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원작파괴범-125화 (125/130)

125회

3694

헤르미온느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웃었다. 진짜 그렇게 보이는 거였나보다. 내 이미지가 좀 걱정되기 시작했지만, 크룸의 뜨거운 시선에 걱정은 증발했다. 왜 여자친구와 바람 피는 다른 남자를 보는 눈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애초에 헤르미온느는 크룸의 여자친구도, 아내도 아니었다.

약간 크룸이 불쌍해졌다. 내가 안타까운 시선으로 크룸을 바라보자 크룸이 확 인상을 쓰며 날 노려본다. 아니, 도대체 뭐가 문제인데. 사랑 앞에는 친구 없다더니, 조금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눈빛만이었으면 이미 여러 번 죽였을 듯한 크룸과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이는 헤르미온느 사이를 벗어나기로 했다. 느릿하게 뒷걸음질을 치면서 억지로 웃는 척을 했다. 이러니까 뭔가 악당한테 잡힌 기분이었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

"아, 참. 노트, 마법약 숙제 했대?"

"…? 몰라."

"이제는 숙제도 짝끼리 하는 거니까, 노트랑 언제 한 번 만나봐야 하거든. 네가 물어봐줄 수 있을까? 아시다시피 노트랑은 좀 안 친해서…"

"음… 언제 시간 되는데?"

"노트가 되는 시간이 언젠지 알아?"

"걔는 아무 때나 상관 없을 거야."

그렇게 붙어 다니면서 날 놀릴 정도면, 시간이 많은 정도가 아니라 넘쳐날 거다. 나는 점점 더 질척해지는 크룸의 시선을 외면했다. 원래 사랑은 쟁취하는 거랬다. 약간의 질투도 사랑에는 필요한 법이다. 참고로 도서관 어딘가에서 읽었던 내용이었다.

헤르미온느는 크룸의 시선을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 하는 건지, 끈질기게 날 잡고 늘어졌다. 공부보다 중요한 건 없다는 헤르미온느의 말에 따르면, 정말 모를 가능성이 높았다. 이 따가운 시선을 어떻게 모를 수 있지. 난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그럼, 다음 주 오후 쯤에 시간 될까?"

"물어볼게."

"고마워! 사실 조금 걱정했어. 노트는 슬리데린이고, 항상 조용하고 그린그래스라는 애만 바라봐서 말을 못 걸었는데, 스네이프 교수님이 어마어마한 숙제를 내줬잖아. 마법약 재료도 일일히 찾아야 하고, 실험도 조금 해야 하고, 결과 보고서까지 쓰려면 두 명이 아닌 이상 한 달 안에 못 할 거야. 솔직히 나는 아직까지도 이 두 마법약의 정확한 차이점을 모르겠어. 19가지 특성 중 5가지 특성이 맞는다는 것이랑 자라나는 온도나 장소가 비슷하다는 것밖에는 몰라. 아, 드레이코, 차이점이 뭔지 알아?"

스네이프가 그런 숙제도 내줬었던가. 차이점은 커녕 숙제의 존재여부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아무것도 안 나는 기억을 열심히 짜내려고 노력했다. 사실 그때는 덤블도어가 무슨 꿍꿍이인지만 계속 생각해서, 별로 떠오르는 게 없었다. 짝인 해리한테 약간 미안하다.

"노트…"

"응?"

"노트가 누군가?"

"아, 금발에 푸른 눈동자인 슬리데린 학생. 전에 말한 짝 제도에서 내 짝인 남자애야. 드레이코랑 조금 닮았어."

"그거 모욕이다."

난 정말로 불쾌해져서 단호하게 말을 내뱉었다. 헤르미온느가 잠시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 곧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어떻게 하면 이게 잘 지내는 걸로 보일 수 있는지 고민하다가, 곧 헤르미온느가 해리랑 같이 다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상대적으로 평화로워 보이는건가.

"넌 무슨 책 읽으려고 온 거야? 빅터는 방금 전에 내 활동을 도와준다면서 왔어. 오, 오해할까봐 말하는 건데 그냥 우연히 만난거야."

헤르미온느가 유난스러운 태도로 손사래를 친다. 안 물어봤는데 변명하는 속도가 참 빨랐다. 나는 어쩐지 축 쳐진 크룸을 뒤로 하고 적당히 빠져나갈 수 있을 만한 말을 골랐다. 속으로는 날 버린 셋의 멱살을 흔들고 있었다.

"그렇구나. 무슨 활동인지 모르겠지만 참 재밌겠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니?"

그럼 난 이만 가볼게,라고 말하려 했던 나는 살짝 당황했다. 헤르미온느의 반짝거리는 눈빛이 굉장히 불길하다. 크룸에게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냈지만, 축 쳐져서 못 들은 것 같았다.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뭐?"

"난 꼬마 집요정을 위한 복지 향상의 모임(The Society for the promotion of Elfish Welfare), 일명 S-P-E-W라는 모임의 활동을 하고 있어. 우리 모임은 개설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집요정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항상 애쓰고 있지. 우리의 단기 계획은…"

나는 맥고나걸이 말하는 걸 듣는 수준으로 멍하니 헤르미온느를 바라보았다. 헤르미온느는 굉장히 단호하고 자부심 넘치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크룸은 어느새 회복해서 귀엽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계속 생각하는 건데, 여기 탈출할 수 있을까.

"와, 정말 멋지다. 멋진 계획이야."

"그렇지?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비용은 2시클 밖에 되지 않지. 여기 아주 멋진 배지도 있어."

헤르미온느가 S.P.E.W.가 찍힌 배지를 눈 앞에서 흔들었다. 배지를 언제 꺼낸건지 모를 정도로 빨랐다. '토하다'라는 뜻의 배지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헤르미온느가 약간 걱정되었다. 쟤가 시어도르라면 머리 괜찮냐고 물어보았을 거다.

"우리는 이 수익금으로 오직 집요정들만을 위한 전단 캠페인 기금을 만들거야."

손동작과 강조하는 듯한 말투는 꽤 익숙해 보였다. 대체 얼마나 많이 반복하면 이 긴 말이 익숙해질 수 있는 걸까. 약간 궁금해졌다. 내가 딴 생각을 하는데 헤르미온느의 눈빛이 다시 반짝였다.

"너도 가입할래?"

"……?"

"2시클이면 돼!"

'도를 믿으세요?'가 생각나는 건 나뿐인가. 나는 헤르미온느의 웃는 얼굴을 불안하게 쳐다보았다. 크룸은 흐뭇한 얼굴로 헤르미온느를 감상하고 있었다.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을 거라는 건 잘 알겠다.

* * *

Side, Severus Snape

조용한 기운이 감도는 사무실. 책상은 커녕 바닥조차 먼지 한 톨 없는 듯 깔끔하고, 마법약은 용도와 쓰임에 따라 잘 정리되어 있었다. 언뜻 보면 삭막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세베루스는 이런 분위기를 퍽 좋아하는 편이었다. 집중할 수 있고 마법약에도 적당한 온도, 지하라 아무도 오지 않는 그만의 공간, 교수여서 받는 각종 마법 재료들이 그가 이곳을 좋아할 수 있게 해주었다.

"여기서 드레이코가 수업하나요? 추울 것 같은데."

잠시 딴 생각을 하던 세베루스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 핀스를 바라보았다. 방금 전에 쳐들어와서 하는 말이 꽤 무례하다. 그렇게 추우면 이대로 나가면 되지 않을까. 튀어나오려는 말을 꾹 눌러 삼키고는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의 기분 때문인지 딱딱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보온 마법이 있습니다."

"…오, 확실히 따뜻해졌네요."

"오신 이유가 있습니까?"

핀스는 드물게 머뭇거렸다. 말을 주저하기 보다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르는 느낌이 강했다. 핀스는 중요한 말을 할 때마다 한 번씩 그녀의 생각을 정리했다. 세베루스는 그런 핀스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소파에 자리 잡았다.

애초에 핀스가 이런 반응을 보일 만한 건, 두 가지 뿐이었다. 하나는 그녀가 집보다도 소중히 여기는 책에 대한 거였고, 다른 하나는 드레이코의 문제 때문이었다. 핀스가 그토록 사랑하는 필치 때문일 수도 있지만, 세베루스에게 필치와의 로맨스를 말할 일은 만무했다.

"세베루스, 당신이 '그애'의 교육을 맡는다고 들었어요. 자존감을 높인다고요."

"그렇습니다."

"수업을 할 때 참고해야 하는 것 같아서요."

세베루스의 눈빛이 약간 바뀌었다. 방금 전까지는 아무런 것도 담기지 않은 눈동자가 약간의 존중을 담고 빛났다. 그에 당황한 핀스는 반사적으로 차를 마시는 듯한 동작을 했다. 차는 당연히 탁자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가 머쓱한 태도로 손을 뒤로 뺐다. 속으로는 조금 놀란 상태였다.

스네이프가 이런 눈빛을 하다니. 차를 주지는 않았지만, 상대를 존중하는 것만으로도 장족의 발전이다. 플리트윅이 '세상을 혼자 사는 것 같다.'라고 비꼰 게 불과 몇 년 전이었다. 핀스는 새삼스럽게 바뀐 태도를 실감하며, 조금 올라간 입가를 혀로 쓸었다. 일단 말을 꺼내는 게 우선이었는데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그애는, 나아지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알고 있습니다."

"그것만이라면 더 쉬울지도 모르죠."

핀스가 세베루스를 똑바로 바라보며 안경을 고쳐 썼다. 깐깐해 보이는 얼굴에 얼핏 안타까움이 서려 있었다. 세베루스는 그 눈빛을 어렴풋이 이해했다. 무슨 말이 나올 지 대충 감이 오기 때문이었을까. 그는 찌푸려지려는 눈살을 겨우 다잡았다.

"그 아이는, 복수할 생각으로만 가득 차 있더군요."

"…그렇습니까."

"네, 다른 건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느낌이었어요."

마치 블랙을 보는 것 같은 더러운 기분이 세베루스를 덥쳤다. 세베루스가 인상을 팍 구기며 소파에서 꼼짝하지 않으며 앉아있자, 핀스가 날카로운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레질리먼시를 당하지도 않았지만 어쩐지 모든 게 까발려지는 기분이었다.

"전 그냥 넘어가려 했어요. 하지만 계속 마음에 걸려요. 수업할 때 참고하라고 말했지만, 사실 이걸 묻고 싶은 이유가 더 커요."

핀스가 또박또박한 발음을 강조하며 말했다. 세베루스는 핀스가 어쩐지 맥고나걸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자기주장이 확실하고 약간은 엄격하지만 다정하기도 했다. 맥고나걸의 쌍둥이가 아닐까 의심될 지경이다.

"시리우스와 싸웠을 때, 왜 그렇게까지 화가났던 거죠? 이것과 연관이 있나요?"

"…별로 연관은 없습니다."

"그래도 듣고 싶어요."

세베루스는 눈을 한 번 감았다가 떴다. 말해도 될까 싶었지만, 순수 혈통 사이에서는 이미 다 아는 내용이었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걸로 보아 핀스는 꽤 신뢰가 되기도 했다. 그는 머릿속으로 이리저리 가늠해보다가, 핀스가 도움이 될 거라는 사실을 유추해냈다. 세베루스는 결국 핀스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고 약속해 주십시오."

"말하지 않을게요."

"깨뜨릴 수 없는 맹세를 할 수 있습니까?"

핀스가 어깨를 흠칫 떨었다. 세베루스는 무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아무것도 가늠할 수 없는 얼굴은 마치 평가받는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이 들자 핀스는 곧 눈을 치켜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예전에 드레이코의 마력이 폭주한 사건은 있었습니다. 10살 때쯤으로 기억하는데, 그 때부터 눈색과 성격이 아예 달라졌다더군요."

"그럼, 그때부터-"

"눈은 영혼을 비추는 창이라고들 합니다. 드레이코의 눈색은 원래 은회색이었고, 지금은 뚜렷한 청안이죠. 영혼은 많은 부분을, 대부분 감정을 담당합니다. 영혼이 바뀌면 성격까지 뒤틀리죠."

"그때부터 그애를 고문한건가요?"

"아뇨."

세베루스가 비죽 웃었다. 자기혐오에서 비롯된 웃음이었다. 이렇게나 많은 이유가 있었는데, 그는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마력 폭주를 통해 한층 더 강해졌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눈색과 성격이 마력 폭주로 바뀔 수 있을까? 조금만 생각하면 나오는 사실이었다.

"영혼이 뒤틀리는 건, 주기적인 저주를 받거나 저주를 할 때 입니다. 그건 아주 오래 전부터 저주를 받아왔다는 뜻이고요."

세베루스는 눈살을 찌푸리며 혀를 쯧, 하고 찼다. 하지만 핀스는 반응하지 않았다. 그녀는 생각을 정리하려고 애쓰는 것 같았다. 세베루스는 그런 핀스를 굳이 건드리지 않았다.

"확연한 증거가 있는데, 몰랐던 저를 보니 순간 화가 나더군요."

"이해했어요."

핀스가 할 수 있는 말은 단 다섯 글자 뿐이었다. 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세베루스를 흘깃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 표정 없이 바닥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상한 점이 있었지만 그걸 흘러넘겼다. 거기에서 나오는 죄책감이 얼마나 될지, 핀스는 알 수 없었다.

"세베루스의 잘못이 아니에요."

"네."

"좀 쉬는 게 좋겠군요. 전 이만 가볼게요."

세베루스가 일어나는 핀스를 향해 고개를 까딱 숙였다. 핀스는 입을 달싹거렸지만 결국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조심스레 문을 닫고 나가자 세베루스는 소파에 몸을 축 늘어뜨렸다. 오랜만에 나오는 것 같은 한숨을 쉬면서 손으로 마른세수를 반복했다.

'그것만이라면, 참 좋겠군.'

영혼이 뒤틀리는 건 주기적인 저주를 받거나 저주를 쓸 때였다.

그래, 드레이코는 저주를 쓸 수도 있었다.

숨을 멈추고 기절하는 건 어둠의 마법에 당한 자들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렇게 영혼이 뒤틀릴 수는 없다. 세베루스가 알기에 이런 영혼을 가진 자들은 죽음을 먹는 자들 뿐이었다. 죽음을 먹는 자들의 첩자인 세베루스만이 생각할 수 있는 거였고, 그만이 추측할 수 있는 가설이었다.

짜증이 확 치밀었지만, 그보다는 답답했다. 가슴에 무언가가 꽉 막힌 기분이었다. 세베루스는 오랜만에 릴리를 떠올렸다.

'이 상황에서 넌 무엇을 하겠어, 릴리?'

볼 것도 없다. 그녀라면 어떻게든 드레이코를 고치려 할 거다. 그리고 실제로 해낼 거였다. 세베루스는 릴리처럼 할 수 있을 자신이 없었다. 누군가를 해쳤을 지도 모르는 아이를 보듬어 줄 방법 같은 건 알지 못했다.

결국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 * *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배지를 받고 있었다. 난 멍하니 주머니 속에서 사라진 2시클을 떠올렸다. 왠지 폭풍이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넋을 놓고 배지를 바라보고 있자,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헛, 하는 소리를 냈다.

"아, 힘들다면 활동 하지 않아도 돼. 어차피 론이랑 해리도 활동은 잘 안하거든."

"…? 그래."

뭔 소린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일단 여길 빠져나가는 게 우선이었다. 안 바빠 보일지도 모르지만, 난 500개가 넘는 장점을 적어야 하고, 크라우치 2세를 찾아야만 했고, 4권의 '만악의 근원'을 어떻게든 해야 했다. 할 일을 초조하게 생각하던 나는 퍼득 떠오른 생각에 눈을 크게 떴다.

"아, 맞다. 크룸."

"왜 그러는가?"

"배의 암호 좀 알려줘."

"……."

"대신 그리핀도르 기숙사 암호 알려줄게."

경계를 잔뜩 세우던 크룸이 고민하는 듯한 기색으로 변했다. 혹시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통한다. 슬리데린이 그리핀도르 기숙사 암호를 알고 있는 거야? 라고 소리치는 헤르미온느는 적당히 무시했다.

"솔직히 그리핀도르 휴게실에서 있고 싶지 않아?"

"……."

"이번 1년 밖에 안 오는데, 아쉽잖아? 나 그리핀도르 기숙사 위치도 알고 있는데."

"…그건."

"후플푸프 기숙사랑 래번클로 기숙사 위치도."

헤르미온느가 말렸지만 크룸은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뭔가 사기꾼이 된 것 같은 마음을 무시했다. 순수한 의도의 거래니까 사기꾼은 아니라고 할 수 있었다.

사랑에 눈 먼 애를 꼬드기는 건 굉장히 쉬웠다. 배의 암호는 '카르카로프의 아이들'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