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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헌터의 슬기로운 청소생활-358화 (358/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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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 외전 After 15화

[고유 스킬 : 이블 키스]

[고유 스킬 : 아토믹 스피어]

쾅―!

콰과광―!!

미국 협회 17층.

그 복도 끝, 갑작스레 벌어진 전투 상황.

과거 한유빈의 팀원이었던 그들은 마치 벼르고 있었다는 듯,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스킬을 난사했다.

“왼쪽을 봉쇄해!”

“근접하지 말고 천천히 몰아!”

[습득 스킬 : 크리스탈라이즈]

[고유 스킬 : 마스터 오브 부두]

스스스―

쿵, 쿠궁―!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 일했던 만큼, 한유빈에 대해선 이미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톰 협회장으로부터 감시 명령이 떨어진 직후, 한 번 더 그녀의 전투 및 습관을 분석했다.

거기에 더해 오직 한유빈을 제압하기 위한 스킬과 포지션으로 팀원을 구성했다.

그런데…….

“준비 많이 했네?”

[고유 스킬 : 하이패닉 버서커]

슈욱―

“오, 온다!”

“방어…!”

뻐억―!!

“끄으……!”

단 한대.

한유빈의 주먹이 라이언의 복부에 정확히 꽂히자, 그의 눈이 뒤집혔다.

“그런데… 장소를 잘못 골랐어.”

스슥―

“하, 한 번 더 온다! 떨어지지 말고 붙어!”

한유빈이 몸을 숙여 다시금 파고드는 순간, 케빈이 다시 한번 진영을 가다듬으려 했지만…….

쾅―!

콰과광―!!

“커억!”

“윽!!”

이미 한유빈의 주먹은 리사의 오른 턱, 제이콥의 갈비뼈에 꽂힌 뒤였다.

그곳에 있는 이들 모두 반응하지도 못한 채, 계속해서 한유빈의 공격을 허용할 뿐이었다.

“시발!”

[고유 스킬 : 크리스탈라이즈]

케빈은 더 이상은 밀릴 수 없다는 듯, 다시 한번 그녀를 향해 스킬을 시전했다.

이내 날카로운 얼음송곳들이 그의 손에서 발사되는 순간.

콰직―!

콰과과광―!

“시발, 대체 무슨…!”

한유빈은 마치 보란 듯이 그의 눈앞에서 스킬을 회피했고, 수십 개의 얼음송곳은 어느 하나도 그녀에게 닿지 못했다.

“너희들 전투 스타일을 팀장이었던 내가 모를 것 같냐?”

그 순간, 한유빈이 입을 열었다.

“라이언, 마법사 클래스.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2.7초 가량 자세가 무방비해지고.”

“……!”

“제이콥, 전투 사제 클래스. 공수가 모두 가능하지만, 마력을 모을 시간이 충분치 않다면 위력이 매우 떨어지고… 리사는 가디언 클래스 주제에 겁이 많아서 당황할 때마다 가드를 푸는 습관이 있고.”

“…….”

한유빈은 한 명씩 그들의 약점을 줄줄이 읊었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케빈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 넌… 리더 욕심은 존나 많은데, 변수가 발생하면 흥분해서 앞뒤 안 보고 움직이고. 그 습관, 내가 예전에도 고치라고 하지 않았나?”

“빌어먹을…….”

케빈은 이를 으득 씹었다.

역시 팀장은 팀장이었던 건가.

그런 생각이 스치기도 잠시, 그가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래, 저것 또한 도발이다.

지금 한유빈은 자신의 약점을 알고, 일부러 흥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말려들지 말자.아무리 팀장급 실력자라고 해도, 10명이 넘는 인원을 혼자서 상대하는 건 힘들 것이다.

침착하게… 다시 진영을 가다듬고 천천히 몰아붙이는 것에만 집중하자.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케빈은 계속해서 한유빈을 응시한 채, 팀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전원, 포지션 그대로 유지해! 계속 체력을 깎으면서 몰아붙인다!”

“…….”

“…….”

하지만 어째선지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라이언은 오른쪽만 마크해! 리사와 제이콥은 왼쪽! 그리고 정면은…!”

“…….”

“…….”

케빈은 그제야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닌 게 아니라, 한유빈의 입 꼬리가 점점 올라가고 있었으니.

결국 뒤늦게 고개를 돌려 복도의 상황을 바라본 케빈은, 이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게…….

“뭐, 뭐야…?”

자신을 제외한 모든 팀원들이 바닥에 쓰러진 채였으니.

“대, 대체 언제…….”

그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려왔다.

한유빈은 그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고.

“방금 말했잖아. 넌 흥분하면 앞뒤 안 보고 움직인다고.”

미소를 띠며 말했다.

“팀원들이 다 쓰러질 때까지 상황 파악도 못한 새끼가, 무슨 팀장을 달겠다고…….”

대놓고 조롱하는 눈빛.

하지만 케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적지 않은 시간을 그녀와 함께 일했던 만큼, 케빈은 한유빈에 대해서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녀의 출신, 성격, 그리고 실력까지.

그래.

잘 알고 있기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 미친년을 1대1로 상대해서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니까.

“내가 버서커 클래스니까 원거리 포지션으로 몰아붙여서 체력을 뺄 계획이었겠지?”

그가 망부석이 된 채 덜덜 떨어대고 있던 그때, 한유빈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조합도 원거리 포지션 중심으로 배치한 걸 테고……. 나름 그럴싸한 계획이긴 했는데, 말했듯이 장소를 잘못 골랐어.”

“자, 장소라니…….”

“내가 근접하는 것을 견제하고 체력을 빼려 했다면 복도를 골랐으면 안 됐지.”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케빈은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애초에 근접을 견제하기엔 복도는 너무 좁다.

더군다나 한유빈의 작은 체격은 본인들의 공격을 회피하며 근접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

여기서 처음 그녀를 막아선 순간부터 이미 승부는 나 있었던 건가.

‘빌어먹을…….’

5년이나 지났음에도… 여전히 무력은 물론이고, 전술에서조차 그녀의 뒤꿈치도 따라가지 못했다.

그런 자괴감에 고개를 떨어뜨린 순간.

뻐억―!

“왜 멍을 때리고 자빠졌어.”

한유빈의 자비 없는 주먹이 그의 턱에 꽂혔고.

털썩―

케빈은 신음조차 내지 못한 채,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

그리고 그 순간.

“어디야!!”

“어디서 난 소리야?!”

복도 끝에서 소란스러운 목소리와 여러 명의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조금 전 전투로 사람들이 몰려든 모양이었다.

‘쯧…….’

한유빈은 한 차례 혀를 차고는 망설일 것도 없이 벽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는 이전 연구원들이 했던 것처럼, 힘껏 벽을 밀었고.

쿠구구구―

이내 벽이 안쪽으로 밀리며 숨겨져 있던 공간이 드러났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통로, 한유빈은 더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그곳에 발을 들여놓았다.

통로는 딱 성인 남성의 크기였다.

그 말은 곧, 한유빈에겐 꽤 널널한 사이즈라는 소리였고 그녀는 그다지 불편함 없이 통로를 가로질렀다.

핸드폰 플래시에 의지한 채 통로를 따라 걷길 잠시, 우측으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오는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통로에 몸을 숨긴 채 슬쩍 고개만 들여다보니…….

‘…연구소?’

조금 전 본 연구원들과 같은 가운을 입은 사람들.

온갖 실험 장비와 첨단 기기들이 늘어져 있는 공간이었다.

밖의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던 듯, 연구원들은 무언가에 열중이었다.

저들을 습격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아직 내부 탐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그건 좋은 선택은 아닌 듯했다.

때문에 연구소 공간을 지나쳐, 몸을 숨긴 채 계속해서 통로를 따라 이동했다.

그렇게 어둠 속을 걷길 또 몇 분.

드디어 통로의 끝에 도달한 듯했다.

그곳에는 두꺼운 철문이 굳게 잠겨 있었고, 사슬과 자물쇠로 칭칭 감긴 채였다.

캉―!

망설임 없이 주먹으로 사슬을 내려쳤고, 그 두꺼운 문을 잡아당겼다.

끼이익, 거리는 음산한 소리와 함께 안으로 들어섰고.

“……뭐야, 이건.”

한유빈은 눈앞의 광경에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과 한기마저 느껴지는 공간.

그 안에 쓰러져 있는 어린 동양인 소녀와 소년.

둘은 마치 남매인듯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차디찬 바닥에 정신을 잃은 채였다.

이해할 수 없는 광경.

아니… 묘한 기시감이 드는 광경에, 한유빈은 그 자리에 그저 우두커니 서서 두 아이를 내려다보는 중이었다.

그 순간 한유빈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다름 아닌.

‘누나 힘센 거 알잖아.’

잊고 있던 아주 오래전 기억이었다.

***

“뭐야, 이건.”

철문을 열며 들어온 이는 누이가 날린 주먹을 한손으로 막아냈다.

누이의 당황한 시선은 점점 위로 올라가던 끝에 그와 눈이 마주쳤고, 동시에 누이의 몸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키에 족히 두 배는 되어 보이는 백인 남성.

100kg이 넘는 거구에 벗겨진 머리, 온몸을 가득 채운 문신들.

매일 같이 보았지만, 여전히 그 모습은 남매에게 두려움을 안겨주길 충분했다.

그도 그럴 듯이, 그 백인 남자는…….

“감히 어딜 아빠한테…….”

두 남매의 아버지였으니까.

“먹여주고 재워줬더니 도망이나 가고 말이야.”

“…….”

거구의 그림자가 누이의 머리 위로 드리우는 순간, 몇 번이나 머릿속으로 세웠던 계획은 이미 새하얗게 사라진 뒤였다.

그와 동시에.

뻐억―!

“누나!!”

“……!”

그 커다란 손바닥이 누이의 얼굴로 날아들었다.

누이의 몸은 거의 날아가다시피 떠올라, 옆에 있던 벽에 부딪힌 후 바닥에 고꾸라졌다.

“…….”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충격이었지만, 그럼에도 누이는 신음조차 흘리지 않았다.

그 대신 떨리는 시선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지그시 응시할 뿐이었다.

아버지의 동공은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모를 만큼 풀려 있는 상태였다.

무언가 썩고 있는 듯, 고약한 냄새도 풍겼다.

이내 누이의 시선이 열려 있던 문 뒤로 향했다.

밝은 빛이 흘러나오는 그곳.

소파와 텔레비전이 놓여 있는 평범한 가정집의 모습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거실 바닥에 누워 있는 한 여성.

온몸에 멍과 상처가 가득한 그 여성은 정신을 잃은 듯, 미동도 없었다.

“재미없는 년…….”

“…….”

그때, 다시 한번 아버지의 음성이 들렸다.

“어떻게 한 번을 소리를 안 내? 동양인들은 원래 이렇게 다 독한 년밖에 없나?”

“…….”

“이럴 줄 알았으면 딴 애들을 데려오는 건데, 쯧.”

마치 장난감을 대하는 듯한 표정과 말투.

누이는 그런 자신의 아버지를 보자, 저도 모르게 주먹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한국 출신의 입양아.

그녀가 남동생과 함께 이 집으로 입양온 것도 벌써 2년이나 되었다.

그리고 그 2년은, 굳이 입에 담고 싶지도 않았다.

남매의 방은 굳게 닫힌 지하실이었으며, 식사는 대체 무엇인지 모를 음식들이었다.

약에 찌든 저 남자는 허구한 날 아내를 팼으며, 그녀로 만족하지 못한 날에는 지금처럼 지하실의 문을 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직 남동생은 건드리지 않았다는 것뿐.

차라리 그게 나았다. 저 약골이 눈에 들어왔다면, 그땐 정말 어떻게 됐을지도 몰랐을 일이니.

그래, 차라리 자신한테만 관심 가지는 게…….

“오늘은 시발, 안 되겠어. 영 기분이 안 나.”

“……!”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진 못했다.

아버지의 시선이 기어이 남동생에게 닿았고, 쓰러져 있던 누이를 지나쳐 그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누이는 곧바로 기어가 남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

“자, 잠깐…! 걔는 건들지…….”

뻐억―!

남자를 막아서기 무섭게 누이의 배로 그의 발길질이 날아들었다.

그와 동시에 누이는 또다시 바닥을 뒹굴었고, 애써 정신을 붙잡으며 고개를 드는 순간.

“…….”

눈앞의 광경에 누이의 동공이 크게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억지로 몸을 일으키며,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한발자국 씩 동생을 향해 다가갔고.

“하, 하…….”

그와 함께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여는 순간.

“한상혁!!!”

[고유 스킬 : 하이패닉 버서커]

그녀의 이성이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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