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원작파괴범-48화 (48/130)

4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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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파울리를 무시했어도 들어오는 압력은 없었다. 하긴, 감히 말포이를 건드릴 사람이 있겠냐. 나는 여전히 으르릉 거리는 스터를 밧줄로 묶고는 해그리드의 오두막집으로 향했다. 동물과 마주치면 위험하니 프로테고를 시전한 채로 말이다.

“해그리드.”

“오, 드레이코! 어서 들어오렴.”

해그리드가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문을 열었다. 오두막집은 예전과는 다르게 동물이 하나도 없었다. 나만 보면 달려드는데 있는게 이상한건가. 해그리드가 다 밖으로 내보낸 것 같다.

“질문할 것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아, 그거 해결되었어요.”

“…그래?”

해그리드는 그러냐고 물으면서도 계속 실실 웃고 있었다. …왜 기분이 나쁜거지. 뭔가 저번에 교장실에서 봤던 시리우스 같다.

“왜 그렇게 웃어요?”

“아, 음, 그게…”

해그리드가 곤란하다는 듯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다시 활짝 웃는다. 그러니까, 왜 웃는거냐고.

"어, 음… 아무것도 아니야!"

해그리드가 약간 미안한 기색으로 나를 바라본다. 도대체 왜 저러는거지.

"…아."

벅빅 때문인가. 그거라면 말하기 애매하기도 하겠다. 나는 여전히 으르렁 거리는 스터를 살짝 바라보며 말을 돌렸다.

“해그리드, 수업 시작해요.”

“아, 그래! 스터 좀 줘봐.”

“여기요.”

“…몇 달 동안 진전이 없구나. 좋아, 다른 방법을 써보자. 내가 몇 가지 방법을 더 알아봤거든.”

해그리드가 스터를 들고는 설명하기 시작한다. 나는 나름 열심히 그걸 들었다.

* * *

“드레이코, 그럼 다음 주에 보자. 아니다, 몇 달 후에 보겠네?”

“네?”

다음 주에는 안보는건가? 내가 이상하다는 듯 해그리드를 쳐다보자 해그리드가 해맑게 웃었다.

“그렇지만, 다음 주는 이미 방학일거 아니야? 굳이 집에서 올 필요는 없어! 그리고 이번 주가 시험날 이기도 하고말야. 사실, 난 오늘 안 올줄 알았거든.”

“아, 네.”

나는 대충 대답하고는 몇 초 뒤에 깨달았다. 아, 이번 주가 시험이었어? 방학이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사실이다. 어차피 몰라도 상관없지만.

"그럼 가볼게요."

"그래, 시험 잘보고!"

"아, 맞다."

해그리드가 무슨 일이냐는 듯 눈을 끔뻑거린다. 나는 해그리드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위험한 동물은 이제 안 데려오실 거죠?"

"안해!"

순간적으로 소리지른 해그리드가 자신도 놀랐는지 입을 제 손으로 틀어막았다. 그러다 슬슬 눈치를 보며 한껏 낮아진 어조로 말했다.

"이제… 더 안할거야. 학생의 난이도에 맞게 데려올거고. 음, 소리질러서 미안해."

"알았어요."

이 정도면 되겠지. 리타 스키터의 기자에 시달릴 일은 없을거다.

* * *

"아, 말포이."

루핀이 환영한다는 뜻으로 살짝 웃었다. 짙은 다크서클과 피로가 잔뜩 쌓인 눈 때문에 별로 효과는 없었지만. 살아있기는 한거냐.

"왜 온거니?"

"패트로누스 수업이요."

"아, 그래."

루핀이 약간 어리벙벙한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가 나를 보면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입꼬리가 파르르 떨린다.

"앞으로는 못할 것 같구나."

"…? 왜요?"

"내년부터는, 호그와트에 없을거거든."

꽤 지친 기색이 베인 말이었다. 하긴, 연회장에서의 일 때문에 루핀을 주시하는 이들이 많아지긴 했다. 늑대인간인걸 탄로나느니, 그냥 그만두는게 더 낫겠지.

"…그런가요."

"아, 패트로누스 마법은 이미 다 배웠어."

루핀이 빠르게 말을 돌린다. 나도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네?"

"왜 그러니?"

"다 배운 거라고요?"

"그래."

무슨 소리지. 내가 이상하다는 듯 그를 바라보자 루핀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팡이의 움직임, 주문의 어조, 속도. 모든게 다 완벽하거든. 네가 진정으로 행복한 기억을 상기한다면 패트로누스는 분명히 나타날거야."

"……."

"말포이."

루핀이 약간 안타까운 듯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도대체 뭘 생각하는거냐. 왠지 불안하다.

"네가 하고 싶은걸 하렴. 아무도 말릴 이가 없단다. 네가 행복해질 선택을 해. 교수로서의 마지막 가르침이야."

"…교수님도 그러실건가요?"

루핀의 눈이 동그래졌다. 곧 그가 평소의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본다.

"그래, 드레이코. 나도 그럴거란다."

* * *

시험은 적당히 보는 걸로 했다. 찻주전자는 대충 거북이에서 연기가 나오는 정도로 했고, 괴물책을 열어 소리내어 낭독하기는… 스터를 잡지도 못했다. 해그리드의 애써 웃는 표정이 스쳐 지나간다.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마법약은 재료 하나를 잘못 넣어서 연한 연두빛이 나왔고 '중세의 마녀사냥'에 대한 논술은 일부러 세 줄 정도로 썼다.(사람들이 마녀를 배척했다. 하지만 전혀 소용없는 짓이었다. 마녀는 쉽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

너무 대충 한건가. 사실 튀기 싫어서 적당히 한거다. 전생에서는 이것보다 대충 했으니까.

여기저기에서 빨간색과 황금색의 리본이 예쁘게 빛난다. 드디어 3학년이 끝난건가. 나는 덤블도어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드레이코, 시험 잘봤어?"

"…대충."

파킨슨이 나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아니, 요즘 왜 이렇게 보는 사람이 많은거지. 곧 그녀가 활짝 웃었다.

"……?"

"괜찮아."

나한테 하는 말인가. 아니, 혼잣말하는 것 같다. 꼭 다짐하는 어조다.

"이걸로 됐어."

"…? 무슨 소리-"

"드레이코, 이것도 먹을래?"

"……?"

파킨슨이 준 빵을 씹다가 고개를 기울였다. 왜 저러는거지.

[작품후기]

※도깨비 반란 논술 수정했습니다! 4학년 시험인데 왜 3학년 시험에.... 자까가 잠시 미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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