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사 도로테아 102화
새된 목소리가 도로테아와 메릴린을 힐난했다.
“너희도 입을 다물지 않았나! 어째서 유모가 공범이라고 처음부터 말하지 않았지?!”
“글쎄요. 3황자 전하의 유모가 납치에 가담했다는데, 저로서도 신중하게 굴어야 하잖아요. 3황자 전하께서도 어쩌면 범죄에 가담하셨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럴 리가 있나!”
질색한 리처드의 고함 소리가 작은 별실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높은 선반에 전시되어 있던 유리병들이 잘게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분별력을 거의 잃은 것처럼 보이는 리처드를 향해, 도로테아가 모든 것을 다 이해한다는 얼굴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럼 3황자 전하께서도 속고 계셨던 거네요. 부인에게.”
“그, 그래!”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리처드를 향해 도로테아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대개 저희와 비슷하게 생각할 거예요. 3황자 전하의 유모인걸요. 관련이 없다고 믿기는 좀 어렵죠.”
하얗게 질린 리처드가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들어올 때부터 이곳을 지켜야 할 보초와 검시관은 없었건만, 이제야 그들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것이 우스웠다.
“모르죠. 어쩌면 제닉스 부인께서도 협박을 당했거나, 강제적으로 협조를 요청당했을 수 있는 거니까요.”
“그, 그건…….”
“3황자 전하께서도 믿을 만큼 유모는 훌륭한 사람이었잖아요.”
“그래, 그녀가 설마 이런 일을 했을 리 없어.”
도로테아의 말에 리처드가 제법 간절한 눈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딘가 정신을 반쯤 놓아 버린 황자를 바라보던 도로테아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물론 그녀가 정말 강제적으로 협조를 해야 했던 거라면 그 사실을 밝히는 건 쉽지 않겠지만요. 드러난 증거와 달리, 그런 뒷사정은 오래도록 아주 많은 시간을 들여서야 밝혀질 수 있는 것들이니까.”
“…….”
지지부진해질 재판 과정. 그사이에 제닉스 부인의 명예는 땅에 떨어질 테고, 어찌어찌 밝혀내어 그녀가 정말 무고했다는 것이 증명되더라도 그때는 이미 소문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진실처럼 사람들 입에서 통용되고 있을 테지.
그리고, 그런 그녀가 바로 3황자의 유모라는 사실 또한 모두가 알게 될 터였다.
그건 리처드의 평판마저 매장될 위기에 처한다는 뜻이다.
아니, 평판이야 지금도 말아먹은 셈이니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문제는 황제와 황태자의 반응이었다.
이제까지 그가 저질러 왔던 자잘한 사고와는 스케일부터가 다른 사안 앞에서, 그들이 과연 아들이라거나 동생이라는 이유로 이제까지처럼 조용히 넘어가 줄까?
희게 질린 리처드의 얼굴을 보며 도로테아가 상냥하게 물었다.
“그렇지만 황자 전하께서는 부인을 믿으시니까 기꺼이 조사관에게 면밀히 조사해 달라고 요청해 주시겠지요? 떳떳하시니까요.”
이번 납치와 무관하다고 하여, 리처드가 무고한 인물이었던가.
본격적으로 ‘조사’가 시작된다면, 과연 이번 일의 시시비비만 가리는 것으로 끝이 날까?
도버 스펜서와 어울리며 저지른 수많은 잘못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는지, 리처드의 얼굴에 조급함이 묻어나는 것을 본 도로테아가 그의 귀에 속삭였다.
“염려 마세요. 저는 3황자 전하를 믿고 있으니, 전하가 설령 의심을 받게 되시더라도 누명을 벗게 되리라 확신하니까요.”
“…….”
그 자리에 멍하니 굳은 채, 아무 말없이 죽은 유모를 바라보는 리처드의 눈에서는 어느새 애틋함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점차 서늘해지는 황자의 눈을 관찰하던 도로테아가 메릴린을 향해 손을 뻗었다.
머뭇거리던 메릴린의 팔짱을 낀 도로테아는 리처드에게 공손한 인사를 건네고 사뿐사뿐 별실을 빠져나갔다.
흘끗 뒤를 돌아 오늘따라 유독 좁아 보이는 리처드의 굽은 등을 바라보던 메릴린이 홱 고개를 돌려 앞을 향했다.
말없이 건물을 빠져나가는 그녀들의 뒤로 자연스레 프리드가 따라붙었다.
“이대로, 가는 거예요?”
“네.”
짤막한 답에 메릴린이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다시금 물었다.
“어째서 여길 왔어요? 황자님은 왜 불렀고요?”
“친애하는 우리 황자님께 기회를 드리려고요.”
“기회요?”
“선택의 기회.”
차분한 목소리로 답한 도로테아가 준비되어 있던 마차에 올라탄 순간이었다.
그녀와 함께 마차에 앉으려던 메릴린은 어디선가 나는 탄내를 맡고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제법 눈에서 멀어진 검안소 건물에서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누군가가 다급하게 불이야, 하고 외치는 소리 또한 들려왔다.
마차가 출발하고도 메릴린의 시선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건물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불길이…….”
화르르 치솟는 붉은 화마가 건물을 집어 삼켰다.
어두운 밤길까지 밝혀 줄 정도로 높이 치솟은 불길이 건물을 휘어감은 채 접근하는 이들에게 경고라도 하듯 날름거렸다.
도로테아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우리의 황자님께서는 아무래도 선택을 끝내신 모양이에요.”
“…….”
허무한 결말이었다.
아끼는 것처럼 그렇게 날뛰어 대더니, 자신의 안위 앞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죽은 자의 육신마저 편히 두지 못하고 태워 버리는구나.
한숨을 삼킨 메릴린을 향해 도로테아가 옅게 미소 지었다.
마치 괜찮아요, 하고 메릴린을 위로하는 것 같은 다정한 웃음이었다.
“메릴린.”
“네?”
“이런 거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사령제(死靈祭 : 죽은 사람의 넋을 달래어 저승으로 천도하고 산 사람의 안녕을 빌기 위해 행하는 의식)를 도와줄 수 있을까요?”
멈칫한 메릴린이 높이 치솟은 불에서 눈길을 돌려 도로테아를 바라봤다.
“부인의 마지막을 지킨 것은 나와 메릴린뿐이었잖아요. 백작령에 있는 이들은 부인의 죽음을 모를 테고, 조사가 시작되고 나면 부인의 죽음을 기리는 사람은 더더욱 없을 것 같아서요.”
남빛 눈동자를 빤히 들여다보던 메릴린이 한숨을 내쉬었다.
“영애는 제가 하지 못할 일을 부탁한 적은 없으셨죠.”
늘 저를 곤란하게 만들게 하시지만요.
“그렇게 해요. 그 사령제라는 거, 도와 드릴게요.”
* * *
조나단 레어 남작, 그러니까 메릴린 레어의 친부는 이른 아침부터 몹시 기분이 좋았다.
‘어디 가서 제 쓸모를 다하긴 할까, 걱정만 사던 반편이가 어찌 후작 영애의 눈에 들었을까.’
일의 과정이 어찌 되었든, 딸아이가 무엇을 했든 아무래도 좋았다.
줄곧 중앙 귀족들과 연을 맺고 싶어 했던 그로서는 이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으니까.
“내 너를 믿었단다. 결국 네가 큰일을 해내는구나.”
모처럼 기분이 좋아진 남자가 딸에게 입에 바른 칭찬을 퍼부었다.
“암, 눈여겨 본 보람이 있었어.”
“…….”
메릴린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자신을 그렇게 오래전부터 ‘믿어 왔고’ ‘눈여겨봤다던’ 아버지는, 딸아이가 간밤에 외출하여 밤새도록 무슨 일을 하고 돌아왔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저 내키는 대로 말을 뱉고 있을 뿐.
흐뭇한 시선이 저택 밖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황실 전령’에게로 향했다.
“황궁에서 내게 직접 마차를 보내는 날이 올 줄이야!”
잘 길러 놓은 딸자식이 망나니 아들자식보다도 더 낫구나.
“좀 더 괜찮은 것을 하고 나오지 그랬니! 좀 더 화려하고 예쁜 것으로!”
“이 정도면 충분해요, 아버지. 지나치게 차려입는 건 괜스레 눈에 띄니까요.”
“눈에 띄라고 입는 거지!”
안타까운 듯 그렇게 말한 조나단은 역시 제 딸은 머리가 나쁘다며 아쉬워했다.
좀 전까지만 해도 대단하다며 치켜세우던 것도 잠시, 천하에 다시없을 어리석은 아이를 바라보듯 보는 시선에 메릴린은 익숙하게 고개를 돌렸다.
“뭐, 됐다. 어쩔 수 없지.”
평소라면 잔소리를 배는 했을 테지만, 지금의 조나단에게는 그것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입궁을 명받은 사실’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자, 이제 가자꾸나.”
황궁에서 나온 전령은, 어울리지도 않게 돈을 듬뿍 들인 옷으로 잔뜩 치장하고서, 정작 초대를 받은 당사자인 딸을 에스코트하는 것조차 잊고 신이 나 마차에 올라타는 남자를 보고서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조나단의 뒤를 따라 마차에 올라타는 메릴린에게 만큼은 아주 미미하지만 고개를 끄덕여 예를 차려 인사했다.
‘한심하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욕심만 득시글한 아버지에 비해, 딸은 적어도 시시비비를 가릴 줄 아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게다가 메릴린은 ‘그’ 후작 영애와 절친한 사이가 아닌가.
좋은 인상을 남겨 나쁠 것이 없는 인물이라는 것이 그의 계산이었다.
도로테아 하이클레어는 사람들의 입에 처음 오르내리기 시작했을 때부터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늘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이었으니.
* * *
차분한 메릴린과, 들뜬 조나단이 탄 마차가 황궁에 도착했을 때, 발레리 제르망과 그의 아버지인 제르망 자작이 탄 마차 또한 엇비슷한 시간에 같은 장소에 도착했다.
안내에 따라 향하던 이들이 마주치게 된 것은 필연이었다.
“제르망 자작께서 어려운 발걸음을 하셨군요.”
조나단의 친근한 인사에 제르망 자작의 눈이 흘끗 그를 바라보고는 마지못해 무거운 고개를 까딱였다.
제르망 자작가의 평판이나 위치를 진작부터 꿰고 있던 조나단은 더욱 몸이 달았다.
설마 그와 나란히 입궁하게 되는 날이 오게 될 줄이야.
뒤를 보니 어느새 발레리 제르망이 제 딸아이에게 친근한 웃음을 띠며 팔짱을 끼는 것이 보였다.
‘상대가 저리 적극적이면 저도 적당히 상대해 주면 될 것을.’
뻣뻣하게 굳은 메릴린의 표정이 못마땅하긴 했지만, 모처럼 영광스러운 길에 굳이 한마디 던져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경께서도 초대를 받으셨음을 알았더라면 제가 진작 인사를 드렸을 텐데요.”
“글쎄. 이것이 경이 생각하는, 그런 영광스러운 자리일지는 잘 모르겠소만.”
날렵한 콧수염을 매만진 제르망 자작의 냉정한 목소리에 조나단이 의아한 얼굴로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른 아침부터 황궁으로 드는 마차가 참으로 많더군. 중신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 우리처럼 제대로 된 영지조차 없는 하위 귀족들을 부른 까닭이 꼭, 좋은 의미라고 생각하오?”
조나단이 얼빠진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
제르망 자작은 메릴린의 팔짱을 낀 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의 뒤를 쫓는 딸아이를 흘끔 바라보았다.
그녀도, 메릴린도 모두 하이클레어 후작 영애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스펜서 백작령에 함께 머물렀다는 사실은 진즉부터 알고 있었다.
귀환일이 어제였으니, 공치사를 논하려 한다면 상대를 배려하여 며칠이 지난 후 그들을 불렀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떠들썩하기는커녕 도둑처럼 조용히 이목을 피해 귀환했을 뿐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귀환 소식이 전해지기도 전부터 이들을 모두 불러 모았음이 마음에 걸렸다.
‘보아하니 이자에게서는 아무것도 알아낼 것이 없군.’
그렇게 판단한 제르망 자작이 입을 다물고는 옆에 선 조나단의 말을 무시하고서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들의 앞에 화려하게 장식된 알현실의 문이 열리고, 중신들이 양옆으로 늘어서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 높은 자리에서 문 앞에 선 이들을 내려다보던 황제의 옆에 있던 시종장이 입을 열었다.
“재판에 앞서, 혐의를 낱낱이 가리고자 마련한 임시 청문회에 오신 것을 환영하오. 자리에 착석하시오.”
헤벌쭉해져 있던 조나단의 입이 벌어졌다.
혐의? 청문회?
그의 고개가 천천히 뒤로 돌아 어두운 얼굴을 한 메릴린 레어에게로 향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닌 거냐.
메릴린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저 고개를 꼿꼿이 들고서 아직 누군가가 오지 않아 비어 있는 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걱정스런 시선을 보냈을 뿐이다.
* * *
“하이클레어 후작 영애가 건강상의 이유로 조금 늦는다고 밝혀 왔소만, 어쩔 수 없이 청문회를 시작하려 하오.”
그렇게 말하는 블레어 밀리네어의 얼굴에는 불쾌감이 가득 서려 있었다.
양옆에 착석한 보좌관들은 물론이고 자리한 다른 귀족들의 얼굴도 그리 좋지 않았다.
무려 중임을 맡았던 책임자가 핑계를 대며 일방적으로 늦는다는 통보를 해 온 것만으로, 이미 그녀의 점수는 많이 깎여 나간 것이 틀림없었다.
입을 뻐끔대며 눈앞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벙쪄 있던 조나단이 입을 열었다.
“처, 청문회라니요. 혐의라니요. 이게 무슨…….”
양옆으로 죽 늘어선 귀족들은 대개 도로테아와 함께 스펜서 백작령을 방문했던 이들이었다.
다들 무슨 고문이라도 당한 것처럼, 하나같이 푸르죽죽한 얼굴로 퀭하니 홀쭉하게 들어간 볼을 하고서 억지로 끌려온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화려하게 빼 입고서 생기 넘치는 얼굴로 입장한 것은 조나단 한 사람뿐이었다.
블레어의 눈이 날카롭게 그를 훑고는 이윽고 입을 열었다.
“다들 아주 즐거우셨겠소? 매일같이 유유자적 백작령을 바쁘게 관광하느라 말이오.”
“…….”
“낮이고 밤이고 가리지도 않고 음주를 하질 않나, 그곳까지 원정 가서 도박판을 벌이고, 공적인 자리에 폐하의 윤허도 받지 않고 다른 황자를 사사로이 불러들이기까지.”
퀭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귀족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노느라 아주 살판이 나셨소!”
그 순간이었다.
가장 앞에 있던 쥬벨 백작이 눈을 부릅떴다.
충혈된 흰자위가 시뻘건 탓에 눈을 있는 대로 부라리는 그의 모습이 몹시도 기괴했다.
“누가 쉬었다는 말이오?”
있는 대로 갈라진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순간 기 싸움에서 지고 만 블레어가 저도 모르게 입을 다물었다가,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당신들 모두 음주, 흡연, 도박에 사치 관광…… “
“누가 일을 안 하고 노느라 살판이 났다는 거요 지금?!”
“우리가 일 안 하고 살판 난 얼굴로 보이오?”
“내가 이 일을 맡은 걸 얼마나 후회했는데 지금 당신이 그런 말을……!”
혐의가 덧씌워진 귀족들이 미친 듯 날뛰기 시작했다.
피로가 극에 달해 있던 이들은 집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이른 아침부터 이곳에 끌려왔다.
그 와중에 죄명이라고 갖다 붙이는 게 하필이면 나태라니. 나태라니.
“그래, 술 좀 마셨소! 술 한 번 마셨소!”
딱 한 번 반나절 놀았을 뿐이다.
그 뒤에 일어났더니 반강제로 고기 사육을 당하고 줄곧 도로테아에게 휘말려 일하기에 바쁘지 않았던가.
“스펜서 가문의 방계? 그자가 이제껏 3황자 전하의 별장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기는 하오?”
스펜서 백작령을 샅샅이 훑어가며 일을 하다 보니 당연하게도 그의 평판은 물론이요, 백작령이 돌아가는 상황에도 빠삭해질 수밖에 없었다.
과거에 도버 스펜서와 3황자가 별장이라 불리는 성에서 얼마나 난잡하게 놀았는지에 대해서도.
“솔직히 이래저래 살판 난 듯 놀며 돌아다닌 것은……!”
분에 못 이긴 누군가의 말이 이어지기 전에 청문회장의 문이 열렸다.
‘뭐야?’
그곳에는 이미 끌려온 귀족들보다도 훨씬, 정말로 당혹스러울 정도로 야위고 퀭한 도로테아 하이클레어가 에이든의 품에 안겨 기침을 하며 들어오고 있었다.
다 죽어 가는 얼굴을 하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