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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사 도로테아-206화 (206/242)
  • 206화

    희끗한 털을 휘날리는 그것의 거대하고도 깊은 입에서는 다양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애끓는 여인의 흐느낌부터, 익숙한 전우의 비명 소리까지.

    불과 어제 자신의 손으로 직접 묻은 친우의 부름에 넋을 놓은 라제프를 본 메릴린은 재빠르게 상황을 파악했다.

    불가해한 존재에게 홀린 낯은 이제 익숙하다 못해 지겨울 정도였으니까.

    이를 악문 그녀가 그리엄을 향해 명했다.

    “정령으로 사람들의 발을 묶어요. 도망가지 못하게.”

    “……예?”

    “못 들었어요? 다 묶으라고요. 저 괴물은 지금 당장 여기까지 오지 못하잖아요! 넋을 놓은 사람들이, 일부러 다가가지 않는 이상…….”

    더러는 공포에 질려서, 더러는 들리는 소리에 넋을 빼고서 멍한 눈을 하고 있었다.

    비틀대던 이들을 묶으라는 명에 그리엄이 머뭇거리는 사이, 일행 중 하나가 대열을 벗어났다.

    마치 홀리기라도 한 걸까.

    좀 전까지 사시나무 떨 듯 두려움에 떨고 있던 남자는 괴물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첨벙첨벙.

    무릎까지 오는 계곡물에 발을 들인 남자의 입에서는 연신 알 수 없는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리엄, 사람들을 묶어요. 가지 못하게!”

    단호하게 지시를 내리자마자 홀릴 대로 홀려 대열을 벗어나려던 라제프를 붙잡은 메릴린은, 버둥거릴 여유조차 주지 않고 단 한 방에 뒷목을 내리쳐 제압했다.

    한눈에 보아도 저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건장한 남자를 기절시키는 손길은 놀라울 정도로 간결하고 정확했다.

    그리엄은 어디선가 튀어나온 단단한 줄로 남자를 결박하는 메릴린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 순간, 다시 한번 ‘살아 숨 쉬던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도-와-줘-! 살려-줘!”

    멈칫했던 이들의 발을 묶은 그리엄이 이를 악물었다.

    “이 많은 이들의 발을 묶은 채로 그리 오래 버틸 수는 없을 겁니다.”

    “알아요. 그리엄 경은 저 소리에도 괜찮아요?”

    “예.”

    정령을 소환하느라 기력을 소진한 그리엄이 미간을 좁히며 덧붙였다.

    “정령의 가호를 받는 이상, 웬만한 주술이나 현혹은 제게 먹히지 않습니다.”

    “다행이네요.”

    그리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메릴린을 향해 묘한 눈빛을 보냈다. 자신이야 정령의 가호가 있어 멀쩡하다고는 하나, 저 영애는 어찌하여 저 사이한 현혹에서도 멀쩡할 수 있는지 모를 일이었다.

    게다가 저 커다란 남자를 단번에 기절시키는 괴력도 그렇고.

    그런 그리엄의 생각이 이어지기도 전에 눈앞에서 더욱 괴이한 장면이 이어졌다.

    계곡물이 생각보다 깊었던지,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던 남자의 얼굴이 반쯤 잠겨 들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마치 땅 위를 걷는 것과 같은 평온한 기색으로, 계속해서 계곡의 물살을 헤치고서 ‘알 수 없는 괴물’을 향해 나가갔다.

    하얀 빛깔의 털로 가득 뒤덮인 네발짐승에게로.

    ‘저래서 죽은 이의 사인이 익사였던 걸까.’

    이미 한 번 죽은 채로 살아 돌아왔기 때문에.

    메릴린의 손끝이 미묘하게 떨렸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호기롭게 나서는 것이 아닌데.

    이를 악문 순간, 메릴린의 귓가에 누군가 입김을 불어넣기라도 한 듯 미지근한 바람이 스쳤다.

    의아함에 뒤를 돌아봤지만 그리엄은 몸부림치는 다른 이들을 그 자리에 묶어 놓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 메릴린.

    차분한 어조의 익숙한 목소리가 다시 한번 귓가를 간질였다.

    하마터면 큰 소리로 도로테아의 이름을 부르짖을 뻔한 메릴린이 입술을 꽉 다물었다.

    바로 곁에 있던 그리엄이 그녀의 얼굴에서 동요하는 기색을 읽은 것인지 물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아뇨, 별거 아니에요.”

    - 상황이 바뀌었어요. 누군가 숲에 장난을 좀 친 것 같아요.

    그 사실이야 이미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 타락한 영수의 입이 닫히지 않는 이상, 묶어 둔 이들의 이성은 돌아오지 않아요.

    쩍 벌린 입에서 끊임없이 새어 나오는 사람의 말소리는 그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곁에 있던 그리엄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슬슬 한계입니다. 이 이상 영력을 소진했다가는 만일의 경우에도 대비하지 못할 겁니다. 차라리 전부 다 기절시키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그건…….”

    - 그리엄에게 기절한 50명을 한꺼번에 이동시킬 수 있는 지 물어봐요. 저들을 한번에 데려 갈 수 있다면 그 편이 낫겠죠.

    망설이던 메릴린이 도로테아의 조언에 입을 열었다.

    “제가 기절시키면 저들을 한꺼번에 숲 밖으로 이동시킬 수 있을까요? 저는 한두 사람 옮기는 것으로도 벅찰 것 같은데요.”

    “불가능합니다.”

    메릴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리엄이 간결하게 답을 건넸다.

    담담하기 짝이 없는 얼굴에 그녀가 눈을 끔뻑였다.

    “아무래도 영애께 별다른 대안이 없으신가 봅니다. 저는 제가 이들을 묶어 둔 사이, 영애께서 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그리 지시하신 줄로만 알았습니다만.”

    “아니, 일단은 묶어 둬야 사람들이 저 괴물에게 뛰어들지 않잖아요……?”

    몸부림치는 이들을 흘끔 바라본 그리엄이 무덤덤한 눈을 하고서 손을 올렸다.

    사람들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던 힘이 느슨해지는 것을 느낀 메릴린이 기겁한 채 물었다.

    “자, 잠깐만요. 뭘 하려고요?”

    “지금 이 순간에도 제 정령의 힘이 소모되고 있습니다. 대안이 없다는 걸 알았더라면 진작 포기했을 겁니다.”

    “미쳤어요?! 그럼 저 사람들 다 죽는다고요!”

    경악스런 메릴린의 외침에 그리엄이 태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대안이 없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사술을 풀 방법이 없다면 저희의 손해라도 최소화해야 합니다.”

    딱딱하기 그지 없는 답에 메릴린의 입이 벌어졌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리 인상이 좋지만은 않았지만,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지.

    살다 살다 도로테아보다도 더 뒷목을 잡게 만들 인간이 나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3황자는 애초에 무능력해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데다, 말을 못 알아먹는 짐승 수준의 무식함 때문에 기대하는 바가 없기라도 했다.

    반면 눈앞의 이 인간은 상황을 모두 인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적어도 이 상황을 흔들어 놓을 만한 힘은 갖고 있으면서……!

    - 들어요, 메릴린. 저 존재의 입이 닫히는 순간이 있어요.

    당장이라도 그리엄의 멱살을 잡을 듯 손을 뻗던 메릴린이 멈칫했다.

    도로테아의 차분한 목소리가 메릴린의 귓가에 속삭였다.

    - 삼키고 소화하기까지의 시간이죠.

    삼키고 소화해? 뭘 삼키고 소화한다는……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계곡 너머를 확인한 메릴린의 몸이 굳었다.

    가장 깊은 수심을 건넌 남자가 천천히, 그 자리에 붙박이처럼 서 있는 영수의 쩍 벌어진 입을 향해 다가서고 있었다.

    - 잘 봐요, 메릴린. 그는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예요.

    정확히는 명계의 입구에 발을 걸친 상태였지만, 지금 어떻게 해 보기에는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이미 늦었다.

    도로테아는, 얼굴 가득 푸른빛이 감도는 이를 바라보며 먹음직스레 침을 흘리는 영수를 보았다.

    ‘정성스럽기도 하지.’

    잘 짜인 하나의 함정이었다.

    지박술(地縛術)에 묶인 영수의 주변으로 접근하는 술사를 무력하게 만들 ‘저주’가 느껴졌다.

    설령 그리엄이 대단히 정의로워 제 모든 힘을 다 끌어모아 사람들을 구해 내려 했더라도, 오히려 잡아먹히는 건 그가 되었을 테지.

    - 사자의 신체라고 한들 훼손되는 걸 누가 좋아하겠느냐마는, 이미 숨이 끊어진 이를 구해 내려다 다른 산 자들을 희생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도로테아의 이어지는 말에 메릴린이 납득한 듯 창백한 얼굴로 입술을 꾹 닫았다.

    - 입이 닫힌 직후, 사람들의 이성이 돌아오자마자 곧장 리리를 쫓아 다른 곳으로 빠져요. 그리엄에게는, 가장 뒤쪽에서 엄호를 요구해요. 적어도 이 영역에서 벗어난다면 지금처럼 심각한 영향을 받지는 않을 거예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려던 메릴린이 손가락으로 톡톡, 가볍게 두드려 답을 대신하고는 그리엄을 향해 입을 열었다.

    “이들이 이성을 잃은 건 저 목소리 때문이에요. 저 입이 사람을 삼키는 사이…… 아주 잠깐이겠지만 들려오던 목소리가 멈출 테니 그때 사람들과 함께 이곳을 벗어나죠.”

    그리엄은 금세 이성을 되찾은 메릴린을 의외라는 눈으로 바라봤지만, 그녀의 말이 합리적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엄 경은 가장 뒤에서 엄호해 주세요. 바람의 정령으로 주변의 나무와 수풀들로 하여금 최대한 소리를 막아 준다면, 이곳에서 멀어지는 만큼 그 영향도 덜해질 거예요.”

    “…….”

    가장 뒤에서 엄호한다는 것은, 적어도 이 대열의 가장 위험한 자리 중 하나를 그가 맡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의 망설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눈치챈 메릴린의 눈에 날이 섰다.

    “좀 전의 제안이야 무리했음을 알지만, 이마저도 거절한다면 나는 숲으로 들어온 당신의 저의를 의심하게 될지도 모르죠.”

    냉랭한 목소리에 그리엄이 고개를 들었다.

    “정찰대에 자원해서 들어왔을 때에는 그만한 목적이 있어야 하는 거죠. 만일 적절하게 써야 하는 순간 본인의 힘을 아낄 뿐만 아니라 구할 수 있는 이들을 저버린다면…….”

    “…….”

    “글쎄요, 왕국의 재건을 원한다는 핑계로 합류하여 제국의 정예들을 제거하려는 뜻을 갖고 있다…… 라고 봐도 될까요?”

    “억측이십니다.”

    “그게 억측이 될지 사실이 될지는 그쪽 태도에 달렸어요.”

    메릴린이 상대를 경계하는 자세를 취한 채 나지막이 답했다.

    “저는 그 누구보다도 당신 같은 사람을 옆에서 봐 왔어요. 어느 순간이 약점인지, 어떻게 공략해야 상대를 제압할 수 있을지 잘 알고 있죠. 보통 사람을 삼키는 데 걸리는 시간이 몇 분이라면, 술사를 삼켜 소화를 하는 데는 더 오래 걸리지 않을까요?”

    본인을 기절시켜 영수의 먹이로 던져 줄 용의가 있다는 조곤조곤한 협박에 그리엄이 눈을 내리깔았다.

    이 여자의 가당찮은 협박 따위가 크게 마음에 와닿지는 않으나, 말은 지극히 옳았다.

    더 이상 후작 영애의 지인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남겨서는 곤란했다. 잘못하다가 도로테아 하이클레어와의 접촉 시기를 앞당기기는커녕 계획 자체가 엎어질지도 몰랐다.

    거기에 더해, 행여 메릴린이 죽음에 이르기라도 했다가는 그가 원하던 방향과는 완벽하게 틀어질 터였다.

    “그리하겠습니다.”

    그리엄의 마지못한 답에 메릴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창백했지만, 어느 정도 마음을 다잡은 듯 입술을 짓씹던 그녀는 쩍 벌어진 입에서 들려오던 목소리가 뚝 끊긴 그 순간 외쳤다.

    “모두 대열을 정리해 2열로 이곳을 빠져나갑니다! 선두 조부터 저를 따라와요!”

    정령의 것으로 추정되는 옅은 바람이 번갈아 귓가를 스치며 길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메릴린은 어리둥절한 이들이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이를 악물고 달리기 시작했다.

    *   *   *

    “자아, 그럼.”

    도로테아가 루크의 품에서 뛰어내려, 꾸물꾸물 그 자리에 앉아 식사 중인 영수를 바라보았다.

    “네가 어디서 온 것인지 우리 대화를 좀 해 볼까?”

    우물거리던 영수가 다시 입을 벌리려는 찰나, 손을 든 그녀가 가볍게 주박(呪縛) 부적을 던져 짐승의 아가리를 봉했다.

    날뛰는 영수에게서는 사취가 진동했다.

    ‘누군가가 몹시도 정성껏 타고난 기질을 바꾸어 놓았군.’

    가끔씩은 인간이 아닌 짐승도 영력이란 걸 타고나는 경우가 있다.

    장차 자라거든 그 주변을 자신의 영역으로 삼고서 터를 가꾸고 보살피며, 동시에 그 터의 주인이 될 산신이 될 자격을 갖춘 상서로운 짐승.

    그것이 영수였다.

    본디 태어나기를 자연의 힘을 타고났으니, 당연히도 선한 기질로서 주변을 수호하고자 하는 본능을 지니는 짐승이다.

    그런 이가 사람을 잡아먹는 수단을 배우고, 삼켜 가며 힘을 비축한다는 것은 분명 누군가가 타고난 명을 바꿨다고 볼 수밖에.

    “장난질이라고는 하나 꽤 정성껏 쳐 놓은 것이, 나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자의 소행일 터.”

    어제만 하더라도 이 정도의 사취와 사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니 길을 잘못 든 인간이나, 숲을 파괴하려 든 인간을 잡아먹어 타락한 영수쯤으로 생각했지.

    지금의 몰골을 보아하니 이미 수많은 이들을 삼킨 탓에 업으로 쌓인 한(恨)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아 보였다.

    최소 살신(殺身)에 가까운 수준.

    “상대하기 어려운 거냐?”

    “아니, 상대는 할 수 있지.”

    도로테아는 루크의 물음에 느릿한 답과 함께 손을 들었다.

    입을 틀어막고 있던 부적이 떨어지자, 그것의 쩍 벌어진 입에서 튀어나온 것은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저 듣는 것만으로도 오한이 솟을 만큼 끔찍한 울음소리였다.

    새처럼 높으면서도, 쇠처럼 카랑카랑하고 쨍쨍 울리는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순간 밀려드는 어지러움에 루크가 미간을 좁혔다.

    “아직 정찰대 모두가 숲을 빠져나가진 못했을 거다.”

    “알아. 이 숲은 이미 저것의 영역이야. 목숨을 잃지 않는 한 벗어나기 힘들걸.”

    이곳은 저 존재의 거대한 먹이 창고나 다름없었다.

    저것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메릴린이나 그리엄을 제외한다면, 그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만큼 최대한 멀리 떨어지는 것이 최선이었다.

    “저것이 아니라도, 숲에는 위험한 요소들이 있을 텐데.”

    “괜찮아. 그 정도의 위협도 이겨 내지 못할 만큼 수준 낮은 이들도 아니거니와, 리리가 알아서 안내할 거야.”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도, 그리 미성숙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쯤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리리라면 적절한 안내로 메릴린과 일행들을 이곳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뜨릴 수 있을 터였다.

    “우선은 우리 집 철부지의 행방부터 알아야 하니까, 일단은 저걸 길러 낸 덜떨어진 반푼이부터 불러내는 게 우선이지.”

    도로테아가 팔짱을 낀 그 순간이었다.

    누군가가 우거진 수풀 속에서 부스럭거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 꼴을 하고도 여전히 참으로 오만하기 짝이 없군요.”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목소리와 함께 어두운 후드를 벗어 낸 여인의 얼굴이 어딘가 낯익었다.

    눈을 깜빡이며 기억을 더듬던 도로테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

    한때, 그녀가 날린 살(殺)에 맞아 끔찍했던 몰골이 거짓이었다는 듯 흔적도 없이 말끔해진 얼굴은 감탄사가 나올 만큼 아름다웠다.

    “오랜만이네요, 코니움. 독립했나 봐요?”

    스승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다, 여기저기서 꺼낸 실언으로 혼이 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세상에, 그럼 혼자 이 먼 곳까지 온 거예요?”

    마치 첫 심부름을 이행한 어린아이를 대하듯, 칭찬 어린 말을 꺼낸 도로테아를 보는 코니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조그마한 소녀는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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