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172화 (172/211)

00172  第 37 話  =========================================================================

第 37 話 “51일째”

[+7 죽은 자를 이끄는 검은 지팡이] (Rare)

설명:죽은 이의 사기로 검게 변질된 지팡이. 수많은 사기를 흡수한 이 지팡이는 원래의 기능을 모두 상실한 채 특유의 힘이 깃들게 되었다. 바로 죽은 자를 강화시키는 능력. 만일 이 지팡이를 들고 죽음 소환을 사용한다면 보다 강력한 소환수가 나타날 것이다.

<지능(30+23), 마력(30+21), 죽음(70+33)>

<어둠 속성 3%>

공격력:97(+47)  마법 공격력:486(+236)

내구력:38/41

*소환(죽음) 계열의 생명력 10% 증가.

*소환(죽음) 계열의 모든 능력치 150 증가.

*강화 옵션:죽음 140 상승.

“레어 지팡이라…….”

아마도 흑신이 떨어뜨렸을 거라 생각되는 7강 레어 지팡이를 이리저리 살펴본 나는 내심 녀석의 반응이 궁금했다. 이 정도 아이템을 떨어뜨렸으니 당연히 화가 났을 터. 어쩌면 개인적으로 연락해 지팡이를 돌려달라고 부탁할지도 몰랐다.

“뭐, 돌려줄 생각도 없지만.”

그렇게 지팡이를 다시 아이템 창에 넣은 난 적성에게 받은 명품관 상자를 꺼내 들었다. 일부러 인적이 드문 장소로 이동한 나는 슬슬 유니크 아이템을 뽑을 생각을 했고, 또 그에 따른 작업까지도 시도했다.

‘유니크, 유니크…… 나와라 유니크.’

직감을 사용해 유니크 아이템을 찾는다. 랜덤 스킬북에서 S랭크 스킬을 고르는 것보다 훨씬 확률이 높은지라 얼마 지나지 않아 유니크 아이템을 뽑을 수 있었지만…….

[띠링!~ '4원소 목걸이'를 획득하셨습니다!]

“…….”

하필이면 목걸이 따위가 나와버렸다.

더군다나 이름에 떡하니 목걸이라고 적혀져 있으니 행여 다른 것으로 착각할 일도 없었다.

“그래도 유니크니…… 확인해볼까.”

개인적인 바람은 활이나 방패. 이 두 개를 원했지만 이미 목걸이가 나왔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유니크 등급의 목걸이라 웬만한 아이템보다 좋을 거라 생각한 난 4원소 목걸이라는 아이템을 확인해보았다.

[4원소 목걸이] (Unique)

설명:강대한 4가지의 원소가 집약된 목걸이. 목걸이 안에는 불, 물, 바람, 대지 속성이 깃들어 있다. 원래는 하나의 물품에 여러 속성을 주입하는 것을 금기로 여겨질 만큼 실패 확률이 높지만, 이 목걸이는 그러한 상식을 깨부술 정도. 무려 4가지 속성을 주입했는데도 그 속성끼리 부딪치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뤄 공존하는 이 목걸이는 희대의 보물이나 다름없다.

<근력(50), 지능(50), 민첩(50), 체력(50), 마력(50)>

<모든 속성 10%>

내구력:150/150

*모든 능력치 +100 상승.

*4원소 계열의 마법 데미지 20% 상승.

*무기에 '속성 주입' 사용 가능.

“으음.”

확실히 유니크답게 성능은 좋았다. 특히나 모든 속성이 10% 올라간다는 것은 보고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다만 능력치 상승을 제외한 나머지는 고개가 갸웃거린다고 할까? 마법 데미지 상승이야 나와 관계없으니 넘어가겠지만 속성 주입이 의아했다.

이건 뭔데 랭크도 없지?

이와 비슷한 스킬로는 내 뇌룡의 포효가 있었다. 바닥을 내리칠 때마다 뇌룡의 포효가 발동된다는 옵션인데, 그것도 지금 목걸이에 달린 스킬과 마찬가지로 랭크가 적혀 있지 않았다.

“상세 정보. 속성 주입.”

[속성 주입]

-무기의 속성을 4가지 속성 중에 하나로 변환.

‘그래, 간단해서 좋네.’

새삼스럽게 말하지만 뇌룡의 포효도 이와 똑같이 간단했다. 현재 마나력을 공격력으로 전환해 주변을 공격. 이라고 적혀져 있었나? 랭크가 붙은 스킬은 비교적 자세한 반면, 이렇게 랭크가 없는 스킬은 뭐라 할 말을 잃을 만큼 간단했다.

‘근데 어쩌지?’

이러나저러나 하나의 명품관 상자를 날려버린 상태. 이제 남은 상자도 하나밖에 없었다. 만일 이 상자에서 활이 나오지 않는다면 흑신 녀석이 떨어뜨린 지팡이를 팔아서라도 레어 활을 구해야만 했다.

‘이번에야 말로 나오길 빌자.’

그리고 다음 유니크가 나오는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띠링!~ '마탄 폭격기'를 획득하셨습니다!]

‘……이건 또 무슨 아이템이야?’

마탄 폭격기?

이름만 들어서는 감도 잡히지 않았다. 일단 아이템 창에서 꺼내보니 무슨 이상한 아이템 하나가 튀어나왔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네모 형태의 기다란 금속이었다.

또 길이와 크기를 보니 양손 무기가 확실했고, 그렇게 천천히 살펴본 나는 아랫부분에 방아쇠를 발견하고는 왠지 이 세계에 없는 무기가 떠올랐다.

“설마 총인가?”

아니, 나오라는 활이나 튀어나올 것이지 무슨 총이야?!

“하아.”

결국 활을 얻지 못한 난 한숨을 내쉬며 총처럼 생긴 무기를 살펴보았다. 뭐랄까? 난 총으로 생각했지만 양손으로도 다 잡을 수 없는 두께를 보니 단순히 후려쳐도 훌륭한 무기가 될 거 같았다.

[마탄 폭격기] (Unique)

설명:초당 3발씩 발사할 수 있는 원거리 무기. 한때 전설을 제작하는 드레튼이란 드워프가 마룡을 죽이기 위해 대마법사와 힘을 합쳐 만든 무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무기를 완성한 드레튼은 마룡과의 결전을 벌이다 결국 패배하고 말았고, 또 무기만큼은 위험하다고 판단한 마룡은 다시는 만들 수 없게 산산이 부서뜨리고 말았다.

<근력(150), 민첩(100)>

<모든 속성 2%>

공격력:20  마법 공격력:0

내구력:200/200

*공격 속도 2배 상승.

*공격이 적중할 때마다 마나력 10 회복.

*공격력 수치만큼 고정 데미지로 적용.

“공격력이 20?”

설명과 공격력을 훑어본 나는 어처구니없었다. 공격력 20짜리 무기에 마룡이 위험을 느껴 이 무기를 부쉈다고? 아니, 부서졌다면서 왜 상자에서 튀어나오고 난리야? 뭔가 지금까지 본 유니크 아이템 중에 제일 황당한 설명이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다시 살펴보았다.

‘초당 3발. 공격력 20이 고정 데미지로 적용되니까…….’

1분 동안 계속해서 사용한다면 3,600의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는 말이다.

‘어?’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니 나쁘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다른 스킬을 사용한다면 1분 동안 몇 만의 데미지도 뽑아낼 수 있지만 이건 마나력을 소모하지 않고 그 정도 데미지를 뽑아낼 수 있지 않은가? 또 공격력이야 강화로 해결하면 된다.

‘공격력 수치만큼 고정 데미지로 적용되니까…… 강화를 하면 데미지는 대충 해결되는군.’

“…….”

하지만 내가 원한 건 파괴화살의 데미지를 늘려줄 유니크 활이었다. 그걸 얻지 못한 난 한숨을 내쉬며 여기서 뽑아낸 유니크 아이템 두 개를 다시 아이템 창에 집어넣었다.

사용하더라도 강화를 끝낸 뒤에 사용할 생각이었다.

‘그러고 보니 랜덤 스킬북도 있었네.’

하이츠를 잡고 얻은 랜덤 스킬북. 이 랜덤 스킬북도 작업을 해야 되겠지만 이미 두 번의 이은 실패로 더는 작업하기가 싫었다.

저벅-

‘음?’

문득 인적이 드문 이곳에서 누군가의 발소리를 들은 난 고개를 들었다. 플레이어인가? 플레이어라면 자리를 비켜줄 생각으로 고개를 들었지만 예상외로 발소리의 주인은 플레이어가 아닌 듯했다.

“드디어 찾았군요. 루딘 님.”

“누구세요?”

정갈한 차림의 사제복.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그 여성은 고요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사제의 뒤로는 하얀색의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서 있었는데, 그들까지 확인한 나는 내 앞에 있는 여성이 누군지도 추측했다.

‘설마 빛의 교단?’

내가 빛의 교단이랑 얽힐 일은…… 없지는 않군.

난 악마왕으로 변해버린 네이라를 떠올리고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내 말대로 도망쳤다면 악마왕도 나타나지 않았을 텐데.

‘그럼 이 여자는 나를 잡아가려고 온 건가?’

뭐, 생각보다 빠르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내 추측에 불과했기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 난 침착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전 대주교의 직책을 맡고 있는 세리스티나라고 합니다. 실례지만 저와 같이 가주시지 않겠습니까?”

“여기서 하면 안 되나요?”

“이곳에서는 할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분위기를 보면 날 잡아가려고 하는 거 같지가 않았다. 따라가도 별다른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한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세리스티나라고 소개한 여사제를 따라가기 시작했고, 도착한 곳은 불과 어제 왔었던 신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할 이야기라는 게 뭔가요?”

난 세리스티나를 따라 어느 방 테이블에 마주앉고는 그 질문부터 던졌다.

“며칠 전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며칠 전?’

황혼에서의 시간은 현실의 두 배였으니 며칠 전이라는 표현을 쓴 건가? 어쨌거나 세리스티나는 네이라가 나를 데리고 최상급 악마를 잡으러 간 것을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네이라와 같이 악마를 잡으러 갔던 그 일이요?”

“예.”

어려울 거 없지.

“베아디 산맥에서 악마들이 파놓은 함정에 걸렸어요. 그 와중에 최상급 악마가 뭔가를 던졌는데 그걸 맞은 네이라가 악마왕이 됐고요.”

“네? 지금 나타난 악마왕이 네이라라는 말씀이십니까?”

‘모르고 있었나?’

난 그렇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세리스티나는 뭔가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악마왕은 불안정한 상태로 부활했겠군요.”

“어째서요?”

“인간의 몸을 빌려 부활했으니까요. 물론 루딘 님과 같이 강한 분의 몸을 빌려 부활했다면 온건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네이라로는 힘들 겁니다.”

‘음.’

거기까지 들은 난 고개를 끄덕였다. 강한 인간의 육체를 빌려야 악마왕이 쓸 수 있는 힘이 늘어나는 듯싶다. 하지만 지금은 네이라의 몸을 빌려 부활한 것이기 때문에 불안정한 부활이라 말한 거 같았고, 또 그게 틀리지 않았다는 것에서 조금 놀라고 말았다.

“그보다 루딘 님은 악마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잡아야죠.”

차마 다른 사람이 잡겠죠. 라고 말할 수 없었던 나는 그나마 무난한 대답을 선택했다. 또 이런 내 대답이 틀리지는 않았는지 세리스티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한 말입니다. 악마는 지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존재. 하지만 네이라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뭔 소리야?’

“그래서 루딘 님에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부디 네이라를 구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어떻게요?”

“악마왕이 부활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 네이라의 영혼까지는 집어삼키지 않았을 터. 시간이 지난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면 기회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

아, 왠지 모르게 불안하다. 지금 말하는 걸 들어보면 나보고 악마왕과 싸우라고 하는 듯했다. 내가 그놈을 어떻게 잡아? 이건 엠페러 길드도 하기 힘든 일이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카르젠 왕국이었기 때문이다.

만일 1천 명이 여기로 넘어온다고 치면 그 비용만 1만 골드. 현금으로 따져도 억 단위의 돈을 써야 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지금의 나는 엠페러 길드원들이 비교적 돈이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지금이라도 빨리 선수 치자.’

아직 퀘스트가 뜨지 않은 시점이다. 잘만하면 이야기를 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 나는 세리스티나가 뭔가 말하기도 전에 거절했다.

“물론 악마왕은 잡아야겠죠. 다만 네이라를 구하기는 어렵겠네요. 아무래도 카르젠 왕국 소속의 모험가에게 부탁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 일은 왕국에서의 문제에서 벗어났습니다. 대륙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악마왕과 싸운다고 했잖아요.”

“네이라도 구해주셨으면 합니다.”

이년이?

싸워준다고 했으면 고맙다고 할 것이지 무슨 조건을 달아? 그냥 싸우는 것과 네이라는 구하는 건 아무래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싸우는 거야 위험하다 싶으면 얼마든지 도망치면 되지만, 구해야 된다는 건 거의 끝까지 지켜봐야 되는 것이니 말이다.

‘아님 좋은 방법이라도 있나?’

난 그런 생각을 하고는 세리스티나에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해야 네이라를 구할 수 있는데요?”

“간단합니다. 악마왕의 힘이 거의 떨어질 무렵에 이 구슬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탁-

난 탁자 위에 올려진 구슬을 바라보았다. 새하얀 빛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는 구슬이었지만 그 구슬보다는 방금 전에 했던 세리스티나의 말이 걸렸다.

“이 구슬을 사용하려면 악마왕의 힘이 거의 떨어질 때까지 공격해야겠네요?”

“예. 그렇지 않으면 실패합니다.”

“실패하면 어떻게 되나요?”

“네이라를 영영 구할 수 없게 됩니다.”

‘가능할까?’

간단하게 카르젠 왕국에 속한 플레이어가 미친 듯이 몰려가 악마왕을 때리고, 거의 다 죽을 무렵에 내가 구슬을 사용하면 된다는 말이다. 물론 그렇게 하면 카르젠 왕국의 모든 플레이어가 날 싫어하지 않을까? 또 생명력을 파악하는 것도 문제다.

듣기로는 생명력을 알 수 있는 스킬도 있다는 거 같은데…….

‘아니, 그건 별로 문제될 게 없겠네.’

여차하면 두 번째 직감을 사용해 남은 생명력을 알아내면 되니 문제될 건 없었다.

문제라면 카르젠 왕국 플레이어와 끼여서 싸워야 된다는 거겠지.

어쨌거나…….

역시 이번만은 안 될 거 같다고 생각한 난 고개를 저었다.

“힘들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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