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사 도로테아 94화
“스콘이…….”
당연히 깨끗하게 비워져 있으리라 여겼던 접시였는데…… 제법 남아 있는 음식을 본 하녀는 안쓰럽다는 시선으로 도로테아를 봤다.
앳된 인상의 하녀는 루크를 향해 한마디 하고 싶은 듯 입술을 달싹이다,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방을 나섰다.
무뚝뚝한 얼굴로 서 있는 황자를 흘끗 올려다 본 도로테아가 선심 쓰듯 말했다.
“너 때문에 입맛이 사라진 게 아니라고 해명해 줄게.”
“저런 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든 상관없어.”
고작해야 사용인들의 생각 따위가 무엇이라고.
어깨를 으쓱하고 자세를 고쳐 앉는 도로테아를 흘끗 바라본 루크가 덧붙이듯 말했다.
“이유가 어찌 되었건 황자를 해하려 한 죄는 반역이다. 황자의 유모라는 자가 사사로운 감정 따위로 일을 저질렀고, 저들은 그에 동조했어.”
“예전에 기억나? 내가 처음으로 입궁해서 폐하를 뵙던 날.”
“…….”
당시 루크는 개선장군이 되어 만인의 주목을 받으며 입성했고, 리처드는 전장터에서 살아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이름을 드높이기까지 한 아우를 몹시 못마땅해 했다.
그의 불편한 심기는 7황자를 못마땅해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자연스레 그와 엮여 있던 도로테아에게까지 향했다.
“그때 나를 3황자의 궁으로 데려가려 했던 시녀는 물론이고 그 가족도 모두 죽어 버렸지만, 리처드가 받은 처벌이라고 해 봤자 몇 달간의 근신이었어.”
“그게 어쨌는데.”
“저들에게는 집이 풍비박산 나고 하루아침에 사람이 죽어 나가 삶이 무너지는 일이어도, 3황자에게는 고작해야 궁에 몇 달 묶이거나 성대한 만찬을 즐기지 못하는 정도일 거란 이야기야.”
이제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럴 테고.
“그건 저들에게 너무 불공평한 일이 아닐까?”
“잊고 있나 본데, 나 또한 황자다.”
“잊지 않았어. 다만 네가 황자라는 사실은 내게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루크는 눈앞의 소녀가 뱉는 맹랑하고 무엄한 말에 어이가 없어 그나마 존재하던 괘씸함조차 날아가 버리는 것을 느꼈다.
“네게는 꼭 신분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군.”
“그럴 리가.”
도로테아가 몹시 애석하다는 듯 턱을 괸 채 말을 이었다.
“결국 나는 리처드가 어떤 인물이라는 걸 알고 있고, 저들이 어떤 마음으로 부인께 협력했는지 알면서도 그의 목숨을 살려냈어. 심지어 털끝 하나 다치지 않게 궁으로 데려갈 예정이지.”
가장 큰 원죄가 누구에게 있는지 뻔히 알면서도 눈을 감는 셈이다.
“어차피 성공하지도 못 한 일인걸. 그 간절함조차도 꺾였는데 그로 인해 벌을 받는 일은 없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일을 덮는 건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속죄였다.
그렇게 부르기에는 부족하지만 마지막 남은 양심이라고 해야 할까.
“결국 나 또한 옳고 그름보다는 내 입장이 더 중요하니까.”
턱을 괸 채 중얼거리던 도로테아가 여전히 서늘하기만 한 얼굴을 흘끗 바라보다 빙긋 웃었다.
“저들의 사정 따위를 고려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면 다른 건 어때?”
문밖을 응시하던 잿빛 눈동자가 도로테아에게로 향했다.
“내 사정을 고려해 줘.”
“…….”
너와 나는 서로가 가장 무력하고 보잘것없을 때에, 그래서 살아 보려 어떻게든 발버둥 치고 있을 때에 만났어.
그리고 지금은 살아남는 것을 넘어 너는 조금 더 대단한 것을 손에 움켜쥐고자, 나는 내가 움켜쥔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자 살고 있고.
“믿기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꽤 너를 신경 쓰고 있거든.”
형형하게 빛나는 회색빛 눈동자는 여전히 메마르고 삭막했다.
아무것도 담지 못한 채 텅 빈 눈동자를 보고 있자면 그때, 어린 루크가 유일하게 신뢰하던 존재를 들추어낸 것이 그를 지금까지 비어 있게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치곤 했다.
제가 진정한 ‘가족‘이라는 것을 만나게 되었던 때에 루크는 ‘가족처럼 생각하던 존재’를 잃었으니.
얼마나 얄궂은 일인가.
“삶이라는 것이 원체 팍팍하고 고달픈 것이라고는 하나.”
“…….”
“지금의 너나 난 다른 이들의 갑갑한 숨통 정도는 틔워 줄 수 있는 힘은 가졌잖아? 조금쯤은 베푸는 것이 어때?”
도로테아는 여유롭고 나긋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언젠가 이 선행이 네게 또 다른 인연과 필연으로 돌아올지도 모르는 일인걸.”
“저 보잘것없는 목숨을 몇 돌아본다고 해서 내게 도움이 되진 않을 테지만.”
루크는 생글거리는 도로테아에게서 고개를 돌린 채 걸음을 뗐다.
그녀가 보여 주고자 했던 것들을 모두 본 셈이니 이제 제자리로 돌아갈 생각인 듯했다.
문을 열기 전, 손잡이를 잡은 그가 나지막이 덧붙였다.
“나와는 상관없는 데다 키워 봤자 별다른 도움도 되지 않을 자들이다. 굳이 들출 필요는 없겠지.”
도로테아는 은은한 미소를 띤 채 문을 열고 나가는 루크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다, 어느새 방으로 들어온 필립을 향해 기대 어린 눈을 빛냈다.
“아까 스콘을 다 못 먹었는데 지금…….”
“간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식사 습관에 좋지 않아.”
부드럽지만 단호한 거절에 도로테아가 몸을 축 늘어뜨린 채 돌아누웠다.
“산다는 건 역시 쉽지 않아.”
사랑을 받아도, 사랑이 받지 못해도 문제라니까.
* * *
연무장 가득 에이든 하이클레어의 고함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의 앞에서 묵묵히 구르고 있는 것은 도로테아의 호위를 서 왔던 프리드 모어였다.
“아무리 그래도 황자가 보낸 이를 저렇게 대하다니.”
자칫하면 7황자에 대한 불경으로 내비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에이든 경이니 할 수 있는 일이지. 게다가 7황자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다른 이들이 굳이 나설 까닭이 없지 않소.”
리처드였더라면 황자의 사람을 핍박해 자신의 권위를 깎으려 든다며 펄펄 뛰었을 텐데.
루크는 하이클레어 가문의 사람들이 프리드를 어찌 대하든 간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였다.
“영애도 참 대단하지.”
누군가 질린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혀를 쯧쯧 차던 귀족 중 하나가 연무장에서 눈을 떼고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고 보니 후작 영애뿐만 아니라, 벗으로 함께 온 영애들 모두가 보이지 않는군.”
“아아…….”
식사를 하면서도 손에서 서류를 놓지 못하고 있던 젊은 남작이 얼굴을 찌푸렸다.
“3황자 전하와 함께 주변을 답사하러 갔소.”
“성 주변을? 3황자 전하와 함께?”
떨떠름한 얼굴로 되묻는 이의 얼굴에 의구심이 묻어났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리처드가 함께한다는 데에서 이미 그 목적과 의미가 퇴색되는 느낌이다.
그 순간 대화를 나누던 귀족들의 얼굴에 묘한 빛이 스쳤다.
고개를 들고 시선을 교환한 이들은 제 손에 들려 있는 서류와, 제 옆에 놓여 있는 초라한 접시를 내려다보았다.
‘일이 왜 이렇게 되었지.’
분명 그들은 중임을 맡아 이곳까지 내려왔지만, 고작해야 어린 후작 영애가 그들을 통솔하는 총책임자라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거기에 더불어 그 어린 영애가 자신들을 누를 요량으로 수완 좋게 황자를 끌어들인 이후로는 더욱 노골적으로 척을 진 상황이었다.
그 때문에 반쯤은 고의적으로 게으르게 일을 미적거리고 있었건만.
어느 순간 얼굴이 반쪽이 되어 나타난 도로테아로 인해 상황이 바뀌었다.
일행들이 모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밤낮 없이 서류를 들여다보고 계획을 짜고 예산안과 기획을 훑는 동안 도로테아는 ‘요양’을 핑계로 리처드와 성밖을 놀러 다녔다.
자신들이 제대로 된 식사도 하지 못하고 접시 위에 빵 몇 조각으로 대강 허기를 달래며 일에 열중하는 사이, 그녀는 몸을 회복한다는 이유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성대한 산해진미를 차려 몸을 보양하기에 바빴다.
“이건 어딘가 잘못됐소……!”
“그걸 모르는 사람도 있소?”
문제는 이미 그들이 개미지옥에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누군가가 지친 기색의 얼굴을 손으로 쓸어내리며 중얼거렸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일을 대충하면 우리가 무슨 말을 듣겠소?”
“영애의 저 안색은 꾸며낸 것이 아니라는 게 문제지. 놀러 다니면서 식량을 축내는 건 저들이지만, 상태만 보자면 과로로 저승 문턱까지 다녀온 건 우리가 아니오.”
며칠 고생하느라 푸석해진 얼굴 따위는 핏기 한 점 없는 도로테아의 허여멀건 한 얼굴에 비할 데가 못 되었다.
“이 상태로 황도로 돌아가서 폐하를 뵙는다고 생각해 보시오.”
우리 얼굴에서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데 영애 홀로 반쪽이 되어 들어가면 하이클레어 후작과 척지는 것은 물론이고…….
“폐하께서도 심혈을 기울인 일에 성의를 보이지 않은 셈이니 불충하다는 혐의까지 받겠지.”
깊은 한숨과 침묵이 방 안을 가득 메웠다.
그리고 잠시 후, 다들 묵묵히 눈을 부릅뜨고 자신 앞에 놓인 일을 최선을 다해 처리하기 시작했다.
몹시 서글펐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 * *
“오늘도 감사했어요, 전하.”
“무엇을. 내 영애의 쾌차를 위해서라면 결코 돈을 아끼지 않을 걸세.”
호쾌하게 웃는 리처드의 말에 뒤에 있던 메릴린이 질린 얼굴을 감추려 고개를 숙였다.
다들 비슷한 심정인지 하나같이 얼굴을 들고 있는 이들이 없었다.
리처드는 몹시 흐뭇하게 고개 숙인 이들을 바라보았다.
‘영애의 곁에 있는 자들은 보는 눈이 있군.’
자신처럼 기품을 갖춘 황족 앞에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것은 그리 흠도 아니었다.
오히려 루크처럼 천한 태생의,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검을 휘두르는 것밖에 없는 놈 앞에서 굽실거리는 놈들이야말로 비겁한 놈들이지.
“아무튼 영애는 걱정하지 말고 쉬게. 일이라면 다른 이들에게 맡겨도 되는 것 아닌가.”
“전하의 영명함에 정말 감탄밖에는 드릴 것이 없네요.”
쓰러진 이후 도로테아는 ‘리처드의 돈으로’ 진귀한 재료들이 듬뿍 들어간 식사를 매끼 보양 삼아 먹었고, 보기만 해도 가슴이 탁 트이는 아름다운 전경이 내다보이는 곳을 산책했다.
‘역시 돈도 써 본 놈이 잘 쓰는 법이지.’
열심히 일하는 다른 귀족들에게는 속 터질 만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따지고 들 수는 없었다.
아무리 훌륭한 음식을 먹고, 좋은 경치를 내려다보며 몸조리에 최선을 다해도, 도로테아의 안색은 좀처럼 좋아질 기미가 없었으니까.
“영애가 나을 때까지 내 최선을 다하여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끔 돕겠네.”
그걸 명분으로 삼아 돈을 펑펑 쓰고 놀고 싶은 거면서.
물론 열심히 일한 귀족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은 자신의 공적으로 만들 생각일 테고.
도로테아는 3황자의 투명한 속내를 짐짓 모른 척하며 방으로 돌아왔다.
“치료사를 불러야 한다니까.”
졸졸 쫓아온 데인이 꺼낸 말에 도로테아가 어깨를 으쓱했다.
“불러봤자 할 줄 아는 것도 없을걸.”
무리한 몸에 다시 생기를 채워 넣는 일은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 어떤 특별한 치료라 할지라도 그녀의 몸을 당장 원래 상태로 돌릴 수는 없었다.
‘사술이라면 모를까.’
그러나 그 방법은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오늘도 내 문 앞을 지키고 있을 생각이야?”
“필립은 당분간 좀 바쁠 거라기에. 그리고 네 호위 놈은 숙부께서 데려가 굴리고 있잖아. 너까지 챙길 겨를도 없을 텐데 뭘.”
다들 에이든의 만행에 고개를 저었지만, 하이클레어 가문의 사람들만은 알았다.
에이든이 얼마나 큰 호의를 베풀고 있는 것인지.
아무리 단순한 사고방식을 가진 에이든이라 할지라도 도로테아의 건강 악화가 호위인 프리드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그럼에도 밤낮 없이 그를 몰아세우는 건 그의 경지를 한층 더 높여 주려는 거겠지.
소중하고 소중한 조카아이가 적어도 외부의 적으로부터 받게 되는 위협만큼은 막아 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도로테아의 시선이 허리춤에 찬 검대를 만지작거리는 데인의 손으로 향했다.
“연무장에 가도 돼. 호위라면 이 성에 있는 기사들로도…… “
“됐어. 너는 날 대체 뭘로 보는 거야?”
데인의 한쪽 눈썹이 위로 올라갔다.
목소리에 담긴 은은한 분노에 도로테아는 하려던 말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나는 필립처럼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네 곁의 다른 이들처럼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걸 알아. 하다못해 콜린 숙부님조차 나보다 너를 잘 헤아린다는 걸 안다고.”
“…….”
“그렇다고 해서 나는 별 도움이 안 되니까 네 곁에서 떨어져서 하고 싶은 수련이나 실컷 하겠다고 생각할 것 같아? 네가 이 모양인데?”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무력감에 분에 찬 목소리를 듣고 있던 도로테아가 나직하게 물었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누가 그래?”
“…….”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면 진즉 에드윈에게 편지를 써서 널 집으로 데려가라고 했을 거야.”
오히려 적절한 때에 루크와 함께 나타나 준 덕에 일은 훨씬 수월해졌다.
“필립이나 에이든 숙부와 너는 다르잖아.”
필립은 데인과는 달리 스스로를 위험에서 보호할 수 있는 무력이 없다. 그러니 숲에 접근하는 일이나 영애들의 호위도 부탁하기 어려웠다.
에이든은 훌륭한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남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아 소통이 어렵고.
“네가 루크와 함께 이곳까지 와주어서 든든하고 기뻤는걸.”
보기 드물게 솔직한 칭찬에 데인의 목까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너, 너. 그런 말을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게 사실인걸. 내 진심이기도 하고.”
데인이 없었더라면,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노력을 소모했을 터였다.
루크는 데인과는 다르게 순순히 그녀의 뜻을 따라 주지 않았을 테니까.
태어났을 때부터 찬밥 취급을 받아 왔어도 황자는 황자.
몸값이 비싼 인물이니 적잖게 손해를 감수해야 했으리라.
“그럴 줄 알았더라면 진작 함께 왔지. 내가 필요했으면 날 부르면 되잖아.”
“응, 앞으로 필요하면 부탁할게.”
“그래. 뭐, 네 부탁이면 못 들어 줄 것도 없으니까…… “
이미 어깨가 하늘 높이 솟아 있는 데인이 입술을 실룩이다, 방으로 돌아가는 도로테아의 뒤통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왜 애초에 출발할 때 같이 가잔 소리를 안 한 거야? 내가 가기 싫어할 줄 알았나?”
중얼거림을 끝으로 닫힌 문을 힐끗 바라보던 도로테아가, 덮고 있던 숄을 벗어 옆에 있던 의자에 내려놓으며 작게 대꾸했다.
“입이 싸니까 그렇지.”
더불어 그의 입을 열 수 있는 에드윈은 머리가 좋고.
후작의 적장손이라는 이유로 웬만하면 황도를 떠나지 않는 그라면, 수완 좋게 데인을 통해 도로테아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을 수 있을 테니까.
쿡.
어디선가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도로테아가 황급히 고개를 들었다.
“안녕?”
줄곧 행방이 묘연했던 키엘 백작이 그녀의 방 구석진 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긴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묶은 그는 숨어들기 편한 차림새를 하고 있었다.
“워낙 주변이 철통같기에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왔는데, 이야기를 좀 나누어도 괜찮을까?”
빙긋 웃는 그의 수려한 얼굴을 마주한 도로테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그에게 그녀가 만족할 만한 소식이 들려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