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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헌터의 슬기로운 청소생활-132화 (132/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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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스킬 : 천수관음(千手觀音) - 각성]

[육관음중사(六觀音中四)]

김민주의 전신을 따라 붉은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제4격 - 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

스스스스슥―!

눈으로 좇기 힘들 만큼 엄청난 속도의 연속 공격이 진영을 파고들었다.

“으아악!!”

“크으윽!”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비명.

이미 대부분 인원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남은 건 고작 서너 명.

김민주는 틈을 주지 않고 밀어붙였다.

[육관음중일(六觀音中一)]

몸에 흐르던 기류가 푸른빛으로 바뀌었다.

[제1격 - 성관음(聖觀音)]

스윽―.

부드럽고 깔끔한 일격이 정확하게 케인 팀장의 목에 향했다.

“칫…!”

[고유 스킬 : 킹 아서]

캉―!!

검과 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고막을 찢을 기세로 울려 퍼졌다.

그그그극―!

케인 팀장의 대검과 김민주의 검이 서로 이를 부딪치며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고유 스킬 : 킹 아서 - 원탁]

[네 번째 기사 : 퍼시벌]

스스스스―

“……!”

이를 깨버린 건 케인 팀장이었다.

그의 검에서 소름 끼치는 기류가 흘러나와 김민주의 검을 감싸기 시작했다.

불길한 낌새를 눈치채고 김민주가 곧바로 거리를 벌렸다.

다시금 호흡을 가다듬고 공격 태세를 갖췄다.

[고유 스킬 : 천수관음]

[사용 불가]

“……뭐, 뭣?!”

하지만 스킬이 발동하지 않았다.

그제야 자신의 검에 이상이 생겼다는 걸 깨달았다.

[퍼시벌에 잠식된 무기로는 스킬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김민주의 단짝이자, 헌터였던 아버지가 물려줬던 흑랑지도.

검 본래의 영롱한 빛을 잃은 채였다.

“검사가 검을 못 쓰게 됐군.”

“…….”

케인 팀장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대검을 높게 치켜들었다.

[고유 스킬 : 킹 아서 - 원탁]

[세 번째 기사 : 랜슬롯]

검이 발광하길 잠시, 그는 곧바로 김민주를 향해 달려들었다.

스킬을 사용하지 못하는 검사는 초짜 헌터보다 못한 존재다.

캉―!

“……!”

하지만 결과적으로 공격은 막혔다.

케인 팀장의 눈이 동그래졌다.

스킬이 막힌 장난감이나 다름없는 검으로 자신의 공격을 받아낸 것이다.

“……말도 안 돼.”

“뭐가 말이 안 돼.”

김민주가 여유로운 미소로 대꾸했다.

“검사가 검만 있으면 됐지. 꼭 스킬이 필요해?”

“네 녀석……!”

황당한 도발에 케인 팀장이 이를 으득 씹었다.

[고유 스킬 : 킹 아서 - 원탁]

[첫 번째 기사 : 아서]

캉, 카가강―!

카강! 카가강―!

분노가 더해진 어마어마한 위력의 검격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째선지 어느 것 하나 김민주에게 닿지 못했다.

“빌어먹을! 대체 어떻게 돼먹은…!”

영문을 알 수 없는 현상에 공격은 갈수록 거칠어졌다.

냉정을 잃어버림에 따라 검로가 흔들렸다.

스윽, 슥―.

한편 그와 반대로, 김민주는 갈수록 유연하게 움직이며 검을 휘둘렀다.

스킬이 하나도 더해지지 않았음에도 검은 물처럼 역동적이고 명확하게 공격을 받아내고 쳐냈다.

-기본기가 중요해.

김준우가 늘 강조했던 이야기가 그녀 머릿속 깊은 곳에서부터 울린다.

가르침에 따라 하루도 빠짐없이 피나는 노력을 했다.

스킬 없이도 검을 쓸 수 있게 단련했고, 때론 이를 토벌에 사용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근 몇 달간의 노력은 범접할 수 없는 꽃이 되어 화려하게 피어났다.

촤악―!

“크아아아악!!”

순수한 무(武)로 스킬을 압도하는 괴물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마, 말도 안 돼! 어, 어떻게 스킬도 못 쓰면서…!”

“노력하면 다 돼.”

김민주가 검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물론 노력만으로 가능한 게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김민주 본인은 모르고 있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검에 재능을 지닌 김민주이기에 가능한 신기였다.

그걸 알아본 김준우가 시킨 거지만, 물론 본인에게 설명은 일절 하지 않았다.

‘아쉽게 됐군. 저런 인재가 고작 한국 협회에서 썩고 있었다니…….’

케인 팀장이 아쉬움에 고개를 젓는 순간이었다.

[습득 스킬 : 인비저블 단델리온]

퍽―!

“……커헉!”

돌연 등 뒤에서 날아든 투명한 검들이 김민주의 몸을 관통했다.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리며 풀썩 주저앉았다.

“스킬도 없이 보이지 않는 걸 피하는 건 아무래도 어렵지.”

어느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어선 케인 팀장이 김민주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입에서 끊임없이 피가 새어 나오는 탓에 김민주는 대꾸할 수 없었다.

스킬을 숨기고 있었던 건가……!

“죽이기 아까운 인재긴 한데… 어쩔 수 없지.”

케인 팀장이 검을 높게 치켜들었다.

그렇게 최후의 일격이 김민주의 목을 향해 떨어져야 했다.

쿵―.

갑자기 케인 팀장이 바닥에 고꾸라졌다.

“……컥! 커억!”

“커억… 크어억…….”

그뿐만 아니라 남아있던 적들 또한 목을 부여잡으며 바닥을 뒹굴기 시작했다.

“무, 무슨 일이…….”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 영문도 모른 채, 김민주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

「충격적인 소식입니다.」

서울 한복판, 커다란 전광판에서 브레이킹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성일 팀장은 가던 길을 멈추고 꽤나 복잡한 표정으로 그 뉴스를 시청했다.

「지난주 사망한 한별 종합 상사 고 하동배 사장의 부검 및 추가적인 조사 결과, 경찰은 그의 사망이 타살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유력한 용의자로 하동배 사장의 장남, 하성태 전 영업본부장을 지목했습니다.」

「그는 현재 잠비아로 출장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현지 대사관을 통해 강제 입국 명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전광판에서는 하성태의 사진이 떠올랐다.

‘개새끼…….’

아버지의 사망에 대해 수사를 의뢰한 건, 다름 아닌 하성일 본인이었다.

시기적으로도, 정황상으로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

물론 수사가 진행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형이 범인이 아니길 바랐다.

사이가 좋진 않아도, 최소한 가족으로 남아주길 바랐으니까.

하지만 실낱같은 바람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조부인 하덕수 회장은 큰 충격을 받은 건지, 연락이 되질 않고 있고…… 무엇보다 콩고 쪽에서도 연락이 끊긴 지 벌써 며칠째였다.

‘대표님은 무사하시려나 모르겠네.’

그를 믿고 있었지만, 하성일 팀장은 진심으로 걱정했다.

연락이 없다는 사실에 없던 불안감마저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고 있었다.

혀를 차곤 다시금 걸음을 옮기려던 차였다.

「추가적인 소식입니다.」

뉴스 아나운서의 목소리 톤이 바뀌었다.

「국제 헌터 협회가 잠비아 임시협회를 부추겨 본인들의 지부를 공격하려 한 정황이 한 지원업체 대표에 의해 드러났습니다.」

“……?”

하성일 팀장은 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고개를 들었다.

「모 대표는 아프리카 대륙을 통합하기 위해 이러한 일을 벌인 것이라 주장하며, 직접 확보한 관계자 및 몇 가지 증거를 추가로 제출했습니다.」

「국제 헌터 협회는 즉각 모든 혐의에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제보된 증거와 정황의 신빙성이 높은 탓에 인터폴에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대륙 통합?

국제 협회의 자작극?

한 업체 대표에 의해 드러났다고?

‘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대략적인 이야기를 아는 그가 보기에도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더욱 충격적인 소식이 아직 남아있었다.

「한편, 이번 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중앙아프리카 통합 지부와 잠비아 임시협회는 대한민국 이능차원관리 협회에서 모두 인수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엥…?”

다름 아닌 한국 협회의 아프리카 지부 인수 소식이었다.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 하고 머리를 긁적이고 있던 찰나, 전화가 울렸다.

번호를 확인하고 곧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대, 대표님! 대체 뭔 일이 있었던 겁니까?!”

「뭐… 이런저런 일이 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무슨 일이요!”

「자세한 건 차차 말씀드리기로 하고… 우선은 하 팀장님이 진행하시던 프렉탈 독점 계약 건 말입니다.」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라는 듯, 김준우 대표는 곧바로 본론으로 넘어갔다.

「콩고로 오실 필요 없이, 서울 본부에서 계약 진행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인수했다는 게 정말이라고?

어떻게 국제 협회 소속의 지부를 하루아침에…….

하성일의 이해력이 따라갈 틈도 없이 이야기는 계속 진행됐다.

「뭐, 협회장님한텐 제가 잘 말씀드려놨으니까 아마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실 수 있을 겁니다.」

“……가, 감사합니다.”

「감사하실 필욘 없습니다. 저희가 공짜로 하는 일도 아니고요.」

“예…?”

「뭐, 일단 그 얘기도 나중에 하기로 하고.」

김준우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혹시… 개인적인 부탁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네, 네. 하십시오.”

「……돈 좀 빌릴 수 있을까요?」

“……?”

하성일 팀장은 혹시 잘못 들은 건가 순간 의심했다.

“도, 돈이요?”

「예.」

“왜 갑자기…?”

「여기 병원비가 꽤 비싸서요.」

대체 뭔 소리야.

***

콩고 통합 지부 부설 병원.

김민주가 입원해 있는 병실 문 앞.

“……하여간 쓸데없이 돈이 많이 드네.”

하 팀장과의 통화를 끊자마자 볼멘소리가 자연스레 튀어나왔다.

옆에서 듣던 이아영 이사가 무슨 소리냐는 듯 쳐다본다.

“우리 회사 에이스잖아요. 이 정도는 당연히 해줘야죠.”

“그 에이스가 자기 몸 하나 간수 못 하잖습니까. 본인 다치면 다 누구 손해인데. 돈은 또 누구 돈이고. 게다가 여기 병원비는 뭐 이리 비싼 겁니까.”

“비용은 그렇다 치고, 이번엔 정말 위험했어요. 나중에 깨어나면 야단칠 생각 말고 잘 좀 대해줘요.”

이아영 이사가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 듣자 하니 위험하긴 했던 모양이다.

상황을 지켜보던 이아영 이사의 말로는 중간에는 스킬도 봉인돼서 맨몸으로 싸웠다고 하고…….

‘아니, 맨몸이면 적당히 상대하고 물러나도 됐잖아. 뭣 하러 팀장급에게 덤빈 건데…….’

그러고도 이긴 게 용하다.

미친 건가?

아니, 그 정도면 오히려 안 죽은 게 더 신기한 거 아니야?

‘정말 융통성 제로라니까.’

나는 학을 떼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이아영 이사가 주변 눈치를 살피곤 넌지시 입을 열었다.

“상대는…… 토벌권 회수팀이라고 했죠?”

“그렇게 들었습니다.”

“아쉽게도 생존자가 없어요. 시신을 보니까 몸에 뭘 심어둔 모양이에요. 아마 원격으로 한 번에 처리한 거겠죠.”

“그럴 겁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밸런스팀 쪽은 한 명 살았죠? 당신이 인터폴에 넘긴 그 관계자.”

“아뇨.”

“……네?”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었는지 놀란 반응이 돌아왔다.

“두 명이 살았습니다.”

“…두, 두 명이요? 그게 누군데요?!”

“마르크 팀장.”

“……!”

이아영 실장이 놀란 눈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이제 저쪽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저희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습니다.”

“……좋은 거 맞죠?”

“당연하죠. 무엇보다 이제 국제 협회는 지금처럼 대범하게 움직이지 못할 겁니다.”

상대가 버린 패라도 일단 쥐고 있으면 상대는 움찔할 수밖에 없다.

그러려고 애써 살려서 빼돌린 거니까.

“이제 우리 쪽에서 치고 나갈 타이밍이라는 소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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