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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6. 돌이킬 수 있는
“맙소사.”
거실 벽난로 앞에서 독서를 하던 리브는 깜짝 놀라 책을 툭 떨어뜨렸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 무언가 둥둥 떠있던 것이다. 그리고 벽난로 속에 둥둥 떠 있는 저 머리는 자신의 눈이 멀쩡하다면 분명 오리온 블랙이었다! 리브는 입을 살짝 벌린 채로 벽난로를 멍하니 응시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넋을 잃은 리브를 일깨운 것은 오리온의 무뚝뚝한 목소리였다.
“매 시간 몰래 이곳을 살펴보느라 애먹었어. 드디어 만났네.”
“…….”
“그동안 잘 지냈어? 보시다시피 나는 잘 못 지냈어.”
리브는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로서 최근에 오리온이 편지로 리브가 어디 있는 지 알아냈다는 말은 허세가 아니었다는 것이 판명 난 셈이었다. 그렇게 된 이상 리브는 별장에 계속 있을 수 없었다. 이제 어디로 가야하지? 그런 리브의 생각을 읽은 듯 오리온이 재빨리 말했다.
“잠깐만 리브! 또 떠날 생각이라면 절대로 안 돼!”
리브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대로 뒤 돌아섰다. 간만에 본 친구에게 이런 푸대접 이라니! 오리온은 리브를 찾아내느라 그동안 애썼던 것을 생각하면 서러울 지경이었다.
“너 진짜 너무한다! 오랜만에 본 친구가 반갑지도 않아?”
오리온에게는 미안할 소리지만 리브는 그가 전혀 반갑지 않았다. 사실 곧바로 리들에게 자신의 소재를 일러바칠 오리온의 행동반경을 예상해보면 조금도 미안하지 않았다.
“리브, 사람 말은 끝까지 좀 들어!”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기는 리브에게 오리온이 빽 소리쳤다. 점잖기로 소문난 블랙가의 후계자는 체면 따위는 집어던지고 드물게 큰 목소리를 냈다.
“리들 선배는 네가 여기 있는지 모르셔! 나랑 얘기 좀…….”
“거짓말 하지 마.”
기껏 만나자마자 하는 첫 마디가 거짓말쟁이로 모는 거라니! 오리온은 그런 리브가 너무 야속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하지만 리브는 냉정하게도 오리온에게 눈길조차 주고 있지 않았다.
“진짜야! 난 리들 선배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았어!”
너 같은 빠돌이가 당장에 말하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 그렇게 외치고 싶은 것을 꾹 참은 리브였다.
“맹세할 수도 있어! 제발 믿어줘!”
그제 서야 리브는 몸을 돌려 오리온과 눈을 마주 쳤다. 왠지 모르게 그는 몹시 지친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그 때문에 리브는 자신이 너무 냉정 했나 잠깐 행동을 돌이켜 보아야만 했다. 오리온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냉정하고 야속할 만 했다. 하지만 리브는 리들을 끊어냄과 동시에 그의 친인들과의 관계 역시 잠정적으로 끊기로 결심했다. 그 때문에 이런 가차 없는 행동이 나왔던 것이다. 리브에게서 맺고 끊음의 확실함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냉정해 보일 정도였다.
“정말이야?”
“그래, 물론이야.”
그리고 리브는 모르겠지만 오리온의 피곤한 모습은 리들의 히스테리로 인한 것이었다. 대놓고 부리는 히스테리는 아니었으나 가끔씩 툭툭 던져대는 그 악질적인 성질은 감당하기 힘든 종류의 것이었다.
“그럼 여기는 왜 왔어? 내가 있나 확인하러 온 거 아니야? 섣부른 정보를 말했다가는 그가 몹시 화를 낼 테니까.”
정곡을 찔린 듯 오리온의 얼굴에 균열이 일어났다. 그걸 잡아낸 리브는 그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네가 그럼 그렇지! 진짜…… 전부 톰 리들, 톰 리들! 그 놈의 톰 리들 생각 밖에 못하지?”
리브의 하이톤 음성에 오리온은 이제 기가 다 빨릴 지경이었다. 안 그래도 방금 리들을 상대하고 온 후라 더욱 더 그랬다. 리들은 어서 리브가 있는 곳을 찾아내라고 내내 친인들을 들볶았다. 그 친인들은 대다수가 범인(凡人)들이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유명 순혈가문 자제들이었는데 리들에게는 어림도 없었다. 어쨌든 그들은 최근 리들의 등쌀에 신경쇠약으로 죽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들은 처음엔 꽁꽁 숨어버린 리브를 원망하다가 이제는 제발 나타나주기만 하라며 애타게 멀린을 부르짖고 있었다.
“어쩜 그렇게 내 입장은 하나도 생각 안 할 수가 있어? 내가 이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 안 들어?”
리브는 그저 홧김에 뱉은 짜증일 뿐 이었으나 말은 꽤나 예리했다. 상황이 길어지니 이제 리들의 추종자들 사이에서는 리브가 리들에게 말없이 떠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냐부터 시작해서 혹 리들이 리브에게 심각한 잘못을 한 것이 아니냐는 그럴 듯한 추측까지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 누구도 리들의 앞에서 그 말을 입에 담지는 않았다.
크레이브 가문의 자제는 눈치 없이 고일 가문의 자제와 함께 요즘 리들을 보라며—근처에 있던 로시에르 가문의 소년은 불쑥 나타나 그것을 히스테리라고 집어냈다. 물론 그는 다행히 화를 입기 전에 자리를 벗어났다.— 그 히스테리 때문에 마음 약한 리브가 겁먹고 떠난 게 아니냐고 떠들다가 리들에게 들켜서 가차 없이 응징을 당해야만 했다.
“날 보면 다 그에게 갖다 바칠 생각만 하지! 참 나, 내가 무슨 공물이야?”
리들의 히스테리만으로도 벅찬 오리온에게 리브의 히스테리는 인내심 한계를 불러왔다. 하지만 오리온은 여기서 리브와 싸웠다가 그녀가 짐을 싸서 이곳을 떠나버리는 불상사가 날지도 모른다는 것을 일찍 실감했기에 그저 관자놀이를 짚을 뿐이었다. 아이고 골이야. 내가 어쩌다가 이 신세가 됐담. 둘 다 쌍으로 히스테리 부리고 왜 이러냐고요 정말. 오리온은 또다시 멀린을 부르짖고 싶어졌다.
“리브 난 공물이란 소리는 한 마디도 안 했어…….”
“어쨌든!”
히스테리의 여운으로 씩씩거리는 리브에게 오리온이 한숨처럼 말했다.
“그리고 난 그럴 생각 없어……. 내가 왜 너를 리들 선배에게 바치겠어.”
그 말에 리브는 천사 같은 얼굴로 히스테리를 부리던 것으로도 모자라 이젠 대놓고 코웃음을 쳤다. 만약 이 모습을 호그와트의 학생들이 봤더라면 정말 리브가 맞는 지 의심부터 했을 것이다.
“거짓말 하지 마! 그럴 가능성 높아서 가장 위험한 게 너거든?”
오리온을 달달 볶아대는 게 마치 지금까지 쌓인 스트레스를 다 풀어댈 요량인 것 같았다.
“오리온 너는 날 발견하면 가장 먼저 잡아서 그에게 대령할 인간이야. 내가 널 한두 번 봤니?”
“그러려고 했지.”
오리온은 솔직한 대답을 내놓았다. 처음에는 그러려고 했었다. 아니 리브를 찾으면서 알아내기만 하면 리들에게 데려갈 생각이었다. 사실 오리온은 리들에게 구박받은 설움—리들은 내로라하는 순혈가문 자제들이 다 모였는데 어린 계집애 하나를 못 찾아 내냐며 몹시 빈정거렸다.—을 생각하면 당장에 리브를 끌고 가고도 남았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오리온은 리들을 몹시 동경하고 그에게 충성했지만 리브 역시 그에게 소중한 친구였다. 오리온은 리들은 물론 리브에게도 못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었다.
“거봐! 역시 넌…….”
“하지만 그랬더라면 이곳에 내가 아닌 리들 선배가 왔겠지.”
그 말에 리브는 말을 뚝 멈췄다. 하지만 감정의 여운으로 인해 씩씩 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 역시 네가 떠난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 난 리들 선배의 소망을 들어주고 싶지만 너의 선택도 존중하고 싶어.”
리브는 눈을 가늘게 뜨고 오리온을 응시했다. 그동안 오리온이 보여준 리들의 충성심은 보통이 아니었기에 리브는 경계심부터 들었다. 어쩌면 지금 오리온을 상대하는 것보다 짐을 싸고 갈레온을 모조리 환전한 후 머글 세계로 떠나는 것이 더 이득일 지도 몰랐다.
“왜 호그와트를 자퇴하고 떠난 거야?”
리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상했던 모습이었다. 왜 그녀는 자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쓴 걸까. 오리온은 차차 알아가기로 했다. 리들 선배의 상태를 보면 급박하기는 했으나 리브 역시 상태가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만나자마자 화를 버럭버럭 내지를 않나……. 두 사람이 쌍으로 사람을 힘들게 하는구나. 오리온은 처음으로 울고 싶어졌다.
“오늘은 일단 돌아갈게.”
리브의 의구심 가득한 눈길이 오리온에게 향했다.
“리들 선배한테 너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 할게. 절대로.”
“…내가 그걸 어떻게 믿어.”
리들도 리들이지만 블랙가의 후계자도 보통 인물은 아니었다. 오리온의 잘생긴 얼굴에 서운함과 야속함이 가득 찼다.
“리브 너 내 말 못 믿어? 내가 너한테 그토록 신뢰가 없는 사람이야?”
그 말에 리브는 마음이 약해진 듯 했다. 뭔가 미안해졌다. 그 감정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나자 오리온은 내심 안도했다.
“그리고 이제 어디로 가려고? 머글 세계?”
리브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입을 앙 다물었다. 그 침묵을 긍정으로 해석한 오리온은 말을 이어나갔다.
“넌 나를 믿어야 해. 왜냐하면 넌 이제 갈 데가 없거든.”
“왜 갈 데가 없어? 세상천지 널린 게 숨을 곳이거든!”
리브의 신경질에 오리온이 안됐다는 듯 대꾸했다.
“리들 선배가 머글 세계로 시선을 돌렸거든.”
“…!”
“리들 선배가 잡…… 아니 머글 태생의 도움이라도 받아서 널 찾아내랬어.”
잡종(mud-blood)같은 모욕적인 단어를 싫어하는 리브를 알기에 오리온은 재빨리 말을 바꿨다.
“절대로 네가 있는 곳을 알리지 않을게. 정말이야, 약속할게.”
“…….”
“그러니까 날 믿고 여기에 계속 있어줘. 난 너랑 대화를 나누고 싶을 뿐이야.”
오리온은 조곤조곤 말하며 불안해하는 리브를 애써 달랬다. 절대로 리들에게 리브의 소재를 알리지 않겠노라 몇 번이고 되뇌었다.
“그나저나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어. 식사는 잘 하고 있는 거야? 잠은 잘 자고?”
오리온은 별장에 나타난 첫날, 잠깐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는 했으나 리브의 간단한 안부만 묻기로 했다. 그리고 그는 소녀에게서 절대로 이곳을 떠나지 않겠다는 확답을 받은 후에야 돌아갔다.
*
리브는 몇 번이고 짐을 쌌다가 풀었다가를 반복했다. 그 빠돌이를 어떻게 믿는 단 말인가. 하지만 자신에게 믿어 달라고 했다. 진심을 담은 오리온의 은회색 눈동자가 아른거리자 리브는 떠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리브는 그동안 사람 한 명 만나지 않은 지라 외롭고 쓸쓸하기도 했다.
이성을 되찾자마자 리브는 이제 온갖 의문에 휩싸여야만 했다. 어떻게 내가 여기 있는 걸 안거지? 리브는 그들이 머글 세계를 집중 수색할 거라 생각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동양의 속담처럼 리브가 별장에 틀어박힌 것은 갈 곳이 없어서도 있지만 어느 정도 의도한 행동이었다. 그리고 리들은 라이트 가문 소유의 별장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 리브는 오리온의 다음 방문 때 그 의문들을 풀 수 있었다.
“내가 여기 있는 지 어떻게 알았어?”
오리온은 평소의 이성을 찾은 리브를 보고 안심했다. 오리온은 지난번의 버럭버럭 화를 내고 히스테릭한 리브가 몹시 난감했었던 것이다. 그 모습은 마치 요즘의 리들 같았다. 그래서 오리온은 둘이 어쩌면 그런 모습도 닮았냐며 헛웃음을 뱉어야만 했다.
“네가 갈 곳이야 뻔하지. 여기 말고 네가 갈 데가 어딨어.”
“…….”
“네가 안전하게 신세질 수 있는 머글 친척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여전히 의문 가득한 표정을 떨쳐내지 못한 리브는 오리온이 이어서 뱉은 말에서야 그 해답을 알 수 있었다.
“리코리스 고모님께 들은 게 결정적이었지. 네가 별장의 열쇠를 받아 갔다고 하시더라고. 상속이 거기까지 완전히 끝났을 줄은 나도 몰랐어.”
리코리스 블랙이라는 변수가 있었을 줄이야. 리브는 자신의 안일함에 이마를 짚었다. 조금 더 철두철미했어야 했는데……. 리브는 또다시 입을 열어 질문을 던졌다.
“그럼 플루가루는 어떻게 한 거야? 난 마법부에 저걸 신청한 기억이 없는데!”
“뭐…… 힘을 좀 썼지. 마법부에 연줄이 많아서 말이야. 이 정도는 집요정 부리기(몹시 쉽다는 뜻)였지.”
일반 가정집이 아니라 라이트 가문의 것이라 조금 힘이 들긴 했지만 그럭저럭 해낸 오리온이었다. 리브는 어이 없어하다가 표정을 굳히고 말했다.
“그건 권력 남용이잖아! 그리고 누구 맘대로!”
“권력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거랬어.”
‘리들 선배가 한 말이지.’ 그 말을 쏙 뺀 청년이었다. 한편 오리온의 뻔뻔한 대꾸에 리브는 기가 막힌 듯 했다. 톰 리들을 추종하더니 점점 그를 닮아가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리브였다. 저건 그가 할 법한 말이었다. 오리온이 물끄러미 리브를 응시하다가 불만스럽게 말했다.
“오늘도 나랑 얘기 안할 거야?”
그제서야 리브는 벽난로 앞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고 오리온과 눈을 맞췄다. 소녀의 푸른 벽안에 한 청년이 오롯이 맺혔다. 오리온은 소녀의 얼굴이 확 다가오자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날 뻔한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그런 오리온을 아는지 모르는지 리브는 오리온에게 자신이 별장에 있다는 것을 비밀로 했는지 확답을 받고 싶어 했다. 오리온은 질린 얼굴로 말했다.
“그렇게 못 믿겠어? 리들 선배한테 말 안했어. 걱정 마. 약속은 지켜.”
“그렇다면 다행이야.”
“절대 그럴 일은 없어……. 들킨다면 모를까.”
오리온은 최대한 이상적으로 해결을 보고 싶었다. 오리온이 판단컨대 현 상황에서는 리브가 제 발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었다. 그럼 리들도 분이 좀 풀릴 것이다. 블랙가의 청년은 현재의 리들이 리브에게 좋지 못하리라 판단했다. 어쩌면 극단적인 결말을 맞을 지도 몰랐다. 가장 이성적인 사람이 그 이성을 잃고 나면 정말 무서운 법. 자신이 동경하는 선배는 슬픔에 젖어 있었지만 동시에 분노하고 있기도 했다. 그와 함께 오리온은 리들에게서 위험한 광기를 읽어냈다. 요즘의 리들은 무척 불안정했다.
“어쨌든 너라면 기꺼이 입을 다물 거라고 믿어, 오리온.”
“…그냥 순순히 돌아오는 게 좋을 거야.”
오리온의 목소리는 한편으론 몹시 간절해 보였다.
“리들 선배가 얼마나 머리가 좋으신지 알지? 그뿐인 줄 알아? 눈치도 빠르-”
“찬양은 그만하고… 어서 지금 상황을 말해. 아니다, 말하지 마. 그냥 이대로 내 눈 앞에서 사라져. 그리고 입은 꼭 닫아줘.”
들을 생각도 안 하고 축객령을 내리는 리브에게 오리온은 기가 막힌 듯 했다.
“하, 지금 슬리데린 기숙사 분위기가 어떤 줄 알아? 죽겠어 정말, 난 네 명을 늘려주기 위해 제 발로 돌아오라고 하는 거야.”
널 찾아내면 박제라도 시킬 기세거든. 그 말을 할 뻔한 것을 오리온은 리브의 새하얗게 질린 얼굴을 보고 관두었다. 그리고 이어서 오리온은 요즘 리들의 상태에 대해 읊어 대다가 돌아갔다.
리들의 일상을 읊다가 리브에게 돌아오라 설득하는 그런 상황이 반복 되었다. 리들은 여전히 히스테릭하게 주변 친인들을 달달 볶고 있었고 오리온은 그 불안한 상황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었다. 블랙가의 청년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알았다. 몰래 리브를 만나고 있다는 것을 리들 선배가 알게 되면……. 생각만해도 끔찍했다. 어쩌면 죽을 지도 모르겠다.
“그가 정말…… 여전히 나를 찾고 있니?”
오늘은 만나자마자 한다는 소리가 저딴 소리라니! 오리온은 기가 막힌 듯 했다. 리들 선배가 널 찾고 있냐고? 안 찾고 있으면 자신이나 아브락사스가 이런 개고생을 할 일도 없었다! 아주 어릴 적부터 받아온 엄격한 교육으로 인내심 하나는 깊은 청년이었으나 이번에는 참기 힘든 듯했다.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애타게 찾고 있어! 그야말로 정말 미친 듯이 널 찾고 있지!”
점잖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오리온이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하지만 리브에게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 듯 했다.
“틈만 나면 당장 네가 있는 곳을 알아내라고 성화야! 그것 때문에 정말이지…….”
죽기 일보 직전이야! 오리온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질린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미안해.”
오리온의 불평불만 그리고 원망을 잠자코 듣기만 하던 리브가 한참 후에 꺼낸 말이었다. 그 풀죽은 목소리에 오리온은 화가 조금 풀린 것 같았다. 그는 최대한 감정을 가다듬고 말했다. 하지만 목소리가 차갑게 나가는 것은 어찌하지 못했다.
“미안하면 어서 돌아와.”
“…….”
“제발 부탁이야. 언제까지 이럴 건데. 이게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은 너도 알잖아.”
오리온의 진심어린 호소와 설득에도 불구하고 리브는 끝끝내 돌아간다는 대답을 주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이 시간에 찾아뵙는 건 참 간만인 것 같네요.
곧 개강이고 바빠질 것 같아 일단 써둔 부분 털어서 올립니다.
* 그나저나 개인지 현재까지 수요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김칫국 마신게 아닌가 내심 걱정했는데 300분이 넘어가다니..ㄷㄷ 가수요이긴 하지만 많은 성원 정말 감사드려요. 그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본편이 가수요 끝나고 11일에 올라가면 어쩌나 하시는 분 걱정 뚝! 평소처럼 연재합니다^0^ 하지만 이제 개강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많은 독자님들께서 공지를 연참으로 추측하셔서 내심 죄송했답니다ㅠㅠ.. 그래서 이렇게 연참해요..ㅋㅋ 이제 아쉬움이 좀 풀리셨을까 모르겠어요 헿... 그나저나 개인지 공지를 먼저 올리고 본편을 올렸어야 했는데하고 내심 후회중입니다ㅠㅠ...막상 본편은 댓글이 없엉..!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래서 사람 욕심은 끝도 없다고 하나 봅니다 허허.. 그런 의미로 저 이번 편 댓글수 기대해도 될까요..♡
* 쪽지는 항상 확인하고 있습니다. 미확인으로 뜨는 건들 깔끔하게 처리했습니다^^
* 남몰래 성장아이템 투척하시며 식물 키워주시는 분들도 항상 감사드려요♡ 어떤 분이신지를 몰라 개인적으로 감사의 표시는 못해드리고 있지만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 지난편에 나왔던 덤블도어의 첫사랑이 그린델왈드라는 부분은 롤링여사께서 밝히신 원작 설정이랍니다. 저도 처음에 알고 깜짝 놀랐었죠ㅋㅋ + 그린델왈드는 남자입니다ㅎㅎ..
그럼 독자님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