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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마, 현대 재림기-79화 (79/170)

< -- 79 회: 최상급 능력자 혈마 -- >

호기심이 본디 강한 동물 중 하나가 인간이다.

톡톡-!

방송 관계자들 중 한 명은 투명한 막을 두드려보고 있었다.

“물러나라.”

“…네.”

창현은 그들을 그저 홍보용으로 이용할 생각이었지, 그들의 요구를 들어 줄 생각과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여유만만이군 원숭이.”

창현의 얼굴에 지루함이 스쳤다.

칼슨 용병대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고 있었다. 그들 중 30명에 이르는 마법사들의 눈동자에 경악이 스치고 있다는 사실은 칼슨에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얕보지마. 이 방어막은 5서클 이상의 방어막보다 더 뛰어난 것 같으니까.”

“…뭐라고?”

칼슨이 그제야 시선을 여자에게 돌렸다.

5서클 방어막은 어느 집 꼬마 아이 이름이 아니다.

2급 괴생명체가 발휘하는 물리적인 능력은 물론 그들이 쏘아내는 마나탄까지도 막아낼 수 있는 것이 5서클 마법사가 펼치는 방어막이다.

그런데 그런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을 ‘가두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로 치려면 적어도 3명은 필요하지.”

칼슨은 그제야 창현을 다시 돌아보았다.

“…원숭이 주제에 제법 한가닥…”

창현은 마치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움직였다. 그 움직임을 볼 수 있는 인간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곁에 있었던 수연조차 움직이지 못했다.

퍼억-!

“커어억!”

빠앙-!

“….”

기이한 침묵이 흘렀다.

창현의 주먹에 맞은 칼슨이 방어막에 부딪혀 쓰러지고 있었다.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 고통조차 그렇게 크지 않았다.

코피정도만 가볍게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내공을 운용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에 따라 발경 역시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

창현은 가볍게 발을 끌 듯 움직였다.

“이 곳 무인들은 대부분 발끝에 내공을 모아 높이 도약을 하거나, 아니면 뒤꿈치에 내공을 모아 폭발적인 탄력으로 경공을 펼치고는 한다. 하지만 그건 경공에 대한 공부 자체가 낮다는 것을 의미하지. 그런 식으로 경공을 펼친다면 내공 소모도 크고 체력도 금방 지치기 마련이거든.”

창현은 마치 미끄러지는 듯 그리고 마치 축지법이라도 쓰는 듯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족히 5M 씩은 움직이고 있었다.

“찌, 찍고 있지?”

“네!”

“오, 오디오는?”

“정상입니다.”

이건 영화가 아니다.

피디는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

창현의 말이 이어졌다.

“경공은 기본적으로 몸을 가볍게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하단전에 모여 있는 내공을 몸 속에서 돌리면서 바람의 흐름을 느끼는 것이지. 본디 내공은 자연의 기운이기에 그 어떤 자연의 기운과도 잘 어울리기 마련이야. 몸 전체를 바람이라 생각하고 익히고 있는 경공을 바람의 흐름에 맞추다보면 몸이 저절로 가벼워지지.”

창현은 그렇게 다시 칼슨에게 순식간에 다가갔다.

칼슨은 이번엔 롱소드를 제대로 고쳐 쥐고 창현에게 달려들었다. 그 역시 무시무시한 속도였다. 기세 역시 상당했다. 롱소드가 옅은 보라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강기가 덧씌워진 것이다.

동양에서는 검기라 부르고, 서양에서는 오러소드라 부르는 기술이었다.

“!!!”

칼슨의 얼굴에도 드디어 경악이 스쳤다.

오러소드가 덧씌워진…그 것도 2급 괴생명체의 마나석으로 만든 롱소드를 창현이 두 손가락으로 마치 장난감처럼 잡아 버렸기 때문이었다.

“이, 이런 말…크으윽!”

힘을 주어도 전혀 움직여져지지가 않았다. 창현은 그 롱소드를 잡고 있음으로써 칼슨의 움직임을 완전히 제한해버렸기 때문이었다.

“본디 발경이란 가벼운 힘으로 큰 힘을 내기 위하여 만든 기술 중 하나이지. 내부의 힘을 폭발시켜 그 것을 외부로 반출하는 것. 가장 쉬운 예로 그냥 주먹으로 때리는 것보다 하체를 굳건히 해서 허리를 비틀고 상체에 반동을 줘 주먹을 내지르는 것이지.”

“그, 그것도 발경이라고요?”

아주 가벼운 싸움의 기술이라 할 수 있었다.

하체가 강하면 허리의 힘이 강하고, 허리는 사람의 중심이니 당연히 상체에 반동을 주는 것도 쉬워진다.

기본이었다.

“그래, 그 것도 발경이다. 발경은 그리 어려운 개념이 아니야. 그리고 그 개념을 내공에도 그대로 적용시키면 되는 것이다.”

창현은 마치 유람이라도 하는 듯 칼슨의 롱소드를 놓았다.

칼슨은 이제 쉽게 달려들지 못하고 있었다.

“내공을 하단전으로부터 끌어 올린 뒤 상체를 반동 시키고 주먹을 내지르며 그 끝까지 내공을 함께 지른다.”

창현의 주먹에서 강기가 뿜어져 나갔다.

그 강기는 칼슨의 귓불을 스치고 그대로 투명한 막에 부딪혔다.

콰아아아아아앙-!

엄청난 광음이 울려 퍼졌고, 일반인들은 귀를 막았다. 마치 눈앞에서 미사일이라도 터진 것처럼 귀가 얼얼했다.

신체가 약한 사람들은 고막이 터지기도 했다.

물론 창현은 그들에게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보았겠지?”

“네! 저, 정말 굉장하군요!”

창현이 운용한 내공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손에서 나간 것은 분명 강기였다. 그렇게 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내공 즉 칼슨 용병대 입장에서도 마나가 눈에 보이는 것으로 유형화 되는 것은 오러소드나 마법사들의 마법 종류 밖에 없었다.

마법이 아니니 분명 저건 오러소드를 뛰어넘는 마스터 경지에 이른 자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완연한 오러소드라 할 수 있었다.

단순히 병장기에 덧씌운 것이 아니라 자유자재로 외부에서도 조종을 했으니까.

이미 절정고수이고 초절정에 근접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칼슨 용병대는 이제는 조금씩 창현의 실력을 피부르 느끼기 시작했다.

“뭐하나 애송이? 그리고 애송이 떨거지들 전부 한꺼번에 덤비도록 해.”

“….”

“오늘 강의는 여기까지 하지. 이 정도만 개념을 잡아주어도 수연이 너 역시 효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고 머지않아 하나의 벽을 더 뛰어넘을 것이다.”

괴물이다.

창현은 본인이 강해지는 것만 그치지 않았다.

이미 문파를 세우기로 결심한 이상 소속 된 인원들 역시 최강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익혔던 개념만 전수해주어도 이 곳 무인들은 획기적으로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창현이 방금 해 주었던 방송을 통해 나간다면 경지가 낮은 무인들은 이해조차 하지 못하겠지만 수연과 같은 일류 끝자락의 고수들은 금세 깨닫게 될 것이다.

“너…너 이 새끼! 죽여준다. 진형을 짜!”

칼슨의 말에 100여명의 용병대들이 일사분란하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공간이 협소하지만 마법사들은 이미 투명한 막을 벗어나거나 파괴하려 은밀히 캐스팅을 해 본 뒤였다.

엄청났다.

저건 마법을 이용한 방어막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안에서는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마나 그 자체를 억류하고 있는 것이었다.

부용병대장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의 머릿속을 스친 것은 단 하나였다.

‘전멸이야.’

하지만 말리지 못했다.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었고, 칼슨의 여동생은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친하게 지낸 대원 중 한 명이었다. 두 남매가 인종차별이 심하고 사람들을 무시했던 것은 특권의식이 너무나 강했던 탓이라 생각했다.

본디 나쁜 사람들은 아니라 믿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발을 떼어 놓을 순 없었다.

칼슨 용병대는 미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용병대였고, 국가에게 충성하기에는 그녀 역시 자유로운 용병대가 더 좋았다.

다른 곳으로 가서 새로 적응하기에는 귀찮았다.

그리고 그 ‘귀찮음’이 재앙을 부를 것 같았다.

“강의는 끝이고…!”

창현이 왼손에 들고 있던 도괴를 오른손으로 잡고 가볍게 늘어뜨렸다.

100명에 이르는 용병들은 침을 꿀꺽 삼킬뿐 움직이지 못했다. 마치 창현의 뒤에서 높은 산이 버티고 있는 것만 같았다.

“마법대원들은 전원 방어막을 펼친다. 팔라딘급 대원들과 익스퍼트급 대원들은 4방위 모두를 선점 한 뒤….”

“멍청하긴.”

“….”

부용병대원 여자는 말을 멈췄다.

“난 네놈들이 상대하던 그런 무식한 괴물들이 아니야.”

도괴가 들어 올려졌다.

“바, 방어막!!!!!!!!!”

여자의 목소리가 찢어지고 있었다.

순식간에 방어막이 펼쳐졌다. 이미 명령이 먼저 내려져 있던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방어막은 도괴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도강에 너무나 쉽게 찢어지고 있었다.

아니, 찢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예 날아가버리고 있다는 표현이 더욱 정확했다.

콰아아앙-!

또다시 광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주, 주인님?”

“하나하나 제압하기엔 너무 귀찮아서.”

창현이 싱긋 웃었다.

“그냥 힘으로 쓸어버렸어.”

============================ 작품 후기 ============================

바로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헐 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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