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원작파괴범-89화 (89/130)

8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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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반대 측의 주장을 들었다. 줄여서 말하자면 효율성이 좋고 좋은 일에만 이용하면 된다는 소리다. 나는 멍하니 다른 이들의 토론 장면을 구경했다.

"위험하지 않은 마법만 사용하면 됩니다."

"어둠의 마법 중 위험하지 않은 마법이 뭐가 있죠?"

"자꾸 어둠의 마법으로 사망한 사람이 많다는 식으로 말씀 하시는데,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어둠의 마법으로 생명을 구한 이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죽은 사람이 더 많겠죠. '그 자'의 활동시기에 어둠의 마법이 난무했다는건 모두가 아는 사실 아닙니까?"

"일전에 예언자 일보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어둠의 마법으로 목숨을 구한 사람은 마법사 인구의 14%나 됩니다."

"예언자 일보의 기사 중 83%가 악의적인 사실이나 루머임을 알고 계시나요?"

그보다 예언자 일보 분석도 해본거냐. 정중한 말이지만 계속해서 반론이 들어왔다. 진짜 끈질기다. 나는 조금 신기하게 래번클로의 토론을 살펴보았다.

여기에서 말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토론은 모든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말하는 분위기였다. 처음의 주장만 랜덤으로 선택할 뿐 그 외에는 딱히 터치도 없었고. 게다가 토론식 복장을 입으니 래번클로들은 거침이 없었다. 오히려 더 날뛰는 것 같았다. 이게 진정한 래번클로라고 보여주는 것 같달까.

"호오- 확신하는 모양이군요."

"확신하니까 말을 한거 아니겠습니까."

"싸움은 금지입니다. 나가서 해주십시오."

클로는 이런 모습이 어쩐지 익숙한 것 같았다. 토론일마다 이러는거냐.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나올 지경- 어?

"러브굿."

"응?"

"……."

방금 전에 머리가 울렁거렸다. 연회장에서 쓰러졌을 때 한 번 느꼈던 울렁거림이다. 그런데 지금은 방금 전의 울렁거림이 거짓말 이었다는 듯, 잠잠하기만 하다. 잘못 느낀건가?

"…아니."

토론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는 러브굿을 뒤로하고 일단 지팡이를 꺼냈다. 어찌됐든 태초의 목적은 래번클로 감시였다. 뒤 쪽에서 휘두르면 상관없겠지. 게다가 망토라서 더 잘 가려진다. 나는 주문을 상기하며 지팡이를 휘둘렀다.

"……."

래번클로에는 없는건가. 혹시나 싶어서 몇 번 더 지팡이를 휘둘러 보았지만, 돌아오는건 전혀 없었다. 나는 반쯤 체념하고 지팡이를 주머니에 넣- 아, 또다. 또 머리가 왱왱대면서 울리기 시작했다.

뭔가 불길한데. 해독제를 먹었으니까 괜찮은건가. 제발 그렇다고 해주면 좋겠다. 지금은 토론 중이라서 화장실에 가면 눈에 띌 것 같고. 아니, 토론 중에 피를 뱉는게 더 눈에 띄지 않을까.

"러브굿."

"응?"

"나 화장실 가도, 우욱…"

"뭐, 뭐야?"

"피, 피!"

"누가 폼프리 부인 불러!"

이 복장은 물을 먹을 수 있도록 입 부분이 뚫려있다. 아니, 눈코입 부분이 다 뚫려있지. 시발, 이거 안쪽에서 바깥으로도 나올 수 있는 거였냐고. 조지와 프레드의 깔깔 웃는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진심으로 한 번만 때리고 싶다.

* * *

다른 래번클로 학생들이 말포이에게 다가왔다. 루나가 말리려고 했지만, 어떤 이가 망토를 벗기고는 조금 더 안정적으로 말포이를 안아들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다른 이들의 경악어린 탄성이 터져나왔다.

레이븐은 제자리에 못이 박힌 듯 서있기만 했다. 그는 뭔가 충격받은 듯한 얼굴이었다. 루나는 혀를 조금 차고는 조금 다급한 어조로 말을 내뱉었다.

"빨리 폼프리 부인에게 가요."

"아, 그, 그래!"

"내가 들게! 로코모토르 말포이!"

어쩐지 경황이 없어보이는 남학생이 짐옮기기 마법으로 말포이를 들었다. 그리고는 공중부양 마법을 사용해 폼프리 부인에게로 날아갔다. 다른 이들이 그 광경을 보다가 수근대기 시작했다.

"이 정도로 아픈 거였어?"

"아니, 그보다 찬성 측에 있지 않았나?"

"쟤, 주장 말했던 애 아냐?"

루나가 조금 한숨을 쉬었다. 말포이가 전혀 원하지 않았을 것 같던 광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이대로 뭐라고 말해봤자, 소문을 더 증강시키는 효과밖에 없을것이다. 루나는 깔끔하게 포기하고는 레이븐에게 다가갔다. 그래도 사회자니까 상황을 수습할 수 있겠지.

"레이븐, 토론 시작해서 분위기 좀 흐려줘."

"……."

"레이븐?"

"말도 안돼."

레이븐이 멍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루나가 해탈한 듯 웃었다. 말포이, 난 최선을 다했어. 아무도 루나의 말을 듣지 않은 것 뿐이다.

* * *

"말포이, 깨어났니?"

"……."

난 왜 병동이 익숙해진걸까. 나오려는 한숨을 삼키며 폼프리 부인을 바라보았다. 옆에는 스네이프도 같이 있었다. 잠깐, 스네이프? 스네이프는 거의 야차같은 얼굴을 하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드레이코, 내가 준 약을 거의 먹지 않았더군."

그건 진통제니까요. 아니, 가끔 피곤할 때 먹기는 했다. 피로회복도 겸사겸사 해주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 이상으로는 먹지 않았다.

"넌 대체- 몸을 치료하고 싶기는 한건가?"

"…쓰러진건가요?"

"그래! 래번클로 학생들이 데리고 왔다!"

같이 있었던건가. 나는 잔뜩 화가 난 것 같은 스네이프의 눈을 피하고는 밑을 바라보았다. 전교생 앞에서 피를 토했을 때부터 생각하긴 했지만-

-완벽하게 망한 것 같았다.

[작품후기]

뜬끔없이 기숙사별 짝사랑법이 떠올랐습니다.

그리핀도르: 들이댐, 들이댐, 들이댐, 들이댐!

슬리데린: 우연을 가장한 만남☆ 우연을 가장한 부딪힘☆ 우연을 가장한-

후플푸프: 짠내나는 짝사랑! 마주치면 볼빨개지고 고개를 푹 숙이며 도망간다(?)

래번클로: 고백하기, 고백성공, 연애하는 법 같은 책을 닥치는대로 찾아본다. 그리고 그 책대로(너의 미소는 ㅇr름답군...☆) 고백함.←제일 차일 가능성 높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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