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88 第 39 話 =========================================================================
第 39 話 “55일째”
[황혼이 비추는 거리에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를…….]
대략 30분 정도 캡슐에 누워 휴식을 취한 난 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느끼며 다시 황혼으로 접속했다. 어떤 아이템을 얻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인데, 그렇게 접속한 나는 생각보다 많은 플레이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웅성~ 웅성~
‘뭐야?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아?’
물론 악마왕을 잡는 데까지 많은 시간을 소모했고, 본의 아니게 현실에서 30분 쉬다 왔으니 그 사이에 되살아난 플레이어가 있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다. 단지 악마왕도 잡은 이 시점에서 아직도 떠나지 않는 플레이어가 의아할 뿐이었다.
“엇?! 루딘이다!”
“루딘 님!”
“악마왕을 잡고 나온 아이템 좀 보여주세요!”
“기여도 1위 맞죠?”
“마지막에 보여줬던 움직임은 정말 최고였어요!”
“…….”
그때 나를 발견한 플레이어들이 무섭게 몰려오기 시작했다. 말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보게 돼서 반갑다는 뜻인 거 같은데, 눈빛만큼은 악마왕을 잡을 때보다 더 살벌한 듯했다.
뭐, 날 죽인다면 악마왕 못지않은 아이템은 얻을 수 있겠지만.
“거기까지!”
“지금 회의하는 거 안 보여?!”
“가까이 오면 죽여버리겠다!”
순간, 달려오는 플레이어의 행동을 눈치 챈 몇몇 인원들이 살벌하게 외치며 접근을 차단시켰다. 보니까 용감무쌍 길드 같았고, 또 그 길드가 지닌 영향력 때문인지 달려온 플레이어들은 발걸음을 멈추며 질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무슨 화장실을 1시간이나 갔다 오는 건지.”
거기다 저들의 길드 마스터인 흑신 녀석이 투덜거리며 내 옆으로 다가왔다.
악마왕도 잡았는데 여기서 뭐하는 걸까?
궁금했던 난 거기에 대해 물어보기로 했다.
“……여기서 뭐하고 있는데?”
“뭐하기는. 아직 접속하지 못한 길드 마스터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중이지. 다 모여야 희귀 보물에 대해 의논하든가 할 테니까.”
간단하게 말해 여기 수많은 인원이 모여 있는 이유는 각 길드 마스터가 전원 모이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는 거였다. 어떻게 보면 아이젠에게 맡겼다는 게 현명한 선택일지도 몰랐다. 만일 내가 희귀 보물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어쩔 수 없이 여기에 발을 묶였을 테니 말이다.
“그래? 그럼 수고해.”
“응? 넌 경매에 참여하지 않을 건가?”
‘경매?’
접속을 종료하기 전에 살펴본 희귀 보물은 모두 부적 계열이었다. 등급은 비록 유니크였지만 이미 행운의 보석 주사위라는 부적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경매에 참여한다고 해도 딱히 이득 될 게 없었다.
‘아니, 그전에 내가 경매에 참여할 자금은 되나?’
공식적으로 한 개도 풀리지 않았던 유니크 아이템이다. 나야 악마왕과 싸웠을 때부터 여섯 개의 유니크 아이템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직 홈페이지에 올라온 유니크 아이템이 없었던 만큼 다들 최초라고 생각할 테고, 그런 유니크 아이템을 얻기 위해 각 길드 마스터가 쓸 돈은 고작 1~200골드가 아닐 듯했다.
“물품 보관창.”
그렇게 아이템 창을 열어 확인한 내 골드는 생각보다 많았다.
[2,262골드 14실버 75코퍼]
‘2천 골드가 넘네?’
이 정도라면 경매에 참여해도 되지 않을까? 2천 골드라면 현금으로 4천만 원에 해당하는 액수다. 적어도 한 개 이상의 희귀 보물을 건질 수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끌리는 아이템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루딘 님!”
“……?”
잠깐 내가 보유한 돈을 살펴보는 사이, 익숙한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화련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화련을 본 나는 별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았는데, 나를 돕다 죽었던 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걸 고맙다고 해야 되나, 미안하다고 해야 되나.
“영혼 상태에서 봤어요. 정말 대단하시던데요?”
“대단은요.”
“아뇨, 정말 대단했어요. 아마 영상으로 남겼으면 1위도 할 수 있었을 텐데.”
대단하다고 해도 내가 직접 내 움직임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실감은 나지 않았다. 다만 반응을 보니 거짓말은 아닌 거 같다고 생각한 난 고개를 끄덕이며 화련의 말을 마무리 지었다.
“그런데 마지막에 기사를 소환한 그 스킬은 뭐였어요?”
“1회용 스킬이요. 이젠 없어서 못 써요.”
“황혼에 1회용 스킬도 있었나요?”
“예, 의외로 그런 스킬도 있더라고요.”
성기사를 100여 명 소환하는 스킬. 그게 1회용 스킬이 아니라면 일인군단도 꿈은 아니었다.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100여 명이 튀어나오니 말이다.
“아, 기여도는 몇 위 하셨어요? 들리는 소문으로는 1위라고 하던데.”
‘음.’
왠지 모르게 질문이 많은 듯한 느낌이 들었으나 덕분에 악마왕을 잡을 수 있었으니 거기까지 대답을 해주기로 했다.
“1위 맞아요.”
“와~ 역시. 그럼 아이템 좀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월드 보스를 잡았으니 레전드 아이템이 나왔을지도 모르잖아요.”
‘레전드 아이템?’
솔직히 레전드 아이템은 생각지도 않았다. 하지만 월드 보스는 레이드 보스보다 한 단계 높은 보스였으니 레전드 아이템이 나왔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확인해볼까?’
어쩌면 레전드 아이템을 얻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살짝 흥분한 나는 아이템 창에서 악마왕을 잡고 얻은 아이템을 하나씩 꺼내보았다. 화련이 죽고 다시 돌아온 꺼지지 않는 화염 세트 옆에 위치해 있었기에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레전드 아이템이라…….
혹시 모를 기대와 함께 꺼낸 첫 번째 아이템은 검은색 바탕에 끝이 송곳처럼 뾰족한 무기 같았다.
‘이건 뭐하는 무기야?’
창이야, 지팡이야? 한쪽은 뾰족하고, 다른 한쪽은 지팡이처럼 수정구 하나 붙어 있는 무기를 살펴본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확인을 해보았다.
[검은 절망과 죽음] (Unique)
설명:악마왕 아그라네스의 힘이 담긴 무기. 무기 자체에는 악마들 중에서 가장 강하다고 일컬어지는 악마왕의 힘이 담겨 있어 평범한 이는 사용조차 할 수 없다. 만일 신앙을 가진 이라면 이 무기를 휘두를 수도 없을 정도. 하지만 악마와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면 이 무기를 통해 악마왕의 힘을 어느 정도 재현할 수 있어 누구보다도 강한 힘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타락 능력치 필요).
<근력(100), 지능(100), 타락(100)>
<어둠 속성 10%>
공격력:500 마법 공격력:500
내구력:200/200
*관통 확률 60p 상승.
*A랭크 스킬 '악마의 권능(가시 지옥)(LV30)' 사용 가능.
*A랭크 스킬 '악마의 권능(검은 폭풍)(LV30)' 사용 가능.
‘레전드가 아니라니.’
기대했던 레전드 아이템은 아니었지만 성능은 뛰어난 편에 속했다. 특히나 공격력과 마법 공격력이 500. 또 A랭크 스킬을 30레벨로 쓸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단점이라면 타락 능력치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저도 보여주세요.”
[상대방이 당신의 장비를 확인하려 합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그 메시지를 본 나는 어렵지 않게 수락했고, 화련은 아직도 창인지 지팡이인지 모를 무기를 살펴보고는 감탄을 내뱉었다.
“엄청난 무기네요.”
“이상하게 제한이 있지만요.”
황혼은 이제 막 시작한 플레이어도 유니크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는데, 이 무기는 특이하게도 타락 능력치라는 제한이 있었다. 그게 뭔지 모르는 건 아니지만 사용할 사람이 한정되어 있다고 할까? 만일 팔아버린다고 해도 내가 원하는 값은 받지 못할 거 같았다.
더군다나 신앙 능력치가 있으면 사용도 못하는 거 같으니.
‘다른 것도 볼까.’
이미 첫 번째 무기에서 레전드 아이템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나는 별로 기대하지 않으며 다음 아이템을 살펴보았다.
또 두 번째 아이템은 비교적 알기 쉬웠다. 망토였다.
[어둠마저 삼키는 장막] (Unique)
설명:악마왕 아그라네스의 힘이 담긴 망토. 빛을 부정하고, 어둠을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다. 즉, 밝은 곳에서는 망토의 기능이 발휘되지 않지만 반대로 어두운 곳에서는 망토 특유의 힘이 발휘된다는 뜻. 이러한 단점들이 있지만 망토 자체에는 악마들 중에서 가장 강하다고 일컬어지는 악마왕의 힘이 담겨져 있기에 어둠 속에서는 누구보다 강해지는 것이 가능하다.
<체력(100), 마력(100), 타락(100)>
<어둠 속성 저항력 5%>
내구력:180/180
*어둠 속에서 공격력 20% 상승.
*어둠 속에서 모든 능력치 200 상승.
*어둠 속에서 A랭크 스킬 '악마의 권능(어둠 장막)(LV30)' 상시 발동.
‘……이것도 제한이 있네.’
하지만 무기보다 제한이 심하지는 않다. 거기다 제한을 두지 않고 본다면 망토 자체는 엄청난 성능을 자랑하고 있었다. 확실히 설명대로 어둠 속에서 싸운다면 누구보다 강해질 수 있을 정도. 다만 어둠 속이라면 던전밖에 없었기에 길드가 없는 이라면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아이템이기도 했다.
“와…….”
문득, 화련을 보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화련은 던전에서 주로 사냥했지? 화련뿐만이 아니라 엠페러 길드의 모든 간부가 던전에서 주로 사냥하니 감탄하는 것도 이해가 갔다.
“루, 루딘 님. 이 망토 파실 거예요?”
“글쎄요. 생각 좀 해보고요.”
내가 착용한 망토는 검푸른 수호자의 망토. 단순히 비교하자면 수호자의 망토가 더 좋았다. 일단 방어력이 증가하는데다 모든 능력치도 120 상승하니까. 반대로 이 망토를 10강까지 강화한다면 어떻게 될지 몰라 생각 좀 해보겠다고 했는데, 화련의 표정을 보니 어지간히 가지고 싶은 모양이었다.
“혹시 파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아, 아니에요.”
왜 말을 하다 말지?
난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 대답하는 화련을 보고는 다음 아이템을 확인하려 했지만 흑신이 다가오는 탓에 잠시 멈추고 말았다.
“내가 깜빡 잊어서 말이야. 우리에게 뭔가 청산할 게 있지 않아?”
그러면서 비어 있는 손을 흔드는 흑신. 설마 지팡이를 말하는 건가? 난 혹시나 하는 생각에 내 아이템 창을 보니 제일 마지막에 익숙한 지팡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접속을 종료한 사이에 대여 시간이 종료되어 돌아온 듯하다.
‘뭐, 약속은 약속이니까.’
난 거래를 통해 단돈(?) 200골드에 지팡이를 건네주었다. 녀석과 협상한 게 아니라 녀석의 길드원과 협상한 결과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말을 잘했던 결과였던 거 같았다.
“으하핫! 드디어 지팡이가 돌아왔구나!”
‘고작 레어 지팡이 가지고.’
어쨌든 지금 내가 가진 돈이 2,400골드인가?
황혼을 하면서 이렇게까지 많은 돈을 가진 건 처음이다. 이 돈으로 뭘 할까? 꺼지지 않는 화염 세트와 죽음의 향기가 묻은 세트. 또 이번에 악마왕에게서 얻은 아이템까지 전부 강화할까?
‘나쁘지는 않겠네.’
전부 강화한다면 몇백 골드는 우습게 깨질 테지만 그래도 절반 이상 남을 엄청난 금액이기도 했다. 때문에 강화에 대해 생각한 나는 언뜻 다음 아이템을 보여달라고 눈빛으로 재촉하는 화련을 보았다.
‘……근데 아이템이 뭐가 이리 많지?’
원래 희귀 보물이 있었던 자리 옆에는 새하얀 복장의 세트도 있었다. 아마 공적치 보상으로 얻은 아이템인 듯했다.
‘보니까 사제 복장 같은데.’
후드, 로브, 장갑, 신발, 벨트로 이뤄진 총 다섯 개의 방어구는 빛의 교단에서 본 사제 복장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그 아이템에게서 시선을 뗀 나는 악마왕에게서 얻은 세 번째 아이템을 꺼냈다.
세 번째 아이템은 한손으로도 쥘 수 있을 정도의 크기를 지닌 검은 구슬이었다.
[타락한 영혼] (Unique)
설명:악마왕 아그라네스의 힘이 담긴 구슬. 구슬 자체에는 악마왕의 힘으로 영혼을 타락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다행히도 악마의 힘이 없는 이에게는 반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일 악마의 힘을 가진 이가 이 구슬을 지닌다면 자연스레 구슬의 힘이 발동해 보다 강한 힘을 선사해주지만 그 힘은 어디까지나 악마의 힘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타락 능력치 필요).
<타락(200)>
<어둠 속성 5%>
내구력:200/200
*악마의 권능 스킬 효과 30% 상승.
*악마의 권능 생명력 소모 30% 감소.
*악마의 권능 스킬 레벨 +1 적용.
‘죄다 타락 능력치군.’
타락 능력치를 습득해야 되나?
지금까지 악마를 죽여 얻은 스킬북이 있으니 타락 능력치를 습득하는 거야 일도 아니다. 그러나 무기의 설명을 떠올려보면 타락 능력치와 신앙 능력치는 서로 반발하는 거 같았다.
이건 내 예상에 불과하지만 타락 능력치를 습득하면 신앙 계열의 스킬은 습득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또 그렇게 되면 내가 얻은 A랭크 신앙 랜덤 스킬북과 신성 공적치는 허공으로 날리게 되는 셈이다.
‘부활 스킬은 무조건 배우고 싶은데…….’
일단 타락 능력치에 대해서는 넘어가기로 하며 마지막으로 얻은 아이템인 스킬북을 꺼내 확인하기로 했다.
“응?”
그리고 그 스킬북을 확인한 난 예상외로 놀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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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눈 좀 붙였는데 시간이 이리 지날 줄은 몰랐습니다;
혹시나 12시에 기다리신 분들이 계셨다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