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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입대 전날-85화 (85/347)

< 제25화. 유격 훈련 (6) >

제25화. 유격 훈련 (6)

3중대와 2중대의 대결이 먼저 시작되었다.

3판 중 먼저 2승을 따내는 팀이 결승에 진출한다.

각 진영에 꽂혀 있는 깃발을 빼앗아서 자기 팀 진영으로 가져 오기만 하면 승리. 그 이외의 규칙은 없다.

폭력을 제외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깃발을 빼앗는 아주 심플한 게임이다.

3중대, 2중대 인원들이 각자 진영으로 향했다.

상의를 탈의한 병사들. 특히 3중대 병력들에게 시선이 집중되 었다.

전마등이 침을 꿀꺽 삼켰다.

"야야야, 저 녀석들 보b라. 보디빌더 대회 보는 줄 알았네."

"그, 그러게 말입니다."

8명 전원 다 식스팩은 기본이오, 어깨 깡패에 다부진 체격과 등빨까지.

그야말로 참호 전투를 위해 태어난 자들 같아 보였다.

2중대도 나름 덩치 큰 병사들이 있긴 했지만, 3중대의 탄탄한 몸에 비하면 왜소해 보일 뿐이었다.

응원 열기에서도 3중대가 한참 앞섰다.

"3 중대!"

"어잇! 어잇! 어잇!"

"파이 티 잉!!!"

응원을 주도하는 전문 응원대장도 있었다. 구령에 맞춰서 정 갈한 응원을 선보이는 3중대. 교관은 3중대를 보면서 흐뭇한 미 소를 지었다.

"3중대에게 응원 점수 부여하도록 하겠다."

"우와아아아!"

점수 하나에 난리가 났다. 반대로 이강진은 혀를 찼다.

3중대 전체에게 점수가 할당되면 할당될수록 그만큼 유격왕 타이틀을 차지하기가 어려워진다.

지금 시점을 기준으로 유격 점수 상위권 탑 5명을 추스른다 면, 5명 중 4명이 3중대다. 유일한 1중대, 이강진이 현재 1위로 대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1위와 2위의 차이는 고작해야 3점밖 에 나지 않는다.

3점. 코스 훈련만 잘 받아도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스코어다. 이강진은 이 점수 차이를 좀 더 벌리고 싶었다.

확실하게 1위를 굳힐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무조건 우리 1중대가 우승해야 해!'

그전에 이강진은 3중대의 경기를 집중해서 보기로 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百戰百勝). 아주 유명한 말이다.

조교 한 명이 흰색 깃발을 들어올렸다.

이후…….

삐이 익!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깃발이 내려갔다.

참호 전투장은 원형으로 된 각 팀의 진영이 1개씩, 총 2개와 진영을 오고갈 수 있는 좁은 통로 하나로 구성되어 있었다.

3중대와 2중대는 비좁은 통로를 향해 몰려갔다.

자의든 타의든 경기장 밖으로 나가면 아웃이다. 3중대는 이 점을 노렸다.

"으라차차차!"

진흙탕 밑으로 양 손을 뻗은 3중대 선두가 가장 앞에 있는 2 중대 병사 두 명을 한꺼번에 들어올렸다.

두 병사는 '어어어?!' 하다가 졸지에 참호 전투장 밖으로 ?겨 나게 되었다.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는 3중대 선봉, 도민적.

그의 대활약에 3중대 병사들은 도민적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 작했다.

"도민적! 도민적! 도민적!"

"다 발라버려!"

"무적 3중대, 가자!!!"

한 명이 순식간에 두 명을 아웃시켜버리니 사기가 쭉 치솟았다. 반면, 2중대는 도민적의 활약에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도민적도 유격왕을 노리고 있다. 그가 현재 2위다. 중간 집계 1위가 1중대인 이강진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도민적도 이강진과 같은 생각을 했다.

참호 전투에서 승점을 따내고 당당하게 1위 자리를 굳히겠다 고!

도민적의 대활약 덕분에 3중대는 어렵지 않게 2대 0으로 승 리를 따내며 결승전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

머지않아 1중대 VS 본부중대의 대결이 펼쳐졌다.

키 큰 라인혁과 덩치빨이 있는 백우호가 앞장섰다.

이강진은 선두 바로 뒤에 위치했다.

삐이 익!

호루라기 소리가 개전을 알렸다.

본부중대를 상대로 특별한 전략은 없었다.

힘으로 밀어붙인다. 아주 간단하다.

라인혁과 백우호가 틈을 만들어줬다.

"강진아, 지금이다!"

"예!"

이강진이 빈틈을 노려 절묘하게 본부중대 진영으로 파고들었덥석!

깃발을 빼앗은 뒤에 다시 통로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어딜!"

"절대로 놓치지 마라!"

본부중대 3명이 이강진에게 달려들었지만, 그를 쉽게 잡을 수 는 없었다.

이강진은 진흙물로 인해 미끄러운 참호 전투장의 환경을 충분히 잘 이용했다.

억지로 방향을 틀었다. 마치 축구를 할 때 상대방을 재치기 위 해 펼치는 페이크 움직임과 닮았다.

두 명의 본부중대 인원이 무게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어푸, 어푸!

진흙탕 물에 정신을 못 차리는 틈을 타 이강진은 나머지 한 명의 본부중대 인원마저 재치고 좁은 통로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리고 깃발을 백우호에게 건넸다.

"터치다운 부탁한다, 우호야!"

"나만 믿어!"

깃발을 건네받은 백우호는 이내 1중대 진영으로 돌아갔다.

깃발을 꽂은 순간, 다시 한 번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경기가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1 중대 승!"

"오오오!"

"1 중대, 파이 팅!!!"

"할 수 있다!!!"

사기가 등등해진 1중대.

그러나 3중대는 1중대의 경기를 보면서 코웃음을 쳤다.

"우승은 우리 차지겠네."

"그러게. 저 정도는 우리 3중대한테는 안 통하지. 민적아, 네 선에서 다 끝낼 수 있지?"

"저희 3중대 진영에 발 한 번 못 내밀게 하겠습니다."

"역시! 너만 믿는다!"

아직까지 여유를 부리는 3중대.

하지만 이강진이 3중대를 저격하기 위해 필살의 전략을 준비 해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이런 여유는 절대 부리지 못했을 것이다.

예상대로 1중대 VS 3중대의 결승 대진이 완성되었다.

16명의 전사들이 다시 한 번 참호 전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팀 다 2대 0의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올라왔기에 체력 안배 는 어느 정도 되어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3중대의 우세를 점칠 수밖에 없었다.

체격에서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3중대 중대장, 나영훈은 일찌감치 자신의 승리를 점쳤다.

"이번에도 저희 3중대가 이길 겁니다, 대대장님. 지켜봐주시 기 바랍니다."

"하긴. 보니까 3중대가 확실히 포스가 느껴지는군. 하지만 1 중대도 만만치 않아 보이는데."

이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1중대 중대장이 바로 입을 열었다.

"참호 전투 우승을 위해서 어제부터 특훈을 했습니다. 오늘의 결승 경기, 아마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1 중대의 기교냐, 3중대의 우직함이냐. 이 싸움이 되겠어."

대대장의 눈빛에 흥미로움이 감돌았다.

사실 앞선 경기들은 좀 시시했다. 전력 차이가 서로 너무 나 다 보니 보는 맛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뭔가 달라 보였다.

예사롭지 않은 전운이 참호 전투장에 감돌았다.

각 중대의 응원전도 치열했다.

1중대에선 중대 왕고, 전마등이 직접 나섰다.

"1 중대!"

"아아악!!!"

"파이팅!!!"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이강진은 1중대 중대원들과 빠르게 눈 빛을 교환했다.

고개를 끄덕이는 중대원들.

깃발이 내려가기만을 기다렸다.

잠시 뒤.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깃발이 펄럭이며 내려갔다.

우르르르르!

다부진 체격의 남자들이 좁은 통로로 우르르 몰려갔다.

빠아아아악!

서로 어깨를 부딪쳤다.

정면에서 펼치는 힘 싸움 대결!

처음에는 비등비등해 보일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1중 대가 3중대에게 점점 밀린다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다.

시간과 체력은 1중대의 편이 아니다.

그래서 이강진은 변수를 하나 던지기로 했다.

"라인혁 상병님! 우호야!"

이강진이 두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두 남자는 자세를 낮줬다. 그리고 양 손으로 깍지를 낀 뒤에 이강진에게 발판을 만 들어줬다.

"가라, 강진아!!!"

있는 힘껏 달려가는 이강진. 이들이 만들어준 발판을 딛고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저, 저건 또 뭐야?!"

경기에 참가한 3중대원들도, 경기를 지켜보는 모든 이들도 놀 란 이강진의 기행(奇行)! 아니, 비행(飛行)!

……."

도민적조자 이강진의 갑작스런 비행을 막지 못했다.

3중대 병사들의 머리 위를 크게 도약한 이강진은 아무런 방 해 없이 상대방 진영에 무사히 착지할 수 있었다.

낙법을 하면서 낙하 충격을 줄인 이강진은 그대로 손을 뻗어 3중대의 깃발을 낚아챘다.

"놈이 깃발을 가져갔다!"

"무슨 수를 쓰든 빼앗아!"

이강진의 날렵함은 이미 이전 경기에서 충분히 봤다.

그렇다면 본부중대가 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인원수를 투입해 서 이강진을 잡기만 하면 된다.

그리하면 이기리라!

3중대에겐 다행스럽게도 참호 전투장은 생각보다 그렇게 큰 편이 아니었다. 만약 이곳이 축구 경기장이었더라면, 이강진은 수비수가 몇 명이 되든 간에 전부 다 제쳐버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장소가 좁다보니 인원수로 밀 어붙이면 무조건 붙잡힐 수밖에 없었다.

깃발을 가지고 복귀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것이 이 작전 의 단점이다.

물론 이강진도 이 단점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전을 구상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강진은 깃발을 일부러 물에 적혔다. 깃발에 충분히 물을 먹 인 뒤, 그것을 깃대에 돌돌 감았다.

스윽.

투창 준비 자세를 취했다.

"설마 저 녀석……!"

그제야 3중대는 이강진이 무엇을 하려는지 눈치 챘다.

하나 대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가랏!"

슈우웅!

1중대 진영을 향해 깃발을 냅다 던졌다.

물을 먹인 덕분에 적당한 무게감이 생겼다. 덕분에 자신이 원 하는 위치까지 던질 수 있게 되었다.

너무 가벼우면 도중에 날리다가 떨어쩔 수도 있다. 그래서 이강진은 일부러 깃발을 진흙물에 적셨다.

이강진의 계칙은 제대로 통했다.

타다닷!

라인혁이 뒤로 쭉 달려가면서 손을 뻗었다.

기운상과 비교했을 때에는 그래도 작은 편이지만, 중대 전체 로 봤을 때에는 라인혁도 장신에 속했다.

오른손으로 이강진이 던진 깃발을 정확히 낚아챘다.

"나이스 캐치!"

"라인혁 상병님! 저희가 막는 동안…… 어서!"

중대원들이 몰려오는 3중대 병력들을 막아서는 동안, 라인혁은 깃발을 들고서 1중대 진영으로 달려갔다.

깃발을 세우고 바닥에 냅다 꽂은 순간.

삐 으!!

호루라기 가 울렸다.

"1 중대, 승!"

"그러취!!!"

"잘했다, 강진아! 인혁아!"

선취점을 따낸 1중대는 난리가 났다.

중대장 역시 입 꼬리가 자꾸 위로 들썩였다.

반면, 3중대 중대장의 표정은 완전히 썩어 들어갔다.

압도적인 전력 차로 이길 거라고 생각했건만!

하나 아직 끝이 아니다.

2, 3경기가 남아 있다. 이제 1중대의 전략을 알게 되었으니, 2 경기 때부터는 거기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할 수 있을 터.

하지만.

아직 이강진의 전략은 끝나지 않았다.

교관이 잠시 경기를 중단시켰다.

1중대에서 백우호의 부상으로 선수 교체를 희망했기 때문이 소대장이 교관에게 다가가 상황을 공유했다.

"백우호 이병이 잠깐 다리를 삐끗한 거 같습니다. 크게 다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예비 선수를 투입시킬까합니다."

"그러는 게 좋겠군. 예비 선수가 누구지?"

"예비 선수는……."

소대장이 새로 투입될 교체 선수를 가리켰다.

그 순간.

참호 전투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경악했다.

이강진의 두 번째 필살 전략!

그것은 바로…….

< 제25화. 유격 훈련 (6)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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