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해를 품은 달-44화 (44/47)

#44

파평부원군은 급하게 왕이 선 기단을 향해 다시 말머리를 돌렸다. 그리고 옆의 다섯 명의 선발대

무사를 비명 한번 내어지를 틈도 없이 전부 처치한 양명군이 왕의 기단 앞에 말을 멈춰 세우는

것을 보았다. 이젠 상황이 확실히 드러났는데도 파평부원군의 머릿속은 여전히 뒤엉켜있었다.

그의 눈에 또 다시 위용 있게 서 있는 운검들이 보였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그들 중에 진짜

운검인 운은 없었다. 운을 찾기 위해 열심히 눈을 굴리던 그 순간, 그의 머릿속은 또 한 번

풍랑을 만난 듯 휘청거렸다. 눈앞에 있는 운검들은 분명 상왕의 호위무사였던 전 운검대장과

운검들이었다.

‘저, 저들이 어떻게······? 분명 변방에 흩어져 있어야 할 자들이?’

따각 따각 따각······.

천천히 움직이는 말발굽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가까이 움직이는 조급한 말발굽소리와 빗소리는

들리지 않고 멀리서 들리는 평온한 그 소리가 공포스러울 정도로 유난히 크게 들렸다.

파평부원군은 놀란 눈을 소리 나는 곳으로 돌렸다. 시커먼 구름과도 같은 것이 앞을 가로막은

운검들과 군사들 뒤로 천천히 근정전 마당을 가로질러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검은 철갑으로

무장한 흑마, 그리고 검은 철갑옷, 상투를 틀지 않고 길에 풀어 내린 머리카락, 이마를 둘러

뒤로 맨 붉은 띠, 그리고 등에 맨 운검! 진짜 운검 김제운이었다. 마치 스스로를 드러내기 위해서 인지

투구조차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반란군들의 목구멍을 타고 침이 흘러들어가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그리고 그가 지나가는 대로 반란군들이 뒤로 물러나는 바람에 마치 그를 중심으로

큰 물결이 물러났다 다시 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렇게 그에게 온 신경을 쓰느라 그들은 둘러진

행각에서 어둠이 떨어져 내리는 것도 눈치 채지 못했다. 어둠을 가장한 검은 천들이 행각에서

떨어져 내리자, 그 뒤에 무장하고 숨어있던 군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운의 흑마는 이런 시선들에

아랑곳하지 않고 양명군의 말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양명군의 눈과 운의 눈이 만났다.

운의 눈동자가 비 사이를 질러 미소를 보냈다. 비록 무표정했지만 그의 안도의 미소를 느낀

양명군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나에게 검을 겨눌 수 있느냐는 물음에 자네의 답이 없어 어찌나 무섭던지.

분명 자네가 나의 목을 벨 것임을 아는데, 내 바보가 아니고서야 어찌 자네의 심장에 나의

피를 묻히고 갈수 있겠는가?”

어쩌면 가슴 한 구석에선 훤의 자리를 탐내는 마음이 있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왕의 자리와

맞바꾸기에는 운과 염, 그리고 동생이 너무나 소중했다. 부왕으로부터 상처받았던 어린 시절

그에게 그들이 전부였기에, 그들에게 자신의 목을 베게 할 슬픔을 주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의 미소를 가르며 멀리서 파평부원군이 화가 나서 소리치는 것이 들렸다.

“죽여야 할 자는 왕이 아니라 배신자, 양명군이다!”

운이 양명군에게 말했다.

“어서 기단 위에 올라 상감마마께 명부를 넘기십시오.”

그의 목소리에 걱정이 묻어있었다.

“아닐세, 아직은.”

양명군은 싱긋이 웃으며 말을 돌려 반란군을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

“누구더러 배신자라 하는가! 단 한 번도 너희 모리배와 뜻을 같이 한 적이 없으니 배신자란

오명은 어불성설! 그래도 나를 죽이고 싶다면 와라!”

반란군들이 무기를 고쳐 잡고 각자 전투태세를 갖췄다. 이와 동시에 왕의 손이 하늘을 향해 올라갔다.

그 순간 대각(大角, 공명 악기의 한 가지. 나발. 전장에서는 교전을 준비하라는 명령 신호로 사용)

소리가 마치 근정전 안에서 나오듯, 하늘에서 내려오듯 울려 퍼졌다. 이때였다.

갑자기 반란군 뒤의 근정문 지붕과 양옆의 행각 위 기와가 살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순간 검은 천을 벗어던지며 수많은 군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들 손에는

각각 활이 들려져 있었다. 또 한 번의 대각 소리가 울려 퍼지자, 일제히 화살을 장착한 뒤

반란군들을 향해 겨누었다. 내삼청의 군사들은 아니었지만, 절도 있는 움직임과 능숙한 자세가

훈련받은 군사들임을 알 수 있었다. 파평부원군의 입에서 한탄이 저절로 나왔다.

“아뿔싸! 비군(秘軍)이 있었을 줄이야.”

그의 눈이 운검대장을 향했다. 이윽고 이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왕과 운,

그리고 전운검대장과 운검들 사이에는 박씨부인이 있었던 것이다. 이 정도의 군사력을 키우기란

막대한 자금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흐름을 알 수 없는 내탕금과 기밀서찰들은 은밀한 내방,

박씨부인을 중심으로 흘렀던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은 왕이 보위에 오르자마자 준비해 오고

있었으리란 예감이 들었다. 아마도 세자빈시해사건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어도 이러한 날이

왔을 것이고, 이날이 오지 않아도 왕은 이 상황을 만들었을 것이리라. 파평부원군은 왜 양명군이

그리 뛰어난 자질과 맺힌 한을 가지고도 왕권을 욕심내지 않았는지 알 것 같았다.

영민한 양명군, 그는 자신보다 훤이 더 뛰어난 왕임을 알고 있었기에 절대 이기지 못할 것이리란

것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욕심을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왕을 향해

파평부원군의 고개가 숙여졌다. 긴 대각 소리와 북소리가 동시에 울렸다. 이것은 전장에서의

공격신호임을 국구인 그도 잘 알고 있었다. 파평부원군을 가운데 두고 호위하는 무사들이

방패를 들었다. 무수히 많은 화살이 비와 함께 쏟아졌다. 그 비에 맞은 반란군들은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미쳐 날뛰는 말소리, 죽어가는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뒤엉킨 아비규환 속에서도

절망에 물든 파평부원군의 귀엔 오직 빗소리만이 들렸다. 반란군의 가운데를 중심으로 쏟아지는

화살을 피해 그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단단하게 닫힌 채 열리지 않는 근정문에 미친 듯이

매달리다 화살에 박혀죽는 이들도 있었고, 양옆 행각으로 달려가 창과 검에 찔리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왕이 있는 기단을 향해 물밀듯이 밀려 전 운검들의 검과 기마부대의 언월도에 목이

달아나는 이들도 부지기수였다. 이 모두가 변방에 흩어진 전 운검들이 어명에 의해 오랜 시간 동안

길러낸 그들의 군사였다. 하지만 이들의 방어벽이 순간 무너졌다. 뛰어난 검술을 가진 반란군

때문이 아니었다. 화살과 언월도를 피해 살겠다고 몸부림치는 것에 의해 전 운검들 사이의

방어벽이 뚫린 것이었다. 그들을 향해 파평부원군이 소리쳤다.

“양명군을 죽여라! 그가 지닌 명부를 빼앗아라!”

이에 대해 양명군도 소리쳤다.

“좋다! 와라! 명부는 내 품에 있으니 나를 죽일 수 있다면 가져가라!”

양명군은 말고삐를 치며 그들을 향해 나아갔다. 깜짝 놀란 운이 당황하여 소리쳤다.

“양명군! 멈추십시오!”

하지만 양명군은 운을 향해 애달픈 미소를 던진 뒤, 검을 날개 삼아 달려가 무너진 방어벽을

넘어오는 그들을 막았다. 운은 양명군의 표정에 당황하여 따라 가고 싶었지만, 왕에게서

멀어질 수 없는 운검의 직책 때문에 놀란 눈빛을 왕에게로 향했다. 운의 눈빛을 알아챈 왕의 팔이

다시 들려졌다. 그러자 이번에는 소각(小角) 소리와 징소리가 동시에 울렸다. 공격을 멈추라는 신호였다.

쏟아지던 화살이 동시에 멈췄다. 그리고 화살부대는 일제히 활시위에 화살을 장착하고 근정전

마당을 겨냥한 채 자세를 멈추었다. 훤의 손가락이 파평부원군을 향했다.

“나의 검으로 저자의 입을 봉하라!”

나지막하게 흘러나온 말이었지만, 그 어떤 호령보다 큰소리로 운의 마음에 들어갔다.

운의 오른팔은 왕의 것이 되어 등에 있는 운검을 길게 빼냈다. 조선 땅에 나는 철 중에

가장 뛰어난 것으로 만든 운검! 운검을 만든 철로는 그 어떤 것도 만들어선 안 되는 것이 국법!

그렇기에 운검보다 강한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그리고 또 하나, 운은 자신의 것인 왼팔로

별운검을 빼냈다. 두려움조차 없는 흑마가 파평부원군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방어벽이 운에게 길을 내어주었다. 파평부원군을 향해 달려가는 길에 있던 반란군들은

운이 스쳐지나가자, 어느새 팔이 떨어져 나가고 머리가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순식간에

파평부원군을 호위하고 있는 무사들 틈으로 들어갔다. 그들도 재빨리 파평부원군을 에워싸고

있던 것을 풀고 운을 에워쌌다. 왼손엔 방패를 들고, 오른손엔 검을 든 다섯 명의 무사였다.

운의 오른쪽 운검이 비호와도 같이 비를 자르며, 한 무사의 방패를 잘랐다.

바로 눈앞에 운의 검을 느낀 그 무사의 입에서 겁에 질린 소리가 나왔다.

“아, 아무리 운검이라 하더라도 어, 어떻게 이런 일이······.”

하지만 그는 길게 말할 수 없었다. 운이 다른 무사의 검을 향해 몸을 돌리는 순간,

자신의 가슴팍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빗물을 머금은 운의 긴 머리카락이

묵직한 원선을 그리며 날리는 것이 마치 천상의 것을 보는 듯 아득해졌다. 그리고 그것이 이승에서 본

마지막 장면이 되었다. 운의 검은 다른 이들에게도 시간과 틈을 주지 않았다. 그의 양검은

때로는 방패가 되었다가, 때로는 그들의 목에 파고드는 날카로운 검도 되었다. 그리고 고삐를

잡지 않은 그의 흑마는 마치 그의 몸을 일부인 듯 그의 검과 같은 방향으로 정확하게 움직였다.

양 손에 잡은 운검과 별운검, 전 방향의 공격과 수비를 해내는 그의 탄력 있는 허리,

아무 것도 담겨 있지 않아 그 내용을 읽을 수 없는 눈동자. 무사들을 죽음의 공포로 밀어 넣고 있는

이 모든 것이 바로 소문으로만 들었던 운검의 마상쌍검술(馬上雙劍術)이었다.

네 개의 검이 동시에 운에게 뻗어졌다. 흑마가 몸을 돌렸다. 운의 몸도 같이 돌았다.

순식간에 운의 두 개의 검이 네 개의 검 모두를 받아쳤다. 그리고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운의 등 뒤에 있는 무사 하나가 방패를 떨어뜨리며, 자신의 복부를 감싸 쥐었다.

고개를 아래로 내려 보니, 자신의 허리가 반 이상 잘린 것이 보였다. 그는 언제 어느 틈에

운의 검이 자신의 몸에 닿았는지도 모른 채 말에서 떨어져 내리며 숨을 거두었다.

남은 세 명의 무사는 겁에 질렸다. 그들이 겁에 질려서 인지, 아니면 운의 흑마의 강렬함에 밀린

그들의 말이 뒷걸음질을 한 것인지 서서히 거리가 생기고 있었다. 더 이상 거리가 생기는 것을

운은 방치하지 않았다. 그들의 검을 피하며 불식간에 파고드는 그의 검에 남아 있던 세 명의

무사들도 하나씩 주검이 되어 바닥에 뒹굴었다. 파평부원군의 눈도 공포에 질렸다.

이제 자신의 주위에 남아 있는 자들이 아무도 없었다. 오직 운의 옆모습만이 있었다.

운은 서서히 별운검을 칼집에 꽂아 넣었다. 그리고 운검을 옆으로 펼친 채 긴 머리를 날리며 달려왔다.

눈 깜박할 사이에 파평부원군의 옆을 스쳐 지났다. 멀리서 말을 멈춰선 운의 주위로 한순간

빗소리만 요란했다. 파평부원군은 자신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더듬어 보았다. 멀쩡했다. 다음으로 목을 더듬어 보았다. 그런데 그의

손바닥에 붉은 피가 묻어나왔다. 그의 처참한 비명이 근정전 일대를 뒤흔들었다.

운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파평부원군의 목이 잘려 피를 뿌리며 말에서 떨어지는 것도 그의

등이 보았다. 운의 눈은 양명군을 향해 있었다. 무사들과 파평부원군이 운의 손에 죽는 것을 본

남은 반란군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무기를 버리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는 공포에 미쳐 날뛰는

자들도 있었다. 그렇게 미친 자들 중, 하나의 창이 양명군의 배를 관통하는 것이 보였다.

아니,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양명군이 검을 스스로 놓아버리는 것이 보였다.

“양명군!”

왕의 비명소리와 운의 흑마가 동시에 양명군을 향해 달려갔다. 이윽고 그의 몸이 말에서

떨어지려는 찰나, 운이 그를 잡았다. 양명군의 말을 이끌며 방어벽 바깥으로 나온 운은

그를 조심스럽게 자신의 가슴에 기대게 한 뒤 비를 피해 멀리 근정전 옆에 있는 행각 쪽으로 갔다.

훤도 이미 왕이 내려와선 안 되는 기단 계단을 정신없이 내려오고 있었다.

입술을 깨문 운의 말이 양명군에게로 스며들었다.

“왜······, 왜······.”

“이야, 내 자네 품에 이리 기대어도 보고, 참으로 좋으이. 하하······. 생각했던 것 보다 아프군.”

“양명군.”

“요즘은 방탕한 한량인 척 하는 것도 지겹고 재미가 없어져서 말일세. 애석한 것이 있다면,

그동안 우리 염을 못 본 것이랄까······?”

“어째서!”

“나의 검이 미약했을 뿐이야.······단지······그뿐이야.”

안전한 행각 아래에 도달한 운은 먼저 말에서 내려 양명군을 땅으로 내려 눕혔다.

하지만 이미 많은 피를 흘리고 난 뒤였다. 훤도 양명군이 있는 곳에 닿았다.

얼굴에 빗물 범벅인 그였지만, 이상하게도 양명군의 눈에는 동생의 눈물자국만 보였다.

“양명군, 괜찮으시오?”

양명군은 힘없는 손으로 품에서 명부를 꺼내며 말했다.

“상감마마,······어명하신 반역자들의 명단이옵니다.”

“알았소! 알았으니 움직이지 마시오. 곧 의원이 올 것이오.”

하지만 애타는 훤의 마음을 외면하며 양명군의 몸이 움찔거리다가 입으로 피를 흘러 보냈다.

훤의 눈동자가 더욱 커졌다.

“아니 되오! 정신을 놓지 마시오! 양명군!”

양명군이 싱긋이 웃으며 훤을 보았다. 수많은 질투와 시기를 한 상대였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그의 형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고, 신하가 아니었던 적도 없었다. 단지 주위의 사람들이

그렇게 놓아주지 않았다. 아무리 방탕한 한량인 척 한들, 앞으로도 그러한 위협을 왕에게

줄 존재였다. 그런 스스로를 이제는 거두고 싶었다. 왕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편하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어머니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였다. 겁에 질려 정업원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간 어머니, 불안한 세상 기운을 느끼고 또 다시 겁에 질려 머리카락을

자르고 비구니가 되어버린 어머니, 자신의 존재로 인해 한시도 마음 편할 날 없었던 어머니,

지금도 왕의 강령을 빈다며 불당에 앉아 속으로는 아들의 행복만을 빌고 있을 어머니를 알기에

이제는 이 모든 속박에서 풀어주고 싶었다. 양명군은 풀린 동공으로 먼 허공을 보았다.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해진 어린 날의 첫사랑과 가질 수 없었던 아버지의 정이 풀린 동공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비명과도 같은 동생의 울부짖음이 가슴으로 들어왔다.

“양명군! 내가 내린 명령은 명부뿐이었소! 내 그대에게 죽어라 명한 적 없소! 눈을 뜨시오!

어명이오! 감히 어명을 어기려 하는 것이오! 눈을 뜨시오! 형님!”

왕이 오랜만에 형님이라고 불러주는 것이 반가워 양명군은 조용히 미소를 보이며 눈을 감았다.

‘아바마마, 당신 아들의 형으로서 이리 가옵니다. 허니, 이제 소자도 아바마마의 아들이

될 수 있겠지요?’

훤의 비명이 행각을 돌아 전 근정전에 울렸다. 운은 빗속에 나가 섰다. 그리고 하늘을 보았다.

그렇게 흘러내리는 눈물을 빗물로 가렸다. 그들의 슬픔을 뒤로 한 채 근정전 마당은 전 운검과

운검부대들에 의해 완전히 평정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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