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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149화 (149/211)

00149  第 33 話  =========================================================================

第 33 話 “47일째”

뭐, 데로나크의 크기를 생각하면 쥐포가 되어도 이상할 게 없겠지만 아르넬라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보다 저걸 데리고 데로나크를 잡을 수 있는 건가? 분명 아르넬라는 우스트보다 강했지만 지금 모습을 보고 있자니 확신이 서질 않았다.

“괘씸한 녀석이로군.”

‘괘씸하다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전투 중에 그런 걸 따지는 아르넬라가 황당했지만 그녀는 곧 지팡이를 들어 나도 알고 있는 스킬을 사용했다.

“얼음의 세계여.”

파밧!-

[모든 얼음 계열의 스킬 효과가 150%로 상승합니다.]

‘오?’

지팡이를 들어 올린 아르넬라는 공간 변화를 사용해 주변 일대를 얼음 빙판으로 바꿔버렸다. 이곳에서는 얼음 계열의 스킬 효과가 150% 상승하니 아르넬라의 공격이 더 강해진 것은 분명한 사실. 하지만 주변이 바뀌기가 무섭게 데로나크 또한 움직이기 시작했다.

[화염 숨결을 내뿜는 데로나크가 화염의 분노를 사용합니다.]

‘화염의 분노라고?’

전방을 향해 불을 내뿜는 스킬이다. 이 스킬을 피하기 위해서는 데로나크의 뒤로 이동해야만 했는데, 문제는 방금 전 돌진으로 인해 데로나크의 위치가 나와 꽤 멀어진 상태였다.

“제길!”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인지라 전력으로 달렸다.

“거신의 질주!”

콰콰콰콱!!-

2천이 넘는. 정확히 2,239의 민첩으로 달리는 내 속도는 실로 엄청난 수준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 눈으로 보는 세계가 느려진다고 할까? 그럼에도 데로나크가 내뿜는 붉은 화염은 결코 느리지 않는 속도로 내게 날아왔다.

“큭, 엘시크의 환영이동!”

화아아악!!-

‘피했나?’

뒤쪽에서 느껴지는 화끈한 열기. 전신이 아니라 뒤쪽에서 열기가 느껴졌으니 아슬아슬하게 피한 모양이었다.

‘아르넬라는 당연히 안 피했을 테고.’

돌아보니 역시나 피할 생각 따위는 하지 않은 아르넬라가 화염에 휩쓸리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레이드 보스답게 생명력 하나는 엄청난지 죽지는 않았지만 내심 답답한 마음만은 어쩔 수 없었다.

“쿠어어어!”

“……!?”

순간, 데로나크는 환영이동까지 사용해 옆으로 이동한 날 인식했는지 그 거대한 몸을 한 바퀴 돌려 어마어마한 크기의 꼬리를 휘둘렀다.

‘이건…….’

피할 수 없다. 머릿속으로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애당초 데로나크의 꼬리를 보니 무슨 거대한 집 한 채가 날아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덧붙여 속도도 만만치 않아 급한 대로 방패부터 들어 올린 난 곧이어 엄청난 충격을 느낄 수 있었다.

콰아아앙!!-

[수호의 갑옷이 충격을 대신해서 받습니다. -5,285.]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6,681.]

“크윽!”

또한 그 꼬리 공격에 끝없이 날아간 나는 가까스로 지면에 있는 빙판에 몇 번이나 부딪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확인해보니 못해도 100미터 이상은 날아온 듯했다.

‘메시지가 안 뜨다니.’

보통 레이드 보스는 메시지로 어떤 공격이 날아오는지 미리 알려줬지만 방금 꼬리 공격은 예외였던 거 같았다. 스킬이 아니라서 그런가? 반대로 스킬이 아닌 일반 공격에 이 정도 피해를 입었다는 뜻도 된다.

‘그래, 덩치 값은 한다 이거지?’

“빙산 낙하.”

내가 다시 몸을 일으켰을 때, 아르넬라는 아마도 자신의 최강 스킬. 빙산 낙하를 사용했다. 그와 함께 위쪽에서는 엄청난 크기의 빙산이 나타나 서서히 데로나크를 향해 떨어졌고, 또 빙산의 크기는 한눈에 봐도 데로나크보다 컸기에 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콰아아아아앙!!-

그렇게 빙산이 바닥에 닿자마자 선명하게 보이는 푸른색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그 충격파는 데로나크의 전신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불과 어제도 봤지만 지금 다시 보니 그야말로 압도적인 공격이 아닐 수 없었다.

“쿠어어엉…….”

[화염 숨결을 내뿜는 데로나크가 타오르는 피부를 사용합니다.]

화르르륵!-

하지만 데로나크도 가만히 있지 않으며 자신의 몸에다 불을 붙여 얼음을 녹여냈다. 결빙 상태가 풀린 것이다. 또 저렇게 몸에 불이 붙은 상태로는 접근전을 펼칠 수 없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아니, 불이 아니더라도 접근전은 위험해.’

데로나크의 덩치를 생각하면 접근전은 애초에 무리였다. 데로나크가 살짝만 움직여도 난 전력으로 회피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방금 전에 꼬리 공격을 떠올려보면 절대 살짝만 움직일 거 같지도 않았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한 대도 못 때렸네.’

애꿎은 지구력만 왕창 쓴 느낌이다. 얼마 썼지? 확인해보니 30% 정도 사용했다는 것을 깨달은 난 작게 한숨을 내쉬며 저 녀석을 어떻게 공략할지 고민했다.

‘활이라도 들고 다녀야 되나?’

아직 원거리 스킬을 배우지 못한 난 다른 수단으로 활을 떠올렸다. 활이라면 멀리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도 공격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아르넬라로 싸우게 하면 난 안심하고 공격을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콰아아앙!- 콰쾅!!-

잠깐 고민하던 사이, 아르넬라는 다시 냉기 광선을 쏘아 데로나크를 명중시켰다. 움직이지 않아 데로나크의 공격을 죄다 받아내고 있으면서도 착실하게 공격하고 있는 아르넬라였다.

“떨어져라. 얼음 칼날.”

냉기 광선 이후에 뾰족한 가시 모양의 얼음을 떨어뜨린다. 데로나크의 덩치가 덩치인지라 떨어지는 수십 개의 얼음을 맞았지만 그럼에도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자세를 낮췄다.

[화염 숨결을 내뿜는 데로나크가 파괴 돌진을 사용합니다.]

어쨌든 접근전도 펼칠 수 없고, 원거리 스킬도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걸 인정한 난 아르넬라에게 돌진하는 데로나크를 보았고, 이번에도 역시 처참하게 짓밟힌 아르넬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좀 피해…… 응?”

근데 착각인가? 짓밟히기 전에 아르넬라의 몸이 얼음처럼 부서진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어느 샌가 아르넬라의 몸이 옆으로 몇십 미터 떨어진 거리에 나타나는 것이 보였다.

‘저건 무슨 스킬이야?’

내가 아르넬라를 상대했을 때에는 봉인만 우선시해서 무슨 스킬을 사용하는지 몰랐지만 나름 회피 스킬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냉기 폭발.”

콰아아앙!!-

아무튼 멋지게 데로나크의 돌진을 회피한 아르넬라는 재차 공격을 시도했다. 냉기 폭발도 플레이어가 사용하는 것보다 큰 폭발이 일어났지만 안타깝게도 대상이 데로나크인지라 그리 대단하게는 느껴지지 않았다.

‘일단 지켜보자.’

원래 처음에는 나도 나서서 싸울 생각이었으나 접근전이 힘들다는 걸 깨닫고는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처음에 삽질한다고 생각한 아르넬라도 그럭저럭 괜찮은 공격을 넣고 있지 않은가? 또 그것만 해도 아르넬라가 나보다 훨씬 낫다고 할 수 있었다.

‘설마 지지는 않겠지.’

그렇게 모든 전투를 아르넬라에게 맡긴 난 한참이나 데로나크와 싸우는 것을 지켜보았고, 대략 10분 정도가 더 지나자 초조함이 밀려왔다.

콰쾅!- 콰아앙!!-

‘대체 언제 죽는 거야?’

당연하지만 아르넬라의 소환 시간은 무한이 아니다. 현재 내 카드소환의 레벨은 12. 여기서 수호자의 세트로 2레벨을 더하면 14. 따라서 14분을 소환할 수 있다는 말이지만, 칭호 영혼의 계약의 효과로 지속 시간이 50% 더해져 최종적으로 21분까지 소환할 수 있었다.

‘소환이 끝나면 도망가야 되나.’

아르넬라도 피해를 입었으니 소환이 해제된다면 대기 시간이 생겨났다. 게다가 나 혼자서 저걸 잡는 건 무리였으니 아르넬라가 못 잡는다면 돌아가는 편이 옳았다.

‘이렇게 보면 모든 레이드를 상대하는 건 무리일지도 모르겠네.’

지속 시간의 문제. 그 지속 시간 이내에 잡지 못한다면 레이드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이, 다시 한 번 빙산을 떨어뜨리는 아르넬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콰아아아아앙!!-

‘그런데 아까 그 녀석들은 데미지를 얼마나 준 거지?’

적어도 절반 정도의 피해만 입혔어도 데로나크는 진작 죽지 않았을까? 난 이미 도망가고 이곳에 없는 녀석들을 떠올렸을 때, 아르넬라는 잠시나마 얼어붙은 데로나크를 향해 냉기 광선을 날렸다.

콰아아앙!- 콰쾅!!-

“쿠엉…… 쿠어엉…….”

“……?”

문득 데로나크의 울음소리가 이상하다고 느낀 나는 갸웃거리며 녀석을 바라봤다. 기분 탓인지 아르넬라도 더는 공격을 하지 않는 상태. 그렇게 잠시나마 지켜보고 있으니 데로나크의 몸이 서서히 무너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쿠웅!-

“아!”

잡았나? 보아하니 잡은 거 같았다. 또 데로나크를 잡았다는 증거로 내 앞에는 몇 개의 메시지 창이 올라왔다.

[레이드용 보스 몬스터. 화염 숨결을 내뿜는 데로나크가 쓰러졌습니다.]

[기여도에 따라 보상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사망한 플레이어는 지금의 기여도에서 제외됩니다.]

[루딘 님의 기여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데미지 479,381. 회복 0. 보조 0. 도합 479,381. 결과…… 1위입니다.]

[경험치 3,400,000 획득!]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띠링!~ 400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띠링!~ '꺼지지 않는 화염의 지팡이'를 획득하셨습니다.]

[띠링!~ '꺼지지 않는 화염의 가죽 후드'를 획득하셨습니다.]

[띠링!~ '꺼지지 않는 화염의…….]

[띠링!~ '불멸의 고리'를 획득하셨습니다.]

[띠링!~ 'A랭크 스킬북'을 획득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레이드에서 기여도 1위를 차지했기에 원하는 스킬의 레벨을 한 단계 올릴 수 있습니다.]

[레벨을 올릴 스킬 하나를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올릴 스킬이라…….’

지금까지는 제이어의 수호방패를 올렸지만 이 정도로 큰 몬스터에게는 별로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은 난 아르넬라는 조금 더 강하게 만들기로 했다.

“카르젤의 카드소환.”

[띠링!~ S랭크 스킬 '카르젤의 카드소환'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마력 10, 소환 10 증가합니다.]

“……메시지는 이게 끝인가?”

혼자서 데로나크를 잡아 업적 비슷한 게 뜰 줄 알았지만 그런 건 뜨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전에 싸운 것도 적용이 된 모양이었다. 아쉽기는 하지만 먼저 싸운 녀석들을 탓하기도 그랬던 나는 애써 그 아쉬움을 떨쳐냈다.

‘그나저나 이 정도로 강한 녀석이라면…….’

유니크도 뜨지 않을까? 그 생각을 한 나는 아이템 창을 열어 획득한 물품 중에서 제일 앞에 있는 지팡이부터 꺼내 확인했다.

[꺼지지 않는 화염의 지팡이] (Rare)

설명:화염 숨결을 내뿜는 데로나크의 심장이 장착된 지팡이. 심장 그 자체에는 화염의 힘이 너무나도 강해 자세히 본다면 불꽃마저 이글거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화염의 힘은 강대한 마력에서 발하기 때문에 보다 뛰어난 화염 마법을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

<지능(50), 체력(20), 마력(70)>

<불 속성 5%>

공격력:70  마법 공격력:320

내구력:160/160

*불 속성 계열 스킬 효과 30% 상승.

*불 속성 계열 스킬 사용 시, 30% 확률로 화상(LV20) 피해.

*세트 효과(1/6)

-2부위 장착 효과:마나력 20% 상승.

-3부위 장착 효과:지능&마력 20% 상승.

-4부위 장착 효과:습득한 불 속성 계열 스킬 +2 효과.

-5부위 장착 효과:300초마다 B랭크 스킬 '화염의 갑옷(LV20)' 발동.

-6부위 장착 효과:A랭크 스킬 '수호의 화염 골렘(LV20)' 사용 가능.

“하아.”

레어 아이템이라니.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이 정도로 강한 레이드 보스를 잡아도 유니크를 얻을 수 없다는 뜻에서 내쉰 한숨이었다. 아무튼 지팡이를 이어 나머지 물품을 확인해보니 꺼지지 않는 화염의 가죽 후드, 로브, 장갑, 신발, 벨트까지 전부 한 세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베크샤와 마찬가지로 모든 세트가 한 번에 들어온 것이다.

“혼자서 잡으니 이런 건 좋군.”

대충 세트 아이템에 대한 확인이 끝난 내 시선은 마지막 장비 물품인 반지로 향했다.

근데 이 반지는 뭐지?

세트 아이템은 총 여섯 개. 그 여섯 개가 어떤 아이템인지 확인했으니 이 반지만은 세트 아이템이 아닌 개별 아이템이라는 뜻이었다. 뭔가 뜬금없이 얻은 아이템인 거 같아 의아해진 난 그 반지까지도 확인을 해보기로 했다.

[불멸의 고리] (Unique)

설명:그 무엇으로도 없앨 수 없는 불의 힘이 담겨진 반지. 끝없이 타오르고 있는 이 반지에는 강대한 힘이 잠재되어 있다. 특정 화염 괴수의 핵으로 만들어졌다는 소문도 있지만 실제로 본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 만일 이 반지를 끼고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화염 스킬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와 수련을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능(80), 체력(40), 마력(100), 소환(50)>

<불 속성 5%>

내구력:200/200

*불 속성 계열 스킬 +3 효과.

*불 속성 계열 스킬 숙련도 획득량 200% 상승.

*불 속성 계열 사거리 2배 적용.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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