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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헌터의 슬기로운 청소생활-86화 (86/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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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콰광―!!

사방에서 공격이 빗발쳤다.

여기저기서 터져나가는 폭발음으로 귀가 먹먹해질 지경이었다.

아수라장이 따로 없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집중해야 했다.

눈으로 보고 피하려 하면 늦는다. 감각을 최대한 살려야 된다.

그 순간.

“으랴아!”

[습득 스킬 : 발무]

한 헌터의 검이 원을 그리며 내 목을 향해 날아왔다.

[습득 스킬 : 로우 실드]

캉―!

재빨리 팔을 들어 올리며 공격을 막았다.

[습득 스킬 : 원 카운터]

[약점 공격 시, 대미지 3,000% 증가]

뻐억―.

곧바로 정확히 명치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끄으으…!”

그 공격에 헌터는 순간 정신을 잃으며 손에서 검을 떨어뜨렸다. 나는 그 검을 낚아챘다.

[습득 스킬 : 극초식 - 어검술]

스윽―.

스스스슥―!

정면으로 파고들며 검을 휘두르길 잠시.

또다시 원거리에서 마법 계열 스킬 몇 개가 날아들었다.

“흐읍.”

[습득 스킬 : 레인보우 디멘션]

[시전자에게 가해지는 공격을 7회 반사합니다.]

쾅, 콰과광―!

“으으아악!!”

“끄으윽!!!”

그대로 앞에 있던 근접 포지션에게 되돌려준다.

동시에 쓰러지던 헌터의 어깨를 붙잡았다.

[습득 스킬 : 레플리카]

[타인의 고유 스킬을 1분간 복제합니다.]

[레플리카 - 고유 스킬 : 비스트 - 리자드]

“윽, 하필 구데기 스킬…….”

내 모습이 흉포한 도마뱀의 형태로 바뀌는 순간, 사방에서 공격이 날아들었다.

퍽, 퍼억―!

퍼버버버벅―!!

하지만 ‘리자드’ 특유의 질긴 비닐 피부와 방어력에 큰 대미지를 줄 순 없었다.

오히려 육탄 전차가 되어 녀석들을 들이박으며 던전으로 향하는 길을 뚫었다.

사방에서 헌터의 고함과 비명이 교차하며 울려 퍼진다.

1대 다수의 전투.

절대 한순간도 놈들에게 틈을 내어주면 안 된다.

최대한 변칙적이고 난잡하게, 쉴 틈 없이 공격을 이어가야 한다.

[습득 스킬 : 아토믹 스피어]

[습득 스킬 : 디스트로이어]

[습득 스킬 : 업화]

파바바박―!

쿠구궁―!!

콰광!!

공격을 쏟아부어 생긴 틈을 타 새로운 스킬을 몸에 덮어쓴다.

[습득 스킬 : 폴리모프]

[최근 처치한 몬스터로 폴리모프 합니다]

[최근 처치 몬스터 - 이터널 파이선]

지이이잉―.

“뭐, 뭐야 저거!”

“저게 말이 돼…?”

“뭐해!! 가만히 있지 말고 피해!!”

쿠구구궁―!

“끄아아악!!”

“으아악!!”

주변을 향해 브레스를 한 차례 난사하고 거친 숨을 쏟아냈다.

[습득 스킬 : 폴리모프 - 효과가 해제됩니다]

마침 계산했던 대로 스킬 지속 시간도 끝났다.

“저, 저 새끼 대체 클래스가 뭐야?!”

“검사…… 아, 아니 마법사?”

“이런 시발! 저런 놈이 있다곤 못 들었다고!”

다행히 기세가 먹힌 것인지, 놈들은 주춤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 이어진 대치 속에 나는 눈을 돌려 상황을 다시 한번 빠르게 살폈다.

현장엔 50여 명의 인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벌써 몇 차례나 공격을 퍼부었지만, 사제 클래스 때문인지 도저히 쓰러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성가신 건, 진형이 생각보다 지나치게 잘 짜여 있다는 것.

근접, 원거리, 사제의 4:4:2 배치.

대규모 레이드에서 쓰이는 가장 정통적인 전술. 그리고 서로의 스킬 효율성까지 고려한 클래스 조합.

덕분에 대다수가 낮은 랭크임에도 높은 전투력을 뽑아낼 수 있다.

이런 구성은 어마어마한 작전 경험을 가진 놈이 아니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기획이다.

확신할 수 있다.

국제 협회, 아니면 ‘그 조직’ 새끼들이 짠 작전이다.

‘정말 작정하고 움직였군.’

하긴, 대놓고 내 부하들을 건드리는데 이 정도는 준비해야지.

인원도 그렇고, 전력도 그렇고.

오래 끌수록 내가 불리해지겠군.

그렇게 판단을 마친 그때.

[고유 스킬 : 로빈 후드]

피슝―!

거대한 화살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들었다.

‘시발, 저건 또 뭐야…….’

[습득 스킬 : 하이퍼 부스트]

[전투 중 시전자의 이동속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콰광―!!

“크윽…!”

아슬아슬하게 피할 수 있었지만, 꽤나 강렬한 충격이 전해졌다.

“오, 그걸 피해?”

그 순간, 우두머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멀찍이 떨어진 그 남자와 눈을 맞췄다.

저격수 클래스.

그것도 꽤나 희귀한 궁수.

‘새끼, 좀 치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고유 스킬 : 로빈 후드]

[화살 - 아마겟돈]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의 화살.

막아야 하나 피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화살은 곧장 활시위를 떠났다.

쿠구구궁―!!

번쩍, 하는 빛과 함께 대지가 흔들릴 정도의 충격이 일었다.

“지, 지금이야!! 전원 공격해!!”

“스킬 다 쏟아부어!”

쾅, 콰과광―!!

퍼버벙―!

쿵, 쿠구궁―!!

기회를 놓칠세라 그 뒤를 이어 수십 개의 스킬이 날아들었다.

굉음과 함께 거대한 폭발이 나를 집어삼켰다.

“……허억, 허억.”

“시발, 좀 죽어라…….”

짙게 일은 먼지 밖에서 거친 숨소리와 함께 간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물론, 아쉽게도 그럴 일은 없었지만.

“쯧, 이래서 사람이랑 싸우는 건 영…….”

[습득 스킬 : 형상 - 천국의 사자]

[10초간 시전자에게 가해지는 모든 공격에 면역됩니다.]

나는 새어 나온 피를 대충 소매로 닦으며 먼지 밖으로 빠져나왔다.

몬스터랑 싸우는 게 확실히 더 담백한 맛이 있다.

생각할 거 없이 그냥 죽여버려도 되고.

‘너무 만만히 보긴 했네.’

확실히 힘들 것 같다.

죽이지 않고 싸우는 건.

다만 아무리 정당방위라고 해도 죽여버리면 문제가 생기긴 할 텐데…….

어쩔 수 없지.

“어, 어차피 다 죽어가는 놈이야! 신경 쓰지 말고 하던 대로……!”

우두머리가 입을 여는 동시에, 나는 손가락을 들어 올렸고.

[습득 스킬 : 형상 - 우리엘]

[형상이 유지되는 동안 시전자가 지정한 아군은 사망하지 않습니다.]

그대로 50명의 인원을 슥 가리켰다.

[아군 지정이 완료되었습니다]

[해당 아군의 사망 면역까지 앞으로 10초]

숨만 붙여놓는 수밖에.

***

테이 국경 검문소 인근, 숲속.

슥―.

스윽―.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김민주는 작은 기합조차 내지 않은 채 전장을 누볐다.

“……뭐, 뭡니까. 저분.”

“한국 협회 소속 헌터는 다 저렇게 강하답니까?”

“낸들 알겠냐…….”

작전 3, 4팀의 팀원들은 그 모습에 넋을 잃을 뻔했다.

단 하나의 군더더기도 없는 완벽한 움직임.

과하거나 모자란 것 없이 절제된 그 모습은 가히 아름답다고 느껴질 수준이었다.

[습득 스킬 : 경보]

탓, 타닷―.

김민주는 주변 나무들을 발판삼아 빠르게 중앙으로 파고들었다.

[습득 스킬 : 연화무쌍]

[습득 스킬 : 만월참]

스윽―.

사사사사삭―!

엄청난 속도로 공격을 퍼부어댔다.

덕분에 적들은 어디서 공격이 오는지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 픽픽 쓰러져갔다.

그 광경을 보며 모두가 실감했다.

강하다.

어쩌면 지금 3, 4팀 전력을 다 합쳐도 발끝에도 못 미칠 정도로 강하다.

하지만…….

“결정타가 없어요.”

“일부러 죽이지 않으려는 것 같은데…….”

“사제 때문에 적들이 쓰러져도 계속 일어납니다. 이대론 끝이 없어요.”

“…….”

작전 3팀장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쪽엔 사제 클래스를 비롯해 다양한 클래스가 완벽한 조합을 이루고 있다.

게다가 던전 입구까지 향하는 길을 철통으로 사수하고 있기에 진입로 또한 꽉 막혀 있다.

이대론 저 인원을 뚫고 청소팀을 구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

그런 의문이 들기도 잠시.

“어, 어?”

“티, 팀장님!”

“뭐야? 왜 그래!”

“길이… 열렸습니다”

“……뭐?”

팀원 중 한 명이 가리킨 곳으로 고개를 들자 거짓말같이 던전 입구가 훤히 드러났다.

‘어, 어떻게 된 거야…?’

작전 3팀장은 어안이 벙벙했다.

설마 50명이 넘는 인원을 상대로 시선을 끈 건가?

길을 열고 우리를 보내기 위해서?

그것도 혼자서?

“가만히 있지 말고 움직이세요.”

그때 김민주의 음성이 울렸다.

‘설마가 아니었군.’

아무리 본인의 실력이 좋다고 해도 나머지가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작전이다.

팀을 믿지 못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일.

실망시키면 안 되겠지.

“돌격해!”

이윽고 작전 3팀장의 지시가 떨어졌다.

“원거리 포지션은 계속 팀장님 지원해! 나머진 다른 거 신경 쓰지 말고 앞으로만 가!!”

작전 3팀과 4팀이 동시에 돌격하기 시작했고, 뒤늦게 눈치챈 적들이 그들을 막아서기 위해 움직였다.

물론 김민주가 그것을 가만히 내버려둘 리가 없었다.

[고유 스킬 : 천수관음- 각성]

[육관음중사(六觀音中四)]

그녀의 전신을 따라 붉은 기운이 퍼져나갔다.

[제4격 - 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

슥―.

스스스스슥―.

작전팀을 향해 달려들던 헌터들이 하나둘씩 나자빠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팀원들의 눈에는 검도, 검을 쥔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그건 상대의 우두머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흐, 흩어지지 마!! 빨리 모여! 모이라고!!”

테이 구역 담당 지휘관인 듯한 중년 여성이 당황한 듯 소리쳤다.

물론 그녀의 명령을 들을 만한 정신이 남아 있는 이는 없었다.

“이 머저리들이 진짜…!”

[고유 스킬 : 네크로맨]

여자의 스킬이 발동되기 직전.

바로 눈앞에서 푸른 안광이 번뜩였다.

[육관음중일(六觀音中一)]

[제1격 - 성관음(聖觀音)]

뚜둑―.

그녀의 목에서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

―쏩콥 국경 인근, 옛 도로.

허허벌판인 그곳은 이미 아비규환이었다.

[습득 스킬 : 광폭화 - 과열]

[습득 스킬 : 광폭화 - 붉은 악마]

뿌득―!

뻐억, 콰직―!

시뻘겋게 물든 물체가 광적인 공격으로 수십 명의 뼈를 으그러뜨리고 있었다.

“자, 잠깐…!”

“살려…!”

“으아아악!!”

그곳은 가히 지옥이었다.

공포에 질린 비명과 고통에 물든 절규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겁에 질려 주춤하는 건 비단 적들뿐만이 아니었다.

“뭐, 뭡니까, 저 인간…….”

“저, 정말 청소팀장 맞아요?”

“한국 협회엔 죄다 저런 괴물밖에 없답니까?”

“…….”

작전 8팀장이 대답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 또한 저 악마 같은 모습에 살짝 지린 상태였으니.

“시, 시발! 이게 무슨…….”

그때, 지옥도를 바라보던 쏩콥 구역 담당 지휘관이 절망에 차 중얼거렸다.

하지만 곧바로 옆에 있던 부하 헌터를 향해 소리쳤다.

“지, 지부에 지원병력 더 요청해!”

“예, 예?! 그럼 저희가 지부 소속인 걸 들킬 수도 있습니다.”

“지금 그런 거 따질 때야?! 저 미친년이 지금 팔다리를 죄다 부숴버리고 있는……!”

“미친년…?”

그 순간 어디선가 사람이라곤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기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유 스킬 : 하이패닉 버서커 - 스테이터스 해제]

[모든 스테이터스가 근력으로 전환됩니다.]

[근력 : 18,955 (9,107↑)]

[체력 : 1 (2,289↓)]

[민첩 : 1 (5,799↓)]

[마력 : 1 (1,019↓)]

“사람 가두고 돈 달라고 하는 쪽이 더 미친 거 아닌가?”

“자, 잠……!”

한유빈이 소름 끼치는 미소와 함께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

처음 겪는 던전 밖에서의 전투.

후인은 눈앞의 처절한 광경에 고개를 떨어뜨렸다.

작정하고 움직인 국제 협회 소속의 헌터들.

그것도 50명이 넘는 말도 안 되는 전력 차.

이건 승산이 없는 싸움이다.

김준우가 제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수십 명의 국제 협회 소속 헌터들을 상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도와야 한다, 그렇게 생각했다.

“쯧, 이래서 사람이랑 싸우는 건 영…….”

수십 명의 스킬을 맞고도 멀쩡히 걸어 나오기 전까진.

[습득 스킬 : 형상 - 우리엘]

이내 김준우의 등에서 8개의 날개가 솟아났다.

후인을 포함한 작전 1팀은 그 모습을 그저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시발! 저 새끼 대체 뭐냐고!!”

우두머리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는 건지 고함을 질러댔다.

그리곤 또다시 활시위를 당겼다.

[고유 스킬 : 로빈 후드]

[화살 - 라그나로크]

이윽고 화살에서 화염이 피어오르는 순간.

슈웅―!

엄청난 충격파와 함께 화살이 발사됐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화살을 보고도 담담한 반응이었다.

“……적당히 봐주니까 지랑 동급인 줄 아네.”

이윽고 천천히 오른팔을 들어 올렸다.

[S랭크 스킬의 안전장치 해제 시퀀스를 시작합니다.]

[발동 조건 확인 중]

[시전자 본인 확인]

[시전자의 랭크 확인]

[전투 상태 확인]

[형상 - 우리엘 활성화 상태 확인]

[발동 조건이 확인되었습니다.]

[해당 스킬의 안전장치가 해제되었습니다.]

[스킬 사용에 주의하십시오.]

허공에 거대한 순백의 창이 떠올랐다.

[습득 스킬 : 전능]

슈욱―.

그 거대한 창은 이내 날아오던 화살을 반으로 가르며 그대로 남자를 향해 날아들었다.

────!

그저 어마어마하게 밝은 빛이 소리 없이 한 차례 번쩍였을 뿐이었다.

고막이 나간 건가 싶던 찰나, 땅 위에 있던 모든 것이 하늘로 떠올랐다.

후인의 눈엔 그 모든 장면이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보였다.

몇 초쯤 지났을까.

빛이 걷히며 천천히 시야가 돌아왔다.

현장엔 이미 정적이 내려앉은 채였다.

소리를 낼 수 있는 이들이 더는 안 남아 있는 까닭이었다.

“…….”

“…….”

자신을 포함해, 숨을 죽인 채 전투를 지켜보던 작전 1팀원들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다들 자신들이 무엇을 본 건지 믿을 수 없다는 듯했다.

“우리가 저런 사람을 납치했던 겁니까?”

“……나중에 꼭 사과드리자고.”

모두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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