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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가 세상을 박살 내다-207화 (207/220)

207화 괴물 (4)

잠시간의 침묵 뒤, 닐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기까지 하지.”

당장이라도 공격에 나서기 위해 준비하던 카츠미는 갑작스러운 닐스의 선언에 어지간히 당황했는지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라고?”

“오늘의 전투는 이쯤이면 충분할 거 같군.”

전투가 몇 시간이나 계속되었고,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아직 자신의 상황을 모르는 모양인데.”

“왜? 내가 위험에 빠진 것 같나?”

센트럴 돌격대는 모조리 달아났고, 닐스는 적들의 한가운데 홀로 남아 있었다.

50구역 마피아와 레지스탕스, 프랑켄과 보니, 그리고 알마티의 포대까지 전부가 닐스를 겨누고 있다.

그러나 닐스는 조금의 두려움도 느끼지 못했다.

그저 다소 피곤할 뿐이었다.

“오늘의 전투에서 난 목적 하나를 달성했다. 그러니 오늘 전투는 이 정도로 마무리 짓겠다는 뜻이야.”

“누구 마음대로!”

충혈된 눈으로 닐스를 노려보던 보니가 날카롭게 고함을 내지른다.

끼리리리릭!!

그와 동시에 거신병이 그에 호응하듯 한쪽 팔을 들어 올렸다.

연합 측 병력 역시 성난 얼굴로 닐스를 향해 저마다 무기를 겨누었다.

닐스는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며 흥분한 적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49구역에서 자신에 의해 괴멸당한 동부 연맹의 패잔병들.

목숨을 잃은 클라이드의 동생 보니.

그들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증오와 공포, 그리고 두려움이었다.

“너희에게도 나쁜 이야기는 아닐 텐데. 계속 싸워 봐야 너희에게 좋을 게 없어.”

알마티 장벽 너머, 시내에서는 여전히 폭발음이 들려왔다.

동쪽과 서쪽 장벽에서도 굉음과 함께 불길이 버티고 있었다.

전투가 길어질수록 알마티 측의 희생 역시 커진다.

“물론 너희가 지금 이 자리에서 날 잡는데 성공한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사령관인 자신이 쓰러지면 전쟁은 끝난다.

“…과연 가능할까?”

“웃기지 마!!”

분노에 찬 보니가 고함을 내질렀고, 그와 동시에 거신병이 닐스를 깔아뭉갤 기세로 주먹을 휘둘렀다.

쾅!!

“뭔가 착각하는 모양인데, 전투를 멈추겠다는 건 순전히 내 변덕 때문이야.”

닐스는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천천히 말을 이었다.

거센 기세로 날아든 거신병의 주먹이 닐스의 석장 끝부분에 가로막힌 채 그대로 멈춰 선다.

거신병의 주먹을 간단히 막아 낸 닐스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곧이어 보니의 발밑에서 모래들이 솟아오르더니 보니의 온몸이 흙무더기에 파묻혔다.

고개만 내민 보니가 고함을 질러 댔다.

“으아아악!!”

“보니!”

프랑켄이 깜짝 놀라 주먹으로 보니의 몸을 감싼 흙무더기를 내리쳤지만, 엄청난 강도의 기계 팔로도 부술 수 없었다.

그제야 방해꾼을 처리한 닐스가 시선을 돌려 카츠미를 바라보았다.

“한 번 해보겠다면 덤벼도 좋아. 말리지는 않겠어.”

파스스스스스…….

전쟁터 곳곳에서 뿌연 모래 먼지가 피어오른다.

전장을 뒤덮고 있던 그의 모래들이 꿈틀거리며 사방에서 솟아올랐고, 단번에 수백 마리 짐승의 형상을 빚어내기 시작했다.

“크르르르…….”

닐스의 짐승들이 넓은 원을 그리며 닐스의 명령만 떨어진다면 당장이라도 달려들 듯 이빨을 드러냈다.

“어때? 전투를 계속하겠나?”

닐스는 다소 노곤한 표정으로 카츠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 전투에 대한 지휘권은 그녀에게 있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았던 것이다.

“으, 으윽…….”

“괴물 같은 놈!”

카츠미의 귓가에 나지막한 신음 소리와 욕설이 들려왔다.

49구역에서 동료들을 무수히 살해한 주범이자, 센트럴의 사령관.

지금 최소 백여 개의 총구가 오로지 그를 겨누고 있다.

그러나 이 순간, 불리한 쪽은 닐스가 아니었다.

닐스가 만들어 낸 모래 파도와 모래 짐승들.

순식간에 군단을 무력화시켜 버린 닐스의 능력에 어지간한 카츠미조차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에게 아직 힘이 남아 있다면, 고작 백여 명에 불과한 병력으로는 그를 잡을 수 없다.

이 자리의 부하들은 물론 페이진과 민호, 그리고 자신까지도 목숨을 잃을 것이다.

“당주.”

페이진이 낮은 목소리로 카츠미를 불렀다.

“지시를 내려.”

페이진뿐만이 아니었다.

동부 연맹의 생존자 모두가 카츠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카츠미가 지시를 내리는 순간, 무수한 총탄이 닐스를 향해 쏟아질 것이다.

그녀의 말 한마디면 이 전장의 판도가 바뀐다.

그러나 카츠미는 입을 떼지 못한 채 그저 닐스를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카츠미…….”

민호가 망설이는 카츠미를 보며 뭐라 말하려는 듯 입을 움찔거렸지만, 곧 입을 다물었다.

싸운다면 모두가 이 자리에서 전멸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물러선다면 카츠미가 부하들에게 버림받을 것이다.

동료의 복수를 막아선 당주를 50구역의 무법자들은 결코 따르지 않을 것이다.

카츠미는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여유로운 표정의 닐스를 노려볼 뿐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우리는 50구역에서 왔죠.”

순간, 닐스와 카츠미를 비롯한 모두의 시선이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집중되었다.

“50구역의 마피아들에게는 유구한 전통이 있어요.”

카츠미가 부재 중 마피아들을 이끌었던 여검사.

“바로 ‘결투’랍니다.”

50구역 환락가에서 평생을 살아온 검사이자, 한때는 옷가게의 여주인이기도 했던 여인.

여우 가면을 쓴 자켄이 천천히 닐스 앞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카츠미가 깜짝 놀라 자켄을 말리려 했지만, 자켄은 그 짧은 틈에 카츠미와 눈을 마주치며 살짝 고개를 저었다.

‘나서지 말아요.’

카츠미는 자켄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았다.

“당신이 결투에서 승리한다면, 당신의 뜻대로 이 전투를 마무리 짓도록 하죠. 내가 패한다면, 그 누구도 당신의 퇴각을 막지 않을 거예요.”

자켄이 승리한다면 닐스의 목을 취하고 이 모든 전쟁을 끝낸다.

그러나 만일 그녀가 패한다면, 그저 자켄 홀로 목숨을 잃을 뿐이다.

결투라는 규칙하에 양측은 명분을 얻는다.

“꽤 똑똑하군.”

닐스가 재미있다는 듯 자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50구역 마피아들의 결투라면 나도 잘 알고 있지.”

“그렇다면 얘기는 쉽겠군요. 룰은 대장전.”

자켄이 부드럽게 말하며 천천히 자신의 검을 빼들었다.

스르릉.

“몸 상태가 온전치 못한 거 같은데, 괜찮겠나?”

자켄의 목과 오른팔에는 끔찍한 화상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고, 가면 안 한쪽 눈은 줄곧 감겨 있었다.

“그쪽이야말로 지쳐 보이는군요.”

자켄은 짐짓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맞받아쳤지만, 카츠미는 알고 있었다.

‘이길 수 없는 승부야.’

자켄은 지금 부상으로 인해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검을 쥐고 있었다.

“죽을 생각인가?”

페이진 역시 부자연스러운 자켄의 자세를 보며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안 돼. 안 된다고, 자켄……!”

카츠미의 모든 것을 지켜 준 아군이자, 그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

오빠와 할아버지의 죽음 뒤 카게구미의 후계자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도, 환락가 마피아들을 모조리 굴복시킬 수 있던 것도 자켄이 있기에 가능했다.

카츠미가 50구역을 비운 것 또한 자켄을 믿었기에 가능했다.

그런 자켄이 이젠 죽음 앞으로 다가가고 있다.

“막아야 해!”

“안 돼.”

민호가 결투를 막으려는 카츠미의 어깨를 붙잡았다.

“이거 놔……!”

“넌 연맹의 실질적 지도자야.”

무법자들은 군인과 다르다.

명문화된 법과 규칙 대신 힘과 암흑가의 명분으로 움직인다.

결투가 시작된 현장에서 그걸 막아선다면, 결투를 방해한다면 카츠미는 권위를 잃는다.

결국 카츠미는 입술을 깨문 채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닐스의 석장과 자켄의 검이 부딪히며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

쨍!!

* * *

피에 미친 검귀, 자켄.

첫 살인은 11살 때였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노리던 카게구미 마피아의 목에 칼을 찔러 넣었고, 피 묻은 검을 움켜쥔 채 자신의 발로 카게구미에 찾아갔다.

마피아는 반드시 피 값을 받는다.

이름조차 없던 유곽의 소녀는 기꺼이 죽을 각오를 한 채 카게구미 보스 우에스기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정작 피투성이의 소녀를 본 우에스기는 혀를 차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직 어린애잖은가. 설마 그 짐승 같은 놈이 이렇게 어린 아이를 건드리려고 한 건가?”

우에스기는 소녀의 목숨을 보전해 주었고, 살해당한 조직원을 단 한마디 말로 제명해 버렸다.

“그 더러운 놈은 더 이상 우리 조직원이 아니니 누구도 책임을 따지지 마라.”

우에스기는 소녀를 매우 신기하게 여겼다.

성인 남성을 살해한 뒤 죄를 청하러 자신을 찾아온 11살 소녀.

소녀의 배짱에 대한 감탄이었을까?

아니, 그저 호기심을 느낀 건지도 모른다.

어쨌든 우에스기는 소녀를 집의 하녀로 들였고, ‘히나코’라는 이름과 함께 일거리를 주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우에스기는 히나코가 터무니없을 정도의 재능을 지녔음을 알았다.

아들이 지니길 바랐던 검의 재능을 소녀가 갖고 있었다.

우에스기는 아들 ‘카즈야’가 검을 배우는 자리에 히나코 역시 함께하도록 했다.

그러나 그건 히나코의 재능을 살리기 위함이라기보다 차기 당주가 될 아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아침에는 마룻바닥을 닦았고, 점심에는 밥을 지었으며, 저녁에는 마당을 쓸었다.

그런 히나코에게 검이 허락된 시간은 하루에 약 두 시간.

그러나 히나코는 그 정도의 수련만으로 카즈야의 검술 실력을 따라잡았다.

아니, 압도했다.

우에스기는 그런 히나코를 들먹이며 카즈야에게 모욕을 주곤 했다.

“히나코조차 이기지 못하는 네가 당주의 자리를 이을 수 있겠느냐?”

어찌 보면 유치한 방법이었지만, 혈기 넘치는 17세 소년의 투기에 불을 붙이기에 충분했다.

카즈야는 히나코에게 시도 때도 없이 대련을 걸어왔고, 수도 없이 패했다.

그리고 어느새 둘은 서로에게 그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우에스기는 히나코가 임신한 뒤에야 그 사실을 알았다.

“절대 안 된다.”

히나코에게 여러 가지 은혜를 베풀었던 우에스기였지만, 길거리 출신 계집아이에게 아들을 내줄 수는 없었다.

게다가 카즈야는 이미 결혼한 상태였고, 아들까지 두고 있었다.

우에스기는 분노했으며, 그 자리에서 히나코를 죽여 없애려 했다.

카즈야가 그 앞을 가로막지 않았다면, 기어코 히나코를 베었을 것이다.

그 와중에 히나코는 당주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담담하게 말했다.

“떠나겠습니다.”

누구도, 심지어 카즈야조차도 그런 히나코의 결정을 막지 못했다.

“다만, 제 아이만큼은 거두어 주십시오.”

사생아로 손가락질 받겠지만, 할아버지의 미움을 받겠지만, 그래도 우에스기가(家) 지붕 아래는 환락가 거리보다 안전했다.

히나코가 떠나고 채 2년이 지나지 않아 카즈야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히나코가 낳은 딸은 카즈야의 부인이 거두어 길렀으며, 할아버지의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자라났다.

한편, 어느 순간부터 환락가 거리에서 고양이 가면을 쓴 여검사에 대한 소문이 돌았다.

환락가의 여인들을 강제로 취하려던 마피아들이 여검사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카게구미와 천중회의 세력 다툼에서 모습을 드러냈으며, 천중회 마피아들을 수십 명을 홀로 베어 버렸다.

귀신같은 검술 실력과 잔혹함, 그리고 냉철함.

어느새 환락가 마피아들은 그녀를 ‘자켄’이라 부르며 두려워했고, 그녀가 구한 여인들이 자발적으로 자켄을 따르며 검을 잡았다.

자켄의 뒤에 카게구미가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그녀가 운영하는 옷가게에서 그 누구도 감히 무기를 뽑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우에스기가 비밀리에 자켄을 찾아왔다.

“네 딸은 카게구미의 차기 당주가 될 거다.”

오로지 그 말을 전하기 위해서.

그날 밤 이후 자켄은 가면을 벗었고, 검을 손에서 내려놓았다.

우에스기가 죽고 딸이 위험에 처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리고 지금 바로 이 순간, 알마티에서 마지막으로 검을 빼들었다.

* * *

검날이 어지러이 휘어지며 뱀처럼 닐스의 몸으로 파고든다.

눈을 어지럽히는 검의 환영 속에서 닐스의 석상 역시 바삐 움직였다.

그 와중에 변칙적으로 날아드는 일격은 닐스에게도 위협적이었다.

주변의 모래를 이용해 자켄의 움직임을 막아 보려 했지만, 자켄은 마치 온몸에 눈이라도 달린 듯 모래의 어지러운 흐름을 춤추듯 흘려보냈다.

그 어떤 공격도 자신의 흐름 안으로, 자신의 검무 안으로 녹여낸다.

그처럼 부드러운 검술을 구사하는 와중에도 이따금 허를 찌르는 강검이 닐스의 목을 몇 차례나 스쳤다.

‘…강하군.’

몇 분의 교전으로 내심 당황한 닐스는 입술을 깨문 채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닐스와 자켄의 교전이 치러진 약 3m 반경에 교전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자켄을 상대로 동작이 크고, 범위가 큰 기술은 낭비에 불과했다.

오로지 집중된 힘과 집중력으로 확실하게 상대를 제압해야 한다.

‘너무 쉽게 생각했어.’

닐스는 입술을 깨문 채 자켄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이 교전은 금세 끝날 것이다.

닐스가 잠시 뒤로 물러난 사이, 자켄은 슬쩍 카츠미 쪽을 바라보았다.

결투를 지켜보는 카츠미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고, 왼팔은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만 같았다.

익숙하지 않은 팔로 통증을 참으며 휘두르는 검.

어지러운 환검과 변칙으로 닐스를 교란했지만, 이미 몸은 한계를 넘어선 상태였다.

지금 와서 ‘오른팔이 멀쩡했다면’과 같은 핑계를 대지는 않는다.

‘벤다.’

마침내 숨을 가다듬은 자켄은 자세를 고쳐 잡았다.

검을 시선 앞에 둔 가운데 닐스와의 거리를 잰다.

‘두 번의 호흡, 그 안에 끝난다.’

마음을 굳힌 자켄이 곧장 닐스를 향해 내달렸다.

닐스의 석장이 울음소리를 내며 닐스의 앞에 붉은 장벽을 만들어 냈다.

한 호흡.

장벽을 베고 몸을 날린다.

넓게 드러난 전장에서 자신을 노려보는 닐스의 붉은 눈동자가 보였다.

닐스의 주변에 흙과 피를 뭉쳐 빚어낸 두 자루의 파이크가 자켄을 겨누고 있었다.

그러나 자켄은 검을 치켜올린 채 오로지 닐스를 바라보았다.

두 호흡.

쾅!!!

자켄의 몸뚱어리가 닐스를 향해 매처럼 활강하며 닐스를 중심으로 땅이 갈라졌다.

시야를 뿌옇게 메운 가운데, 자켄은 결투의 결말을 맞이했다.

똑… 똑…….

복부와 가슴팍에 박힌 두 자루의 파이크를 타고 진득한 피가 흘러내린다.

“쿨럭!”

패배.

그러나 닐스 역시 무거운 신음을 토해 냈다.

“크…으으윽!”

닐스의 가슴팍에 붉은 혈선이 그려지더니 온 사방에 피가 튀었다.

자켄의 마지막 일격은 닐스의 몸에 닿았다.

“이 하찮은 가짜가!!!”

분노한 닐스가 고함을 내질렀고, 눈을 감은 자켄의 목이 힘없이 떨어졌다.

“안 돼!!!”

카츠미의 비명이 온 전장을 울렸고, 그렇게 둘째 날의 전투는 끝이 났다.

혁명가, 세상을 박살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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