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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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마법을 사용하자 근처에 기척이 잡힌다. 드디어 찾았다. 나는 손가락으로 초록색 배를 간질였다. 액자가 열리고 주방의 문이 나타났다.
"도, 도련님?"
"여기 있는지 알았어?"
"…파이 먹을래?"
친절하게 말하니 조지가 슬슬 눈치를 본다. 프레드가 눈을 빛내며 물었다.
"도련님 화 안난거야?"
"나야 좋지!"
"스투페파이."
"억!"
빨간색 광선이 날라가서 집요정을 맞추었다. 조지가 피해서 기쁜지 씨익 웃다가 뒤를 돌아보고 경악한다.
"도련님이 집요정을 죽였다!"
"안죽였어. 기절 마법이야."
어떡하지. 내가 미안한 표정으로 다른 집요정들을 바라보았다.
"미안해, 기절 마법이니까 곧 깨어날거야."
"괘, 괜찮습니다! 괜찮고말고요."
"쓰러진 애는 이름이 뭐야?"
집요정이 감동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해석하자면 도련님께서 그런걸 물어봐주시다니! 정도의 눈빛인 것 같았다. 나는 지팡이를 휘둘러서 쓰러진 집요정을 의자 쪽에 눕혔다. …잠시만, 어쩐지 얼굴이 익숙한데.
"도비예요!"
* * *
"잘못했어, 도련님."
"싫다면 해명해줄게."
쌍둥이들이 무릎을 꿇고는 눈썹을 추욱 늘어뜨린다. 자기가 잘못한건 아는거냐. 말없이 둘을 바라보자 쌍둥이들이 더 큰소리를 냈다.
"미안해!"
"잘못했어!"
"교수님들한테 사실대로 말해줄까?"
그게 무슨 소리인지는 알고 말하는거냐. 부모님의 귀에 들리는 날이면 아예 위즐리 가는 끝장이다. 나는 가만히 있으라는 뜻으로 둘을 지그시 노려보았다.
"…됐어."
"오오, 역시 도련님!"
"마음도 넓어."
쌍둥이들이 내 주변을 빙빙 돌며 아부를 한다. 도련님이 이럴 줄 알았다는 둥, 마음도 넓다는 둥 능글맞게 웃으며 이야기 하는 모습이 퍽 얄미웠다.
"도련님! 도비가 깨어났어요!"
"미안하다고 말해줘. 내 얼굴 보면 경악할 것 같거든. 이것도 마시라고 하고."
"이, 이, 이건…"
"치료 마법약이야."
"부럽다."
"나도 주지."
집요정이 왕방울만한 눈을 더 크게 뜨며 나를 바라본다. 나는 옆에서 들리는 헛소리들을 무시하고는 감동한 듯 눈을 끔뻑끔뻑 뜨는 집요정에게 말했다.
"너도, 민폐끼쳐서 미안해."
"미, 민폐라뇨! 당치도 않아요."
"…우욱."
다시 입에서 빨간 액체가 흘러나온다. …이거 효과 지속적인 거였냐. 손수건으로 가리고는 쌍둥이들을 데리고 부엌을 나왔다.
* * *
"도련님, 아까 그 피는 뭐야?"
"아픈거야?"
"…너희들, 이거 어떻게 만든거야."
쌍둥이들이 서로를 마주본다. 알려줘도 되는거냐는 무언의 대화같았다. 이 상황에서도 그런 대화를 하고싶냐.
"알았어, 알았어. 원래 비밀인데."
"자, 꾀병 사탕 레시피는- 아, 여기있다!"
조지가 넘긴 레시피를 펼치니 이상한 재료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이걸 내가 먹었단 말이지. 프레드가 휘파람을 불며 다른 곳을 바라본다. 조지는 슬그머니 도망갈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가기는 어딜 가. 해독제 만들어야지."
"도, 도련님?"
"이거 지금도 효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빨리 해독제나 만들어."
쌍둥이가 눈을 굴리며 서로를 바라본다. 아무래도 망한 것 같지? 그러게.
* * *
"말도 안돼, 포터가 챔피언이라니!"
"…진짜로 누군가의 소행일지도 몰라."
시어도르가 침착하게 책을 살펴보며 말한다. 시어도르의 눈과 손은 입보다 빠르게 굴러가고 있었다. …책을 그 속도로 보는게 가능한거냐.
"그런데, 해리가 챔피언이 된거야?"
"그래, 계속 말했잖아."
다프네가 어이가 없다는 듯 작게 속삭였다. 비록 오해지만, 얘네들은 아픈걸 알고도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 아니, 안바꾸려고 애쓰는 것 같았다.
…해리가 챔피언이 되었다고? 챔피언이 될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직접 되었다니까 더 의심스러웠다. 그럼 무디가 크라우치 인건가? 봤을 때 그런 낌새는 전혀 안느껴졌는데
"또 그리핀도르 기숙사 가?"
"왜 슬리데린 했냐."
시어도르의 태클을 무시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도만 보면 모든게 확실해지겠지.
* * *
"…해리 좀 불러줘."
"어? 어, 어."
시무스 피니칸이었나. 아무튼 그 애가 당황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어리둥절한 기색인 해리가 기숙사에서 나왔다. 로널드도 함께인 채로 말이다.
"왜 부른거야? 아, 너 괜찮아?"
"어디 아픈건 아니지?"
"괜찮아. 지도 좀 빌려달라고."
"아, 그거?"
해리가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어색하게 웃는다. 설마 벌써 무디한테 뺏긴거냐.
"시리우스가, 필요하다면서 빌렸어. 내가 챔피언이 되자마자 엄청 걱정하면서 말이지."
"…그래?"
시리우스한테 가봐야 하는건가. 얼굴을 찌푸리며 생각하는데 해리가 나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왜?"
"아니, 그게, 너는 내가 이름 넣었다고 생각 안하는거야?"
"그렇게 생각해줘?"
"아니!"
"로널드, 너는 그렇게 생각해?"
"아니? 처음에는 좀 화가 났었는데, 유명해지는 것도 좋지만은 않더라."
로널드가 어깨를 으쓱거린다. 그거 왠지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은데. 원작대로 싸우지는 않은 것 같다. 뭐, 좋은게 좋은거니까. 나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나도 마찬가지야."
"…그렇구나."
해리가 웃으며 나를 바라본다.
"아무튼, 지도는 시리우스한테 있어."
"…알았어."
[작품후기]
집요정 4명 정도가 디키의 피를 봤다 +4=677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