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원작파괴범-69화 (69/130)

6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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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Theodore Nott

"이게 무슨 일이야, 파킨슨?"

파울리는 조금 당황한 것 같았다. 이해 못할건 없었다. 그도 꽤 당황했으니까 말이다. 팬시는 파울리를 냉정하게 바라보다가 곧 고개를 돌렸다.

"넌 알고있지? 빨리 말해."

"…뭘 말하라는거죠?"

팬시가 평소답지 않은 날카로운 어조로 말했다. 다프네는 그런 팬시를 다독였고, 시어도르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지켜보았다.

"이래서 그런거예요. 빌어먹을 순혈주의, 드레이코가 왜 저런지는 아세요? 전부 그 순수혈통 때문이라고요!"

"도대체 무슨…"

"드레이코는, 드레이코는…!"

팬시가 하려던 말을 멈추고 한숨을 내쉬었다.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던 시어도르가 입을 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데?"

"……."

"드레이코가 왜, 이렇게 된거냐고."

"말, 못해."

"…그래."

시어도르는 머리를 한 번 쓸어넘겼다. 그의 영리한 머리는 벌써 결론을 도출해낸 상태였다. 이럴 때에는, 조금만 멍청했다면 좋겠다. 시어도르는 답지 않은 생각을 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어찌되었든 여기에서는 못할 말이 분명했다. 팬시의 성격상, 계속 슬리데린 휴게실에 있으면 홧김에 말할 가능성이 크고.

"팬시, 다프네. 이만 기숙사에 들어가."

"왜 명령질-"

"알았어."

다프네가 팬시를 끌고 기숙사로 올라갔다. 이럴 때만 눈치 빠르다니까. 시어도르도 작게 한숨을 쉬고는 기숙사로 올라가려 했다.

"뭔데 먼저 올라가려는거야?"

파울리였다. 시어도르가 비웃음을 띄고 파울리를 노려보았다.

"선배는 그렇게 순수혈통이 좋으십니까?"

"……뭐?"

"사람 하나를 저렇게 만든 순수혈통이?"

파울리는 뭔가 벙찐 표정이었다. 크레이브와 고일이 안절부절 못하며 시어도르를 바라보았다. 시어도르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계속했다.

"…알겠습니다. 뭐, 그렇게 생각한다면 할 수 없죠."

"잠시만!"

누군가가 외쳤다. 시어도르는 뒤를 돌아 목소리의 근원지를 살펴보았다. 자비니 블레이즈인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건데! 왜 드레이코가 저러는 거냐고!"

"드레이코가 피를 토한 것, 수업 도중에 쓰러진 것, 숨을 멈춘 것, 그리고 순혈주의."

"……."

"…이게 관련이 있다면, 답은 하나 밖에 없지."

시어도르가 기숙사로 들어갔다.

* * *

나는 다시 호그와트로 도착했다. 뭐, 병원에서나 학교에서나 호들갑을 떨걸 상상하면, 그냥 학교에 있는게 더 나을거라고 생각해서 였다. …그 생각은 완전히 틀렸지만.

"…너."

처음은 시어도르 노트였다. 굉장히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더라. 아니, 시발. 그거 아니라고.

"뭔 오해를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난 쌍둥이들의 꾀병사탕을 먹었을 뿐이야. 거래를 한 조건으로."

"뭔 거래?"

"1000갈레온을 주고 거래했거든."

시어도르가 못 믿겠다는 듯 눈썹을 까딱거린다. 그가 곧 한숨을 내쉬면서 나에게 손짓했다.

"…따라와, 모두 걱정하고 있었어."

아니, 그거 아니라고.

시어도르를 따라 들어간 슬리데린 휴게실에서는 슬리데린들이 잔뜩 모여있었다. 예전까지만 해도 따돌리지 않았나.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고개를 기울였다.

"드레이코, 넌-"

"……?"

"아, 아냐."

누가 뭐라고 해도 피 한방울 안나올 것 같던 슬리데린은 조금 달라진 것 같았다. 계속 나를 힐끔힐끔 바라보며 안부를 묻고, 복잡한 표정으로 지나가더라. …도대체 뭐지.

"다프네, 다음 수업 안가?"

"어, 어? 응, 가야지."

그러면서 왜 뚫어져라 쳐다보는거지. 나는 그냥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 * *

"어디 가?"

"그리핀도르 기숙사."

"지금 저녁 연회 있는데?"

다프네가 의아한 듯 묻는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지난건가. 팬시가 웃으며 말렸다.

"만날거면 연회장에서 만나."

"…알았어."

대충 고개를 끄덕여주고는 연회장으로 향했다. 시선이 부담스럽겠지만, 예전에도 질리도록 받아왔었다. 뭐, 상관없겠지.

…상관없는게 아니었다.

"시어도르."

"왜."

"…시선이 계속 몰리는데."

"당연하지. 네가 그러고 병원에 갔는데."

시어도르가 한심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린다. 정말 모르냐는 듯한 태도였다. …이렇게까지 쏠릴 줄 몰랐으니까. 이러면 해리한테 다가가기도 힘들 것 같다.

"어차피 신경 안썼잖아? 이거나 먹어봐, 드레이코."

팬시가 태연하게 스프를 내민다. 아니, 예전에는 이것보다 덜하면 덜했지, 이렇게 심하지는 않았다고. …쌍둥이들이 어디있지.

"아, 그러고보니 오늘 챔피언 뽑는다는데."

"뭐?"

"네가 병원에 있는동안 추첨 다 끝냈더라고."

다프네가 대수롭지 않게 중얼거린다. …챔피언이라. 무디가 크라우치인지 아닌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기회였다.

"근데 포터는 뭐하러 만나는거야?"

"빌릴 물건이 있어서."

다프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말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정도로 시선이 몰리면 먹은 음식도 입에서 나올 것 같다.

"어디 가?"

"오늘 챔피언 뽑는다니까? 구경 안할거야?"

"어."

시발, 쌍둥이들이나 찾을거다. 연회장에서도 안보이는게, 어디 쳐박혀 있는거지.

[작품후기]

또 팬아트를 받았어요ㅠㅠㅠㅠ 익명님 감사합니다ㅠㅠ 디키 왜 이렇게 에쁜거죠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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