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태화잘들어갔어?]
“응. 왔던데.”
상호는 침대에 몸을 누이며 민정에게 대답했다. 창밖에 뜬 달이 눈에 띄었다.
태화도 이번 시험은 욕심이 나는지 주말마다 민정을 찾아가서 열심히 마법을 배우고 있었다.
“태화 수업 잘 들어? 누나한테는 장난 안 쳐?”
[내 앞에선 조용하던데? 누나 태화 성격 몰라. 원래 장난치는 스타일이야?]
“엄청 촐싹대. 원래는.”
[그래? 엄청 의외다. 너한테만 그런 건 아니고?]
“……그건 모르겠는데.”
상호가 머리를 긁적이고 있는데, 민정이 헛기침을 했다.
[그런데 그……, 상호야.]
“응.”
[5일에 시간 될까? 다 같이 놀러 가게.]
“5일에?”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
“평일이잖아. 나 수업해야지. 갈 거면 토요일에 가자.”
[도현이 오빠가 그날밖에 시간 안 된대.]
“형도 가? 넷이서 놀자고?”
[응. 오랜만에 만나려고.]
간만에 넷이서 모이자는 게 썩 끌리는 제안이긴 했지만, 그에겐 나이 먹을 대로 먹은 어른들보다는 아이들이 먼저였다.
그래서 거절했다.
“안 돼. 못 가. 애들한테 놀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놀면 어떻게 해. 그냥 셋이서 놀아. 다른 날을 잡든가.”
[너 보려고 모이는 건데…….]
민정이 주눅 든 목소리로 응얼거렸다.
[그래 알았어……. 네가 힘들면 안 되는 거구. 그래도 상호야.]
“응.”
[아이들이랑 잘 지내구, 기운 내구. 응?]
“기운은 지금 누나가 내야 할 것 같은데.”
상호는 쓰게 웃었다.
“뭘 신경 쓰고 그래. 벌써 몇 년을 이렇게 지냈는데. 신경 쓰지 말고 셋이 놀아.”
[응….]
“나중에 봐.”
[응.]
통화가 끊겼다. 상호는 한숨을 쉬며 핸드폰에 뜬 9월 30일 이 라는 날짜를 바라보았다.
사실 전우들의 기 일은 이미 지났다. 일주일 전쯤. 그 다섯 명은 모두 한날한시에 죽었고, 오직 예경만이 2주 가까이 더 버티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게 10월 5일.
‘생각하지 말자.’
이미 지난 일이다.
요즘에 든 버릇이 하나 있었다. 쓸데없는 고민이 생길 때마다 혜소가 준 염주를 굴리는 것. 상호는 무심코 염주를 굴리다가 결국 이것도 영주가 준 것이란 데에 생각이 미쳤다.
‘씨발.’
그는 염주를 벗어 구석에 집어 던졌다.
죽어가던 예경의 모습이 떠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상호는 주먹으로 침대를 거세게 내리쳤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씨발! 씨발.
그러다 결국은 제풀에 지쳐 널브러졌다.
‘빨리 잊어버려라. 내일 애들 봐야 하니까…….’
상호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중얼거리며 서둘러 잠을 청했다. 이 빌어먹을 기억들에게서 벗어나기 우]해.
하지만 마음먹는다고 간단히 지워질 기 억들이 아니었다.
결국 그는 다시 눈을 뜨고 핸드폰을 들었다.
‘깨어 있으려나.’
번호를 누르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이윽고 연결음이 끊기며 그리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토끼야.]
상호가 피식 웃자 효은이 퉁명스럽게 물었다.
[뭐야, 왜 웃는데?]
“아니 그냥.”
[왜 전화했어?]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
상호는 나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효은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그녀답지 않게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언니 생각났어?]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술 사줄까?]
“됐어, 이 야밤에 술은 무슨 술이야. 내일 수업 있는데…….”
[그럼 어떡해.]
효은은 그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다는 말투였다. 그녀가 고민하다가 말을 이었다.
[폰으로라도 할래?]
“이 미친…… 에휴.”
상호는 한숨을 쉬었다.
“목소리 들으려고 걸은 거라고. 그냥 아무 말이나 해.”
[그게 뭐야. 딱히 할 말 없는데. 신음 들려줘?]
“하지 마. 끊는다.”
[그럼 이거는 어때?]
핸드폰에서 쪽 소리가 들렸다.
[자, 너도 해.]
그 말에 상호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됐어. 안 해.”
[해 보라고. 너 이젠 나한테 키스도 안 하냐? 벌써 질렸어?]
“아니……, 이게 너한테 하는 거냐? 핸드폰에 하는 거지.”
[마음으로 보내는 거야, 등신아. 한번 해봐.]
상호는 마지못해 핸드폰에 대고 쪽 소리를 내었다. 어째 얼굴이 더 확확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됐냐?”
[정없게한번만하려고?]
“……됐어, 시바.”
그는 짜증을 냈다가 기어드는 목소리로 덧붙였다.
“고마워.
핸드폰 너머에서 또 쪽 소리가 들렸다.
[금요일에 봐.]
그 말을 끝으로 통화가 끊겼다. 상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금요일에 못 보는데.
‘민정이 누나가 알아서 설명하겠지, 뭐.’
그는 핸드폰을 놓고 다시 잠을 청했다.
하지만 눈을 감을수록 또렷해지는 예경의 미소가, 그를 쉬이 놓아주지 않고 더욱 환하게, 눈을 부시게 만들었다.
그의 몸이 연신 뒤척거렸다.
“돌겠네, 진짜…….”
* * *
결국 한숨도 못 잤다.
일주일 내내.
상호는 퀭한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머릿속이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 멍했다.
‘졸려 뒈지겠는데 잠은 못 자고…….’
그런 상태로도 아이들은 가르칠 수 있었지만, 정작 뭘 가르쳤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긴 했는데. 돌아서면 잊고 말았다.
그는 출석부를 펴다가 눈을 부릅떴다.
‘……뭐여, 쒸바. 벌써 목요일이라고?’
안 그래도 피곤한데 놀라기까지 하니 눈깔이 빠져나올 것 같았다. 상호는 당황하며 아이들을 둘러보았다.
아이들이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세희가 먼저 입을 열었두?.
“선생님.”
“으, 응?”
“요즘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별일 없는데.”
그가 대답하자마자 나빛과 지윤이 따지고 들었다.
“거짓말하지 마요!”
“누가봐도아파 보이십니더.”
심지어는 태화까지 깐죽거 리지 않고 가만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상호는 일부러 피식 웃었다.
“너희 시험 망칠까봐 걱정돼서. 잠을 못 잤거든.”
“지들을 못 믿어서 그렇게 되셨다구예?”
“응.”
“쌤이 그럴 사람이 아닌디예.”
지윤이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상호는 헛기침을 하고 아이들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파이팅이나 하자, 얘들아. 모여 봐.”
아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향해 달려왔다. 둥그렇게 선 아이들 사이로 상호가 먼저 손을 뻗었다.
“자. 방심하지 말고. 특히 이미 만나서 이겼던 상대라도 절대 무시하지 말고. 무조건 그때그때 최선을 다해서 이긴다는 마음가짐으로…… 응?”
아이들은 그의 손등에 손을 올리지 않았다.
대신에 그의 손가락을 하나씩 잡고 아주 부담스러운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상호는 아이들의 눈빛을 보고 진땀을 흘렸다.
“왜 그래?”
“아프지 마이소
지윤이 그의 손가락을 힘주어 잡았다.
다른 아이들도 그랬다.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었다. 상호는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 너희 시험 잘 보면 다 나을게.”
“약속했어요.”
“응. 약속.”
그는 나빛의 말에 대답하며 손을 위로 들어 올렸다. 아이들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파이팅!”
다들 상호를 쳐 다보며 그 말을 했다.
상호는 꼭 자기한테 하는 말인 것 같아서 얼굴을 붉히며 헛기침을 하고는, 손을 거두고 교실 밖으로 발을 옮겼다.
“가자, 얘들아.”
* * *
‘잘하고 있구만.’
상호는 스탠드에 앉아서 경 기장을 내 려다보았다.
오전의 64강 선발전. 세희는 1학기말 1등답게 전승가도를 달리는 중이었고, 지윤은 무난하게 6승 2패 증. 태화는 마법사들 사이에서는 항상 1등이었고, 나빛 또한 늘 그렇듯 주술사들을 상대로 무쌍을 찍었다.
상호는 특히 나빛에게 기 대 증이었다. 이제 10개의 성창을 다루게 된 그녀라면 어 지간한 아이들을 상대로는 지고 싶어도 질 수가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날개로 날아다니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공격도 방어막으로 막아낼 수 있다. 나빛이 주의해야 할 것은 단 둘, 날카로운 검기를 두른 쾌검과 특별히 기상천외한마법.
세희와 은율, 그리고 태화였다.
‘그런데 다른 반 애들도 꽤 강해진 것 같네.’
상호는 다른 반의 무예가 학생들을 보았다. 다들 겸기를 부딪치며 신나게 싸우고 있었다.
이제는 가장 약한 아이들도 검기를 쓸 수 있게 되었다. 세희나 은율처럼 특출난 아이들은 이미 강기의 초입을 맛봤다.
나빛이 방심한다면 의외로 일찍 탈락할 수도 있었다.
‘그래도 뭐, 방심할 애는 아니니까…….’
상호는 눈을 자꾸 끔뻑 거 렸다.
시험 당일이 되자드디어 예경의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그러고 나니 그동안쌓인 잠이 한꺼번에 몰려오기 시작했다.
자꾸 눈이 감겼다.
‘미치겠네, 애들 시합 봐야 하는데…….’
다른 반 아이들과 경기하는 것은 그에게도 중요한 일이었다.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다가 세세한 부분까지 짚어가며 조언해 줘야 했다. 흔하지 않은 기회니까.
그런데 졸려서 죽을 것 같았다. 상호는 손으로 눈두덩을 비볐다.
‘늙어서 그런가? 어릴 땐 일주일도 거뜬했는데…….’
전장에서야 항상 긴장을 유지했으니까 그런 일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곳은 평화로운 학교.
마침 날씨까지 좋았다.
‘아 씨, 안 되겠다. 좀만 자야지. 오후에는 진짜 자면 안되니까…….’
상호는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갑자기 시야가 뒤흔들렸다. 하늘이 눕고 땅이 일어서고.
‘……지랄하네.’
그는 헛웃음을 치고는 바닥에 쓰러졌다.
의식을 잃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본 것은, 가느다란 발목에 하얀 양복이 휘날리는 모습이었다.
〈잘못한사람은>
뭉근한 살 냄새.
뺨에 닿는 뜨뜻한 온기.
아주 익숙한 감각이었다. 꼭 예경의 것처 럼.
비몽사몽한 와중에 머 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느껴졌다.
“누나…….”
상호는 힘겹게 중얼거리며 온기가 느껴지는 방향으로 고개를 깊이 묻었다.
그러자 여인의 고운 목소리가 들렸다.
“어머. 강선생.”
상호의 눈이 번쩍 뜨였다.
응?’
눈앞에 하얀 양복바지 의 지 퍼 부분이 보였다. 그는 돌처 럼 굳은 채로 눈동자만 굴려 위를 올려 다보았다.
해련이 빙긋 웃고 있었다.
“재혼은 자식들이랑 상담을 조금 해야 할 것 같은데.”
“시바……켁!”
상호는 기겁해서 옆으로 구르다가, 해련의 허벅지에서 떨어져 소파 앞에 놓인 탁자에 뒤통수를 부딪치고 말았다.
눈앞에 별이 떠다녔다. 이게 얼마 만에 느껴보는 고통인지.
“끄윽……. 죄송합니다, 교장선생님…….”
“내가 욕이 나올 정도로 별로인가?”
“아니요, 그게 아니고, 너무 놀라서…….”
해련은 쩔쩔매는 상호를 샐쭉한 눈빛으로 째려보다가, 곧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상호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미안해요.”
“네?”
상호는 눈을 끔뻑 였다.
“뭐가요?”
“다리. 봐버렸네.”
바지가 살짝 말려 올라가 있었다.
상호는 침음하며 몸을 일으켰다. 쓰러진 것도, 남 앞에서 무방비하게 누워 있던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다리를 들킨 것도 처음.
그나마 상대가 해련인 게 천만다행이 었다.
“괜찮아요. 교장선생님은.”
“나도강선생이면괜찮은데.”
“……잘 생각해보니 까 안 괜찮은 것 같습니 다.”
둘이 있는 곳은 당연히 교장실. 상호는 고개를 돌려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보았다.
오후 2시.
한창 오후 본선이 진행되고 있을 시간이었다. 아마도 32강쯤. 빠르면 16강전.
그는 서둘러 검을 찾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어째 보이질 않았다.
“교장선생님. 제 검은 어디…….”
그 물음에 해련이 방구석을 가리켰다.
구석에는 금장식이 박힌 하얀 검과 예경에게 물려받은 그의 검이 놓여 있었다. 상호는 그쪽으로 내공을 뻗었다.
그런데 뭔가가 그의 내공을 막아섰다.
상호가 옆을 돌아보니 해련이 씩 웃고 있었다.
“뚫어 봐요.”
힘을 겨뤄 보자는 건가. 상호는 당황하면서도 내공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해련의 뜻은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그녀는 상호가 내공에 정신에 팔린 틈을 타 그의 옷자락을 잡고는. 한 손으로 간단히 끌어당겨 다시 소파에 눕혔다.
그리고 무릎을 내어 주었다.
“좀 더 쉬어요. 삼대에 걸쳐 검증된 무릎이니까. 느낌이 괜찮을걸.”
“저희 애들 보러 가야…….”
“알아서 하겠죠. 지금은 강 선생 몸이나 챙겨요. 옛날이야기도 해줄까요?”
해련이 키득거 리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상호는 직장 상사라는 부담감에 어떻게든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머리를 내리누르는 해련의 완고한 손짓에 결국 눕고 말았다.
“끄응…….”
“어때요?”
“푹신……하네요.”
“좀 더 푹신한 쪽으로 와도 괜찮은데.”
“저는딱딱한게익숙해서…….”
“나도 딱딱한 거 좋아하는데.”
상호의 눈동자가 덜덜 흔들렸다.
‘정신을못차리겠네…….’
해련이 그의 머 리카락을 만지작거 렸다.
“잠을 잘 못 잔 모양인데. 무슨 일 있었어요?”
손길이 퍽 따스했다.
상호는 해련에게는 그리 많이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내일이 기일이에요.”
“소중했던 사람?”
“예.”
해련의 눈빛이 애틋해졌다.
“저번에 말해준 걸로는 부족했어요?”
“아니요. 그게…….”
상호는 눈을 감았다.
“슬픈 건 해결이 됐는데…… 화가 나는 건 어쩌지 못해서요.”
“왜 화가 났을까?”
그건 대답하지 못했다.
상호가 가만히 눈을 감고 있자 해련이 나직하게 되물었다.
“오래된 일 아니에요?”
“맞아요.”
“잊지 못하겠어요?”
상호는 고개를 끄덕 였다.
“죽이기 전에는…… 한을 풀지 못할 것 같아요.”
무언가가 그의 콧잔등을 쳤다. 상호는 움찔하며 눈을 떴다.
해련이 그의 코앞에 검지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
“살인은 안 돼요.”
그녀가 엄한 목소리로 꾸짖었다.
“아이들 생각해야죠. 아무리 강 선생이 세상 몰래 사람을 죽일 수 있다 해도…… 그런 짓을 하면. 당연히 선생 실격인 거예요.”
“……알아요.”
상호는 옅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가슴에 품고 삽니다.”
해련은 말없이 그를 내려다보다가, 다시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내일이 기일이랬죠? 그럼 내일은 쉴래요?”
“……아뇨.”
상호는 민정이 했던 말을 떠올리다가 고개를 저 었다.
“애들이 걱정할 거 아니에요. 멀쩡하면 일해야죠.”
“아직 덜 멀쩡한 것 같은데.”
해련의 손이 상호의 뒤통수를 문질렀다. 방금 탁자에 부딪힌 곳이었다.
“오늘은푹쉬어요.”
“다 쉬었습니다. 애들 보러 가겠…….”
“명령이에요.”
해련은 이제 무릎베개를 그만두고 슬금슬금 그의 옆에 눕는 중이었다. 상호는 당황하며 소파 밑으로 떨어지려고 했지만. 해련의 팔이 그의 허리에 감겨들었다그
“저, 교장선생님? 이게무슨 뜻…….”
“또 주책인가? 미안해요. 내 손주 같아서 그만.”
“그 뭔 범죄자 같은……. 누가 보면 어떡해요.”
“그럼 옆방에 침대로 갈까요?”
“아니…….”
그는 그렇게 중간평가가 끝날 때까지 꼼짝없이 잡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