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혼술사 도로테아 (118)화 (118/242)
  • 혼술사 도로테아 118화

    “분명…… 3황자 전하께서는…….”

    공식적으로는 요양에 들어갔다고 하나 다들 알고 있었다.

    그가 친 사고 탓에 열린 비공식 청문회와, 그 결과로 연금이 되었다는 것까지도.

    이제까지는 쉬쉬하며 덮기 바빴던 악행들이 모조리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황태자가 아니라 황제라 해도 그를 비호해 줄 수는 없었다.

    거기다 지금처럼 외교적으로 조심해야 할 시기라면, 제국의 체면을 생각해 더더욱 신경을 쓸 터.

    그렇기에 생각지도 못한 그의 등장에 다들 어안이 벙벙한 채 굳을 수밖에 없었다.

    멀찍한 곳에서 사람들을 내려다보던 황제가 벌떡 일어섰다.

    얼굴에 노기를 가득 띤 그는 아들의 뒤를 따라 들어오는 존재를 보고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대관절 저 아이가 누구를, 아니, 대체 ‘무엇을’ 데리고 들어오고 있는 건가.

    리처드의 뒤로 천천히 걸어오는 그의 파트너를 보고 동요한 것은 황제뿐만이 아니었다.

    “……저게 무슨.”

    “얼굴이…….”

    “온통 붕대잖아요. 흉측하기도 하지.”

    몇몇 영애들이 겁에 질린 듯 뒷걸음질 치고, 그런 영애들을 의식했는지 기사들이 앞으로 나섰다.

    경계의 눈초리가 얼굴 전체를 붕대로 칭칭 감고 있는 인물에게로 쏟아졌다.

    놀랍게도 그녀가 몸에 걸치고 있는 것은 모두의 부러움을 살 만큼 휘황찬란하고 사치스러운 드레스였다.

    물론 대부분은 그녀가 그런 드레스를 입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할 만큼 흉측한 몰골에 더 주목하고 있었지만.

    도로테아는, 저를 향해 쏟아지는 시선에도 기가 죽기는커녕 한층 더 꼿꼿하게 고개를 들고 연회장 중앙으로 걸어 들어오는 코니움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를 멍한 눈으로 보고 있는 알렉세이가 과연 ‘붕대 여인’의 정체를 알아차렸을지 궁금했다.

    넋이 나간 얼굴로 보건대, 워낙 여러 가지 일들이 한꺼번에 덮친 탓에 그는 눈앞의 상황을 제대로 정리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아, 아쉬워라.’

    도로테아가 눈을 내리깔았다.

    고작 이런 일로 넋이 나가 입 한 번 놀려 보지도 못할 인물이었다니.

    좀 더 발버둥 쳐 주면 좋으련만.

    전의를 상실한 상대를 찌르는 건 그녀로서도 그리 흥이 나는 일은 아니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여전히’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굳어 있는 알렉세이는 지나치게 ‘인간적’이라 김이 빠졌다.

    “도대체 왜 여길 온 걸까요?”

    누군가가 불쑥 불안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마 연회를 즐기고 있던 귀족 대부분도 비슷한 생각이었으리라.

    3황자는 반기는 기색 하나 없는 연회장의 중앙 홀을 지나, 한때 그가 존경하고 따르던 친형님이자 제국의 황태자로 군림하고 있는 이를 바라보았다.

    “참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형님.”

    씩 웃는 얼굴에 가득 찬 희열을 보면 일견 정신 나간 미치광이 같아 보이기도 했다.

    “이게 무슨 짓이냐, 리처드!”

    황제의 호통이 넓은 연회장 가득 울려 퍼졌다.

    한쪽 입술을 삐뚜름하게 올린 리처드가 황제의 말에 고개를 돌려 코니움을 잡아끌었다

    “모처럼의 연회가 아닙니까. 존경하는 형님께 제가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을 소개하고픈 마음에 이리 나서게 되었습니다.”

    “네가 올 만한 자리가 아니다! 자중해도 모자랄 판에 그런 여인과 이곳에 나타나다니. 황실의 체면을 구기고 싶어 작정을 했구나!”

    서릿발 같은 다그침에도 리처드는 그리 겁먹지 않았다.

    얼마 전, 재판에서 보였던 나약함은 마치 거짓인 것처럼 황제의 차가운 시선에도 꿋꿋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 몹시 흥미로웠다.

    아마도 그의 눈에 가득 찬 원망과 분노가 공포를 이겨 낸 것이 아닐까.

    고개를 돌리자 저 멀리 제르망 자작의 곁에 인형처럼 아무런 표정 없이 서 있는 발레리가 눈에 들어왔다.

    도로테아와 눈이 마주친 그녀는 평소처럼 다정하고 친근한 웃음을 짓는 대신, 그 어떤 감정도 담지 않은 투명한 눈으로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녀의 눈이 도로테아의 뒤에 있는 그림자에게로 향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런 여인’이라니. 참으로 너무하십니다. 이 여인이야말로 성대한 연회에 가장 어울리는 인물인데 말입니다.”

    리처드의 손짓에 코니움이 황태자의 앞으로 걸어가 우아한 인사를 건넸다.

    얼굴 가득 묻은 불쾌감을 채 씻어 내기도 전에 그녀가 제 이름을 가져다 댔다.

    “에밀리 스카뎀이라 합니다, 전하. 실로 오랜만에 황태자 전하를 뵙습니다.”

    그녀가 인사와 동시에 이름을 내뱉은 순간, 황태자의 낯빛이 변했다.

    형편없이 갈라지고 망가진 목소리로 그녀가 나직이 말했다.

    “저를 기억하시는 모양입니다. 저 또한 전하를 기억합니다. 함께했던 날들 모두 선연히 기억하지요.”

    목소리가 점차 또렷해져 갔다.

    흉하기만 했던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회반죽을 다듬어 조각상을 조각하듯 천천히, 볼품없는 것에서 영롱하고 가느다랗게 지저귀는 새처럼 달콤해졌다.

    그 목소리가 낯익었던 것일까. 황태자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마치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기라도 한 듯이.

    “너, 뭐, 무슨…….”

    황태자의 예사롭지 않은 태도에 황제의 눈이 가늘어졌다.

    상황이 묘하게 흘러가자, 뭔가 눈치를 채고 다가오던 호위 기사들보다 ‘에밀리 스카뎀’의 말이 더 빨리 이어졌다.

    “비록 황제 폐하께서 보잘것없는 변방의 한미한 귀족 영애 따위를 어찌 아실까마는, 적어도 저희 아버지만은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마치 방울 소리처럼 낭랑하게 울려 퍼진 목소리에 황제가 얼굴을 구겼다.

    “내가 영애의 아버지를 안다니? 그 무슨 말인가?”

    에밀리 스카뎀, 그러니까 그녀를 흉내 내고 있는 코니움이 뱅그르르 돌아 귀족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오래전, 황태자 전하의 부름을 받아 변경 지역의 군량미 이송을 담당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수개월 후 군비를 횡령한 혐의로 이곳 광장에서 사형당하셨지요.”

    “…….”

    “큰일을 맡아 눈부신 미래를 꿈꾸던 가문은 하루아침 풍비박산이 나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제 어머니는 아버지를 따라 목숨을 끊으셨고, 저는 그때, 믿었던 연인과 이 얼굴을 잃었습니다.”

    누군가가 기억을 더듬어 무언가를 떠올린 듯 탄식했다.

    수군거리는 대화들이 이어졌다.

    몇몇은 ‘스카뎀’이라는 이름은 떠올리지 못할지라도, 오래전 있었던 군비 횡령 사건은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황태자가 맡은 감사에서 드러난 가장 규모가 큰 횡령 사건이었으니까.

    책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력을 채 다지지 못한 황태자의 주도면밀한 수사 아래에서 스카뎀 가문의 죄가 낱낱이 드러났다.

    이중장부와 착복된 재산들이 저택에서 쏟아져 나왔으며, 끝끝내 혐의를 부인하던 백작은 황태자의 추궁에 결국 모든 죄를 실토했다.

    “이미 끝난 일이 아니냐. 저택에서 발견된 비밀 통로를 통해 은닉한 재산이 드러났고, 황태자가 찾아낸 이중장부는 백작의 책상 아래에서 발견됐다. 네가 지금 이곳에 나타나 연회를 엉망으로 만드는 까닭이 무어냐?”

    황제는 몹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못마땅한 얼굴로 넋을 잃은 황태자를 흘끔 바라보았다.

    다행히도 황제의 질책 어린 눈빛이 황태자를 ‘정신 차리게’ 만든 것인지 그나마 흐리멍덩하던 눈에 빛이 조금 돌아왔다.

    “스카뎀 영애는 그 당시 저택에 직접 불을 지르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네가 그녀일 리 없어.”

    황태자 곁에 있던 호위 기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당시 스카뎀 백작을 검거하는 자리에도 함께 있었으며, 백작의 딸이 불타는 저택 위에서 몸부림치는 것을 직접 보았다.

    “제가 타 죽는 것을 가만히 지켜만 보셨나요? 끝까지?”

    궁금하다는 듯 그렇게 물은 그녀의 말에 황태자는 답하지 않았다.

    “저를 사랑한다 속삭이던 입으로, 저를 방에 감금시키라 명하고 저택에 불을 질렀을 때.”

    “……!”

    “죽어 가는 제 몸부림을 보며 어떤 기분이셨나요?”

    “무엄한 소리!”

    겨우겨우 회복되던 황태자의 낯이 다시 창백해지며 목소리 끝이 가늘게 떨렸다.

    그의 곁에 서 있던 황태자비가 조용히 어린 아들의 귀를 틀어막았다.

    본능적인 직감이었다.

    황태자의 떨림이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주장하는 이에 대한 노여움이나 분노가 아님을, 그동안 함께해 온 세월들이 그녀에게 알려 주었다.

    “너는 죽었다! 새까맣게 탄 시신까지도 수습했어!”

    “그 아이는 제 드레스를 입은 하녀였어요. 당시엔 제가 빠져나오지 못하게끔 비밀 통로의 입구마저도 틀어막으셨지만, 또 하나의 통로가 있다는 것은 모르셨죠.”

    “…….”

    “어머니께서는 당신을 믿지 말라고 저를 뜯어말리시며 단 하나의 숨구멍이라도 틔워 놓으라고 하셨으니까요.”

    그녀의 목소리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어머니가 결국 옳으셨지요.”

    듣다 못한 귀족 하나가 입을 열었다.

    황태자의 측근 중 하나로, 당시 횡령 사건이 있고 나서 중책을 맡게 된 인물이었다.

    “도대체 황태자 전하께서 왜 당신을 그리 죽여야 했단 말입니까? 증거가 그토록 명확한데. 고작 당신의 생사가 무엇이라고!”

    “그 모든 증거들이 조작된 것들이니까.”

    “……?!”

    다시 한번 연회장이 술렁였다.

    “아버지의 책상에 놓아둔 이중장부도, 비밀 통로도, 모두 제가 사랑하는 당신을 위해 해 드린 일이 아닌가요?”

    옆에 있던 리처드는 팔짱을 낀 채 조용히, 언제나 저를 아래로 내려다보던 영민한 황태자를 바라보았다.

    리처드는 제 머리가 나쁘고 그릇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았지만, 제가 가진 특권을 버리기 싫었기에 황태자의 개가 되기로 했다.

    그리하여 황태자가 짖으라면 짖었고, 가끔씩 스트레스를 푸는 것 외에는 대부분 형을 구세주처럼 믿고 따랐다.

    그를 대신해 손에 피를 묻힌 적도 여러 번이었다.

    우둔한 동생과, 영민하고 훌륭한 형.

    리처드가 날뛸수록 황태자는 더욱 빛나고 쓸모 있는 존재가 되었다.

    늘 황태자를 밝히는 조명이었다.

    ‘이토록 별것 아닌 인물에 불과했는데.’

    숨을 몰아쉬는 황태자를 흘끔 바라보던 리처드는 조목조목 따지는 에밀리 스카뎀을 보며 위화감을 느꼈다.

    처음 만났을 때에도 그렇지만, 그녀는 ‘복수’를 위해 나선 것치고는 몹시 이성적이고 논리 정연했다. 꼭 모든 것들을 염두에 두고 행동하는 사람처럼.

    ‘아무래도 상관없지.’

    제 형이 자신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때부터 리처드의 목적은 오로지, 황태자의 더러운 가면을 벗기고 제가 있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게 만드는 것이었으니까.

    저 멀리 하얗게 질린 채 저를 질책하듯 보는 황후의 얼굴도,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진 황제의 얼굴도 겁날 것이 없었다.

    “즈, 증거도 없이 어찌 그따위 망발을…….”

    “증거는 제게 있습니다.”

    천천히 앞으로 나온 또 다른 남자는 시종 차림을 하고 있었다.

    비교적 수수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가 조용히 황제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벤자민 모어라고 합니다. 당시 스카뎀 백작 가문에서 행정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화재 속에 몰락한 가문 중 몇 안 되는 생존자이기도 했다.

    동시에 ‘프리드 모어’의 양아버지이기도 했고.

    벤자민 모어의 등장과 함께 도로테아는 천천히 뒤를 돌아 넋 놓은 귀족들의 사이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빠져나왔다.

    쥐 죽은 듯 조용한 복도에서 소리도 없이 따라 나온 프리드가 말했다.

    “제 누님은 죽었습니다.”

    “알아.”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   *   *

    스카뎀 가문의 일은 도로테아가 황도에도 오기 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아무리 조사를 했다고 한들 에밀리 스카뎀과 황태자의 관계를 밝힐 수 있는 증거는 없었다.

    심지어 벤자민 모어조차도 추측했을 뿐, 그와 에밀리의 관계를 확신하지는 못했다.

    에밀리는 그 모든 비밀들을 채 털어놓기도 전에 그 누구보다도 먼저 죽었으니까.

    황태자가 반격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죽은 이의 목소리로, 누군가가 그때의 처절한 일들을 고스란히 고발하고 있었으니까.

    날카로우면서도 고집스런 눈을 바라보던 도로테아가 생긋 웃었다.

    “불만이 많은 얼굴이구나. 그렇지만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어디 있겠니.”

    제국에서 내로라하는 귀족들이 모두 참석하고, 심지어 황제가 보는 앞에서 그녀의 입으로 직접 그 모든 비극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청문회를 연다 하여 황제가 황태자의 죄를 모두의 앞에서 인정할 리 없어.”

    “…….”

    “타국의 사절까지 와 있는 지금이 아니라면 3황자의 손을 빌린다 하더라도 어려워.”

    망나니 3황자, 쓸모없는 3황자가 오히려 끝을 보게 되었을 확률이 더 높았다.

    “네가 루크와 무슨 계약을 했는지 알고 있어. 왜 그의 말이라면 덮어놓고 따라야 하는지도.”

    오직 전쟁 영웅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제국민들에게 신임받고 있으며, 2황자의 지지와 황제의 비호를 받는 7황자만이 그들을 상대할 수 있다고 믿었겠지.

    도로테아가 프리드에게로 살짝 몸을 숙여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덧붙였다.

    “네가 그의 개가 되기로 한 10년 중에 5년을 당겨 준 셈이니, 내가 루크보다는 훨씬 대단해 보이지 않아?”

    루크가 들었더라면 당장 검을 빼 들었을 말에도 프리드는 미동 없이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시들해진 도로테아가 고개를 도로 들자 나직한 목소리가 물었다.

    “그래서 그 여인에게 죽은 누님의 행세를 하게 만드셨습니까?”

    “산 자의 입을 빌려 죽은 자의 말을 전한 것뿐이란다. 싫으니?”

    차분하고 고요했던, 언제나 동요 한 점 없었던 눈에 ‘사람다운’ 출렁임이 보였다.

    도로테아는 늘 제 뒤에 숨죽인 듯 자리하고 있던 남자에게서 비로소 인간다운 기색이 보이는 것이 기꺼웠다.

    그녀의 눈은 늘 살아 있는 인간 외에 ‘많은 것들’을 비추곤 한다.

    굳이 살아 있는 인간이 죽은 눈을 하고 있는 것까지 볼 필요가 있을까.

    굳게 닫혀 있던 입술이 열렸다.

    “제 누님이 보이십니까?”

    쏴아아, 바람 소리가 두 사람 사이의 적막을 메웠다.

    오늘따라 유독 말이 많은 호위를 향해 도로테아가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네 어깨 위에 앉아 사납게 울부짖는 이를 보았냐고 묻느냐면, 그렇다고 말해야겠지.”

    그 울부짖음이 얼마나 크고 사나운지 가끔은 잠을 설치게 만들기도 했다.

    “그것이 네 누님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해야 할 테고.”

    프리드의 어깨를 짓누르는 처연한 눈을 한 여인은 에밀리 스카뎀과 몹시 닮아 있었다.

    “불타는 저택에서 에밀리 스카뎀이 죽어 가는 것을 황태자가 확인하는 사이 너를 빼돌린 것이 네 어머니시지?”

    “…….”

    아이 하나를 가슴에 묻고, 다른 아이 하나를 살아도 죽은 것처럼 살게 만든 어미의 비명이 시끄럽게 귀를 채웠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