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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사 도로테아-223화 (223/242)

223화

도로테아는, 자신을 보고도 여유를 잃기는커녕 온화한 웃음을 띠고 있는 클라이브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하얗게 센 수염을 매만지던 그가, 나직이 물었다.

“나를 벌하고자 왔느냐? 신께서는 드디어 내 오만을 벌하고자 하시는가?”

“안 됩니다!”

그녀가 답을 하기도 전에, 쓰러져 있던 아나이데가 바들바들 떨리는 몸임에도 필사적으로 엉금엉금 기어 스승의 앞을 막아섰다.

도로테아를 쏘아보는 두 눈에는 결연함이 서려 있었다.

도로테아는 자신을 세상에 둘도 없는 악인처럼 취급하는 아나이데의 눈을 마주하다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였다.

“제가 이곳에 와 있는 것이 신의 뜻이냐고 묻는다면, 아마 아니라 답해야겠지요?”

오히려 지금쯤 명계의 주인을 비롯해 대부분의 신들이 내 귀에 피가 나도록 욕을 퍼붓고 있지 않으면 다행이려나.

그녀의 느릿한 답변에 클라이브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그렇다면 신께서는 나의 대업을 가로막지 않으실 모양이야. 그것이 뜻이라면 몹시 기쁘게도…….”

“신의 뜻이라니. 거창하게 포장하려고 하지는 마세요.”

그저 스스로 원하는 바를 행하면서, 필요할 때만 들먹이는 신의 뜻이라니.

이만큼 불경한 작자들이 또 있을까.

사람들은 단 한순간도 자신의 욕망과 생각을 버린 적이 없으면서도, 그것을 들키고 싶지 않아 별별 핑계를 가져다 대곤 한다.

그중 가장 많이 입에 올리는 핑계가 바로 ‘신’이 아니던가.

그러면서 경외라니.

그저 자신의 행동에 명분을 부여하는 도구로 사용하면서, 경배한다니.

이 얼마나 위선적인 태도인가.

도로테아는 냉소적인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들이 이 세계에서 손을 뗀 까닭은 그 무엇보다 명확해요.”

“…….”

“완전하지 않은 이들이, 지나친 힘을 가졌기 때문이죠.”

인간을 사랑하고, 사랑하는 만큼 실망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기대를 걸고. 그 과정에서 인간들을 향한 그 지나친 애정과 관심이 독이 되었기 때문에.

“저는 그 모지리들을 대변할 생각도, 그치들을 대신해 징벌이니 하는 것 따위를 내릴 생각도 없어요.”

소녀는 담담한 얼굴로 제 말을 듣고 있는 클라이브를 향해 싱긋 웃었다.

“그저, 짜증 나고 귀찮은 벌레 하나를 처리하러 왔을 뿐.”

“감히!”

아나이데가 비명과 같은 소리를 내질렀다.

신을 모욕하고 나아가 클라이브를 벌레 취급한 도로테아는 태연한 얼굴로 아나이데를 보며 신기한 듯 바라봤다.

마치 희귀한 생물을 관찰하는 듯한 시선이었다.

“코니움에게서 얻어 낸 진명(眞名)이면, 경을 빈털터리로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인망이 좋으시군요.”

아나이데뿐만이 아니었다.

신호를 받고 달려 나온 왕성의 사람들이 어느새 그녀를 포위하고서 금방이라도 달려들 수 있게끔 만반의 준비를 끝마친 상황이었다.

클라이브가 손을 들었다.

“다들 검을 내리거라. 쓸데없는 희생일랑 필요 없다.”

“스승님.”

아나이데의 두 눈이 올곧게 스승을 담았다.

도로테아가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쓸데없는 희생이라…… 그런 것치고는 지금, 꽤 많은 목숨을 거두러 가는 길 아니었나요?”

수만의 사람들을 불태워 죽여, 그 한으로 이 땅에 매이게끔 만들려던 작자치고는 지나치게 온정 넘치는 태도가 아닌가.

“쓸데없는 희생이 아니잖느냐. 성스러운 대업에 조금이나마 힘이 된다면 쓸모를 다한 것이니.”

클라이브의 주름진 손이, 아나이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치 기르는 개를 달래듯 건네는 손길에 아나이데가 울음을 터뜨렸다.

“저 밑에 갇힌 자들은 이 썩어 빠진 왕조에 기생해 왕국의 고혈을 빨아먹던 빈대 같은 작자들이었지. 곱게 자란 너는 이 왕국에서 부조리한 일들이 얼마나 많이 벌어졌었는지 상상도 하지 못할 게야.”

글쎄.

사람 사는 곳이 대개 비슷하지. 제국이라고 해서 별반 달랐을까.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도로테아가 아무 말 없이 눈을 내리깔았다.

그제야 클라이브가 아직도 여유를 잃지 않은 까닭을 알 것 같았다.

그가 강제로 만들어 낸 정령들은 진명을 거두어 회수했으나, 그의 이상에 공감하고 함께하려는 어리석은 인간들은 여전히 많았기에.

왕국에서 벌어진 수많은 부조리함으로 쌓인 분노는 클라이브에게 ‘명분’을 부여했다.

그 명분을 믿고 따르는 자들이 곧 클라이브의 든든한 버팀목이나 다름없었다.

도로테아의 새까만 두 눈을 마주하던 클라이브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너는 지금의 나를 건드릴 수 없다. 네가 거두어 간 이들 외에도, 수많은 넋들이 나의 대업에 기꺼이 찬동해 주었으니.”

“…….”

“네가 날 건드리는 순간, 애꿎은 그들마저 숨을 거두게 되지 않겠느냐.”

파비안에게 심어져 있던 그 인(印).

그것은, 상대를 시전자의 꼭두각시로 만드는 동시에 혼을 연결하는 형태이기도 했다. 4황비와 그녀의 오라비 때처럼.

영혼의 결속을 끊어 내는 것은 몹시 성가시고도 많은 정성이 필요한 일이었다.

가만히 서 있던 도로테아가 깨달았다는 듯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어쩐지, 가진 재주가 그토록 알량한데 당당하다 싶더니.”

재주가 알량하지 않았더라면 굳이 사람들을 희생해 가며 힘을 긁어모을 까닭이 있을까.

그 모든 것이, 그가 홀로는 전지전능할 수 없는 무능력한 인간이기 때문인 것을.

“어리석은 인간들의 목숨줄을 쥐고 있어서 그런 거였어.”

도로테아의 손이 허공을 휘저었다.

그와 동시에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이들이 단번에 날아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내가 그랬지. ‘신벌’을 내리러 온 것이 아니라고.”

차분한 목소리가 고요한 왕성에 울려 퍼졌다.

그녀는 멀리 있던 클라이브를 향해 한 걸음 성큼 다가섰다.

“내게는 너와 같은 대단한 명분 같은 건 없어. 어마어마한 신의 뜻 같은 것들도.”

어차피 그 모두가 합리화에 불과하지.

“내가 이곳까지 온 건.”

아나이데가 이를 악물며 클라이브를 막아설 때.

도로테아는 누군가의 혼력을 지주 삼아 몸을 움직이고 있는, 어리석은 꼭두각시를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켜켜이 쌓아 올린 혼력들이 이마에 닿은 검지에 마치 빨리듯이 휩쓸려 빠져나갔다.

버둥대는 아나이데의 입에서 고통스런 비명이 터져 나왔다.

“감히 당신이 내가 사는 집을 들쑤셔, 평화를 망치고 요란스레 꼴값을 떨었기 때문이야.”

“스승니임-!”

간절히 스승을 부르짖은 아나이데가 가쁜 숨을 내쉬며 축 늘어지자, 도로테아가 가볍게 그녀를 뛰어넘었다.

“그리하여 그저, 기분이 상했을 뿐이란다. 아주 많이.”

손에 닿을 만큼 가까워진 거리에, 클라이브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여 소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두 눈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소녀는 몹시도 오만하고 대단히 무례했지만 그럴 만한 힘을 갖추고 있었다.

“내가 이제껏 지나온 행보를 용서받았던 까닭은, 그만큼 나를 지지하는 자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사람처럼 살지 못하고 죽어 가는 이들을 구원하고 그들을 내리누르던 인간의 탈을 쓴 짐승들을 벌해 주었기 때문에.”

“…….”

“네가 그런 이유로 나를 벌하고자 한다면, 그런 연유로 나를 따르던 수많은 이들의 목숨마저 앗아 간다는 결과를 낳게 된다면, 그 카르마(업보)는 어찌할 생각이더냐.”

너는 절대로 나를 건드릴 수 없다는 오만한 눈빛.

저런 눈빛은 전생에서도 많이 봐 왔었다. 제가 가진 알량한 재주만 믿고, 스스로가 무언가 대단한 존재인 양 뻐기던 자들.

그래, 마치 신이 된 것처럼.

그리고 그런 치들의 말로는 언제나 비슷했었다.

도로테아가 천천히 손을 뻗으며 답했다.

“그건 당신이 알 바 아니지.”

조그마한 손이 주름진 손과 맞닿은 순간이었다.

클라이브의 얼굴이 끔찍한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맞닿은 피부가 천천히, 마치 불에 녹듯이 오그라드는 것이 눈에 보였다.

“나를 벌하고자 하는 너 또한 진정으로, 저주받을지어다.”

쇠를 긁는 듯한 쉰 목소리가 나지막이 그녀를 저주했다.

도로테아는 여전히 손에서 힘을 빼지 않았다.

고작해야 저주와 업보가 무서웠더라면 이곳까지 오지 않았다.

저들이 말하는 그 대단한 ‘새로운 세상’이라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

신을 버리고, 스스로가 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의 헛소리에 현혹되기에는 애초에 신을 믿어 본 적조차 없었다.

그를 경외시해 본 적도, 운명을 기꺼이 감사히 따르거나 그것을 기꺼이 기만하지도 않았다.

그저 내키는 대로 살고 싶었을 뿐이다.

사랑받는 딸로, 손녀로. 할머니가 바라던 것처럼.

클라이브의 늙고 쇠약한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하자, 곁에 있던 아나이데도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비명 소리가 조용한 왕성 곳곳에서 울려 퍼지던 그 순간이었다.

어디선가 벼락같이 날아든 우드가 도로테아의 손을 우악스레 잡고서 클라이브의 몸에서 떼어 냈다.

창백한 얼굴로 흐느적거리며 다가온 콜린이 바닥에 쓰러져 꿈틀대는 클라이브를 확인했다.

“숨이 붙어 있는 것을 보아하니, 아주 늦지는 않은 모양이군.”

안도의 한숨을 쉰 우드가 이를 바득바득 갈며 제 품에 멍하니 안겨 있는 도로테아를 끌어안았다.

“이 멍청한 녀석이……!”

눈을 끔뻑거리던 도로테아가 고개를 들어 다시 한번 낯익은 얼굴을 확인했다.

조그마한 손을 감싸 쥔 우드의 손이 화상을 입은 듯 울긋불긋해져 있었다.

그녀가 손을 빼려는 순간, 통증 탓인지 그의 잇새로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도로테아의 자그마한 손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힘을 주어 단단히 잡아 거머쥐었을 뿐.

그런 권속을 가만히 올려 보던 도로테아가 나직이 물었다.

“이곳에는 웬일이야?”

“웬일? 웬일이냐고 했나?”

한숨을 쉬면서도 자그마한 아이를 품에 고쳐 안은 우드가 여전히 멍한 얼굴을 하고 있는 도로테아를 보며 쏘아붙였다.

“이렇게 사고를 치려고 드는데, 오지 않고 배겨?”

클라이브를 일으켜 세운 콜린은 경멸 어린 눈으로 아나이데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네 스승을 데리고 이 자리를 피해라. 지금 당장 영혼마저 소멸되어 사라지고 싶지 않거든.”

도로테아가 못마땅한 얼굴로, 필사적으로 절뚝이며 클라이브를 부축해 모습을 감추는 아나이데를 바라봤다.

누가 봐도 불만족스러움이 가득한 얼굴을 본 콜린이 짜증스레 쏘아붙였다.

“억겁의 지옥 속에서 끝나지 않는 벌을 받고 살고 싶은 게냐? 카르마를 어찌 감당하려고 이따위 짓을 벌여?”

“…….”

“이제껏 잘 참아 오지 않았나. 어차피 저자는 스스로가 저지른 죄로 인해 무너질 터. 굳이 네 손에 피를 묻혀 스스로를 망가뜨릴 연유가 무어냐. 네가 올리는 연극처럼 주인공이라도 되고 싶었던 게냐!”

도로테아가 천천히 몸에 힘을 빼고서 자신을 품에 안은 우드에게 기댔다.

그러고는, 평소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짜증과 분노를 남김없이 토해 내는 콜린을 바라보았다.

“신께서 네게 육신을 돌려주고 힘까지 허락했다고 해서, 이런 방종까지 용납할 것 같으냐?”

다다다 쏟아 내는 말들을 마치 인형처럼 가만히 늘어져 듣고 있는 도로테아를 보던 우드가 물었다.

“대체 황자는 어디 있지? 뭘 하느라 네 곁을 비운 거야?”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저 멀리서 무언가 쾅, 하고 떨어져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다급한 발소리들이 귀를 가득 메웠다.

한동안 갇혀 있어 다들 추레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을 일별한 루크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러고는 엉망이 된 주변을 둘러보고서 눈썹을 꿈틀거렸다.

“얌전히 있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직은 손댈 수 없으니 적당히 선전 포고만 하겠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그 말에 답한 것은 도로테아가 아닌 우드였다.

“그 말을 믿는단 말입니까? 전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제정신이십니까? 이 녀석이 누굽니까. 도로테아 하이클레어입니다. 어떻게 얌전히 있겠다는 그 말을 믿으실 수가 있습니까?! 순진한 것도 정도껏이셔야지요!”

“…….”

황자를 욕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도로테아를 욕하고 싶은 건지.

간을 배 밖에다 내어 놓고 하고 싶은 말을 쏟아 낸 우드가 씨근덕거리자, 콜린이 앞서 건네던 말보다 비교적 담담해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 말도 안 되는 연극을 올리고 성녀를 부추긴 것이 너라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다. 이제 그만해.”

“…….”

“제아무리 교황이 습격당한 일로 몸을 사리고 있다고는 하나, 이 이상 그의 권위를 흔들 만한 위협에 가만히 있을 성싶으냐? 성녀의 위상이 그를 넘어설 가능성이 보이는 순간, 성국에서는 기사들을 파견할 게다.”

“…….”

“세상의 혼란을 막으라고 신께서 부여한 힘으로 전쟁을 일으킬 생각이냐?”

콜린의 말에 줄곧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던 도로테아가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러운 손길로 우드에게서 자신의 손을 빼냈다.

“크윽.”

닿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지, 우드가 신음을 흘리자 도로테아 곁으로 온 정령이 다친 손을 감싸 서늘하게 식혀 주었다.

영롱한 빛이 스며들자, 엉망으로 타들어 갔던 손이 회복되는 것이 보였다.

도로테아가 고개를 들고 입을 열었다.

“유감스럽지만 여기서 멈출 생각은 없어.”

“뭐?!”

손을 매만지던 우드가 놀라 얼굴을 일그러뜨리자, 도로테아가 담담하게 덧붙였다.

“걱정하지 마. 지금은 좀 머리가 식었으니까.”

소중한 것을 잃었다.

눈앞에서 산산이 흩어지는 혼의 조각마저 잡지 못한 채 허무하게 떠나보낸 그 허탈감과, 분노와 슬픔이 그녀를 잠식했다.

‘스승님이 보시면 엄청 잔소리하셨겠네.’

그저 가볍게 경고를 겸한 인사나 건넬 생각이었건만.

그러나 막상 눈앞에 그자를 마주한 순간, 이제는 가라앉혔다고 생각했던 감정들이 부글부글 끓어올라 주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어떻게 되어도 좋으니 저 혐오스런 벌레를 당장 눈앞에서 지워 없애 버리고픈 마음뿐이었다.

“이제 이성을 잃고서 내 목숨까지 걸어 가며 힘을 쓰지는 않을 거야.”

“…….”

“충분히 이성적인 상태로 일을 진행할게.”

그녀의 태연한 답에 아리송한 얼굴을 하고 있던 우드가 되물었다.

“일을 진행한다니, 어떻게?”

“성녀의 기도가 먹혔으니 제국 사람들도 이제는 ‘극’의 내용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음을 느끼고 있잖아. 그다음을 이어 나가야지.”

“…….”

우드가 망연한 눈으로 도로테아를 내려다보다,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허공에서 마주하게 된 눈을 향해 말없이 뜻을 전했다.

‘얘 멈출 생각이 없다는데?’

콜린이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나직이 물었다.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거냐?”

“그치는 신이 떠난 세계에서 새로운 신이 되고자 했어. 망자를 끌어들여 영원한 생을 이어 나가는 방식으로.”

죽음도, 삶도 없는 세계에서 유일한 신이 되고자.

그러니 나는.

“이 세계에서 신을 지워 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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