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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헌터의 슬기로운 청소생활-315화 (315/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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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정면, 한유빈 본부장이 돌격하면 포위당하지 않게 곧바로 보조.

‘최소한의 동작으로 일격을 날릴 수 있는 공격 사용.’

전장 한복판.

선두로 나선 한유빈을 보조하고 있던 김민주 본부장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희미한 음성.

그것이 들려온 순간.

[고유 스킬 : 천수관음 - 각성]

[육관음중일(六觀音中一)]

[제1격 - 성관음(聖觀音)]

스윽―!

“끄아아악!”

“으악!!”

김민주는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자동으로 움직였다.

김준우의 음성은 단순히 지시를 내리는 걸 넘어, 그가 생각하는 전략과 전장의 모든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주었다.

‘신기하네…….’

김준우의 감각과 경험의 공유.

100만 명에 달하는 모든 병력의 역할과 포지션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거시적 시야.

전혀 느껴본 적 없는 그 감각에, 마치 천리안이라도 가진 기분이 들었다.

‘한유빈 뒤에 바짝 붙어서 같이 돌격.’

그 순간, 또다시 들려온 음성.

이곳은 적진 한가운데, 최전선이다.

만약 이 상황에서 한유빈과 같이 돌격하면 자신의 뒤는 그대로 적에게 노출될 것이다.

김민주 또한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또다시 생각할 것도 없이 곧장 한유빈을 뒤따랐다.

[고유 스킬 : 스팀펑크 - 각성]

[혁명군단]

[고유 스킬 : 아르테미스]

[탄환 - 상현]

쾅―!!

콰과과광―!!

뒤에 있던 차석현과 유지우 길드장이 곧바로 김민주를 보조했다.

조금 전, 그녀가 한유빈에게 했던 것처럼.

저들 또한 김민주와 마찬가지로 김준우의 판단과 감각을 공유하는 것이다.

‘정말 모든 병력을 지휘하고 있는 거네…….’

덕분에 100만 명이 넘는 병력, 그 한 명 한 명이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움직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특성과 전투력에 따라 역할이 유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극단적인 공격으로 돌격에 특화된 한유빈을 가장 선두로, 그 뒤로 길을 다듬는다.

본부 작전팀은 자신과 한유빈을 보조하고 일본 지부는 오른쪽, 베트남 지부는 왼쪽 외곽에서부터 적들을 몰아세우고 있다.

또한, 공격과 방어를 한 명 단위로 조정하여 절대 뚫리지 않는 진영을 유지한다.

모든 인원의 개별 지휘.

이게 가능하다는 것은 다시 말해…….

그만큼 김준우는 모든 병력 한 명 한 명을 전부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말도 안 되는 수준이야…….’

김민주는 진격하면서도 그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전장의 모든 병력을 한 명 단위로 지휘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것도 본인 또한 전투를 치르면서.

아마 전 세계 그 누구도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김준우, 그 상식 밖의 경이로운 존재를 제외하면.

그런 이의 지휘와 판단을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데…….

‘이젠 진다는 생각이 안 드네.’

김민주의 입가에 미소가 새어 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5초 후 한유빈 본부장에게 공격이 쏠릴 예정.’

‘한유빈 본부장이 공격받는 순간, 앞으로 치고 나가서 연막 스킬.’

“……!”

또다시 들려온 음성이 갑작스럽게 공격을 예고했다.

그리고 정확히 5초 후.

펑―!

퍼버버벙―!!

“크윽…!!”

선두에서 진격하던 한유빈 본부장에게 주변의 모든 공격이 날아들었다.

그와 동시에 아스팔트 바닥에 그대로 내리꽂히며 김민주의 눈앞에서 몇 바퀴를 나뒹굴었다.

이전 같았으면 곧바로 달려가 한유빈의 상태부터 확인했겠지만…….

타닷―!

김민주는 한유빈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곧장 지휘받은 대로 몸을 움직였다.

한유빈 또한 김준우의 지휘를 받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분명 한유빈이 공격에 대비하도록 지시를 내렸을 것이고, 그 지시를 따랐다면 분명히 무사할 것이다

서로 간의 완전한 신뢰.

이를 살리지 못하면 모든 전력이 무너진다. 그리고 좋은 기회를 놓친다.

그러니… 무조건 믿어야 한다.

김준우를 믿고, 자신의 역할에만 오롯이 집중해야 한다.

[습득 스킬 : 산수화]

스스슥―.

이윽고 전방에 깔리는 물안개.

동시에 한유빈을 공격했던 적들의 시야가 가려지기 시작했다.

지금 공격하면 더욱 깊게 파고들 수 있다.

김민주는 그런 생각에 검을 꾹 쥐었지만.

‘공격 교대. 물러서서 대기.’

난데없이 대기 명령이 울려 퍼졌다.

공격 교대라니.

여기까지 파고들 수 있는 사람이 우리 말고 있는 건가?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가던 그때.

스으으으―.

머지않아 물안개가 걷히며 다시금 적들의 시야가 돌아왔다.

“뭐, 뭐야?!”

“바로 앞에 있다!!”

“고, 공격해!!”

김민주를 발견한 적들이 먼저 공격 지시를 내렸다.

전장 한복판에서 지원도 없이 홀로 적에게 노출된 상황.

상식적으로 반격을 하든, 회피를 하든 해야 한다.

하지만 김민주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검을 거둔 채 적들을 노려보았다.

[고유 스킬 : 레인보우 이펙트]

[고유 스킬 : 컨트랙트 오브 페어리]

쾅!!

쿠구구구―!!

곧바로 그녀를 향해 공격들이 날아들기 시작했고, 김민주는 여전히 자리를 지킨 채 침을 꿀꺽 삼켰다.

‘…….’

정면에서 날아드는 공격을 두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그녀는, 혹시 자신이 움직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어이 두 눈을 꾹 감았다.

이윽고 그들의 공격이 김민주의 코앞까지 떨어진 순간.

[고유 스킬 : 혈혈단신]

뒤에서 튀어나온 누군가가.

콰과과광―!!

김민주 앞을 가로질러 날아든 스킬을 한꺼번에 막아냈다.

폭발음을 듣고 나서야 감았던 눈을 살짝 뜨며 김민주는 자신과 공격을 교대한 그의 정체를 확인했다.

그리고 눈이 크게 떠졌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다름 아닌.

“사, 사무총장님…?”

“따끔하네.”

WDSO의 수장, 박인범 사무총장이었다.

“사무총장님이 왜……?”

“왜긴. 김준우, 그놈이 시켰으니까 왔지.”

박인범 사무총장은 김민주를 등진 채 말을 이었다.

“감각 공유라……. 하여간 별 괴상한 능력을 다 가지고 있구먼.”

“…그러게 말이에요.”

“누구 명령받고 싸우는 건 내 취향이 아니긴 한데. 뭐, 어떡하겠어. 대장 말 따라야지.”

박인범 사무총장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내.

‘이후 전방 돌격은 박인범 사무총장에게 맡기고, 측면 진영 지원.’

다시금 울리는 음성.

김민주는 그 지시를 듣자마자 박인범 사무총장을 바라봤다.

보아하니 그에게도 같은 지시가 내려진 듯했다.

“괜찮으시겠어요?”

“왜. 늙은이한테 맡기려니 불안해?”

“아, 아니. 그건 아니지만…….”

김민주가 말끝을 흐리자 박인범 사무총장은 다시금 정면을 바라보며 말했다.

“걱정 마라. 내가 나이는 좀 먹었어도 니들한테 퇴물 취급받을 정도는 아니니까.”

김민주는 박인범 사무총장을 살폈다.

아무런 무기도, 장비도 없는 맨몸.

그는 늘 가지고 다니던 지팡이를 그 자리에 떨어뜨린 채였다.

아무리 봐도 전투를 치를 만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때.

“뭐, 뭐 하고 있어!”

“늙은이 혼자다!! 계속해서 스킬 퍼부어!!”

다시금 시작된 총공격.

박인범 사무총장을 향해 공격이 날아든 그 순간.

[고유 스킬 : 혈혈단신]

“어디, 애송이들 실력 좀 볼까?”

그가 손가락을 우두둑 꺾길 한 차례.

이내 쏟아지는 공격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고유 클래스 : 야인(野人)]

쾅―!!!

강력한 충격파와 함께 그 자리에서 스킬들이 모조리 터져나갔다.

“…….”

그 광경을 바라본 김민주는 입을 꾹 다물었다.

온갖 무기로 무장한 젊고 강한 이능력자들.

그런 이들 앞에 선 남자는 오로지 맨몸과 맨주먹만 가진 늙은이.

하지만 그가 내뿜는 기세는 감히 그런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전설.

그걸 실제로 묵도한 이들이 늘 그렇듯, 두려움과 경이로움을 동시에 느꼈다.

“뭐 하고 있나. 빨리 가 봐. 지휘받은 대로 움직여야지.”

“……아, 알겠습니다.”

박인범 사무총장이 다그치자 김민주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몸을 움직였다.

그렇게 박인범 사무총장 홀로 남게 된 전장.

적진 한복판에서 수백 명의 적에게 포위당한 채 혈혈단신으로 남겨진 그는…….

“오랜만이군.”

마치 이 광경이 그리웠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

“빌어먹을…….”

전투가 슬슬 후반으로 접어들 무렵, 웨슬리 사무총장이 이를 으득 씹었다.

이미 전세는 크게 기울고 있었으니까.

안 된다.

전면전으로는 도저히 상대가 안 된다.

갑자기 들이닥친 지원 병력 때문에 이미 전력 차이는 크게 벌어졌다.

게다가 뱅크 아이템 가공 물품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능석, 반능석 그리고 차원석을 통한 게이트까지.

무엇보다 병력 한 명 한 명이 김준우급 감각과 판단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게 말이 되는 건가…?’

대체 그 짧은 시간에 그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길래, 이런 능력을 손에 넣었단 말인가.

아니, 그걸 다 떠나서…….

이 전쟁… 이길 수는 있는 건가?

‘하, 하하…….’

기어이 그런 생각까지 머릿속에 스치자, 웨슬리 사무총장은 충격에 빠진 듯 실소를 내뱉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부우우우우―!

난데없이 뱃고동 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그와 동시에 웨슬리 사무총장의 눈이 크게 벌어졌다.

곧바로 고개를 들어 항구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곳에는.

‘……이제야 왔군.’

항구를 비롯한 뉴욕 영해를 까마득하게 메운 각국 협회의 선박들이 모습을 드러낸 참이었다.

웨슬리 사무총장이 그제야 애써 미소를 지었다.

각 협회에 지원 요청을 돌린 지도 벌써 한참이 지났다.

올 시간이 됐음에도 나타나지 않아, 설마 그새 또 돌아선 건가 싶었는데…….

쿵―.

쿵, 쿵, 쿵―!

이윽고 육지에 발을 디딘 병력.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땅이 울릴 정도의 엄청난 숫자.

그 광경을 보자 비로소 안심이 됐다.

그래.

아무리 WDSO가 굳건하다고 해도, 저들이 등을 돌리기는 쉽지 않겠지.

애초부터 WDSO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싸움이었다.

지금 당장은 국제협회가 밀린다고 해도, 각 협회가 지원을 나선다면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는 상황.

설령 마음이 바뀐 협회가 있다고 해도 섣불리 WDSO의 편을 들 순 없을 것이다.

자칫 방향을 틀었다간 본인 혼자 전 세계의 타깃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

다른 협회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굳이 본인들의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할 이유가 없다.

애초에 이기는 쪽에 붙으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니까.

“뭐, 뭐야…….”

“저거 중국협회 아니야…?”

“태국협회랑 유럽 지부 연합도 있는 것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대규모 병력의 등장에 WDSO 진영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 병력은 WDSO를 그대로 가로질러 아무 말 없이 국제협회 진영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이내 병력을 뒤로 한 채, 선두로 나서는 각국의 협회장들.

그들이 곧 웨슬리 사무총장 앞에 섰다.

미국, 뉴욕.

비로소 이곳에 전 세계 거의 모든 헌터들이 모여든 것이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들 좀 늦으셨군요.”

각국의 협회장을 바라보며 웨슬리 사무총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협회장들이 모두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웨슬리 사무총장은 미소로 화답했다.

“괜찮습니다. 보시다시피 전력 차이가 많이 벌어졌습니다. 그래도 여러분들이 왔으니 안심이 되는군요. 그럼 바로 진영을…….”

그리고 그 순간.

[고유 스킬 : 비스트 - 맥(貘)]

콰과광―!!

웨슬리 사무총장의 안면으로 누군가의 공격이 날아들었다.

갑작스러운 기습.

동양의 전설 속 괴물의 모습을 한 그는 다름 아닌…….

“이 이상은 못 해 먹겠습니다.”

중국협회의 왕 지부장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고유 스킬 : 사바(娑婆)]

[고유 스킬 : 마스터 오브 마나]

[고유 스킬 : 썬더 부스트]

쿠웅―!

콰과과과광―!!

퍼버버벙―!!

자리에 모인 각국 협회장들이 왕 지부장의 뒤를 이어 웨슬리 사무총장을 향해 공격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웨슬리 사무총장은 이미 바닥에 쓰러진 채였지만, 그럼에도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그들은 몇 분이나 스킬을 박아 넣었다.

이윽고 공격이 멈추자.

“…….”

“…….”

WDSO, 국제협회 할 것 없이 전장에 싸늘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협회장들의 거친 숨소리.

그들은 바닥에 깊게 뚫린 구멍을 바라보며 침을 퉤 뱉었다.

왕 지부장이 등을 돌려 김준우를 바라봤다.

“좀 늦었습니다.”

“…….”

김준우는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을 아꼈다.

마치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그들이 왜 이런 선택을 한 건지 아직 이해를 못 하겠다는 표정.

그러자 왕 지부장이 말을 이었다.

“너무 경계하지 마시죠. 저희도 나름 큰맘 먹고 결정한 거니까. 그러니 이제라도 손을 좀 보태고…….”

[고유 스킬 : 천지창조]

서걱―.

왕 지부장이 채 말을 끝마치기도 전.

그의 목이 떨어졌다.

동시에 모두의 시선이 구덩이로 향했다.

그 안에서는…….

“뭐, 뭐야…….”

“대체 어떻게…….”

웨슬리 사무총장이 만신창이가 된 모습으로 천천히 기어 나오고 있었다.

다시금 두 발로 땅을 딛고 선 그는, 전신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몰골로 힘겹게 숨을 골랐다.

귀신이라도 본 듯 협회장들은 모조리 얼어붙었다.

“끝까지… 열받게 하는군요.”

[고유 스킬 : 천지창조 - 각성]

[공간 독식]

“…이제 됐습니다.”

웨슬리 사무총장이 무언가가 끊어진 얼굴로 허공을 응시했다.

[지정된 시공간을 소멸합니다.]

[범위 조정]

[범위 조정 완료]

“그냥 다 죽으세요.”

[집행 - 묵시록]

[고유 클래스 : 삼위일체(三位一體)]

쿠구구구구―!!

하늘 위에 거대한 공동(空洞)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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