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화 혁명가, 세상을 박살내다 (3)
수십억의 영혼, 그 안에 녹아 있는 수십억의 능력과 수십억의 기억.
태일은 가만히 눈을 감은 채 그 모든 영혼과 교감했다.
삶의 권리를 잃은 채, 자유를 잃은 채 갇혀 버린 존재들.
누군가의 영생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 버린 영혼들.
그들은 태일에게 자신의 이야기들을 아낌없이 들려주었다.
태어나고, 살아가고, 사랑하고, 싸우고, 패배한 끝에 마침내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이야기.
‘우리는 곧 너야.’
반대로 그들 역시 태일의 영혼에 새겨진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싸우고, 승리하고, 배신당하고, 다시 싸우다가 마침내 이곳에 도달한 이야기.
‘너는 곧 우리야.’
오롯이 서로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사이, 다른 감각들은 완전히 잠들었다.
영혼들의 목소리 이외에 그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뜨거움도, 차가움도, 고통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로지 영혼들과 태일 사이의 이야기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야기들은 하나의 염원으로 이어졌다.
‘다시 살아가고 싶어.’
태어나고, 살아가고, 늙어 가고, 죽음을 맞으며, 죽음 뒤에는 다시 태어난다.
그 순환의 고리가 끊어진 채 봉인된 영혼들은 삶을, 죽음을 갈구했다.
태일은 그들의 아픔과 슬픔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아니, 그건 곧 태일의 이야기였다.
그렇게 영혼들은 그렇게 태일과 하나가 되었다.
에너지가 아닌 동류로서 서로를 받아들인다.
태일은 여전히 태일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수십억 영혼의 일부였다.
째깍.
초침 소리와 함께 영혼들의 목소리가 완전히 잦아든다.
찰나에 불과한 시간 동안, 영원에 가까운 대화가 끝났다.
태일은 천천히 눈을 떴다.
눈부신 햇빛이 태일의 온몸을 내리쬈다.
회담장을 둘러싸고 있던 실드는 완전히 박살 난 상태였으며, 전쟁터에 선 모두의 시선이 태일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대체… 뭐였지?’
아크는 멍하니 선 채 태일을 바라보았다.
일순간 터무니없는 수준의 에너지가 방출되었고, 실드 전체가 박살 났다.
그와 동시에 아크의 필드 역시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가만히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떨고 있어? 내가?’
불가능하다.
지금껏 아크가 축적한 에너지는 알마티 따윈 단번에 지도에서 지워 버리고 남을 수준이었다.
그건 생명체로서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이었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태일로부터 까닭 모를 위압감이 느껴졌다.
“웃기지 마!!”
아크는 입술을 깨물며 천천히 손을 내뻗었다.
스스스스스…….
아크의 손끝에서 피어오른 암흑이 거대한 짐승의 형태를 갖추었다.
거대한 날개에 날카로운 이빨, 선명하게 빛나는 핏빛 눈동자.
메데이아가 만들어 낸 요르문간드의 완성형이자, 대륙을 유린하기 위해 만들어진 악룡 ‘아지다하카’.
지금껏 아크가 키워 온 괴물이 마침내 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악룡의 그림자가 알마티의 하늘을 가득 메운 가운데, 온 대지가 지진이라도 난 듯 위태롭게 흔들렸다.
“뭐야, 저건!”
“괴, 괴물……!”
얼굴이 하얗기 질린 몇몇 병사들이 벌벌 떨며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그 누구도 감히 거대한 악룡을 향해 총구를 겨누지 못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아지다하카는 영혼을 먹이로 삼는 괴물이다.
그러니 아지다하카에 대한 공포는 일종의 본능이었다.
“고작 이런 곳에 풀어 놓으려 만든 녀석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모아 온 에너지로 심혈을 기울여 만든 괴물.
수만 명의 영혼을 재물 삼아 탄생한 아지다하카는 무엇이든 게걸스럽게 먹어 치운다.
한 번 자유를 얻은 이상, 아지다하카는 동대륙에 풀 한 포기 남지 않을 때까지, 자신의 힘을 모두 소진할 때까지 날뛸 것이다.
“전부 없애 버려, 아지다하카.”
군단과 메타휴먼을 모조리 잃은 이상, 지금까지의 계획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센트럴도, 50개의 구역도 전부 지워 버릴 것이다.
‘전부 없앤 뒤 다시 시작하면 돼.’
소울에너지는 다시 모을 수 있다.
세상이 완전히 붕괴하지 않는 이상, 영혼은 순환할 테니까.
아크는 그렇게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했지만, 정작 아지다하카를 올려다보는 시선에는 미련이 가득했다.
그리고 미련은 곧이어 분노로 변했다.
‘전부 저놈 때문이다.’
아크의 시선이 태일을 다시금 태일을 향했다.
아지다하카가 그림자를 드리우며 비상하는 이 순간에조차 태일은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마치 허수아비처럼 제자리에 서서 아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다른 녀석들처럼 겁에 질려 몸이 얼어붙은 것일 터였다.
‘계획이 틀어진 건 애당초 전부 저놈 때문이었지.’
소울벌룬의 유통에서부터 센트럴오더 발동, 알마티 공격에 이르기까지.
태일은 줄곧 아크의 일을 방해했고, 결국 모든 계획을 어그러뜨렸다.
마더랜드가 태일을 주목한다는 사실을 안 뒤 태일을 손에 넣고자 했지만, 그 미련으로 인해 모든 계획이 실패하고 말았다.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어.”
가만히 손을 뻗어 태일을 가리킨다.
아지다하카의 핏빛 눈동자들이 그런 아크의 손가락을 따라 태일에게 집중되었다.
아지다하카의 포식은 시신의 흔적조차 남기지 않을 것이다.
“…없애 버려.”
아크의 지시를 들은 아지다하카가 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날아들어 태일을 한입에 삼켜 버릴 듯 아가리를 벌렸다.
두려움에 떨며 딘이 만든 방벽에 숨어 있는 루키우스와 안도, 황망한 얼굴로 멍하니 아지다하카를 바라보고 있는 유키와 렌야.
아지다하카는 태일뿐 아니라 회담장에 나왔던 대표자들을 모조리 집어삼킬 기세였다.
그러나 태일은 아지다하카의 이빨이 다가오는 바로 그 순간까지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아크는 그 모습을 보며 악을 썼다.
“그래! 그냥 그렇게 사라져 버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태일이 가만히 손을 들어 올렸다.
치칫!
아크의 귓가에 자그마한 스파크 소리가 들려온다.
너무나도 가늘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볼 수조차 없을 정도의 빛줄기.
그렇게 만들어진 빛줄기가 아지다하카의 이빨에 닿았다.
파칫! 파치치치치치…….
한 줄기의 빛이 아지다하카의 몸을 기어올라 수백, 수천, 수만 갈래로 흩어져 간다.
아지다하카의 이빨에서 아가리로, 목을 타고 몸뚱어리로, 그리고 마침내 양 날개까지.
“크라아아아아아악!!!!!”
태일을 집어삼킬 기세로 아가리를 들이밀던 아지다하카가 고개를 들고는 고통스럽게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뒤, 아지다하카의 비명 소리가 멈추었다.
치직… 치지지직…….
선명히 남은 빛줄기를 중심으로 아지다하카의 몸뚱어리가 갈가리 찢겨 나간다.
거대한 날개가 수백, 수천 갈래로 나누어져 흩어져 버렸고, 아가리와 목, 거대한 몸뚱어리까지 셀 수없이 많은 조각으로 흩뿌려졌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무려 수십 년에 걸쳐 키워 온 아지다하카가 어떻게 고작 1분도 되지 않는 사이 허무하게 사라질 수 있는 걸까.
아크는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바로 그 순간,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소울에너지를 빼앗았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던 태일이 천천히 말을 잇는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지?”
“…….”
“얼마나 많은 세계를 부수었지?”
그 목소리는 비단 태일만의 것이 아니었다.
여인의 목소리처럼 들리기도 했고, 노인의 목소리처럼 들리기도 했으며, 젊은 청년의 목소리처럼 들리기도 했다.
“아, 아아…….”
아크의 몸은 이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떨려 오고 있었다.
그 떨림은 아크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아크가 그동안 흡수한 소울에너지들이, 강제로 먹어 치운 영혼들이 태일에게 반응하고 있었다.
아지다하카의 몸뚱어리를 이루다가 흩어졌던 입자들이, 영혼들이 일제히 태일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검고 흰 빛들이, 붉고 푸른빛들이 태일의 주변을 어지럽게 감쌌다.
“이건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아크는 그저 그 말밖에 할 수 없었다.
도망조차 칠 수 없다.
줄곧 아크의 지배를 받던 영혼들이 이젠 거꾸로 아크를 단단히 붙잡아 두고 있었다.
뚜벅, 뚜벅, 뚜벅.
태일이 그런 아크를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얼굴이 창백하게 굳은 아크는 벌벌 떨면서 그런 아크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아니, 아크가 품은 영혼들 앞에 무릎을 꿇었다.
“내가… 내가 잘못했어.”
살고 싶었다.
“아니, 내가 그런 게 아니야! 너희도 알잖아. 그렇지? 나는 본체가 아니라고!”
애당초 아크 역시 새로운 목장을 만들기 위해 제작된 복제품일 뿐이었다.
모든 음모를 꾸민 본체는 마더랜드에 있다.
모든 죄는 오롯이 본체의 몫이어야 했다.
“너, 너희들의 복수를 도울게! 나라면 도울 수 있어. 내가 안내할게!”
태일은 그런 아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넌 너무 말이 많아.”
그 말을 끝으로 아크의 몸이 거대한 빛에 휩싸였다.
“으, 으아아아아악!!!!!”
셀 수 없이 많은 영혼이 아크의 몸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축적해 놓았던 소울에너지들이 온 사방으로 흩어졌다.
“아, 안 돼!!!”
아크는 양손을 허우적거리며 자신의 몸에서 빠져나가는 영혼들을, 에너지들을 붙잡으려 했지만 의미 없는 발버둥에 불과했다.
그 사이 아크의 얼굴에서 생기가 빠져나갔고, 깊은 주름이 패였으며, 머리털이 빠졌다.
목소리 역시 노인처럼 쉬어 버렸고, 눈동자 역시 혼탁해졌다.
“아… 아아… 나는… 아니…야… 살려 줘…….”
순식간에 추레한 노인으로 변해 버린 아크는 땅을 기며 태일의 바지를 붙잡았다.
“사… 살려… 줘.”
바로 그때, 아크의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크……?”
세연, 아니, 카렌이 아크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아, 아니야… 보, 보지 마… 아아아아!!!”
아크는 카렌이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라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카렌에게만큼은 이토록 추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당신… 아크가 아니에요. 그렇죠?”
“…….”
아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카렌의 반대편으로 얼굴을 파묻었다.
“내 동생은 어떻게 된 거죠?”
“…….”
“말해 줘요. 아크가 어디에 있는지. 당신이 누구인지…….”
카렌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아크는, 아니, 아크의 가면을 써 왔던 사내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조물주의 복제품으로 만들어져 투입된 사내는 ‘아크 탈로스’라는 인간의 모든 것을 빼앗았다.
아크의 외모도, 인생도, 심지어 가족까지.
사내는 아크의 신분 뒤에 숨어 센트럴의 계획을 착실히 수행했다.
회사를 키우고 사업을 진행하면서 계획에 적합한 여건을 만들어 갔다.
사람들은 사내의 의도를 모른 채 신기술에 감탄하기 바빴고, 그저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카렌은 달랐다.
그녀는 아크가 변해 버렸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먼저 눈치챘고, 아크의 계획을 계속해서 방해했다.
사내의 악의에 가장 먼저 노출된 약자들을 보호하려 했으며, 사내가 전파한 기술을 끊임없이 의심했다.
하지만 사내는 그런 카렌을 없애지 않았다.
아니, 없앨 수 없었다.
“대답해요!”
사내는 하잘것없는 존재들을 위해 싸우는 그녀를, 언제나 당당한 그녀를 늘 지켜봐 왔다.
“제발……!”
그리고 어느 순간,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사실 그처럼 비뚤어진 사랑의 끝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사내는 마지막 남은 소울에너지를 자신의 손끝에 긁어모았다.
그것만큼은 누군가에게 빼앗은 에너지가 아니었다.
처음 만들어지던 순간부터 조물주에게 넘겨받은 아주 약간의 영혼 조각.
그 조각은 마침내 날카로운 칼날의 형태를 이루었다.
사내는 마지막으로 고개를 돌려 카렌을 바라보았다.
“카렌, 미안하구나. 내가… 네 동생의 모든 것을 빼앗았다.”
사내의 고백에 카렌의 눈시울이 붉게 물들었다.
“미안하다.”
쿵.
머리를 땅에 부딪친다.
쿵.
이마가 부서지며 피로 범벅이 되었다.
쿵.
그리고 마지막 한 번.
피와 눈물 뒤섞인 얼굴로 카렌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직후, 사내는 자신의 목에 영혼의 조각으로 만든 칼날을 꽂아 넣었다.
1939년, 사내는 코르지 브레드필드의 앞에 나타나 스스로를 ‘제로’라 소개했다.
1940년, 센트럴을 만들어 마침내 세계대전을 끝내고 역사시대를 끝냈으며.
1968년, 드림코퍼레이션을 설립할 당시에는 ‘이고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2000년, 양자로 데려온 쌍둥이 중 한 명인 ‘아크 탈로스’의 인생을 빼앗아 신분을 바꾸었고.
2022년, 센트럴오더를 이용해 계획을 완수하고자 했지만 실패했다.
사내는 긴 시간동안 암흑 속에 암약하며 수많은 사건을 저질러 왔지만, 그의 진짜 이름을 아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 * *
알마티 에너지 광장의 터빈 내부.
조금 전까지 웅장한 기계 태엽 소리와 함께 붉은빛을 뿜어냈던 탑은 산산이 부서져 온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탑은 부서지기 직전, 요란한 울음소리와 함께 황금빛을 온 사방에 뿜어냈다.
레이는 그렇게 붕괴된 탑의 잔해를 바라보며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차마 기능을 멈춰 버린 동료들의 면면을 볼 수 없어 주먹을 움켜쥐고 눈을 감는다.
‘결국은… 모두 가 버렸구나.’
레이의 마지막 지시에 따라 탑을 부순 동료들은 탑의 붕괴와 함께 완전히 기능을 멈춰 버렸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붙잡혀 있던 영혼들이 해방된 것일 뿐이다.
이쪽 세상에 속해 있지 않은 이들이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을 뿐이다.
탑이 무너짐으로써 끊어진 영혼 순환의 고리가 다시 연결되었다.
모두 잘된 일임을 알고 있었지만, 탑이 무너지며 가슴에 구멍이 뚫려 버린 듯했다.
“레이, 괜찮아?”
제인이 그런 레이의 손을 가만히 잡는다.
“고아 출신에 구역 보조금으로 근근이 살아가던 학생. 콤플렉스 덩어리의 사회 부적응자.”
“…레이.”
“그게 나였어.”
번듯한 집안의 자제들이 모인 아카데미에서도, 졸업한 뒤 들어간 일류 로펌에서도 레이는 이질적인 존재였다.
레이는 주류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고, 제 발로 암흑가에 발을 디뎠다.
히트맨의 계약과 뒷 세계 조직 간 분쟁을 조율하는 변호사, 이른바 ‘암흑가의 변호사’였다.
그러나 암흑가 고객들조차 레이를 꺼렸고, 탐탁지 않게 여겼다.
‘속을 알 수 없는 녀석’, ‘웃음기 없이 음험한 놈’.
레이는 뒷골목에서도 환영받을 수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양지에도, 음지에도 속하지 못했던 레이를 편견 없이 믿어 준 이들이 있었다.
“이 녀석들만큼은 어떤 순간에든 날 믿고 따라와 줬어.”
버려진 메타휴먼을 직원으로 채용한 건 사실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메타휴먼들은 레이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레이와 교감했고, 레이를 이해해 주었으며, 레이를 위해 싸워 주었다.
그들은 그저 명령에 복종하는 기계가 아니었다.
“잘 가라.”
고개를 들어 영혼이 떠나간 껍데기들을 바라보며 어렵게 입을 뗀다.
“…친구들.”
레이는 그렇게 자신의 가장 소중한 동료들을, 친구들을 떠나보냈다.
제인은 그런 레이를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혁명가, 세상을 박살 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