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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97화 (97/211)

00097  第 18 話  =========================================================================

第 18 話 “23일째”

“저 자식 투지 능력치도 가지고 있잖아?!”

“대체 없는 게 뭐야!”

“떠들지 마?! 쉬지 말고 공격해!”

그보다 이쯤이면 승산이 없다는 것도 알 텐데?

공격도 통하지 않고, 저주도 먹히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녀석들의 공격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적당히 도망치면 서로가 편해질 텐데도 이리 덤벼드는 것을 보니 오히려 짜증이 난다고 할까?

‘오냐, 그렇게 원하면 죄다 죽여주지!’

푸욱!-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647!]

“큭!”

본격적으로 상대하려던 순간, 등에서 희미하게 느껴지는 고통에 깜짝 놀란다. S랭크 플레이어? 하필이면 등을 찔려 나도 모르게 S랭크 플레이어를 떠올렸지만 돌아보니 생전 처음 보는 얼굴이 그곳에 있었다.

‘이 자식이!’

“역동! 방패 치기!”

[적대 세력의…….]

순식간에 내 등을 찌른 녀석을 죽이는 사이, 나를 향해 쏟아지는 수많은 원거리 공격.

카캉!- 콰아앙!-

[압도적인 방어력! 데미지를 받지 않습니다!]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526.]

[압도적인 방어력…….]

‘쯧.’

날아온 그 공격 중에는 관통 데미지도 섞여 있었다. 내 관통 방어를 생각하면 운 좋게 성공한 공격일 것이다. 그래도 대부분의 공격은 무시할 수 있었던 지라 딱히 위협이 된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S랭크 스킬. 제이어의 수호방패의 지속시간이 끝났습니다.]

벌써 끝났나?

“제이어의 수호방패!”

파밧!-

[S랭크 스킬. 제이어의 수호방패가 활성화됩니다.]

“거신의 질주!”

아직 마나력과 지구력의 여유가 있으니 주저 없이 다시 사용해 돌진을 시도한다. 제이어의 수호방패를 사용한 거신의 질주! 단언컨대 이걸 맞고 살아남을 플레이어는 누구도 없을 거라 장담할 수 있었다.

콰아아앙!!-

예상대로 거신의 질주에 적중당한 플레이어 전원이 날아가며 회색으로 변해버린다. 단 한 번의 스킬로 다수의 플레이어를 보내버린 이 광경에 충격이 상당할 거 같았지만 여기서 끝낼 생각은 없었다.

“거신의 질주!”

콰콰콰콱!!-

내 주력 스킬인 거신의 질주로 여기 있는 모든 인원을 쓸어버린다. 새벽의 여명 길드는 그런 나를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막을 수 있는 수단은 없는 듯했다.

콰아아앙!!-

“막아! 어떻게든 막으란 말야!”

“뒤쪽에 힐러들을 보호해!”

뭔가 다급하게만 움직일 뿐, 딱히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난 거신의 질주로 뒤쪽에 배치된 플레이어마저 휩쓸었다. 기껏해야 로브 같은 천옷을 입은 그 플레이어들은 내 거신의 질주를 버틸 리가 없다.

콰아아앙!!-

[적대 세력의 플레이어를…….]

“씨, 씨발! 대체 몇 명이 죽은 거야?!”

“총 22명 죽었습니다!”

‘22명? 고작 그거밖에 안 죽었나?’

그래도 거신의 질주를 세 번 정도 더 사용하자 회색으로 변하는 플레이어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쌓이기 시작했다.

[적대 세력의 플레이어를 죽였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오늘 레벨이 몇까지 오른 거지?’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아까 길드성에서도 레벨이 올라간 거 같았다. 그리고 여기서도 레벨이 올랐으면 60이 되는 건가? 레벨 60이라면 스킬 레벨을 20까지 올릴 수 있었기에 여러모로 의미가 컸다.

‘어쨌든 정리가 됐나?’

연이은 거신의 질주로 많은 적대 플레이어를 죽였으나 아직까지도 곰탱이 주인은 구경 중이었다. 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모습을 보니 어지간히 충격을 받은 모양이지만 말이다.

“…….”

“…….”

또 그런 길드 마스터를 필두로 내 주변에 있는 모든 플레이어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침묵하고 있었다.

“뭐해? 계속 덤벼야지.”

그때 새벽의 여명 길드 마스터는 침묵을 깨고 대답했다.

“대단하네요. 혼자서 왔다는 게 이해가 될 정도로.”

“지금 알아채 봐야 늦었어.”

“어떻게 그 정도로 강해질 수 있죠?”

“강해지고 싶다면 돈을 투자하던가.”

“…….”

“왜?”

뻔뻔한 내 대답에 할 말을 잃은 듯하다. 그러나 틀린 말은 아니다. 아이젠만 하더라도 꽤 강하지 않던가? 어찌 됐든 돈을 투자하면 강해진다는 법칙은 황혼에서도 적용되었다.

“근데 계속 이대로 있을 거면 내가 유리하지 않을까? 지구력도 회복되고 있는데.”

“……그러네요. 아크 베어. 공격!”

“쿠어엉!!”

결국 싸우기로 결심했는지 짧은 명령과 함께 곰탱이가 엄청난 속도고 달려왔다. 덩치가 덩치인지라 자신의 앞발을 까마득한 높이까지 들어 올린 곰탱이는 그대로 나를 향해 내리찍었고, 난 방패로 그 앞발을 막아 몸통을 베어냈다.

콰앙!-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33.]

[적중 데미지! 9.]

‘응? 뭐야? 데미지가 들어와?’

심각한 데미지도 아니다. 아니지만 데미지 자체가 들어왔다는 것에 감탄한 나는 역시 A랭크 스킬이라 생각하며 좀 더 본격적으로 싸워보기로 했다.

“아크 베어! 제왕의 돌격!”

“쿠어엉!!”

‘스킬?’

곰탱이가 스킬도 썼었나?

콰앙!-

생각하기도 전에 곰탱이는 머리로 나를 들이박더니 그대로 뒤쪽 벽을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 없어 옆으로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이상하게도 내 몸은 꼼짝도 하지 않았고, 이내 내 몸은 벽에 부딪치고야 말았다.

콰아앙!!-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520.]

‘이건 그나마 괜찮군.’

두 번의 공격을 허용하면서 내린 결론은 이 곰탱이도 내 상대가 안 된다는 거였다. 지금 내 생명력이 얼만데 이런 공격으로 죽겠는가? 하지만 내가 곰탱이로 인해 벽에 부딪치자마자 새벽의 여명 길드 마스터가 외쳤다.

“자, 지금이에요!”

“예!”

뭔가 작전이라도 짠 건가? 하고 새벽의 여명 길드를 바라보자, 그들은 전원 귀환 스크롤을 꺼내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파밧!-

“…….”

그와 함께 소환이 해제된 곰탱이까지.

난 한순간에 텅 비어버린 던전을 바라보며 허탈한 웃음을 터트렸다.

“허, 도망치다니.”

아니, 생각해보면 옳은 선택일 수 있다. 나와 싸운다고 해도 이길 거라는 보장이 없었으니 도망쳐서 전력을 아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니 말이다. 아무튼 던전에 있는 새벽의 여명 길드를 몰아낸 나는 다시 화련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각 던전마다 적대 길드가 점령했다고 했나?’

전에 엠페러 길드가 보유한 던전 개수가 19개 정도라 들었으니 거기에 갈 인원을 나누면 100명도 되지 않을 듯했다. 그리고 그 100명도 안 되는 인원으로 싸운다고 생각하면 꽤 불리한 상황일 것도 같았다.

‘이러다 엠페러 길드가 무너지는 거 아냐?’

엠페러 길드가 무너지면 난 어떻게 되는 거지?

“…….”

생각해보니 딱히 변할 게 없을 거 같다. 아이젠의 저택? 이젠 내 저택이 있으니 상관이 없다. 길드 던전? 지금까지 이용한 적도 없으니 앞으로 이용하지 않더라도 상관이 없다.

다 상관이 없지만 엠페러 길드가 무너질 때, 그 길드의 부길마인 나를 가만히 놔둘지가 의문이었다.

‘음?’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던전의 입구 쪽으로 나오니 화련을 비롯한 몇 명의 길드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루딘 님? 던전은 어떻게 됐나요?”

“그야 정리했죠. 들어가서 확인해보세요. 아, 바닥에 아이템이 떨어져 있으니 주워서 길드성으로 옮겨주시고요.”

“아이템이요?”

“제 아이템 창이 가득 차서 바닥에 떨어졌거든요. 대신 주워다 주세요.”

“아, 에, 예. 그럴게요.”

정말 옮겨줄지는 모르겠지만 대답이라도 해주니 고마웠다. 난 그런 화련의 대답을 듣고는 아이템 창에서 내 저택으로 가는 귀환 스크롤을 꺼냈다.

“귀환 스크롤? 어디로 가세요?”

“집으로요. 아이템 좀 정리해야 될 거 같아서요.”

“아이템…….”

“계속 바닥에 떨어뜨릴 수는 없잖아요.”

싸울 때마다 바닥에 아이템이 떨어진다면 얼마나 골치 아프겠는가? 거기에 대해 말하니 화련도 뭐라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하고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무언의 허락을 했다.

“그럼 나중에 봬요.”

‘나중에?’

언뜻 들린 화련의 말을 마지막으로 귀환 스크롤을 사용한다.

[귀환 스크롤을 사용합니다.]

파밧!-

“후우.”

이제 좀 쉴 수 있겠군.

집에서는 특별히 누구와 싸울 일이 없었으니 안심하고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는 상태 정보창과 아이템 창을 열어 지금까지 얻은 수확을 확인했다.

“레벨은…… 딱 60이네.”

스킬 레벨을 20까지 올릴 수 있는 레벨. 문제는 제작 스킬을 20까지 올린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왔다. 뭐, 제작 스킬을 올리는 동안 나오는 철검을 팔면 수입이 짭짤하니 불만까지는 없었다.

“돈은 얼마나 모였을까.”

[132골드 21실버 45코퍼]

“……호?”

내가 원래 100골드 정도 가지고 있지 않았나? 그걸 생각하면 엄청난 금액이 모인 것이다. 이 정도면 내가 착용하고 있는 레어 장비 전부를 10강까지 강화할 수 있는 금액이기에 잠깐 망설여지기도 했다.

‘10강까지 강화해버려?’

레어 검과 신발은 이미 1강을 한 상태라 어떤 옵션인지 알고 있다. 특이하다면 특이한 옵션이기도 한데…….

“정확하게는 무기만 특이한 옵션이지.”

[+1 하르페 황제가 하사한 검] (Rare)

*강화 옵션:명성 수치의 1% 추가 고정 데미지.

[+1 거친 방랑자의 가죽 신발] (Rare)

*강화 옵션:지구력 소모 0.1 감소.

아마 10강까지 강화하면 10% 추가 고정 데미지로 적용되지 않을까? 하지만 10% 라고 해도 애매했다. 내 명성이 1만 정도 된다면 모를까, 1천도 되지 않으니 방패 치기보다 못했기 때문이다.

덧붙여 명성 1만까지 올리는 시간을 계산하면 차라리 유니크 아이템을 구하는 편이 빠를지도 몰랐다.

“아~ 어떻게 하지.”

철컥-

‘응?’

“어? 언제 오셨어요?”

문득 문을 열고 들어온 인물은 시나였다. 집에 있었던 건가? 이상할 건 없었지만 최근까지 퀘스트를 찾으러 다른 마을로 갔던 그녀가 여기에 있으니 의아하긴 했다.

“방금요. 그런데 퀘스트 하러 가신 거 아니었어요?”

“허탕만 쳤어요. 그것보다 여기 있어도 되는 거예요? 지금 밖에 대판 싸움 났던데.”

“싸움이라뇨?”

“음, 죽으면 다시 시작하는 장소 있죠? 거기서 엠페러 길드가 열심히 싸우고 있던데요?”

“…….”

시작 지점에서 싸우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좋은 방법이었다. 죽은 적대 길드 숫자도 상당하지만 1시간 뒤에 다시 부활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시작 지점에 인원을 배치한다면 그런 식으로 접속하는 적대 길드를 바로 처리할 수 있었기에 쓸데없는 전투를 하지 않아도 될 듯했다.

‘그럼 시작 지점만 점령한 뒤에 적대 길드를 모조리 죽이면 이 싸움도 끝나겠군.’

또 지금 열심히 싸우고 있다고 했으니 내가 돕기만 하면 바로 끝낼 수도 있을 거 같았다.

그 S랭크 플레이어만 없다면.

[엠페러 길드의 '아이젠'님께서 길드 채팅에 초대하셨습니다.]

‘……이번에는 아이젠인가?’

이름도 모르는 길드원에 이어 화련과 아이젠까지. 이러다가 엠페러 길드에 있는 모두가 연락할 기세였다. 아니, 단순히 연락만 한다면 상관이야 없지만 왠지 내 느낌은 그렇지 않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길드성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튼 길드 채팅에 수락하니 뜬금없는 감사 인사가 들려왔다.

“인사보다 상황부터 말해봐. 적대 길드는 어떻게 됐어?”

-던전을 점령한 대부분의 길드는 조만간 정리될 거 같습니다.

“오, 그래?”

이건 좀 의외의 말이었다. 정리가 될 거 같다면 거의 모든 던전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말이 아니던가? 분명 엠페러 길드는 던전 개수도 많아 기존 플레이어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게 가능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나조차 예상 밖이었다.

-던전에서의 전투가 끝낸 길드원을 절반으로 나눠 다른 쪽 던전 지원과 마을을 점령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아마 마을까지 점령한다면 이 전투는 저희의 승리로 돌아가겠죠.

아이젠의 말대로 마을을 점령한다면 그렇겠지만…….

“적들 중에 S랭크 플레이어가 있던데?”

-S랭크 플레이어 말입니까?

“응, 길드성에서 붙어봤는데…… 비겼어.”

나도 죽지 않았고, 녀석도 죽지 않았으니 비긴 게 맞을 것이다. 다시 붙는다고 해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그럼 마을을 점령해도 다시 뚫릴 수가 있겠군요.

“아마 그렇겠지? 네가 와서 돕는 건 어때?”

-조금 늦을 거 같습니다. 지금 몇 개 남지 않은 던전을 정리하러 가는 중이라 못해도 1시간 뒤에 갈 수 있을 듯합니다. 죄송하지만 그때까지 루딘 님이 맡아주시지 않겠습니까?

“뭘? 마을 점령?”

-예. 혹시나 S랭크 플레이어가 나타나면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루딘 님밖에 없을 겁니다.

“너무 부려먹는 거 아냐? 난 길드성이랑 던전 하나를 정리했는데.”

-만일 S랭크 플레이어를 잡으신다면 그에 따른 보상도 드리겠습니다.

보상? 보상 이야기가 나오니 왠지 내가 길드원이 아니라 용병이 된 느낌이었다.

‘갑자기 찝찝해지네.’

그래도 물어보기로 했다.

“보상이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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