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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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Severus Snape
"왜 부르셨어요?"
가장 먼저 도착한 맥고나걸이 의아한 듯 물었다. 세베루스가 자리에 앉으며 대답했다.
"다 오시면 말씀 드리겠습니다."
"교수 회의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맥고나걸을 선두로 교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핀스 부인이 들어와서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날카롭게 말했다.
"저는 여기에 있어도 되는건가요? 교수들의 긴급회의 인데요."
"당연히 됩니다."
핀스 부인이 잠자코 자리에 앉았다. 점점 의자는 채워지기 시작했다. 벡터 교수, 폼프리 부인, 필치… 많은 이들이 자리에 앉았다.
"교장선생님은 안오시는 건가요?"
"두 분만 더 오시면 말씀 드리겠습니다. 천문학 교수… 블랙 교수님과 무디 교수님이 안오는군요."
세베루스가 음산하게 중얼거렸다. 그 말에 새로운 교수를 보지 않은 다른 몇몇 교수들이 침음을 터뜨렸다.
"혹시 블랙이… 그 시리우스 블랙인가?"
"…그렇습니다."
"블랙이 교수라고…?"
"하하, 들었던 농담 중에 제일 재미있네요."
해그리드가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그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리는게 훤했다. 맥고나걸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는 듯, 하지만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시니스트라 교수님은 잠시 쉰다고 하셨고, 시리우스 블랙이 천문학 교수 맞아요."
해그리드가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스프라우트와 플리트윅, 그리고 다른 교수들 몇몇도 그와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시 말하지만, 맥고나걸은 그걸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가만히 앉아있던 트릴로니 교수가 인상을 찌푸리며 불만을 터뜨렸다.
"저는 빨리 집에 가봐야해요! 지금 막 계시를 받는 중이었다고요."
"오, 물론 그러시겠죠."
맥고나걸이 냉소적으로 중얼거렸다. 그러자 트릴로니의 얼굴이 조금 더 붉어졌다.
"싸우는건 그만하시죠. 무디 교수님은 곧 올 때가 되었습니다."
"지금 왔네."
세베루스가 언제 나타난건지 모를 무디를 바라보았다. 무디는 의심스럽다는 듯 책상을 두리번거리다가 자리에 털석 앉았다. 다른 교수들은 무디를 조금 꺼림직해 하는 것 같았다.
"저도 왔습니다!"
블랙도 회의실에 도착하였다. 마침내 세베루스가 자리에 일어났다.
"제가 여러분을 부른 것은-"
"덤블도어는 안오는건가?"
"덤블도어 교수님은 오지 않을겁니다. 애초에 초대장을 보내지도 않았으니까요."
교수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점점 소란스러워지는 회의실 속에서 무디가 책상을 소리나게 내리쳤다.
"지금, 그 말은 덤블도어를 배신하겠다는 건가?"
"아닙니다. 전 단지-"
"뭐야, 스니벨루스가 한거였어?"
블랙이 증오스러운 눈길로 세베루스를 바라보았다. 세베루스는 블랙을 상대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했다. 블랙이 코웃음을 한 번 치더니 망설임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뭐하는 건가."
"덤블도어 교수님이 없다면, 회의는 참석하지 않을거야."
블랙이 세베루스를 가소롭다는 듯 노려보았다. 세베루스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었다. 폼프리 부인이 주위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하, 저는 덤블도어 교수님을 음해하거나 모함하려는게 아닙니다."
"그게 아니면 뭔-"
"학생 때문에 여러분을 부른겁니다."
순식간에 주위가 조용해졌다. 세베루스가 조용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 학생은 현재 죽을 수도 있습니다. 덤블도어 교수님이 없으면 이 얘기를 하지 않아야 하는겁니까? 그런 분들은 모두 나가 주십시오."
"잠시만요. 죽을 수도 있다니,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고문을 당해서, 죽을 수도 있단 말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났던 블랙이 슬그머니 다시 의자에 앉았다. 세베루스가 블랙을 빤히 쳐다보았다. 안꺼지냐는 의미였다. 블랙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학생의 문제잖아."
"다른건 몰라도, 학생 때문이라면…"
"말씀해보시죠."
"…좋습니다."
아무도, 아무도 자리에서 일어난 사람은 없었다. 세베루스는 조금 놀란 마음을 감추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학생은 죽음을 먹는 자들에게 고문을 당해왔습니다. 몇 년 동안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죠."
"세상에…!"
"…죽음을 먹는 자라니!"
"고, 고문을…"
여기저기에서 놀란 소리가 들려왔다. 세베루스가 박수를 쳐서 자연스레 시선을 집중시켰다. 블랙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들어준다는 태도였고, 무디는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알 수 없었다. 세베루스는 전혀 개의치 않았지만.
"학생은 폼프리 부인과 저에게 그 사실을 들켰습니다. 그리고 살 날이 4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도 들켰죠. 저와 폼프리 부인은 치료제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이제는 모두 세베루스의 말을 듣고 있는 것 같았다. 세베루스는 입술을 짓씹으며 담담히 말을 이었다.
"하지만 학생의 영혼에 문제가 있습니다. 치료제를 만드는데에 도와주십시오."
"왜 덤블도어 교수님은 부르지 않았나요?"
"…덤블도어 교수님은-"
맥고나걸 교수의 이해가 안간다는 듯한 질문에 세베루스는 잠시 고민했다. 사실을 말해야 할까, 적당한 거짓을 말해야 할까. 그는 조금 뒤에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저에게 그 일을 맡기셨습니다."
"학생의 이름을 말해줄 수 있나?"
"여러분이, 치료제를 만드는데에 협조해주실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말입니다."
[작품후기]
참고로 시리는 교수직을 받기위해 시니스트라의 인정을 받아야 했습니다ㅋㅋㅋㅋ 한마디로 개고생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