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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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
"……뭐야?"
"그, 그러게?"
쌍둥이도 놀란 것 같았다. 당황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던 쌍둥이는 곧 정신을 차린건지 재빨리 필기를 시작했다.
"뭐가 잘못된거지?"
"부보투버 때문일지도 몰라."
"빨간 열매를 넣어서 그런가?"
"아니야. 유니콘 털 때문일거야."
"…내가 먹은 사탕에 그런걸 넣은거냐."
쌍둥이들이 차례로 시선을 피한다. 전혀 안전하지 않은 사탕이군. 어쩐지 좀 의심스럽다 했다. 조지가 상큼하게 웃으며 나를 다독인다. …전혀 위로가 안된다.
"괜찮아, 도련님. 맨'드레이코'는 넣지 않았는걸?"
"맞아. 그리고 해독제도 없었거든! 다행이야, 도련님!"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거냐. 상쾌한 어조로 말한 프레드에게 지팡이를 휘둘러 카나리아 크림을 먹였다. 조지에게는 다른 사탕 하나를 먹였고.
"…다음에는 해독제 만들고 실험해."
아니면 직접 실험맨이 되던가. 서늘한 어조로 말하니 쌍둥이들이 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도련님, 우리 빨리 가봐야 하는거 아냐?"
"보바통하고 덤스트랭 학생들 오잖아!"
"……아."
마법약 수업 안들어갔다.
* * *
"드레이코,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벌써 온거야?"
"아니, 아직은 안왔어."
시어도르가 책을 덮으며 말한다. 그나저나 왜 책을 가지고 다니는거냐. 어차피 이렇게 대화할 거면서.
"마법사들은 모이면 뽐내기만을 좋아하잖아? 분명 뭔가 큰걸 타고 올거야."
"…배라던가."
"양탄자 타고 올 것 같은데?"
다프네가 웃으며 말한다. 팬시도 내심 기대되는지 목을 길게 빼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여튼 어린애들이란. 시어도르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책을 폈다. 하지만 시어도르의 책장은 하나도 넘어가지 않았다. …뭐, 너도 기대하고 있잖냐.
"아, 저기 왔다."
"뭐?"
"어디?"
"저거… 양탄자야?"
"아니, 마차야."
다프네가 하늘을 뚫어지게 보면서 중얼거린다. 그와 동시에 마차가 땅으로 내려왔다. 쿵 하고 땅이 울리는 소리가 진동했다.
"보바통이네."
"…저 교복은 음, 참 개성적이다."
"그냥 거지같다고 말해."
시어도르가 신랄하게 중얼거린다. 그렇게 대놓고 말해도 괜찮은거냐. 다프네가 타박하듯 시어도르를 툭툭 쳤다. 맥심 부인은 못 들은건지 덤블도어에게 걸어갔다. 그러고는 뭐라 말하기 시작했다.
"엄청 크다. 해그리드 같아."
"그러게, 진짜 크시다."
이번에는 팬시가 신기한 듯 마차를 바라보았다. 아니, 그렇게 신나하면서 왜 티를 안내는거냐. 과연 슬리데린이다.
"들어갔어."
"덤스트랭도 오지?"
"걔네는 뭐타고 올까?"
"나야 모르지?"
배타고 올걸. 그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덤스트랭의 배가 보였다. 시어도르가 들고있던 책을 놓친다. …그렇게 놀랄 일이냐.
"진짜 배타고 왔네."
"드레이코, 너 좀 신기 있는 것 같다."
"……."
시어도르가 팔을 툭툭 치며 말한다. 그냥 '아는' 것 뿐인데. 신이 원작 기억을 '박아'주어서 그런지 확실하게 기억할 수 있었다.
"이고르 카르카로프다."
"진짜 교장이네?"
시어도르가 놀란 듯 중얼거린다. 그는 뭔가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긴, 아버지가 죽음을 먹는 자니까. 그런데 몸이 좀 이상한 것 같다.
"야, 드레이코. 괜찮아?"
"너 어디 아픈거 아냐?"
"괜찮은거 맞아?"
"……어."
모두 다 모였는지 교수들과 학생들이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물론 우리도 자리에 앉았고. 빅터 크룸이 이쪽으로 다가온다. 아, 뭔가 위험한데. 나만 쓰러질 것 같냐.
"…나 화장실 좀 갔다올게."
"뭐야, 그것 때문이었어?"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리는 시어도르를 뒤로하고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짜 머리가 어질어질한게 이대로 연회장에 있으면 안될 것 같은-
"……커헉!"
"드레이코?!"
"피, 피야!"
"이게 무슨! 교수님, 드레이코가!"
내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입에서 쏟아지는 피 뿐이었다.
시발, 쌍둥이 새끼들 진짜 죽여버릴거다. 진짜로.
* * *
"드레이코, 드레이코!"
팬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뭔가 알고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교수들도 놀란 표정을 가다듬고 침착하게 일어났다.
"이게 무슨…!"
"왜 이러능 거죵?"
맥심 부인이 경악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이들은 놀라서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쌍둥이들도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아무래도 우리 때문인 것 같지? 모른 척 하자. 그들은 속으로 드레이코에게 사과를 보냈다.
"그런데, 상태가 악화된건 무슨 뜻이지?"
"몰라. 도련님, 어디 아픈건가?"
조지와 프레드가 눈을 도르륵 굴렸다. 폼프리 부인은 드레이코를 안아들더니 누구보다 빠르게 연회장을 벗어났다. 연회장은 거의 아비규환이었다.
"말포이가 왜 이러는거죠?"
"제길! 덤블도어 교수님!"
해리가 입을 떡 벌렸다. 그는 스네이프가 욕한걸 거의 처음 들었다. 덤블도어조차도 드레이코를 보고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덤블도어는 눈을 가늘게 뜨다가 결심한 듯 외쳤다.
"성 뭉고 병원에 연락하게! 빨리!"
[작품후기]
덤스트랭 학생(30명)+보바통 학생(30명)+다른 연회장 학생들(600명)-현재까지 착각계 걸린 학생들(182명)=418+60= 478+195=673명...! 휴, 계산하느라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