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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사 도로테아 (109)화 (109/242)

혼술사 도로테아 109화

서재를 청소하던 시녀는 가벼운 걸음으로 들어서는 발레리를 보고 공손히 인사를 건넸다.

서적들이 종류별로 잘 분류돼 있는 서가 사이를 익숙하게 거닐던 그녀의 걸음이 이내 한곳에서 멈췄다.

“흠…….”

하이클레어 후작가의 서재에는 황궁에서도 찾기가 힘든 정령과 관련된 서적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정령을 연구하거나 정령사로 살아온 이들이 직접 집필한 서적들은 물론이고, 검증되지도 않은 시답잖은 민담이나 환상 동화책,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나 모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소설까지도.

도로테아가 정령사로 발현하자마자 관련 서적이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조리 사들인 덕이었다.

발레리가 느긋하게 시선으로 서적들을 훑던 그때였다.

“찾는 것이 있다면, 사용인에게 도움을 청해도 좋을 것을.”

듣기 좋은 목소리에 그녀가 서둘러 뒤를 돌아 상대를 향해 공손히 무릎을 굽혀 인사했다.

벤은 머쓱한 얼굴로 딸의 친구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

“그러지 말거라. 그리 예를 차리면 내가 오히려 더 민망해져.”

비록 어쩌다 보니 신분 상승을 했다고는 하나, 중인이었던 과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에 비하자면 눈앞의 발레리는 뼛속부터 귀족이 아니던가.

벤은 아직도 이런 예를 차리는 것에는 익숙하지가 않았다.

하물며 그것이 딸의 친구라면 더더욱.

“딱히 찾는 책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냥 좀 흥미가 생겨서요.”

“정령사에 대해? 테아에게 물어보지 그랬니?”

“바쁘잖아요. 귀찮게 하기 그랬어요.”

하긴, 그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의 딸인 도로테아는 요즘 들어 부쩍 외출이 잦아졌으니까.

“그래도 네 말이라면 들어줬을 거란다.”

“그랬겠죠.”

발레리가 싱긋 웃었다.

“다만 테아에게는 다른 친구들도 있으니까요. 전부 하나하나 챙기려면 힘들 거예요.”

어쩌면 발레리는 최근 테아의 교류 관계가 넓어진 만큼, 자신에게 소홀해졌다며 서운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벤은 조심스럽게 발레리를 살폈다.

아버지로서 딸의 친구 관계까지 간섭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녀는 도로테아에의 첫 친구나 다름없는 존재가 아닌가.

“테아에게는 발레리, 네가 아주 소중한 친구란다. 그건 알고 있지?”

“……그럼요.”

잠시 뜸을 들인 발레리가 그렇게 답하고는 덧붙였다.

“제게도 테아는 아주 소중한 친구예요.”

“그것참 다행이로구나. 앞으로도 우리 테아에게 좋은 친구로, 오래도록 곁에 남아 있어 주렴.”

그 순간 때마침 창으로 넘어 들어온 햇살이 벤의 눈을 찌른 탓에, 그는 발레리가 어떤 얼굴로 답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럼요, 저는 언제나 테아의 편일 거예요. 그 애에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늘 노력할게요.”

단지 그렇게 답하는 발레리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다시 한 번 건넸을 뿐이다.

*   *   *

발레리가 서재에서 벤과 가벼운 담소를 나누던 시각, 테아는 콜린의 저택에 방문해 있었다.

그녀의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찬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며칠 동안 고생하셨어요, 숙모님.”

언제나 그렇듯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네며 저택으로 들어선 도로테아의 말에 코제트가 얼떨떨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괜찮아. 오히려 나는 기뻤단다. 우리 저택은 좀처럼 손님들이 드나드는 일이 없다 보니, 오랜만에 복작거리면 오히려 분위기도 환기되고 좋을 거야.”

필립에게도 평소 붙어 다니는 친척들 외에 새로운 또래 친구들이 생긴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었다.

그녀의 아들은 다정하고, 상냥하며, 예의 발랐지만, 가끔은 지나치게 훌쩍 어른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종종 아쉬울 때가 있었다.

데인과 에드윈이 때때로 ‘아이’의 얼굴을 하고서 어머니에게 어리광 아닌 어리광을 보일 때면 더더욱.

‘나를 지키기 위해서였겠지.’

유년 시절, 줄곧 불행한 어머니를 보고 자란 탓에 소년은 빠르게 철이 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가슴 한편에 무거운 돌덩이가 내려앉은 것처럼 무거웠다.

“그래도 테아, 네가 있어 줘서 참 다행이야.”

“저도 필립이 있어 너무 좋아요.”

도로테아가 생긋 웃으며 코제트의 팔짱을 꼈다.

그녀는 밝은 얼굴로 도로테아에게 오늘 만찬에서 신경 쓴 것들을 하나하나 늘어놓았고, 도로테아는 그 말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귀담아들으며 세팅된 만찬장을 돌아보았다.

“그러고 보니 오늘 오는 친구들은 어디서 사귄 아이들이니?”

“아아, 그리 대단하진 않아요. 취향이 맞고 생각이 비슷해서 모이게 된 친구들이요.”

활짝 웃으며 답하는 도로테아의 얼굴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기에, 코제트는 오늘 만찬에 초대될 이들이 모두 티타임을 즐기는 정숙하고 아름다운 숙녀들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 왔군.”

위층에서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말쑥하게 빼입은 키엘 스펜서가 소매를 가다듬으며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다들 정시에 도착할 생각인가 봐요. 모처럼 잘 갖춰 입으셨네요.”

“오늘 같은 날 옷차림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쓰나.”

근사하게 차려입은 키엘이 눈을 찡긋하자 도로테아가 옅은 미소를 띠었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친근한 기류에 코제트가 얼떨떨한 얼굴을 하고 둘을 번갈아 바라봤다.

남편의 친구라며 자신을 소개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키엘이 저택에 머무르는 짧은 시간 동안 콜린은 그를 개 닭 보듯 했었다.

무뚝뚝한 남편의 응대가 신경 쓰여 민망함에 그이가 예민해진 탓이라고 둘러대면, 그는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듯 빙긋 웃으며 대꾸하곤 했다.

‘부인, 저는 그저 이 저택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잠자리가 아주 편하고 기분이 좋거든요.’

그 답을 들으며 참 희한한 사람이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도로테아와 오손도손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그녀와 한두 번 만난 사이는 아닌 것 같았다.

그가 만찬의 손님 중 한 사람이었다니.

놀라움에 만찬장으로 향하는 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코제트는, 손님이 왔다는 기별에 부리나케 정문 쪽으로 향했다.

*   *   *

아들만큼이나 아끼는 도로테아의 부탁에 코제트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만찬장은 훌륭했다.

이름 높은 장인이 직접 조각한 크리스털 샹들리에를 중심으로, 바닥에 깔린 레드벨벳 카펫, 홀의 각 면을 장식하고 있는 아름다운 장식품들…….

그 어느 하나 소홀하게 배치된 것이 없었다.

초대받은 이가 황족이었다 하더라도 내부의 화려함에 한 번쯤 감탄할 법한 전경이었다.

음식 또한 마찬가지로 신경 쓴 기색이 역력했다.

로헨 왕국에서도 고급 식재료로 쓰인다는 해산물을 중심으로, 비교적 다양한 향신료를 즐기는 상대의 입맛에 맞춘 요리들이 테이블 위에 올랐다.

입을 벌린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메릴린이 다소 기죽은 얼굴을 하고서 도로테아에게 속삭였다.

“……새로운 친구를 초대하는 가벼운 식사 자리라고 하지 않았어요?”

“첫 만남이니까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아서 숙모님께 부탁드렸어요. 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다고요.”

“…….”

자신의 저택은 물론이고 박람회에서도 보기 드문 아름다운 장식품들을 훑던 메릴린이 한숨을 내쉬었다.

‘과해. 아무리 봐도 과해.’

빙긋 웃으며 자신을 맞아 주던 코제트를 생각하자 더욱 마음이 무거웠다.

그저 상냥하고 따뜻한 귀부인이라고 생각했건만, 그녀 역시 하이클레어 가문의 사람이라는 것을 이 만찬장을 통해 톡톡히 증명해 냈다.

“별로인가요?”

“때로는 지나치게 훌륭한 것도 흠이 되곤 하니까요.”

“아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도로테아가 빙긋 웃자 메릴린은 타박을 덧붙이는 대신 한숨을 삼켰다.

그러고는 슬쩍 고개를 돌려 제 옆에 앉은 우드를 향해 소곤거렸다.

“그래서 오늘 초대받은 손님이라는 게 누구예요?”

“저도 잘 모릅니다.”

“전혀요?”

메릴린의 눈에 서린 미약한 기대감을 읽은 우드가 별안간 그녀를 안타깝게 여기는 시선을 보냈다.

이 아가씨는 아직도 도로테아 하이클레어를 제대로 겪어 보지 못한 건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저를 쳐다보는 메릴린을 향해 우드가 딱 잘라 말했다.

“저는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습니다.”

“네?”

당황한 메릴린이 어딘가 달관한 얼굴을 한 우드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키엘과 함께 정답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도로테아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저 녀석이 초대한 인물 아닙니까. 멀쩡한 놈일지부터 고민해 봐야 합니다. 쟤가 끌어들인 사람치고 제대로 된 인물이 없…….”

말을 하다 만 그가 재빠르게 덧붙였다.

“물론 메릴린 양께서는 그 누구보다 정상적이십니다만.”

그래서 고통받고 계시지 않습니까.

뒤로 삼킨 말을 용케 알아들은 메릴린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생각해 보면 ‘그’ 도로테아가 먼저 초대했다는 그 미지의 인물에 대해서 그녀는 아는 바가 하나도 없었다.

‘귀족 영애이긴 한 걸까?’

아니, 애초에…….

“사람이기는 한 거죠?”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온 속내에 메릴린이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자, 키엘과 대화 중이던 도로테아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향해 웃었다.

그 순간, 마치 기다렸다는 듯 때를 맞춰 다가온 시종이 ‘손님’의 도착을 알렸다.

이윽고 검은색 후드로 온몸을 꽁꽁 가리고 온 손님이 조용히 뒤집어쓰고 있던 후드를 벗자, 자리에 있던 이들이 모두 침묵에 잠겼다.

그도 그럴 것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손님은 얼굴 전체를 붕대로 꽁꽁 싸매고 있었다.

그들이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붕대 사이로 내놓은 샛노란 눈뿐이었다.

살기가 등등한, 당장이라도 도로테아를 죽여 버리고 싶다는 기세의 눈.

그 눈과 마주한 도로테아가 손뼉을 짝, 하고 쳤다.

“어서 와요. 우리가 만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그렇지요?”

“…….”

“만나서 참으로 반가워요.”

상대는 대답이 없었다.

*   *   *

“부디 무례를 용서하시길. 이 아이가 먼 길을 오느라 피곤한 탓인지 행동이 굼뜨군요. 이렇게 성대한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 아이의 주치의이자 스승인 페른이라 합니다.”

정체불명의 인물 옆에 서 있던 모노클을 낀 남자가 예를 갖춰 인사를 건넸다.

마지못해 자리로 향하는 걸음걸이가 어딘가 불편한 듯 절룩였다.

도로테아는 붕대를 감은 얼굴 아래 보이는 목 밑의 하얀 살결을 훑었다.

생각 외로 상대는 그녀만큼이나 젊은 여인이었다.

‘설마 이리 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몇 번 혈기왕성한 실수를 하긴 했으나 이쪽을 노린 계책들은 실로 훌륭했다.

그렇기에 직접 대면해 보니 알 수 있었다.

그녀를 곤란하게 만들었던, 동시에 제법 감탄하게끔 만든 심계는 대부분 저 페른이라는 스승의 머리에서 나왔으리라는 것을.

결과적으로 두 사람 모두 초대에 응했으니 아무래도 상관없나.

잠시 머릿속으로 상황을 가늠해 본 도로테아가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소개부터 해야겠네요. 이쪽은 저와 교류하고 있는 메릴린 레어 남작 영애예요. 그리고 이쪽은 우드. 제가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 온 심복이죠. 저쪽에 있는 키엘 백작님이야 이미 아실 테고.”

페른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받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넨 메릴린은, 도로테아를 노려보는 노란 눈의 소유자를 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그런데…… 그쪽 분께서도 소개를 해 주시면 감사할 것 같은데요.”

인사를 건네고 이름을 알려 준 것은 페른뿐이였다.

붕대를 감고 있는 노란 눈의 주인은 여전히 도로테아만을 노려보고 있었으므로.

그런 제자를 못 말린다는 듯 바라보던 페른이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쪽은 코니움이라 합니다. 사정이 있어 몰골이 좋지 않은 탓인지 소개를 꺼리는군요.”

“코니움(Conium : 독미나리)이라 하는군요.”

식물 중에서도 독성이 강하기로 유명한 종을 이름으로 갖다 붙이다니.

도대체 어느 부모가 그런 이름을 아이에게 지어 준단 말인가.

흐르는 침묵 속에 묻어나는 아연함을 모르는 척, 도로테아가 아직 온기를 머금고 있는 음식들을 권했다.

“대화는 식사를 시작하면서 천천히 나눠 보도록 하지요. 음식이 식어 버리면 차려 준 이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거니와, 먼 길을 와 주신 손님들께도 송구한 일이니.”

“예의? 송구?”

긁는 듯한 쇳소리가 섞인 묘한 목소리가 카랑카랑하게 홀을 울렸다.

코니움의 호리호리한 몸이 분노로 부들거리고 있었다.

“식사 자리의 예의라고?”

변조라도 한 것처럼 이질감이 드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단단하게 감겨 있는 붕대 사이로 샛노란 눈동자가 번뜩였다.

“날 위협해 이곳까지 불러낸 네가, 감히 예의를 운운해?”

막 식사를 시작하려던 메릴린이 조용히 스푼을 내려놓았다.

옆에 있던 우드가 제 귀를 잠시 의심해 보고는, 그림에 그린 듯 아름다운 미소가 얼굴에 만연한 키엘을 힐끗 보았다.

그러고는 막 스테이크에 손을 대려던 도로테아를 향해 나직이 물었다.

“위협을 해서 불러냈다니, 저게 무슨 말이냐?”

도로테아가 답을 하기도 전에 코니움이 코웃음 치며 말을 가로챘다.

“그 말 그대로야. 저주를 퍼부어서 내 얼굴을 이 모양으로 만들어 놓지 않았다면, 내가 여기까지 왔을 것 같아?”

“저주요?”

메릴린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막 스테이크를 잘게 자르기 시작한 도로테아를 향했다.

그녀는 태연한 얼굴로 육즙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는 스테이크의 단면을 흡족하게 바라보며 대꾸했다.

“일면식도 없는 상황에서 다짜고짜 살(煞)을 날린 건 미안하게 생각해요. 그렇지만 초대를 하려니 마땅한 이유가 없더라고요. 평범한 초청장으로는 와 줄 것 같지도 않고.”

“…….”

그러니까 얼굴에 붕대를 칭칭 감은 이유가 도로테아의 저주 때문이었다고?

그녀의 옆에 자리하고 있던 메릴린과 우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렇지만 보고 싶었는걸요. 3황자 전하의 유모를 매수하여 그분께 약을 먹이고, 그사이에 저택으로 ‘보이지 않는 자객’을 보내신 분들을.”

“……!”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 주지 않으시니 수가 있나요.”

이윽고 깔끔하게 고기를 잘라 낸 그녀가 포크로 조각을 콕 집어 입에 넣었다.

숙성이 잘된 덕인지 적당히 씹히는 질감과 혀끝에 닿는 고기의 고소한 풍미가 잘 어우러졌다.

“숙부님께서 직접 잡아다 주신 멧돼지가 맛이 좋네요.”

식사 자리에는 침묵이 내려앉았다.

우드가 자조하듯 중얼거렸다.

“그래, 내 이럴 줄 알았지.”

제대로 된 멀쩡한 식사 자리가 아닐 줄 알았어.

심지어 그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키엘 스펜서는, 접시를 빠르게 비워 나가는 도로테아를 몹시 귀엽다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제정신이냐, 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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