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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충격의 쉬란 (112/153)


112. 충격의 쉬란
2022.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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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람.’

렉싱턴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방금, 굉장히 로맨틱한 고백을 들은 것 같은데 저 단어가 굉장히 걸렸다.

몇 번을 들어도 익숙해질 것 같지 않은 저놈의 소유격 때문에, 진짜로 리시스를 빼앗긴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는 가진 적도 없고, 감히 가질 수도 없는 분이지만, 그래도 빼앗긴 건 빼앗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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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의 인생은 공주님 겁니다.”

그래서 미약한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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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그렇게 한 거고. 그건 당연한 거지. 그러니까 지금 장군과 같이 앉아서 얘기도 할 수 있는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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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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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아서는 아무 데도 못 가고, 아무것도 못 보게 방에 가둬놓고 나만 보고 싶다고. 어디 돌아다니다 다치기라도 하면 어떡하나 매 순간 신경이 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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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아무래도 위험한 놈 같은데.

역시 원수가 된 건 그만 한 이유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렉싱턴의 눈에서 가까스로 차오르던 신뢰가 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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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두 분 다 진정하신 것 같으니.”

리시스가 적절하게 끼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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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고 화해……, 는 굳이 안 하셔도 되고요.”

키에르트가 리시스에게 하는 만큼 렉싱턴에게도 잘해줬으면 벌써 손잡고 평화로운 앞날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두 사람 모두 서로에게 잘해 주고 싶은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래도 렉싱턴 장군을 쉬란에 감금하라 명령한 입장에서는 적어도 싸우지는 않아 줬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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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에드린으로 돌아가는 걸 거부하는 이유는 하나가 더 있어요.”

싸움을 멈추게 하는 법 중 가장 좋은 것은 공동의 적을 내세우는 것이다.

리시스의 말에 두 사람은 과연 으르렁거리던 것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특히나 렉싱턴이 리시스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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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구안이 에드린의 어디까지 들어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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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렉싱턴 장군이 말끝을 흐렸다.

이건 에드린 안에서만 도는 기밀이다.

리시스에게라면 당연히 말할 수 있지만 쉬란의 황제에게 쉽게 유출시켜도 되는 정보인지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리시스는 그럴 줄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곤 자신의 정보를 먼저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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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린이 손을 잡고 로구안과 함께 쳐들어올 리는 없고, 그럴 잉여 병력도 없을 테고요? 그렇다면 로구안이 앞서 움직이면서 이런저런 요구들을 해 왔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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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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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개방은 당연히 그중 하나일 테고요. 그리고.”

리시스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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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국에는 꼭 내부의 배신자도 연결되기 마련이지요. 국경의 영토를 가지고 있는 쉬란의 귀족 중 누가 배신을 했을까나?”

렉싱턴은 눈을 돌렸다.

왕실군만큼 정확한 정보를 알지는 못하지만 그에게도 들려오는 소식들이 있다.

그리고 이번에 이동을 하며 직접 겪은 일들도.

리시스가 저렇게 말하면 ‘알고 있지만 확인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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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국경을 넘어오면서 본 게 있을 것 같은데…….”

역시, 렉싱턴의 예상대로 리시스는 찔리는 곳만 꾹꾹 찔렀다.

사실 로구안과 얽힌 부분에 있어서는 에드린도 위기일 수 있었다.

에드린 왕이 멍청하게 ‘왕 무서운 줄 모르는 오만한 계집을 잡아 꿇리고, 그걸 부추긴 쉬란의 황제도 같이 죽이면 어떻겠냐.’는 말에 덥썩 국경을 열어주었다.

‘에드린 왕은 아무것도 할 필요 없고, 그저 조용히 길을 지나갈 수만 있게 해 달라.’며.

상처를 치료하느라 요양을 하던 렉싱턴도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몰랐다.

이번 사절단으로 움직이면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실상을 목격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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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에드린의 국경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였습니다.”

외부의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위기였다.

그러나 그 도움을 적국에게 청하게 될 줄은, 까마득히 몰랐다.

렉싱턴은 일부러 자신의 눈을 가렸다.

자신은 지금 적국이 아니라, 적국에 나와 있는 공주님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를 세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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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에는 로구안 군이 배치되어 있었고, 일부는 쉬란의 영토에도 걸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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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어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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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릴 강 유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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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데일.”

키에르트가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그럴 것이라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확인을 하자 가슴이 답답해졌다.

완전히 믿지는 않았지만 오랜 신뢰관계를 쌓아 온 가문의 배신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 쉬란의 역사와 함께한 가문을 무너뜨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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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이네요.”

리시스의 말에 키에르트는 눈을 내리감았다.

전쟁, 반역, 배신.

모두가 가볍게 입에 올릴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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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키에르트가 먼저 자리를 떴다.

서로 이 복잡한 상황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했다.

리시스도 키에르트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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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감금당하고 있어. ……먹고 싶은 거 있으면 하녀한테 말하고, 필요한 것도……. 내일 또 올 테니까 나한테 얘기해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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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괜찮습니다. 포로가 무슨 호화를 바라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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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지만 손님이야.”

이렇게 사소한 것 하나하나로도 렉싱턴과 부딪쳐야 하는 상황이 속상했다.

리시스의 목소리에 묻어나는 속상함에 렉싱턴도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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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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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갈게.”

리시스가 나간 뒤, 방문 앞을 가로막는 경비병들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몸을 굳힌 채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렉싱턴은 이내 힘을 빼고 의자에 털썩 늘어졌다.

몸도 마음도 엉망진창이었다.

자신이 지금까지 믿고 있었던 세상의 당연한 이치의 위아래가 송두리째 뒤집혀버린 것 같은 충격이었다.

영특한 분이니 적국에서도 잘 자리를 잡아 버티고 계실 줄 알았다.

그런데 버티는 게 아니라, 너무 좋아서 여기에 더 있고 싶다며 에드린을 버리시겠단다.

심지어 쉬란의 황제, 적의 수장이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보여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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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렉싱턴은 거칠게 욕을 뱉으며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너무 앞뒤 생각할 것 없이 일어난 탓에 정강이에 테이블이 걸리는 것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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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눈앞이 하얘지는 고통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달리다가 정강이뼈에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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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이놈의 테이블은 왜 이렇게 낮아서……! 하여간 쉬란 것들은……!”

쉬란이 문제다, 다 쉬란 탓이다.

렉싱턴은 있는 대로 쉬란을 저주했다.

확 테이블을 엎어버려서 기물파손이라도 하면 쉬란에 티끌만큼이라도 손해를 줄 수 있는 것 아닐까.

치졸한 마음가짐으로 테이블을 보는데, 다 식어빠진 차가 눈에 들어왔다.

에드린의 차.

그것도 전선에서만 마시는, 먹을 것이 없어 대충 만들다 보니 만들어진 차.

그것을 쉬란의 황궁 한복판에서 대접받았다.

렉싱턴은 머뭇거리며 남은 차를 한 모금 홀짝 마셨다.

전선에서 리시스와 함께 끓여 마셨던 그 맛과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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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나 상황도, 리시스도, 차의 맛을 빼고는 모든 것이 달라져버렸다.

렉싱턴은 침울하게 얼굴을 두 손에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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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합니다.”

그때 문 밖에서 똑똑,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렉싱턴은 고개를 번쩍 들고 문을 쳐다보았다.

이 방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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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싱턴 장군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시중을 들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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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아. 예, 들어오십시오.”

렉싱턴은 저도 모르게 존대하며 허둥지둥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모습을 보인 것은 중년의 여성이었다. 뒤로도 하녀로 보이는 사람이 둘 더 있었다.

렉싱턴과 눈이 마주치자 여성은 싱긋 웃으며 친절한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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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황후궁의 하녀장입니다. 귀하신 손님이 오셨다며 황후 폐하께서 직접 제게 시중을 부탁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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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아, 예에…….”

쉬란에서 이런 황송한 대접을 받으니 얼떨떨했다.

자신을 향한 대접은 딱 키에르트 정도의 적대감이면 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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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명하신 것도 아니고, 무려 황후 폐하께서 ‘부탁’이라는 말을 하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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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예…….”

렉싱턴은 그것의 엄청난 차이를 잘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하녀장이 너무나도 뿌듯해하는 것이 보여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그것이 굉장한 명예……, 뭐 그런 모양이었다.

한편으로는 리시스의 말 한 마디에 이렇게 뿌듯해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렉싱턴의 어깨도 출렁출렁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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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급한 대로 준비되어 있는 방을 배정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불편하신 점이 있으면 뭐든 가져다 드릴 수 있고, 방을 바꿀 수도 있으니 편히 말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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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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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준비되어 있던 방이어도 사람이 쓰지 않아서 먼지가 많네요. 여기, 여기랑, 저기 우선 청소 다시 하고.”

하녀장은 방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꼼꼼히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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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이동하시느라 많이 피곤하실 텐데, 우선 목욕과 식사를 준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선호하는 음식이나 기피하는 음식이 있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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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뇨. 뭐든 잘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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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럼……. 편히 드시는 것이 속을 달래기에도 좋을 테니 에드린 식으로 준비하라 이르겠습니다. 거기에, 기왕 쉬란에 오셨으니 쉬란의 대표 음식도 맛을 보실 수 있게 곁들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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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예에……. 감사합니다…….”

하녀장의 매끄러운 응대에 렉싱턴은 어리숙하게 감사 인사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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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불편해 하실 필요 없습니다. 집처럼 편히 계십시오.”

하녀장이 웃으며 말해줬지만 말처럼 편할 수가 없었다.

어쨌거나 이곳은 적국 한복판, 적국의 황제가 살고 있는 황성이었으니까.

하지만 겪으면 겪을수록 렉싱턴의 머릿속에 있던 ‘그’ 적국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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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

목욕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방에 식사가 한 상 가득 차려졌다.

렉싱턴은 태어나서 본 적도 없는 호화로운 한 상이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차려져 있는 음식들이 제대로 된 에드린의 음식이라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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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맞으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주방장이 아주 힘을 냈습니다.”

렉싱턴은 가까이 있는 음식 한 점을 입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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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겉보기뿐만 아니라 맛도 에드린에서 먹는 그 맛 그대로였다.

어떻게 쉬란의 요리사가 이렇게 에드린의 맛을 정확하게 표현해 낸단 말인가.

렉싱턴의 놀란 표정에 하녀장이 만족스럽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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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음식은 황후 폐하께서 표현하시는 맛을 재현하기 위해 주방장이 한 달 내내 철야를 하며 연구를 한 결과물이랍니다. 에드린의 음식은 향신료의 배합이 어렵다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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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나요……?”

렉싱턴은 음식을 내려다보았다.

오직 리시스 한 사람을 위해 주방장이 한 달이나 철야를 해서 만들어 낸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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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란의 황궁, 구석진 별궁의 차가운 방 안에서 혼자 울고 있는 리시스 같은 건 없었다.

온 쉬란이 리시스만 바라보는 것처럼 따뜻했다.

에드린은 줄 수 없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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