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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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플푸프 학생은 잠시 어깨를 으쓱하더니 갈 길을 갔다. 쌍둥이가 또 미친 짓을 한다고 생각하나 보다. 나는 잠시 갈등하며 쌍둥이를 바라보았다.
"…얼마 들어있는데?"
"오, 도련님-"
"-거절 안하는거야?"
쌍둥이들이 서로를 마주보며 놀란 표정을 짓는다. 곧이어 그건 악동의 미소로 바뀌었다. …뭔데 불안한거지.
"그래서 얼마."
"음, 원래 한 번당 20갈레온인데, 도련님이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계약하면 50갈레온 줄게!"
"1000갈레온."
쌍둥이가 서로를 바라본다. 뭔가를 의논하는 것 같았다. 어딜 뜯어먹으려고. 생명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그 정도는 주어야 했다. 어차피 그건 시리우스의 돈- 아, 시리우스가 사례비 준다고 할 때 받을걸.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생일선물을 사려면 돈이 필요했다. 안사라고는 하는데 솔직히 안사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듯 했다.
"음, 900갈레온! 그 이상은 안돼!"
"1000갈레온."
"950갈레온!"
"1000갈레온."
"단호하네, 도련님."
"1000갈레온."
"…알았어, 알았어."
"좋아."
내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자, 쌍둥이들이 활짝 웃는다. 프레드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도대체 왜 이렇게 계획적인거냐.
"원래 계약은 계약서가 있어야지."
"여기에 서명하면 된답니다-"
"……."
계약서를 꼼꼼히 살펴보고(쌍둥이들의 계약서는 믿을게 못된다) 이상한 부분에 밑줄을 그었다.(실험말고도 프레드와 조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어야 한다, 평생동안 이 계약은 지속된다 등등) 쌍둥이가 아쉽다는 듯 한숨을 쉰다.
"아, 그건!"
"…이거 다 빼."
"알았어."
"눈치 빠르기는."
프레드가 어깨를 으쓱이며 지팡이를 휘두른다. 곧이어 내가 밑줄 친 부분의 글씨가 다 지워졌다.
"일단 2년 동안 하고, 나중에 상호조정으로 다시 계약하는걸로?"
"…2년?"
2년은 너무 많은데. 그리고 쌍둥이들이 뭘 먹일 지도 불안하고 말이다. 눈살을 살짝 찌푸리는데 조지가 안심시키듯 능청스러운 어조로 말한다.
"괜찮아, 도련님. 심한건 안한다니까?"
"맞아, 카나리아 크림은 절대 안할게."
"못 믿겠는데."
더더욱 불신이 커지고 있는데, 프레드가 어깨를 두드리며 말한다.
"우리가 만드는 장면을 보면 될거 아니야? 도련님도 좀 도와주고."
"…10갈레온 더."
"그래!"
프레드가 유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조지는 지팡이를 휘둘러 계약의 내용을 바꿨고.
"그럼-"
"-서명하시길!"
계약서에 이상한 부분은 없다.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지팡이를 휘둘렀다. 내 글씨가 계약서에 나타났다.
"계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쌍둥이가 동시에 외친다. …어쩐지 사기 당한 느낌이 드는 것 같다.
* * *
"어, 왔냐?"
"그리핀도르 기숙사는 왜 간거야?"
"……."
결국 지도를 빌리러 가는건 까맣게 잊고 슬리데린 기숙사로 돌아왔다. 미친, 잊을게 따로 있지. 나는 바로 몸을 돌려서 슬리데린 기숙사를 나갔-
"참고로 지금 통금시간 이라서, 이제 못 나갈걸?"
…제길.
* * *
"그리핀도르 기숙사는 안가?"
"…포기했어."
포터의 지도가 없어도, 페티그루는 움직이지 않으니까. 사실 조금 귀찮아졌다.
"누구 만나러 간건데? 포터?"
"어."
"저기 있는데?"
"……?"
시어도르의 손가락을 따라 가보니 해리와 헤르미온느, 로널드가 초조한 듯 서 있었다. 지금 아침인데 연회장 안가고 왜 여기있는거지.
"무슨 일이야?"
"너…! 괜찮은거야?"
"…? 당연히 괜찮지."
해리가 걱정이 가득 담긴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도대체 왜 이러는거지. 로널드가 입술을 짓씹으며 말했다.
"도대체… 그런 마법들을 어떻게 견딘거야?"
"……?"
"아니지, 미안. 너는 떠올리기도 힘들텐데."
"뭘 말하는거야?"
헤르미온느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해리가 창백한 안색으로 지팡이를 꾹 쥐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리고 삼인방은 연회장에 갔다.
"…쟤들 혹시 미친거 아닐까?"
가만히 보고있던 시어도르가 중얼거린다. 나는 부정할 수 없었다.
* * *
"왜 부른거야?"
"신제품 개발!"
조지가 싱글싱글 웃는다. 그 웃음 기분 나쁜거 아냐. 나는 한숨을 쉬고는 주위를 돌아보았다.
"뭘 만드는데?"
"도련님이 실험해 주어야 할거?"
"아, 도련님! 거기에 강화마법 좀 걸어줘."
"……."
지팡이를 휘둘러 사탕에 강화마법을 걸었다. 도대체 뭐를 만들길래 그러는거지.
"그게 도련님이 먹을거야."
"……? 이게 뭔데."
"모르고 먹어야 재밌지."
그걸 말이라고 하는거냐. 빨리 얘기하라는 뜻으로 쌍둥이를 바라보자, 프레드가 재미없다는 듯 입을 삐죽 내민다.
"알았어, 알았어. 꾀병 사탕이야."
"해독제는 있지?"
조지가 상큼하게 미소짓는다. 뭐, 미친게 아니라면 해독제는 있겠지. 나는 대수롭지 않게 사탕을 입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