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1 이중 첩자 (91/154)


  • #91 이중 첩자
    2022.05.12.


    제 몸 구석구석, 주머니란 주머니는 다 뒤지던 아시온의 얼굴이 단번에 잿빛으로 바랬다.

    동공도 사방팔방 흔들리는 와중에 몸은 딱딱하게 굳어서 감히 주군의 부름에도 제대로 응답하지 못했다.

    16549439987573.jpg

    “아시온. 너 설마.”

    16549439987578.jpg

    “…….”

    16549439987573.jpg

    “아시온.”

    16549439987578.jpg

    “…….”

    16549439987573.jpg

    “아시온!”

    헤르한의 날 선 부름에 고개를 번쩍 든 아시온은 통나무로 만든 인간처럼 삐거덕대기 시작했다.

    16549439987578.jpg

    “아닙니다.”

    16549439987573.jpg

    “다짜고짜 뭐가 아니라는 건데.”

    16549439987578.jpg

    “아, 아닙니다. 어쨌든 아닙니다.”

    16549439987573.jpg

    “…….”

    16549439987578.jpg

    “절대로, 잃어버린 거 아닙니다. 네. 그래요. 분명히 제 사무실에 있을 겁니다.”

    헤르한은 성가시다는 듯이 인상을 쓰면서 아시온의 팔뚝을 잡았다.


    16549439987578.jpg

    ‘망했다. 분명히 이 주머니에 넣고 다녔는데 왜 없지? 언제 없어진 거지?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짐작도 못 하겠어. 와. 지금 이거 꿈인가?’

     
    아주 또렷하고도 우렁차게 들리는 아시온의 마음속 절규에, 꽉 다문 헤르한의 잇새로 분노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시온은 그제야 헤르한이 자신의 속마음을 다 읽었음을 알고 빠르게 상황을 인정했다.

    물론, 상황을 인정했다는 게 침착하고 현명한 대처를 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16549439987578.jpg

    “어, 어, 어, 어떻게 합니까? 어떻게 하죠? 폐하? 어떡해요! 대체 어디……. 어디를 찾아야! 아아악. 잃어버린 거면 어떻게 해요!?”

    아시온이 패닉하기 시작했다.

    주군의 양손을 덥석 잡고 매달리면서 울먹이기까지 했다.

    정작 울어야 할 사람이 누군데.

    헤르한은 그런 아시온의 손을 매정하게 쳐냈다. 리엘라가 다가오고 있었다. 여기서 계속 아시온과 작당이나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16549439987573.jpg

    “어떻게 하긴. 찾아야지.”

    16549439987578.jpg

    “하지만…….”

    16549439987573.jpg

    “찾아.”

    16549439987578.jpg

    “…….”

    16549439987573.jpg

    “역사상 황제 손에 죽는 첫 번째 근위대장이 되기 싫으면 찾아내라고.”

     

    *

    황제의 근위대장 아시온이 돌연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유령처럼 황궁 곳곳을 떠돌아다니기 시작한 건 바로 그때부터였다.

    16549440016605.jpg

    “대장님. 혹시 로리엘 이그드니스가 종적을 감춘 일로 그러십니까? 그거라면 지금 전력을 다해 수색하고 있으니…….”

    16549439987573.jpg

    “……아니. 됐어.”

    아시온은 황궁 안, 발길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전부 헤집었다.

    자신의 사무실은 물론, 병영 앞마당의 모래밭도 다 뒤엎고 황제의 내실 카펫 틈에 들어간 먼지 한 톨까지 다 탈탈 털었지만 그 어디에도 ‘여왕의 태양’은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이렇게까지 힘들게 찾아 헤맬 것도 아니었다.

    여왕의 태양은 몇 미터 밖에서 보아도 번쩍번쩍 광이 나고 위용이 철철 넘쳐나는 대단한 보석이었다. 만일 어딘가에 흘렸다면 당연히 누군가가 채가고도 남았을 거란 뜻이기도 했다.

    16549439987578.jpg

    ‘망했다. 정말로.’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아시온은 터덜터덜 제스를 찾아갔다.

    그는 병영 안 특별 관리 병동에서 의식이 없는 이엘을 보살피는 중이었다.

    16549439987578.jpg

    “제스.”

    16549440045544.jpg

    “왜. 나 바빠.”

    16549439987578.jpg

    “앞으로 폐하를 잘 부탁한다.”

    16549440045544.jpg

    “뭐라고?”

    제스는 이맛살을 확 구기며 아시온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16549440045544.jpg

    “나사 빠진 얼굴로 기어들어 와서는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

    아시온은 말없이 그런 제스의 어깨를 툭툭 치며 힘없이 돌아섰다.

    네 녀석의 그 독설도 많이 그리울 거야.

    *


    16549439987573.jpg

    “이게 뭐지, 아시온?”

    16549439987578.jpg

    “사직서입니다. 폐하.”

    그날 저녁, 리엘라가 잠깐 자리를 비운 틈에 헤르한을 은밀하게 찾아온 아시온은 꼭 혼이 달아난 사람처럼 퀭한 얼굴이었다.

    16549439987578.jpg

    “저의 깊은 죄를 통감하고 스스로 물러나겠…….”

    쫘악-. 쫘악-.

    아시온이 말을 마칠 새도 없이, 그가 내밀었던 사직서가 봉투째로 갈가리 찢겼다.

    눈꽃처럼 흩뿌려지는 종잇조각을 보면서 아시온은 입술을 꾹 물었다.

    16549439987573.jpg

    “아시온. 이런 일로 내가 널 놓아버릴 거라고 생각하나?”

    다정한 주군의 말에 그간 마음고생을 한 것이 아시온의 머릿속을 주마등처럼 스쳤다.

    16549439987578.jpg

    “폐하…….”

    아시온의 목구멍을 타고 왈칵 울음이 솟구쳤다.

    그렇게 엄청난 실수를 했는데도 역시 주군께서는 날 버리지 않는 건가.

    충심으로 바친 평생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아시온이 감격할 때, 다시 헤르한의 입이 열렸다.

    16549439987573.jpg

    “여왕의 태양을 찾아오기 전엔 절대로 못 놔주지. 아시온, 넌 죽어서도 네 마음대로 무덤으로 들어가지 못할 줄 알아. 그러니 이딴 봉투 내밀 시간에 황궁을 한 번이라도 더 뒤져.”

    16549439987578.jpg

    “…….”

    감동으로 울먹거리던 아시온이 이젠 또 다른 절망으로 눈물을 머금기 시작했다.

    때마침 집무실 안에 들어서던 제스는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며 다가왔다.

    16549440045544.jpg

    “폐하. 뭐 하십니까?”

    16549439987573.jpg

    “아시온을 얼마나 더 살려두어야 할지 고민하는 중이다.”

    제스는 아시온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는 주군에게 혀를 한번 내두르고는 침착하게 다가갔다.

    16549440045544.jpg

    “이 자식 괴롭힐 고민은 나중에 하시고 다른 쪽부터 먼저 살피셔야겠습니다.”

    아시온과 헤르한은 그제야 제스가 들고 온 소식이 무엇인지를 눈치챘다.

    16549440045544.jpg

    “이엘 바이스가 깨어났습니다.”

     

    *


    16549440045544.jpg

    “폐하. 부탁드리건대…….”

    병동으로 들어가기 전, 제스가 또 한 번 헤르한의 앞을 막았다.

    이젠 놀랍지도 않았다. 여기로 오기까지 벌써 열 번도 넘는 당부가 있었으니까.

    헤르한은 매서운 눈초리를 유지하면서도 자조적으로 대답했다.

    16549439987573.jpg

    “걱정 마라. 이엘을 건들지 않을 테니까. 죽일 거였다면 진작 죽였어.”

    드디어 납득할 수 있는 대답이었던지, 제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문에서 비켜났다.

    헤르한은 송장처럼 누운 채로 꼼짝 않는 이엘에게로 향했다.

    헤르한이 이성을 잃고 일격을 날렸던 이엘의 턱 밑. 아직 아물지 않은 긴 상처가 붉었다. 제스의 말로는 그것이 평생 흉터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16549439987573.jpg

    “내가 했던 말 기억하나. 이엘 바이스.”

    16549440073192.jpg

    “글쎄요. 참 많은 말씀을 하셔서.”

    제대로 거동하지 못하는 와중에도 분명한 이엘의 대답에 헤르한은 냉소했다.

    헤르한은 제스에게 이엘을 치료하되 마취제와 진통제는 절대 쓰지 말라고 명령했었다.

    그러니 분명 며칠간 끔찍한 고통에 시달렸을 텐데도 저 잡초 같은 근성은 아직도 여전하다니.

    16549439987573.jpg

    “철저히 쓸모를 다 한 뒤에 널 죽여주겠다는 말 말이다.”

    16549440073192.jpg

    “예. 기억합니다.”

    16549439987573.jpg

    “마침 언젠가 내 손에 죽겠다는 네 다짐도 들어두었으니 우린 이제 서로의 이해가 통한다고 봐도 되겠지.”

    이엘의 입꼬리가 쓰게 올라갔다.

    16549440073192.jpg

    “제가 무얼 하면 되겠습니까.”

    그래. 피차 친교나 쌓을 사이는 아니니.

    헤르한은 곧바로 본론으로 돌입했다.

    16549439987573.jpg

    “내일 널 풀어줄 것이다. 그러니 돌아가라.”

    16549440073192.jpg

    “예? 돌아가라니, 어디로…….”

    이엘은 내내 허공에 아무렇게나 던져두었던 시선을 들어 황제를 보았다.

    16549439987573.jpg

    “널 조종한 자들. 연맹의 부활을 노린다는 그 자들에게로 돌아가란 뜻이다.”

    16549440073192.jpg

    “……!”

    16549439987573.jpg

    “가서 다시 그자들의 충직한 개 노릇을 해.”

    16549440073192.jpg

    “……폐하. 제게 대체 무엇을 바라시는 것입니까?”

     

    16549440133824.jpg

     
    대답 없이 그저 사악하게 올라가는 헤르한의 입꼬리를 보면서 이엘은 몸을 떨었다.

    *

    다음날, 늦은 밤.

    이엘은 예정대로 황궁 밖으로 나왔다.

    옷 속에는 부목을 있는 대로 덧대고 진통제도 한 움큼을 삼켰다. 아직 턱 밑에 울긋불긋한 상처는 흰 분을 발라 감추었다.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 곤욕이었지만 이엘은 이를 악물고 태연한 척 움직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황궁 성문을 나와 첫 번째 골목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마차 한 대가 이엘의 앞에 와서 섰다.

    이렇게 다짜고짜 마중까지 나온 것을 보면 연맹 쪽도 초조하긴 매한가지인 모양이었다.

    16549440016605.jpg

    “이엘.”

    마차 창틈으로 익숙한 노성이 새어 나왔다.

    이엘은 순순히 마차 위에 올랐다.

    16549440073192.jpg

    “공작 어른. 오랜만에 뵙습…….”

    짜악-!

    소름 끼치는 마찰음이 마차 안을 메웠다.

    이엘의 고개가 옆으로 휙 돌아갔다.

    따귀를 맞은 얼굴 반쪽이 홧홧한 가운데 이엘은 딱 한 가지 생각만을 했다.

    오른쪽 뺨을 맞아서 참 다행이라고. 왼쪽을 맞았더라면 황제가 낸 상처를 들켰을지도 모르니까.

    16549440016605.jpg

    “우리 연맹을 배신하고 잘도 바깥으로 기어 나왔구나! 이엘!”

    16549440073192.jpg

    “배신한 적 없습니다. 공작 어른.”

    16549440016605.jpg

    “지금 너와 네 가족! 모두 황실에서 보호하고 있는 것, 다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릴 배신한 게 아니라고?”

    다시 정면을 바라보니 어둠 속에 잠긴 노신사가 맹렬한 눈을 번뜩이고 있었다.

    바짝 움켜쥔 그의 주먹이 또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매질을 당하는 건 상관없지만 그러다가 의식이라도 잃으면 큰일이니까. 이엘은 빠르게 말을 이었다.

    16549440073192.jpg

    “아시는 대로입니다. 하지만 다 황제의 신뢰를 얻기 위한 작전이었습니다.”

    16549440016605.jpg

    “뭐라고?”

    16549440073192.jpg

    “얼마 전 황실을 떠들썩하게 한 로리엘 이그드니스라는 여자에 관해 들으셨을 겁니다. 그 여자의 체포를 도운 게 바로 저입니다.”

    노신사의 눈이 가느스름하게 바뀌었다.

    동요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16549440073192.jpg

    “지금의 제 직위로는 황실 안에 숨어 있는 후손을 찾아내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황제의 곁을 얻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6549440016605.jpg

    “…….”

    16549440073192.jpg

    “저는 지난 며칠간 이그드니스 일가의 조사를 도왔습니다. 그동안 황실이 제 가족을 보호해 준 것도 그 때문입니다.”

    16549440016605.jpg

    “수 쓰지 말거라. 이엘. 내부 조사 문건이라면 우리 쪽도 확인했다. 넌 리엘라 블리니테를 납치했단 혐의로 잡힌 거라는 걸 알고 있어.”

    노신사가 엄한 목소리로 꾸짖었다.

    하지만 이엘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다리던 말이었다.

    16549440073192.jpg

    “‘진짜 내부 문건’까지는 접근하지 못하셨나 봅니다. 납치 소동은 황제를 죽이려던 자를 잡기 위해 미리 황제 측과 짠 연막이었습니다. 리엘라 블리니테를 납치하는 척 하며 함께 숨어서 황제를 독살하려던 로리엘을 기습하려 했던 것입니다.”

    16549440016605.jpg

    “그, 그런 얼토당토않은 말을 내가 믿을 리가……!”

    16549440073192.jpg

    “정말 리엘라 블리니테를 납치하려 한 거였다면 지금 제가 무슨 수로 살아있겠습니까?”

    이엘은 노신사에게 가죽끈으로 봉해진 문서 한 장을 내밀었다.

    16549440073192.jpg

    “이거면 믿으시겠습니까?”

    그건 황제가 직접 작성한 친서였다.

    독살범을 잡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이엘 바이스의 공로를 치하한다는 내용.

    황제의 친필로 쓰인데다가 황제의 직인까지 분명하게 찍힌, 아주 확실한 증거였다.

    16549440016605.jpg

    “이게 정말……. 황제의……. 그럼 네가 정말 황제의 신뢰를 얻었다는 말이냐?”

    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어제 황제가 저를 찾아와서 했던 대화의 끄트머리를 다시 떠올렸다.


    16549439987573.jpg

    “가서 그자들의 충직한 개 노릇을 해. 물론 일이 다 끝난 뒤엔 ‘진짜 네 목줄을 쥔 주인’에게 다시 돌아오는 것도 잊지 말고.”

     
    ‘진짜 네 목줄을 쥔 주인’.

    그건 황제와 이 황실을 뜻하는 말.


    16549440073192.jpg

    “제게 이중 첩자 역할을 하란 말씀이십니까?”

    16549439987573.jpg

    “그래.”

    16549440073192.jpg

    “어렵습니다. 연맹은 저나 대사님에 대해 쉽게 의심을 거두지 않을 겁니다.”

    16549439987573.jpg

    “내가 알 바 아니다.”

     
    이엘이 머뭇거리는데도 황제는 목소리에 날을 더 세울 뿐이었다.

    이건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자, 죽어 마땅한 너에게 내리는 불가항력의 선고라는 것을 분명히 하듯.


    16549439987573.jpg

    “그게 얼마나 어렵던 상관없어. 설령 도중에 실패해서 네가 그들 손에 죽는다고 해도 상관없고. 그들 앞에서 네가 네 손목을 자르든 그놈들 구둣발을 핥아주든 그런 건 네가 알아서 해.”

    16549439987578.jpg

    “…….”

    16549439987573.jpg

    “난 리엘라를 지키면 그뿐이다.”

     
    리엘라를 지키면 그뿐.

    목숨을 걸라는 황제의 명령을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그거였을까.

    리엘라를 이들의 의심 망에서 벗어나게 할 방법은 이것뿐이니까?

    16549440016605.jpg

    “리엘라 블리니테가 후손인 줄 알았는데? 그래서 네가 그 여자를 납치하려다가 잡힌 것이 아니었다고?”

    노신사의 물음이 다시 이엘의 상념을 깨웠다.

    이엘은 보란 듯이 그의 앞에 고개를 똑바로 쳐들고 말했다.

    16549440073192.jpg

    “잘못 짚으셨습니다. 리엘라 블리니테는 후손이 아닙니다.”

    16549440016605.jpg

    “글쎄. 네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구나.”

    노신사가 손을 뻗었다.

    거친 주름이 잡힌 손은 자신의 손찌검에 발갛게 달아오른 이엘의 오른쪽 뺨을 쓰다듬었다.

    16549440016605.jpg

    “넌 어릴 때부터 참 영특한 아이였지. 그만큼 음흉하고, 툭하면 속내를 꽁꽁 감추고 거짓말을 하고 말이다.”

    이엘은 치가 떨리는 것을 다스리며 피식 웃었다.

    16549440073192.jpg

    “저를 믿기 어려우시면, 믿지 마십시오.”

    16549440016605.jpg

    “뭐?”

    16549440073192.jpg

    “공작 어른께서 직접 확인하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엘의 도발에 노신사가 이맛살에 힘을 주었다.

    그 강렬한 눈빛을 마주 대하며, 이엘은 황제가 제게 한 마지막 말을 떠올렸다.


    16549439987573.jpg

    “혹시 모르니 친서 한 장쯤은 써주지. 그런데도 그놈들이 리엘라에 대한 의심을 끝까지 거두지 않거든 그땐 그자들을 내 앞에 직접 데려와도 좋다.”

     

    16549440218325.jpg

    1654944021833.jpg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