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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205화 (205/211)

00205  第 43 話  =========================================================================

第 44 話 “63일째”

[루딘 님께서 경매에 올리신 아이템. '바다의 눈'이 1,200,000원에 팔리셨습니다.]

[수수료 20%를 제외한 금액. 960,000원이 자동으로 입금됩니다.]

‘……엄청 잘 팔리네.’

바다의 눈이 팔렸다는 메시지가 시도 때도 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오늘 안에 100개 전부 팔아버리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현금 거래창에 있는 바다의 눈도 20개밖에 없었으니 불가능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다시 모이드에게서 바다의 눈을 거래했으면 좋겠는데.’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 내게서 500골드를 받아간 시나가 명품관 상자를 구매한 채 돌아오는 것이 보였다. 이러나저러나 명품관 상자에 관해서는 시나에게 부탁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요. 근데 명품관 상자는 왜 사달라는 거예요?”

“필요한 일이 있어서요.”

“흐음, 어차피 저야 구매할 생각도 없으니 상관없지만.”

500골드나 하는 명품관 상자는 결코 싼 가격이 아니었다. 시나도 그걸 알고 있는지 애당초 구매할 생각조차 하지 않은 듯했고, 난 그런 시나의 대답을 들으면서도 내심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러고 보니 그거 아세요?”

“그거라뇨?”

시나에게 명품관 상자를 건네받은 나는 문득 그녀가 한 질문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요즘 황혼에서 찍은 영상으로 수입을 거두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해요.”

“홈페이지의 영상 게시판이요?”

“아뇨, 그건 1~3등까지만 상금을 받는 거잖아요. 제가 말한 건 조회수에 따라 돈이 들어오는 거예요. 어때요? 만일 루딘 님도 영상을 올리시면 그럭저럭 괜찮은 수입이 나올 거 같은데.”

“……됐어요.”

영상은 무슨 놈의 영상인가.

지금 바다의 눈을 팔아서 얻은 수입만 7천만 원이 넘었다. 돈을 벌기 위해 영상까지 찍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당연히 이런 사정을 모르는 시나는 거절하는 내 대답에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렇다고 바꿀 생각도 없었다.

“근데 영상 이야기는 왜 꺼낸 거예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도 그 영상을 올려보려고요. 원래 계획은 유아와 둘이서 해볼 생각인데 뭔가 평범하다고 할까. 그래서 루딘 님도 끌어들이려고 했죠.”

‘유아와 영상을?’

영상을 올리는 거야 문제가 없지만, 수입을 거두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유아와 시나는 레벨도 높은 편이 아닌데다 길드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다. 찍을 수 있는 영상이 한정되어 있다는 말이기도 한데, 아마도 내 예상에는 의뢰 길드에서 받은 의뢰나 NPC가 주는 퀘스트 말고는 없을 거 같았다.

“영상은 어떤 걸로 올릴 건데요?”

“스토리 있는 퀘스트요. 그거 말고는 찍을 게 없잖아요.”

뭐, 대답을 들어보니 시나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모양이다.

혹시라도 길드에 가입되어 있다면 던전에서의 사냥이나 혹은 보스 영상을 찍을 수 있다. 그게 아니면 길드원을 모아 레이드 영상을 찍어도 나름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들었지만 유아와 시나에게는 해당하는 말이 아니었기에 잠자코 넘어가기로 했다.

그래도…….

“나중에 시간이 되면 도와드릴게요.”

“어? 정말로요?”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요.”

얼굴이야 이미 여러 번 팔렸고, 실제 내 얼굴도 아니니 상관없다고 생각한 난 대수롭지 않게 도와주기로 했다. 덕분에 시나의 표정이 밝아졌지만 이내 나중에 도와주겠다고 한 내 말이 떠올랐는지 의아한 말투로 물어보았다.

“나중이라면 지금은 뭐하실 거예요?”

“일단 길드에 일이 있어 그쪽으로 가보려고요.”

대답이야 이렇게 했지만 실은 길드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단지 명품관 상자 작업을 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한 것일 뿐이지만 시나는 이런 내 말을 믿는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전히 바쁘시네요.”

“바쁘긴요.”

어쨌든 그 이야기를 끝으로 길드성에 위치한 내 방으로 돌아온 나는 시나에게서 받은 명품관 상자를 보며 용의 이빨을 뽑아보려고 했다.

먼저 직감을 발동하고…….

지잉-

‘……젠장.’

이젠 평범한 직감은 영영 사용하지 못하는 건가?

계속해서 두 번째 직감으로 넘어가는 느낌에 짧게 욕을 내뱉은 난 최대한 빨리 명품관 상자 작업을 끝내려고 했다. 여기서 시간을 끌면 어떻게 될지 몰랐으니 나로서는 최대한 빨리 끝내고 싶었지만 명품관 상자에서 나오는 아이템이 한두 개가 아닌 만큼 쉽지도 않았다.

‘그래,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

대놓고 말해 명품관 상자에서는 매직, 레어, 유니크 아이템 중에 장비, 레시피, 소모품, 재료까지 다 튀어나오니 그중에서 용의 이빨을 뽑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지도 몰랐다.

‘굳이 용의 이빨이 아니라도 상관은 없지만.’

나오기만 한다면 용의 가죽 같은 것도 괜찮다. 그러나 아직 확인된 재료가 용의 이빨이 유일했기에 그걸 떠올리며 계속해서 명품관 상자를 열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나올 생각조차 없었다.

차라리…….

용의 이빨이 아니라 퀘스트를 깰 수 있는 재료를 떠올리면 어떨까.

단순히 용의 이빨을 뽑는 것보다 가능성이 높았다. 게다가 시도해볼 가치는 충분했기에 난 경우의 수를 바꿔 퀘스트를 깰 수 있는 재료를 원했고, 그런 내 노력의 덕분인지 대략 30분 만에 뭔가를 뽑아낼 수 있었다.

[띠링!~ '해룡의 눈'을 획득하셨습니다!]

“응?”

해룡의 눈? 해룡이라면 네그론트를 말하는 건가?

‘뭐, 나온 것만 해도 다행이지만…….’

이유 모를 찝찝함이 느껴졌다. 어째서일까? 아무튼 해룡의 눈이라는 것을 뽑은 나는 아이템 창을 열어 꺼내보았고, 그 해룡의 눈은 생각했던 것보다 작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해룡의 눈] (Unique)

설명:바다 속 최강의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닌 해룡의 눈. 특히나 해룡의 눈에는 용족 고유의 마력이 깃들어 있어 단순히 쳐다보는 것으로도 그 대상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 고유의 마력을 이용해 만든 물품에는 용족의 힘마저 깃들게 될지도 모른다.

*재료 가치 250.

‘이 눈이랑 용의 이빨이랑 합칠 걸 그랬나.’

그랬다면 혹시나 레전드(Legend) 아이템이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미 용의 이빨은 방패로 만들어버렸으니 되돌릴 수 없었다. 어쨌거나 원하던 재료를 구했으니 남은 건 친구를 꼬드겨 다시 그 지역으로 넘어가는 거였다.

‘지금 시간에는 접속을 하지 않았을 테니…….’

저녁에 이야기를 해봐야 되나? 그렇게 생각한 난 마지막으로 직감을 멈출 생각을 하며 접속부터 종료하기로 했다.

“접속 종료.”

[접속을 종료합니다.]

[다시 황혼이 비추는 거리에서…….]

“후.”

조금 어지러운가.

두 번째 직감을 펼친 지 1시간도 되지 않았지만 그 영향이 현실에서의 내 몸에게도 전해지고 있었다. 다만 지금에 와서는 새삼스럽지도 않았기에 대충 몸에 문제가 있는지만 확인한 나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다시 황혼으로 접속을 시도했다.

[황혼이 비추는 거리에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를…….]

‘그러고 보니 뭐하지?’

용의 재료는 이미 구했고, 친구 녀석은 아직 접속이 아니다. 시간이 조금 남는 상태였기에 스킬 레벨을 올려도 괜찮겠지만 그보다 먼저 떠오른 생각이 시나를 도와주는 거였다.

‘덕분에 명품관 상자도 얻었으니.’

또 명품관 상자에서 원하던 용의 재료도 얻었던 만큼, 남은 시간 동안 도와주기로 한 나는 시나에게 연락을 취했다.

-루딘 님? 바쁜 거 아니었어요?

“취소됐거든요. 괜찮다면 지금이라도 도와드릴게요.”

-도와준다면 영상 말하는 거죠?

“예.”

-아싸!

그 뒤로 시나의 기뻐하는 목소리가 전해지면서 약속 장소까지 들려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 루딘 님 집에서 기다릴게요!

“……예.”

[대화가 종료되었습니다.]

그렇게나 기쁠까.

나로서는 이해하기가 힘들었지만 보기 싫은 모습은 아니었다. 또 시나와의 대화를 종료한 나는 다시 귀환 스크롤을 꺼내 저택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귀환 스크롤을 사용합니다.]

파밧!-

‘근데 어떤 영상을 찍을 생각이지?’

따지고 보면 퀘스트밖에 없겠지만 누구나 깰 수 있는 퀘스트라면 아무 소용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퀘스트 영상을 찍더라도 남들은 알지 못하는 퀘스트. 혹은 공략이 힘든 퀘스트를 찍어야 될 거 같았지만, 그런 거야 시나도 알고 있을 거라 믿으며 거실로 나왔다.

“아, 루딘 님.”

“응? 유아 씨는 없네요.”

거실로 나온 나는 미리 기다리고 있던 시나를 볼 수 있었지만 의외로 유아가 없는 것을 알아차렸다. 유아도 현재 접속 중이라 당연히 같이 있다고 생각한 내게 예상외의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조금 뒤에 올 거예요. 의뢰 길드에서 받은 의뢰를 해결하는 중이거든요.”

“의뢰 길드요?”

“하루에 한 번씩은 해야 되잖아요.”

“…….”

난 며칠 전부터 거의 하지 않았는데…….

그러다 문득 현재 내 실력이라면 A랭크 의뢰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A랭크라면 의뢰비용으로 1천 골드를 내야 되지만 그 돈이 없는 것도 아니니 도전하는 거야 불가능도 아닌 것이다.

‘차라리 A랭크 의뢰를 영상으로 찍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군.’

실패하면 1천 골드가 날아가지만 말이다.

“그보다 도와주기로 했지만 뭘 할지 정했어요?”

“루딘 님도 왔으니 괴짜 NPC로 유명한 노클로 의뢰를 받아보려고요.”

“노클로라면…….”

들어본 적이 있다. 랜덤으로 퀘스트를 던져주는 NPC. 퀘스트 자체가 랜덤이라 받은 플레이어마다 각각 다른 퀘스트를 수행해야 되는데, 그 노클로의 퀘스트를 총 다섯 번 성공하면 원하는 것을 준다는 말을 들었다.

참고로 노클로가 주는 퀘스트에서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더는 받을 수 없었다.

‘나야 아케인으로 변하면 되니 두 번까지 받을 수 있으려나?’

문제는 이 노클로가 플레이어의 능력치. 혹은 스킬을 본 뒤에 퀘스트를 준다는 소문이 있다. 즉, 전투 계열의 플레이어가 퀘스트를 받으면 생산과 관련된 퀘스트를 줄 확률이 높았고, 생산 계열의 플레이어가 찾아가면 전투 퀘스트를 줄 확률이 높은 것이다.

“깰 수 있을까요?”

“루딘 님이랑 제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에요?”

“음.”

해석하면 전투와 생산은 걱정 없으니 퀘스트 역시 걱정하지 말라는 말이었다.

“퀘스트를 각각 다른 걸로 준다면…….”

“아니에요. 파티를 맺으면 그 파티 자체에 퀘스트를 주기 때문에 서로 다른 퀘스트를 받을 일은 없어요.”

시나의 말대로라면 전투는 나와 유아가 맡으면 되는 거고, 생산은 시나가 맡으면 된다. 말로는 쉽지만 시나가 습득한 스킬 계열이 연금 계열이라는 것을 깨달은 난 왠지 모를 불길함이 들었다.

막말로 생산과 관련된 엉뚱한 퀘스트가 나오면 어떻게 될까.

파밧!-

이런저런 생각을 한 나였지만 곧이어 거실 한쪽에서 생겨난 빛을 보며 잠시 생각을 중단했다. 새하얗게 내뿜은 그 빛 너머로 유아가 등장했고, 유아는 거실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이내 밝은 미소를 보여줬다.

“아, 루딘 님도 계셨네요.”

“도와드리려고 왔어요.”

“도와준다고요? 설마 시나가…….”

유아는 내 대답만으로 어떻게 된 일인지 전부 파악했는지 시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지만 시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유아의 시선을 피해내고는 슬슬 시작하는 듯했다.

“자, 다 모였으니 출발하도록 해요.”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유아는 말없이 시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고, 시나는 그런 유아와 멀뚱히 쳐다보는 날 이끌고 밖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당연하다면 당연할 수 있지만 노클로가 살고 있는 대저택이다.

============================ 작품 후기 ============================

빨리 원래 페이스를 되찾아야 되는데.. 쉽지 않네요.

모두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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