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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만약 리엘라가 성녀라면 (55/154)


#55 만약 리엘라가 성녀라면
20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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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엘은 서류를 보다 말고 잠시 펜을 놓았다.

오늘따라 가슴 안쪽이 뜨거웠다.

집무실 문이 제대로 닫힌 것을 확인하고 난 이엘이 블라우스 단추를 조금 풀자, 그의 쇄골 한 뼘 아래쯤에 드러난 목걸이 끝의 마석이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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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석의 푸른빛은 가까운 곳에 능력자가 있다는 뜻…….’

언젠가 공작 어른이 했던 말을 그대로 따라 읊조린 이엘은 씁쓸하게 마석을 만지작거렸다.

그의 마석이 푸른빛을 띠기 시작한 것은 지난 가을부터였다. 공교롭게도 새 황제가 집권해서 황실을 뒤집어엎은 시기와 맞물렸다.

공작 어른은 그래서 새로 들어선 정부 안에 반드시 엔릴의 후손이 숨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가 이엘에게 황실로 들어가 능력자를 찾아오라 종용한 건 그때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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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엔릴의 후손을 찾아서 뭘 어떻게 할 건데.’

이엘은 어떻게든 옛날의 영광을 되찾는 데만 혈안이 된 연맹의 계획에 회의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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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자 몇 명을 찾아낸다고 해서 연맹이 부활할 수는 없어. 능력자보다 중요한 건 안투의 후손이야. 그들이 없으면 어차피 능력자들은 통제하지도 못하니까.’

확실히, 안투의 후손을 손에 넣는다면 그땐 연맹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맹이 다시 세상의 권력을 쥔다는 게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 과거에 이미 한 번 그런 비극을 빚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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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허황된 꿈일 뿐이야. 안투의 후손을 무슨 수로 찾아.’

이엘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집무실 문이 스르륵 열리고 그 틈으로 리엘라가 빼꼼 고개를 내민 건 바로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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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엘 경! 역시 벌써 출근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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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님?”

이엘을 발견한 리엘라는 방긋 웃으며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붉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해맑게 다가서는 그 모습에 이엘은 순간적으로 넋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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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중이신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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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요. 난 휴가 중인데 꼭 감옥에 갇힌 것 같아요. 방 밖으로는 절대 나가지도 못하게 루가 지키고 있는 거 있죠? 루가 깜빡 조는 틈에 후다닥 와봤어요. 루가 깨기 전에 다시 가 봐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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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

이엘은 얼떨떨해서 무슨 말도 꺼내지 못했다.

그는 황제가 자신에게 경고한 바를 모르지 않았다. 리엘라는 황제의 여자이니 너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말라는 뜻.

이엘은 황제의 순종적인 종이 될 생각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대단한 반역자가 될 생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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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요? 왕녀님이 도착할 때가 거의 다 됐죠? 왕국 수행단이 묵을 숙소 정비는 잘 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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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궁금하셔서 오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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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궁금하고요. 사실은 이엘 경에게만 일을 다 맡겨 놓은 게 미안해서요.”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 속이 울렁거리는 걸까. 왜 자신을 봐주는 리엘라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는 건가.

이엘은 혼란스러워하다가 꽉 움켜쥔 주먹을 떨며 눈을 질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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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십시오. 제가 알아서 하고 있으니 여긴 관심 끄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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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알았어요. 갈게요. 이엘 경이 잘 있는 거 확인했으니 됐어요.”

리엘라는 그렇게 다시 문가로 멀어지다 말고 한마디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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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 목걸이, 예쁘네요. 잘 어울려요. 이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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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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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루비가 아닌가요? 실은 빨간 보석은 루비밖에 몰라서.”

헤헤, 하고 웃던 리엘라는 ‘나 이제 정말 가요!’ 하며 돌아섰다.

달콤한 향기가 잠깐 휩쓸고 간 자리.

다시 홀로 남은 이엘은 멍한 얼굴로 제 목에 걸린 마석을 들어 올렸다.

늘 검푸르기만 하던 마석은, 어느새 리엘라의 눈동자처럼 타는 듯한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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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리엘라가 성녀라면.’

 
헤르한의 말을 끝으로 싸늘한 적막만이 가라앉았다.

이리저리 고개를 갸웃거리던 아시온도, 미친 듯이 책을 끄집어 파헤치던 제스도 모두 시간이 정지된 양 동작을 멈추었다.

눈알이 굴러가는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저 헤르한이 지그시 내리깐 시선이 깊어져 갈 때 아시온이 조금씩 웃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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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거의 신음과 비슷하던 웃음이 점점 커져 폭소로 이어질 때까지도, 제스는 책장에 한 손을 올린 채 그대로 얼어붙어 있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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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어떻게 리엘라가 안투의 후손입니까?”

커다란 웃음 사이로 아시온이 힘차게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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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늦게 배운 도둑질이 날 새는 줄 모른다는 겁니다. 리엘라 양이 아무리 예쁘고 대단해서 신처럼 느껴진다 한들, 아무리 그래도요!”

아시온이 허공에 손을 내저었다. 차라리 카넬이 만든 ‘맹물 약’이 알고 보니 세기의 명약이었다더라 하는 쪽이 더 맞겠다면서.

한참 정지해 있던 제스가 손끝을 떨며 자리로 돌아온 건 그때였다.

제스는 넓은 책상 위 잡다한 물건들을 한 손으로 쓸어서 전부 치워버리고는 그 위에 헤르한의 검진 기록들을 시기별로 늘어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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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께서 리엘라 양을 처음 만나신 것이 작년 가을.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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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책상의 제일 왼쪽. 작년 가을 전후의 기록이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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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봄 리오타 왕국에서 그 여자를 다시 만나셨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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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중간 자리엔 카넬이 왕국에서 기록한 진찰 일지가 차례로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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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는 줄곧 함께 지내셨고. 이날이 리엘라가 폐하의 침실에 격리되어 같이 밤을 보내신 날. 또 이날이 거처를 호수궁으로 옮긴 날. 그리고 엊그제 동침하셨고.”

별 걸 다 세세하게 기록해놓았군. 하여튼 대단한 집착이야.

헤르한은 혀를 내두르려다가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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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께서 이상 증세를 겪으면서 몸 상태가 크게 호전됐을 때마다 리엘라 양이 옆에 있었군요. 그때마다 리엘라 양은 기절했고.”

다시 찾아온 침묵 속에 헤르한과 제스는 복잡다단한 눈빛으로 서로를 응시했다.

아시온은 그들이 뿜어내는 긴장감을 도무지 견디기 힘들다는 듯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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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뭐야. 왜들 그래. 눈빛 왜 그러는데. 이게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일 일이야? 가설도 어느 정도여야지. 이건 말이 안 되잖아. 안투의 후손, 그러니까 성녀들은…….”

아시온의 목소리가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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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 전 전쟁 때 전부 사냥당해서 궤멸했잖아.”

이제는 웃음을 찾아볼 수 없는 아시온의 안색도 제스처럼 창백했다.

*

이엘은 리엘라가 나간 후 그 상태 그대로 정지해서 붉은 마석을 뚫어져라 보기만 했다.

처음엔 멍했고 그다음엔 제 눈으로 보는 것이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마석이 붉어질 수도 있나?

그런 얘기를 공작 어른께 듣기는 했었다. 하지만 공작 어른조차도 마석이 붉어지는 경우에 관해 설명할 때는 의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평생 안투의 후손만을 뒤쫓아 온 그조차 한 번도 직접 본 적 없는 현상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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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이엘의 눈에 핏발이 일어섰다.

그렇게 리엘라가 떠난 후 몇십 분. 불씨가 사그라지듯이 붉은 기운이 가라앉아버리고 어느새 다시 검푸른 빛을 되찾은 마석의 모습까지 확인한 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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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대사님이.’

더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 자리를 박차고 집무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

리엘라는 응접실 소파에 앉아 루가 내온 차를 마셨다. 평소에 참 좋아하던 라벤더 향이 코끝을 감도는데도 어수선한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를 않았다.

몰래 이엘까지 찾아가 그가 잘 지내는 것도 보았고, 대사관 업무가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확인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뒤숭숭한 것은 역시 어제 헤르한에게서 들은 이야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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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릴. 저주의 혈통. 세상엔 폐하 같은 사람이 더 있었던 거구나……. 폐하가 앓고 있던 병도 그것 때문이었던 거고…….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지금이야 몸 상태가 많이 나아지셨다지만. 그건 절대 완치될 수 없는 저주니까 폐하는 또 언제 어떻게 위험해지실지 모른다는 건가…….’

아침에 일어나 보니 헤르한은 이미 침실을 떠나고 없었다.

혼자 남은 방 안에서 리엘라는 ‘엔릴과 안투 신화 연구’를 열심히 들여다보았지만 그것만으로는 헤르한이 앞으로 어떻게 된다는 것인지를 알아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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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엘라 님. 표정이 안 좋으세요. 이렇게 침실 밖에 나와 계시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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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응접실에 나와 있는 것 정도도 안 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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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폐하께서 보시면 잔소리를 하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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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가 오실까요? 아침 일찍 말도 없이 가신 걸 보면 몹시 바쁘신 것 같은데.”

바로 그때 리엘라의 물음에 대답이라도 하듯 헤르한이 안으로 들어섰다.

침실 밖 소파에 앉아 있는 리엘라를 발견한 헤르한은 눈썹을 치켜떴다. 황제가 이렇게 일찍 돌아올 줄 꿈에도 몰랐던 리엘라는 제 발이 저려 벌떡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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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그게……. 어라? 제스 경과 대장님까지?”

헤르한의 뒤를 따라 아시온과 제스가 들어왔다.

늘 황제의 꽁무니를 따르는 두 사람이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닌데도, 리엘라는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를 직감했다.

아시온과 제스. 두 사람이 모두 진지하고 심각한 눈빛으로 자길 바라보고 있어서인가.

리엘라는 그 두 사람의 용건이 황제가 아니라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금세 알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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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엘라 양. 저희가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아시온이 입을 떼기가 무섭게 그들의 뒤쪽, 응접실 문이 또 열렸다.

이번에 문을 연 것은 이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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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님! 긴히 여쭙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다급한 걸음을 내뻗던 이엘은 응접실 한가운데 서 있는 리엘라와 그런 리엘라를 둘러싼 세 사내를 보고 우뚝 멈추었다.

이엘의 시선은 당연히 그들 중에서도 가장 싸늘한 표정의 황제와 맞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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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제게 용건이 있어서 오신 거예요? 왜 이렇게 한 번에…….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요?”

뜻하지 않게 모든 이들이 모인 자리.

꼭 전쟁이라도 벌어질 것처럼 긴장감이 팽팽한 곳에서, 영문을 모르고 눈을 동그랗게 뜬 것은 리엘라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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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엘 바이스. 대사에게 여쭐 것이 있다고?”

리엘라는 제 앞을 가로막는 헤르한의 몸짓이 낯설었다. 그가 이엘을 썩 편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금 그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경계심은 그것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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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나중에 다시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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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올 일이면 지금 얘기해. 업무적인 질문이라면 황제 앞이라고 못할 것도 없겠지. 안 그래?”

이엘은 황제의 시선을 회피하듯 눈을 내리깔았다. 그 외면이 황제를 더 언짢게 만들 것을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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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합니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그 대답에 누구보다도 놀란 건 리엘라 쪽이었다. 이엘이 황명을 거역하다니.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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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어선 안 될 얘기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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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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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알겠다. 물러가라.”

듣는 것만으로 몸서리가 쳐질 만큼 싸늘한 목소리에 비해 헤르한의 허락은 담담한 듯했다.

하지만 그건 허락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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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짐도 챙겨 나가. 이 시간부로 네 리오타 대사 보좌관직을 박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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