *
“푸햇츙!”
누군가가 재채기를 했다.
상호는 칠판에 글씨를 적으며 무심히 말했다.
“태화 감기 걸렸냐?”
“저 아닌데요?”
그럼 방금 그 요란한 재채기는 누구 것인가 상호는 뒤를 돌아보며 눈을 끔뻑였다.
세희의 얼굴이 유난히 붉었다.
“……세희야?”
“죄송해요…….”
“아니, 죄송할 건 아니고……. 감기 걸렸어?”
“그런 것 같아요.”
세희가 코를 훌쩍였다.
의자에 걸린 외투가 유난히 얇았다. 이제 11월인데 아직도 저런 얇은 걸 걸치고 다닌다니.
“겨울옷 없어?”
“있어요.”
“패딩이야?”
“아니요, 코트…….”
“학교 끝나고 같이 사러 가자.”
그 말을 들은 태화가 의자에 걸친 패딩을 들더니 뿔로 찢어 버렸다. 상호는 눈을 부라렸다.
“얌마, 너는 멀쩡한 옷을 왜 찢어!”
“5년 입었어요! 나도 새로 사줘요!”
“그래도 멀쩡한 걸 왜 찢어! 더 입을 수 있잖아.”
“초딩 때 샀다니까요. 꽉 껴서 가슴 아파요. 나 안 자라면 쌤이 책임질 거예요? 쌤도 큰 게 좋잖아요!”
“아니, 아오…….”
상호는 고개를 푹 숙이고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헝클어트렸다.
“그래도 멀쩡한 거 찢지 마. 선생님한테 줘. 필요한 사람 주게…….”
지윤의 동생들이나 혜소, 혹은 하다못해 길가의 거지에게라도 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는 허공섭물로 그 패딩을 들어 올렸다. 안에 든 털이 밖으로 삐져나와 풀풀 흩날렸다.
“에휴……, 알았어. 이미 찢은 거……. 사줄게.”
“아싸~.”
“쌤예. 지도 혹~시……. 히히.”
지윤이 어색하게 웃었다.
지윤이 많이 가난하긴 해도 세희와 태화만큼 돈이 없진 않았다. 상호는 곤란해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지윤이도……?”
“저 내일 생일입니더.”
“……도 패딩이 필요한 줄은 몰랐네. 잘 됐다. 선물 고민하고 있었는데.”
“내년엔 꼭 기억하이소.”
“응…….”
그러자 나빛도 살며시 손을 들었다.
“선생님, 저도…….”
“나빛이도? 안 돼, 나빛이는 부모님께…….”
나빛이 울상을 지으며 안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상호는 당황하며 손사래를 쳤다.
“알았어! 알았어. 그래, 사자, 사자. 넷이서 같은 걸로 맞춰서.”
그 말에 아이들이 서로를 둘러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좋죠, 그럼.”
“그래. 학교 끝나고 가자.”
상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칠판을 향해 돌아섰다.
* * *
“우와, 개넓어.”
조수석에서 태화가 말했다.
세희와 강원도에 갔다가 부숴먹고 새로 산 이후로 아이들을 처음 태우는 것이었다.
상호는 운전석을 열며 태화에게 핀잔을 주었다.
“야, 너 쌤 없을 때 차에 막 들어와 있지 마.”
“왜요? 어차피 탈 거잖아요.”
“아니, 지금 말고. 나중에 혹시나 해서.”
“그러죠, 뭐.”
태화는 그가 문을 열어주기도 전에 순간이동으로 먼저 타 있었다. 세희가 태화를 흘겨보며 뒷좌석 문을 열었다.
그런데 나빛이 조수석 문 앞에서 울상을 지었다.
“태화야아…….”
“뭐여, 왜.”
“나도 앞에 타 볼래.”
“빨리 오든가.”
“맨날 너랑 세희만 타잖아. 나도 앞에 탈래…….”
“아, 안 돼. 처음은 나야.”
대체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상호는 시동을 걸며 말했다.
“나빛인 올 때 앞에 타.”
“저는 거기서 집 가야 돼요…….”
“아.”
상호는 태화를 돌아보았다.
“한 번 양보해 줘. 많이 앉아 봤잖아. 주말에 또 앉을 거고.”
“치.”
태화는 입을 삐쭉 내밀면서도 뒷자리로 순간이동을 했다. 적당히 큰 중형차라 셋이 앉아도 남음이 있었다.
“야, 하나빛. 너 나한테 빚진 거야.”
“웅~.”
나빛이 방긋 웃으며 조수석에 앉았다.
대충 정리된 듯했다. 상호는 핸들을 잡고 차를 출발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