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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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Gabrielle Delacour
가브리엘은 플뢰르를 따라 호그와트에 왔다. 맥심 교수님을 조금 설득해야 했지만 말이다. 교장인데도 학교에 관심이 많고 아이들과 하나하나 이야기를 하시는 맥심 교수님은 선뜻 허락해주셨다. 다른 아이들은 보바통이 좋다며 거의 따라오지 않았고.
"언니랑 가는거야!"
가브리엘이 그렇게 말하며 히히 웃었다. 플뢰르도 아닌 척 하면서 좋아하는 것 같았다. 맥심 교수님이 피식 웃으며 가브리엘을 쓰다듬어 주었다.
"가브리엘, 너도 가는거야?"
"응!"
"호그와트가 얼마나 험한데-"
"하지만 호그와트에 안가면 플뢰르를 못 보잖아."
플뢰르의 얼굴이 조금 달아올랐다. 다른 아이들이 한 번씩 가브리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플뢰르가 가브리엘을 껴안으며 중얼거렸다.
"가브리엘 머리 닳아."
"하여간 동생이라고 엄청 챙겨요."
"완전 시스콤이라니까?"
가브리엘은 그 사이에서 계속 웃었다. 플뢰르랑 같이 간다! 오늘따라 맥심 교수님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 * *
호그와트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플뢰르에게 다른 학교에 대해 들었을 때는 참 이상한 것 같았는데. 호그와트 아이들도 재밌고 다른 교수님들도 친절했다. 맥심 교수님 만큼은 아니지만! 가브리엘이 입꼬리를 올리며 헤헤 웃었다.
"언니, 왜 그런 표정이야?"
"여긴 최악이야, 가브리엘."
플뢰르는 아닌 모양이다. 플뢰르가 입술을 삐죽 내밀며 가브리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가브리엘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플뢰르를 바라보았다.
"장난꾸러기 요정 같은게 있잖아! 추운데 배려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그리고 남자애가 피를 토하는데 망설였다고!"
'남자애'라는건 드레이코 말포이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말포이가 피를 토했을 때 보바통 학생들은 더욱 험하게 호그와트를 깎아내리기 시작했다. 애가 피를 토했는데 머뭇거리는 교장이 어디있냐는 둥, 호그와트 학생들은 왜 기숙사가 나뉘냐는 둥, 험담의 요소는 다양했다. 가브리엘도 그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장난꾸러기 요정이 있는건 더 재미있잖아?"
"오, 가브리엘, 너무 순진해서 탈이야. 하지만 그 빌어쳐먹을 요정이 내 치마를 들추었는데도?"
"그랬어?"
가브리엘이 빽 소리를 내질렀다. 감히 플뢰르의 치마를 들추다니! 그녀의 파란 눈이 이글이글 불타올랐다. 플뢰르가 다시 가브리엘의 머리를 쓰다드며 중얼거렸다.
"물론 복수는 해주었지."
"역시 플뢰르!"
가브리엘이 다시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플뢰르는 플뢰르인 모양이다. 플뢰르도 마찬가지로 웃으며 가브리엘에게 중얼거렸다.
"가브리엘, 다음 호그스미드 방문일에 같이 갈래? 저번에도 같이 구경했잖아."
"으음, 하지만 호그와트 친구들과 가기로 했는걸."
플뢰르의 선물을 살거고. 가브리엘이 남몰래 파란색 눈동자를 또르르 굴렸다. 챔피언이 된걸 축하는 해주었지만, 축하선물도 사고 싶었다. 그리고 가브리엘은 호그와트가 좋았다. 새로운 장소는 계속 구경해도 볼거리가 넘쳐났다! 가브리엘은 미지의 세계에 떨어진 기분이었다. 게다가 친구들은 재치있게 농담을 잘했다.
플뢰르가 눈썹을 축 늘어뜨리며 가브리엘의 머리를 다시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아쉬움이 뚝뚝 떨어지는 어조로 말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플뢰르! 그건 반칙이잖아! 가브리엘은 플뢰르와 같이 가고싶은 충동을 꾹 눌러삼켰다.
* * *
드디어 호그스미드 방문일 이었다. 가브리엘은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고 활짝 웃었다. 친구들한테 가봐야지. 오늘은 최고의 날이 될 거였다.
"챔피언이- 디고리하고 포터, 델라쿠르, 크룸이었지?"
"솔직히 디고리가 이겼으면 좋겠어."
"델라쿠르는? 가브리엘 언니잖아."
"걔는 얼굴 밖에 내세울게 없잖아."
그래, 그 이야기만 안들었다면, 분명 최고의 날일 거였다. 가브리엘이 걸음을 멈추고는 소리의 근원지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앙녕하세용- 이 말투, 짜증나지 않아?"
"그치? 나만 그렇게 느꼈나 했어!"
"벨라 혈통 이래잖아. 출생부터가…"
가브리엘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같이 가기로 한 친구들이 그곳에서 떠들고 있었다. 굉장히 즐겁다는 듯한 표정을 하면서 말이다. 뭔가 뜨거운게 울컥 치솟는 느낌이었다. 가브리엘이 입술을 깨물며 알파벳을 또박또박 내뱉었다. 발음이 세지 않길 바라면서.
"무슨 소리야?"
* * *
결국 가브리엘은 혼자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언니, 오빠들에게 말하면 플뢰르가 알테였고, 호그와트 애들과는 말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분이 바닥까지 내려앉는 것 같았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가브리엘이 발을 소리나게 굴렸다. 괜한 심술인걸 알면서도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래서 였을거다. 가브리엘이 앞을 못 본건.
"아!"
단말마 섞인 비명을 내뱉으며 부딪힌 사람을 바라보았다. 아, 플뢰르가 그렇게 투덜거렸던 '남자애'였다! 가브리엘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망포이 마자요? 그, 그, 드레이-"
"조용히 해줄래."
말포이의 얼굴에 곤란함이 서렸다. 시선이 몰리자 말포이가 가브리엘을 데리고 인기척이 드문 장소로 향했다. 말포이는 아프지 않았나? 같이 다니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 같았다. 저러다가 쓰러지면 누가 도와주지? 가브리엘이 파란색 눈을 도르륵 굴렸다.
말을 건낸건 조금 충동적이었다. 하지만 가브리엘은 아픈 것 같은 환자를 지나칠 수 없었다.
* * *
생각보다도 더 재밌었다. 가브리엘은 나아지는 것 같은 기분에 입꼬리를 올렸다. 환자를 지나칠 수 없었을 뿐인데, 어째서인지 그녀가 치유받는 것 같았다.
중간중간 기침을 하는게 꽤 아픈 것 같았지만. 그리고 착각일 수도 있지만 피도 토한 것 같다! 대체 호그와트는 환자를 어떻게 관리하는걸까? 가브리엘은 약간 화가났다.
"우리 꼬마 공주님, 왜 이렇게 화가나셨어?"
"으음, 그냥. 오늘 말포이를 만났어. 진짜 안챙겨주는 것 같더라."
"역시 호그와트는…"
플뢰르가 짜증나는 듯 중얼거렸다. 가브리엘도 어느 정도 거기에 동의했다.
[작품후기]
오해하지 마세요ㅋㅋㅋㅋ 세브 교슷님이 마법약(진통제 겸 피로회복제) 충분히 주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버터라… 이러면서 말이죠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