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190화 (190/211)

00190  第 41 話  =========================================================================

第 41 話 “58일째”

“투창 공격!”

앙칼진 시나의 외침에 두꺼운 전신 갑옷으로 무장된 기사는 오른손에 장착된 작살을 쏘았다. 그리고 그 작살은 정확히 앞에 위치한 나무귀신이라는 몬스터에게 꽂혔는데, 예전에 내가 봉인했던 레이드 보스 우스트와 흡사한 외형을 갖춘 몬스터이기도 했다.

“됐다. 끌어당겨!”

뿌리로 걸어 다니는 나무에 눈과 입 부분이 검게 뚫려 있는 몬스터. 다만 능력치는 우스트보다 월등히 떨어지는지 작살에 꽂힌 나무귀신은 조금씩 기사 쪽으로 끌려오는가 싶더니 이내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쿠웅-

“유아, 이제 됐어!”

“맡겨줘.”

동시에 유아는 쓰러진 나무귀신을 향해 달려가 빠른 속도로 창을 내질렀다. 어찌나 빠른지 내 눈에도 창의 궤적이 흐릿하게 보일 정도였지만 이는 다 이유가 있었다.

쾅!-

[전투 경험치 700 획득!]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으니…… 이제 내 레벨은 26인가?’

레벨과 함께 민첩까지 낮아졌으니까.

정확하게는 영혼 변환을 통해 아케인으로 바꾼 탓이기도 한데, 이렇게 바꾸게 된 이유는 오늘 저녁에 친구 녀석과 황혼에서 만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10골드를 모았을 줄이야.’

뭐, 2천 골드가 넘게 있는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어쨌든 어제 저녁쯤에 연락한 재훈은 뜬금없이 10골드를 모았다고 하더니 이어 하르페 제국에서 만나자는 말까지 내뱉었다. 내가 아무리 오지 말라고 해도 듣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내 쪽에서 이오트 왕국으로 가겠다고 하고는 오늘 급하게 아케인으로 새로운 전투 방식을 익히고 있는 중이었다.

‘후, 신성 공적치도 모아야 되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덧붙여 악마의 징표는 예상했던 대로 신성 공적치로 전환해주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난 가지고 있던 모든 악마의 징표를 신성 공적치로 바꿔 10만이 조금 넘는 신성 공적치를 얻을 수 있었지만 S랭크 스킬북에는 미치지 못했던 탓에 어제까지 빛의 교단에서 이런저런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루딘 님. 지구력은 회복하셨어요?”

“조금은요.”

멋지게 나무귀신을 해치우고 내게 말을 거는 유아에게 대답하는 사이, 시나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다시 봐도 신기한 스킬이네요. 캐릭터를 새로 키울 수 있다는 게.”

“……새로 키운다고 해도 좋은 게 없잖아요.”

“왜 없어요? 제작 스킬로 도배하면 되는데. 재료는 원래 캐릭으로 구하고, 제작은 다른 캐릭으로 하면 완벽하잖아요.”

‘응? 듣고 보니 그러네.’

지금이라도 그렇게 해볼까? 현재 아케인으로 습득한 스킬이 7개였으니 못할 건 없었지만, 잠깐 루딘으로 습득한 무기 제작도 레벨이 오르지 않아 반쯤 포기한 것을 떠올린 난 그만두기로 했다.

S랭크 제작 스킬을 배운다면 또 모를까.

“그것보다 내일 실시간 경매장인데 참여하실 거예요?”

“글쎄요? 근데 그건 왜 물어봐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니 저도 궁금해졌거든요.”

‘음, 어쩔까.’

친구 녀석 때문에 구경할 수는 없겠지만 단순히 물품을 올리는 정도라면 가능할지도 몰랐다. 게다가 경매장에 올릴 물품이 없는 것도 아닌지라 나름 고민되는 질문이 아닐 수 없었다.

“생각 좀 해보고요.”

“고민 중이라는 거네요.”

“예, 그보다 저기.”

난 눈으로 한쪽에 나타난 나무귀신을 가리켰고, 그런 내 행동에 둘 다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딱히 긴장하는 모습은 없었다. 다르게 말해 이곳 사냥터의 난이도가 낮다는 뜻이기도 했는데, 대놓고 말해 시나가 가진 실험체로도 사냥이 가능할 거 같았다.

“루딘 님. 부탁해요.”

뭐, 아케인으로 바꾼 나조차 나무귀신 정도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을 정도. 나는 어느 정도 채워진 지구력을 다시 확인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지팡이를 움직였고, 그 움직임에 따라 빨간색 점이 움직였다.

간단하게 말해 빨간색 점은 마법이 날아갈 목표 지점이다.

무기 중에 지팡이를 들어야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한데, 난 그 빨간색 점을 나무귀신에게 맞추고는 습득한 스킬을 발동시켰다.

“화염 광선.”

파밧!-

그 시전 명령어와 함께 내 앞으로 나타나는 붉은색 마법진.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법진에서는 붉은 광선이 쏘아지며 나무귀신을 집어삼켰다.

콰아아앙!!-

[스킬 데미지! 5,446.]

[전투 경험치 700 획득!]

데로나크의 꺼지지 않는 화염 세트와 기존 캐릭의 루딘이 착용하고 있던 장신구의 힘이 합쳐져 만들어낸 화염 광선 데미지는 꽤 높은 편에 속했다. 특히나 꺼지지 않는 화염 세트는 강화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데미지를 띄운 것이다.

게다가 꺼지지 않는 화염 세트와 강화를 끝낸 레어, 유니크 장신구를 착용한 내 능력치는 레벨에 비해 상당한 수준이었다.

[이름:아케인]

[칭호:없음]

[레벨:26]

[명성:0]

[생명력:5210/5210]

[마나력:15482/16562]

[지구력:43.1%]

[공격력:278] [마법 공격력:1160]

[방어력:340] [마법 방어력:540]

[능력치]

근력(208) 지능(840) 민첩(360)

체력(485) 마력(1238) 타락(210)

[속성 공격력:모든 속성(14%) 불(24%)]

[속성 저항력:모든 속성(2%) 불(20%) 어둠(7%)]

[습득한 스킬:24/30] [7/30]

생명력과 방어력은 형편없지만.

“와~ 역시 간단하게 처리하시네요.”

“대신 지속적으로 싸울 수가 없잖아요.”

A랭크 스킬인 화염 광선은 데미지가 높긴 해도 지구력 소모가 만만치 않았던 탓에 자주 사용할 스킬은 아니었다. 실제로 12번 정도 사용하면 탈진 상태가 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A랭크 화염 광선 효과] (LV9)(+6)

-화염 광선 데미지 +900 적용.

-지능과 마력을 추가 데미지로 적용.

-일직선 내에 모든 적을 공격.

-사용 시, 지능의 세 배 속도로 발사.

-사거리 45M.

*사용 시, 마나력 소모 360.

*사용 시, 지구력 소모 8.4%.

‘그런데 원래 마법이 이런가?’

다른 A랭크 스킬에 비해 마나력과 지구력 소모가 1.5배였다. 지금은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으로 소모량이 감소했지만 지팡이를 들고 때려잡을 수도 없는 마법사의 입장에서는 조금 부담될 거 같았다.

하지만 시나는 이런 내 생각과는 다른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한방에 없애버리면서 무슨 소리에요?”

“…….”

아무튼 충분한 휴식을 취한 우리들은 사냥을 이어나가기 위해 주변을 돌아다녔지만 몬스터는 드물게 보일 뿐, 대부분의 자리에는 플레이어들이 위치해 있었다. 그 플레이어들과 경쟁하며 사냥할 수는 없으니 다시 다른 곳으로 이동하던 중에 심심했는지 시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맞다. 호우론은 어떻게 하실 거예요?”

“안 잡아요.”

호우론은 공략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레이드 보스 중 하나였다. 원래는 데로나크, 아르넬라, 하이츠를 포함해 총 네 마리였지만 그중 세 마리는 내가 처리한 걸로 되어 한 마리가 남은 상태.

“어째서요?”

“공중을 날아다니는 녀석을 어떻게 잡아요.”

“하긴, 그것도 그렇겠네요.”

시나가 갑작스레 호우론 이야기를 꺼낸 것을 보니 인터넷에 나와 관련된 글을 읽은 모양이었다. 나와 관련된 글 중 하나가 마지막 남은 레이드 보스인 호우론이었으니까.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그놈마저 잡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마탄 폭격기랑 아르넬라의 조합이면 가능하려나?’

정확한 건 해봐야 알겠지만 왠지 불가능할 거 같지가 않았다.

또 인터넷에 그런 쓸데없는 글들이 올라온 이유는 영상 게시판에 나와 악마왕이 싸우는 장면을 누군가 올렸기 때문이다. 모자이크 처리도 되어 있지 않은 걸 보니 그때 용감무쌍 길드원과 협상할 때 찍었던 영상을 끊지 않았던 거 같았지만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그 영상이 내가 레이드 보스를 잡았다는 것에 대한 의혹을 조금은 사라지게 만들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그와 별개로 아르넬라 소환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었지만.

저벅-

“……?”

그때 근처에서 누군가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게 보였다. 시선이 유아와 시나에게 향하는 걸로 봐서 그녀들에게 볼일이 있는 거 같았고, 시나도 다가오는 플레이어를 발견했는지 남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사냥하러 오셨나 봐요?”

“예.”

“괜찮다면 같이 사냥할래요? 인원이 부족해서요.”

“죄송하지만 저희끼리 충분해요.”

플레이어는 그 뒤로 몇 번 더 말하다 이내 포기했는지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근데 시나를 보니 익숙하게 느껴지는데 착각인가? 거기에 대해 궁금했던 난 옆에 유아에게 물어보았다.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어요?”

“시나와 단 둘이 있을 때는 거의 이래요.”

“……힘드셨겠네요.”

“괜찮아요.”

정말 괜찮다는 듯이 웃으며 고개를 저어 보이는 유아였다.

“괜찮기는 뭐가 괜찮아. 같이 사냥하자, 길드에 가입해달라, 나와 사귀어달라 등등 얼마나 귀찮은데요.”

“아, 그래요?”

“애초에 루딘 님이 없으니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거잖아요.”

그게 왜 나 때문일까.

머릿속으로 그런 생각이 떠올랐지만 그녀들 둘이서만 행동한 탓에 생긴 일인 듯하니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몰랐다.

‘내가 계속 붙어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확실한 건 일단 오늘은 안 된다는 거였다.

“여~ 기원아! 왔구나!”

유아, 시나와 함께 접속 종료 메시지가 뜰 때까지 사냥한 난 재훈이와 약속한 시간까지 기다린 뒤, 황혼으로 접속해 공간이동 장치로 이오트 왕국에 가게 되었다.

뭐, 가는 거야 문제가 없지만 복장에 문제가 있다고 할까?

낮에 사냥했을 때의 복장은 꺼지지 않는 화염 세트로 불꽃이 이글거리는 모습이었다. 세트 효과인 화염의 갑옷 효과 탓인데, 무슨 아이템이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한 외형인지라 지팡이와 후드를 검은 절망과 죽음과 죽음의 향기가 묻은 후드로 바꿔 전신을 검은색으로 도배하고 이오트 왕국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또 건물에서 벗어나자마자 현실에서의 내 이름을 부르며 다가오는 한 명의 플레이어를 볼 수 있었다.

‘장비가 많이 변했네.’

전에 크라켄 토벌에서 한번 본 탓에 어렵지 않게 재훈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난 녀석이 입고 있는 장비를 훑어보며 생각했다.

“응? 기원이가 아닌가?”

“아니, 맞아.”

“근데 표정이 왜 그래? 내가 잘못 짚었나 했잖아.”

뭐가 그리 좋은지 하하 웃으며 대답하는 재훈. 보고 있자니 여러 의미로 밝은 녀석이 아닐 수 없었다. 어쨌거나 그런 재훈의 옆에는 여성 플레이어가 달라붙어 있었는데, 그녀 또한 처음 보는 게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아, 예.”

이름이 주연이라고 했나? 아마도 그런 이름이었던 거 같았다.

“그보다 무슨 아이디라고 했었지? 전에 들었는데 제대로 기억이 안 나서.”

“……아케인.”

“아케인? 어? 그런 아이디가 아니었던 거 같은데…….”

실제로도 기억이 안 나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재훈이었다. 이럴 때 녀석의 기억력이 좋지 않다는 게 다행이기도 했다. 전에는 루딘이라는 이름을 댈 수가 없어 헤론이라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근데 왜 만나자고 한 거야?”

“현실에서 못 보니까 황혼에서 만나자고 했잖아. 뭐,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지만.”

재훈은 혹시나 다른 사람이 들을까 조심스레 내게 말했다.

“황혼에서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는 거 알아?”

“공간이동으로 다른 나라에 오는 거?”

“아니, 그거 말고. 필드에서 일정 지역 이상 벗어나면 지형 때문에 막혀 있는 게 대부분이거든.”

그 말을 들으니 예전에 엠페러 길드에서 원정대를 구성했던 게 떠올랐다. 어떤 숲에서 빠져나갈 길을 찾는다고 했었나? 결국 그 일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건 길드에서도 말하지 않은 사실인데, 내가 거길 통과하는 길을 발견했어.”

“……탐색 스킬이라도 배웠어?”

“랜덤 스킬북으로 배웠지. E랭크지만.”

‘오.’

E랭크라도 배웠다는 게 대단했다. 탐색 스킬은 플레이어들이 배우고 싶어하는 스킬 중에 적어도 5위 안에 들어가는 스킬이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1위는 S랭크 스킬이다.

또 E랭크라도 탐색 스킬을 배웠다는 것에 대단하다고 생각한 난 문득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말하고 싶은 건 알겠는데…… 내가 이오트 왕국으로 안 왔으면 어쩔 뻔했어?”

“너한테 10골드를 주고 넘어오게 하려고 했지. 나야 귀환 스크롤을 사용하면 되니까.”

‘내가 넘어오길 잘했군.’

넘어오는데다 10골드를 준다면 녀석은 20골드를 쓰는 셈이다. 돈도 많이 모았다고 할까? 친구 녀석이 힘들게 모은 돈을 날리게 하기 싫어 내가 넘어오기로 한 것인데 지금 생각하면 잘 선택한 행동이었던 거 같았다.

============================ 작품 후기 ============================

아케인으로 습득한 스킬입니다.

[E랭크 전력 질주] [LV1]

[F랭크 불꽃 화살] [LV4]

[C랭크 화염 장벽] [LV2]

[B랭크 대폭발 화염] [LV1]

[A랭크 화염 광선] [LV3]

[B랭크 악마의 권능(시체 흡수)] [LV1]

[S랭크 악마왕의 권능(영혼 변환)] [L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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