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원작파괴범-76화 (76/130)

7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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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파이 드실래요?"

"사과도 맛있어요!"

"후식으로는 케이크 어떠세요?"

부엌에 자주 안들리는 이유 중 하나는 집요정들이 매우 많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려고 하는 집요정들은 참, 뭐라고 해야할까. 오지랖이 넓었다.

"…고마워."

"도련님께서 고맙다고 하시다니!"

"그게 저희의 일인걸요!"

집요정들이 눈물을 글썽거린다.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감동한거냐.

"하나 더 만들어줄 수 있어? 번거롭다면-"

"괜찮아요! 괜찮고말고요."

"도련님, 제가 담당할 수 있어요! 저는 세실이예요!"

"저는 도랄이요!"

"호빗이라고 해요!"

그 다음은 여러 집요정들의 목소리가 겹쳤기 때문에 못 알아들었다. 나는 손을 들어 주위를 조용히 시키고 말했다.

"한 명씩 말해줄래?"

"네! 당연하죠!"

세실이 눈물을 글썽거린다. 아니, 그러니까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감동한 거냐고.

* * *

"부엌 갔다온거야?"

"어, 다음 시간은 뭐야?"

"마법의 역사."

시어도르는 책을 보지 않고 나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그건 다프네도 마찬가지였다.

"…뭘 그렇게 봐?"

"아니, 됐어."

시어도르가 신경질적으로 책을 펼친다. 진짜 왜 저러는거지. 나는 그냥 신경을 끄고는 마법의 역사 교실로 향했다.

"…? 안가?"

"어? 어. 가야지."

멍하니 있던 팬시가 안절부절 못하며 나를 바라본다. 아니, 그러니까 도대체 뭐냐고.

"드레이코, 미안해. 내가 말했어."

"……?"

"얘기하면 안된다는건 알았지만, 그래도 두고볼 수 없었어. 미안해."

뭘 얘기하면 안된다는거지. 난 그게 무엇인지도 몰랐다.

"걔한테는 잘못없어. 내가 듣겠다고 했으니까."

"……."

"넌, 도대체…"

시어도르가 한숨을 푸욱 쉬다가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본다. 아니, 진짜 왜 저려냐고. 단체로 중 2병이라도 걸린거냐.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모르겠는데."

"…?! 용서해주는거야?"

"그러니까, 뭘 말했다는건데."

"고마워, 드레이코."

다프네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작게 웃는다. 시어도르는 짜증내면서도 안도의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팬시도 얼굴이 싱글벙글 했고.

나만 이 상황 이해 안가냐.

* * *

점심연회는 다프네의 강력한 주장으로 연회장에서 먹기로 했다. 뭐, 어차피 해리한테 할 말도 있었으니까. 나는 반쯤 끌려오는 상태로 연회장에 내려왔다.

"왜 연회장에서 먹는건데?"

"같이 먹는게 좋잖아."

다프네가 싱글거리며 말했다. 나는 몰리는 시선 때문에 안좋다고.

"어차피 지금은 포터한테 다 신경이 쏠려 있을거야."

시어도르는 거의 확신하는 어조로 말했다. 그거 장담할 수 있냐. 어쩐 일인지 팬시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진짜일걸? 다른 챔피언들도 주목받고 있고. 포터가 죽을지 안 죽을지 내기하고 있었어."

"……."

셋의 말은 반만 맞고 반은 틀렸다. 시선은 몰렸지만 챔피언들 때문에 분산되었달까. 그러니까 정확히 반 정도의 시선이 몰렸다는 소리다. 그마저도 팬시의 무시무시한 눈길에 다 시선을 돌렸지만.

"포터 몰골이 장난 아닌데?"

"봐봐. 못 이길 거라니까?"

"죽지는 않으면 다행이다."

"폼프리 부인이 있으니까 괜찮을거야."

다프네가 확신조로 중얼거린다. 해리 취급이 왜 이런거지. 슬리데린은 일단 그리핀도르라면 뇌가 있다고 가정하지 않으면서 보는 것 같았다.

"아, 참. 너 시합 보러 갈거야?"

"…용(dragon) 나온다고 하더라."

"뭐? 우리 도마뱀(Draco)?"

이름 가지고 놀리면 재밌냐. 한심하다는 뜻으로 시어도르를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해리 쪽을 바라봤다. 이제 나가는건가. 지금 물어도 상관없을 것 같다. 아니, 지금 물어보는게 낫다. 나중에 만나면 또 시선이 몰릴 것 같으니까.

"그래서 안나가. 용이 달려들 수도 있으니까."

"……."

뭔가 조용해진 셋을 놔두고 빠르게 해리를 따라 뛰듯 걸었다. 맥고나걸을 따라가는 해리는 안색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잠시만 해리랑 얘기해도 돼나요?"

"미안하지만 포터는 시합에… 말포이?"

"혹시 시간이 안될까요?"

"……."

맥고나걸이 침묵에 잠겼다. 뭔가 학생의 부탁을 들어주자는 생각과 자신의 공정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 같았다. 그냥 가봐야 하나.

"포터, 말포이, 10분만 주겠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부탁한건 난데 왜 네가 더 기뻐하는거냐. 어째선지 기뻐하는 해리를 떨떠름하게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해리, 이번 시합에서 이기는데 도움을 준 사람 있어?"

"…? 뭐가?"

"그러니까, 소환마법의 힌트를 알려준 사람."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래서 누군데."

잠시 놀랐던 해리가 애매한 표정을 한다. 말하기 곤란한데. 정도의 표정인 듯 싶었다. 말하지 않으면 네 생명이 곤란해질 수도 있어. 튀어나오려는 말을 억지로 눌러 삼켰다.

"미안해. 하지만 말하지 말라고 했는걸. 그거말고 더 물어볼건 없어?"

해리 포터는 쓸데없이 약속을 잘지키는 학생이었다.

"…아니야. 시합에서 이기길 바랄게."

"고마워."

실없이 웃는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은 충동이 솟구쳤다.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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