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91화 (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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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16 話 “20일째”

시나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마을까지 가는 문제는 간단하다 싶을 정도로 쉽게 해결했다. 먼저 저택 정보창을 열어 출입 가능한 사람들로 그녀들의 이름을 넣은 뒤, 귀환 스크롤을 건네 사용하는 것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 집으로 귀환한 그녀들은 내부를 둘러보더니 이내 감탄하듯이 말했다.

“여기가 루딘 님 집인가요?”

“엄청 좋다. 집은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다던데.”

“정말?”

“응, 그래서 집 시세도 엄청나게 비싸. 이 정도 집이라면 못해도 몇천만 원은 할 걸?”

‘그 정도로 비싼가?’

하긴,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는 것이 황혼의 집이었다. 더군다나 집이 있어야 귀환 스크롤도 사용할 수 있으니 모든 플레이어가 원하고 있을 것이고, 또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이해 못할 가격도 아니었다.

“저기, 루딘 님. 저희도 이 집을 이용하면 안 될까요?”

“이용이요?”

“예. 루딘 님이 귀환 스크롤만 주신다면 저희도 순식간에 마을로 올 수 있잖아요.”

들어보니 내가 이 저택을 얻기 전에 아이젠의 집을 이용했던 것처럼 그녀들도 내 집을 귀환하는 용도로 이용하고 싶은 모양이다.

‘뭐, 상관없나?’

황혼에서 알고 지내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인데다 아이젠의 집처럼 북적거릴 일도 없을 거라 생각한 난 흔쾌히 허락하려고 했다.

“아, 대신 저 테이블 위에 물약이라도 올려둘게요. 그럼 직접 만나서 물약을 줄 필요가 없잖아요.”

“응? 그게 돼요?”

“아이템을 버리면 누구든 가질 수 있잖아요. 그러니 테이블 위에 버려두면 되죠.”

듣고 보니 그랬다.

“예, 그렇게 하세요.”

“와아!~”

이제부터 순식간에 마을로 귀환할 수 있겠다는 생각한 건지 시나는 눈에 띄게 기뻐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유아도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내심 좋아하는 거 같아 만족스럽기도 했다.

‘아, 맞다.’

난 그런 그녀들을 향해 미처 말 못한 사실을 말해줬다.

“참고로 귀환 스크롤은 10실버에요.”

“예?”

“귀환 스크롤 가격이요. 1장에 10실버에 팔고 있더라고요.”

“…….”

이런 내 말에 잠깐 동안 이어진 기쁨이 끊어지긴 했으나 둘 다 각각 1골드씩 내게 줘 10장의 귀환 스크롤을 받아갔다. 비싸다고 투덜거리긴 했으나 마을로 곧장 올 수 있는 귀환 스크롤을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친구 '라즈'님께서 대화를 요청하셨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그리고 그 사이, 라즈에게서 연락이 왔다.

‘재료를 다 구한 건가?’

그놈의 라시피어를 구하기 위해 몇 시간이나 허비했으니 재료를 다 구했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 거기다 지금의 라즈는 무기를 잃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최대한 빨리 내게 연락했을 듯했다.

‘그런데도 몇 시간이나 걸렸다는 건가?’

그 부분이 의아하게 느껴졌지만 라즈의 연락은 수락했다.

[대화에 연결되었습니다.]

-루딘! 나 재료 다 구했어!

“어딘데? 아니, 은행 앞으로 와.”

-은행? 알았어. 금방 갈게.

[대화가 종료되었습니다.]

순식간에 끝나버린 대화. 어지간히 급한 모양이다. 아무튼 난 아직도 집 구경에 정신없는 그녀들을 보며 말했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네? 어디로 가세요?”

“라즈가 도와달라고 해서요. 어차피 목표로 했던 퀘스트도 끝냈잖아요.”

“아…… 그러네요. 다녀오세요.”

유아의 말을 마지막으로 밖으로 나온 난 곧장 은행으로 향했다. 은행은 내 집과 가깝게 위치한 탓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고, 그 은행에서 몇 분 정도 기다리고 있으니 저 멀리서 달려오는 라즈를 확인할 수 있었다.

“후우, 기다리고 있었네. 오래 기다렸어?”

“아니, 별로. 재료나 줘.”

“……왠지 모르게 쌀쌀한 거 같아.”

뭔가 중얼거린 라즈는 지금껏 모은 것으로 추측되는 재료를 건네줬다. 보아하니 예전에 받은 재료와는 확연하게 달랐다.

설마 그때보다 더 좋은 재료를 구한 건가?

‘확인해보면 되겠지.’

거래를 끝낸 난 아이템 창에서 라즈가 준 재료를 하나씩 꺼내 살펴보기로 했다.

[이카륨 주괴(바람 속성)] (Magic)

설명:속성을 담을 수 있는 특수한 광물을 제련한 주괴. 원래 이카륨은 무속성을 띄고 있는데, 제련하는 과정에서 바람 속성을 주입했다. 이 주괴로 만든 무기와 방어구는 바람 속성이 깃들 확률이 높다.

*재료 가치 20.

[바람석] (Magic)

설명:바람 속성이 깃든 특수한 광물. 이 재료로 만들어진 무기와 방어구는 바람 속성을 지니게 된다. 또한 제작에 포함된 바람석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바람 속성이 강해지는 성질마저 있다.

*재료 가치 15.

[강철 매듭끈] (Magic)

설명:강철처럼 단단하면서 끊어지지 않는 끈. 강철의 특징을 그대로 지닌 것이 특징이다. 이 재료로 만들어진 활이나 석궁과 같은 무기는 추가 능력치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재료 가치 15.

“…….”

“어때? 괜찮지?”

괜찮은 건지는 모르겠으나 준비 하나는 단단히 한 거 같았다. 특히나 이카륨은 제작 스킬을 가진 나로서도 처음 보는 거였다. 황혼에 이런 광석도 있었나? 어쨌든 질린 눈으로 재료를 살펴본 나는 라즈에게 물어보았다.

“얼마를 쓴 거야?”

“한 5골드 정도? 그래도 이 정도면 관통 확률이 붙지 않을까?”

“글쎄…….”

아무래도 바람 속성이 나올 거 같은데?

주괴를 포함해 바람석까지 집어넣고 만든다면 아무래도 바람 속성이 붙은 활이 나오지 않을까? 나도 처음 다루는 재료였기에 라즈가 원하는 관통 확률이 붙을 거라 장담하기가 힘들었다.

“글쎄라니? 무슨 문제라도 있어?”

“바람 속성의 활이 나올 거 같아서.”

“에?! 안 돼! 바람 속성이라니!”

“뭐, 어쨌든 바람 속성이 나오더라도 날 원망하…….”

아니, 잠깐?

관통이라는 단어에 뭔가 생각나는 아이템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씨크랩트 가시가 있지 않았나? 씨크랩트 가시의 설명을 읽어보면 관통 확률이 붙는다고 했으니 그 재료를 쓰면 아마 라즈가 원하는 활이 나올지도 몰랐다.

“왜 그래?”

“지금 나한테 재료가 하나 있거든. 그걸 쓰면 관통 확률이 붙을 것도 같아서.”

“정말? 그럼 내게 팔아줘!”

“얼마에?”

“음, 1골드는 어때?”

1골드라면 지금 시세로 7만 원 하려나? 나야 의뢰와 보스를 혼자서 잡을 정도였기에 골드 벌기가 수월했지만 다른 이들은 그런 것도 아니었다. 보스 하나 잡는데도 열댓 명 몰려가서 잡는데 돈을 벌어봐야 얼마나 벌겠는가?

‘어쩔 수 없지.’

고개를 끄덕인 난 바람석을 라즈에게 돌려주고는 씨크랩트의 가시를 꺼냈다. 그리고는 레어 망치와 장갑을 착용하며 예전부터 생각했던 방법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다만 은행 앞에서는 너무 눈에 띄는 행동인지라 살짝 자리를 옮겼는데, 라즈는 그런 내 행동에 의아하면서도 졸졸 쫓아오고 있었다.

“그냥 은행 앞에서 만들면 되지 않아?”

“조금 눈에 띄거든. 제이어의 수호방패.”

파밧!-

[S랭크 스킬. 제이어의 수호방패가 활성화됩니다.]

“뭐, 뭐하는 거야?”

“그냥 보고만 있어.”

제이어의 수호방패를 사용하면 모든 능력치가 올라간다. 지금 9레벨인 제이어의 수호방패는 모든 능력치 50 상승. 따라서 기술 능력치도 50 더 상승시킨 난 슬슬 제작을 시도하기로 했다.

[재료가 올려졌습니다. 올려진 재료의 등급에 따라 망치질 횟수가 결정됩니다.]

[관련 능력치 근력(528)이 보정됩니다.]

[관련 능력치 기술(179)이 보정됩니다.]

[망치질을 할 횟수가 줄어듭니다. 최종 횟수 1회.]

무기와 방패를 제외했기에 근력이 조금 떨어졌으나, 망치질 횟수가 1회였으니 별다른 차이도 없다. 또한 단번에 대성공까지 띄운다면 의심할 게 분명했기에 난 적당히 망치질을 하면서 직감을 사용했다.

깡, 깡, 깡-

팟!-

노란색으로 바뀐 빛. 그 빛을 본 라즈의 감탄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거 같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파밧!-

곧이어 모루에서는 황금빛을 찬란하게 내뿜었고, 그 빛을 본 나는 짤막하게 말했다.

“완성한다.”

[꿰뚫는 가시바람 장궁이 완성되었습니다.]

‘후.’

레어 망치와 장갑. 제이어의 수호방패. 거의 내 모든 걸 사용해 완성시킨 무기가 탄생했다. 당연하지만 그 성능이 궁금할 수밖에 없었던 나는 모루 위에 올려진 활을 집어 들었다.

[꿰뚫는 가시바람 장궁] (Magic)

설명:바람 속성이 깃든 이카륨 주괴와 관통 속성이 깃든 특수 재료가 완벽하게 어울려져 만들어진 장궁. 속성의 조합이 흠잡을 데 없이 만들어진 이 장궁은 그 어떤 것도 꿰뚫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근력(9), 체력(8), 민첩(33)>

공격력:249  마법 공격력:102

내구력:247/247

*관통 확률 40p 상승.

‘이 정도였나?’

단순히 공격력으로 따져도 내 레어 검보다 높다. 거기다 40p 관통 확률이라니? 원래 활이 지닌 관통 확률이 35p였으니 최종적으로 75p 확률을 지닌다는 말이다.

여기다 관통 확률을 늘리는 스킬까지 써서 공격한다면?

방패를 들지 않은 플레이어라면 7~8할의 확률로 관통 데미지를 입히는 게 가능할 거 같았다.

‘그냥 확 가지고 튀어?’

못해도 몇백만 원은 받을 수 있을 듯한 활을 보며 고민하고 있을 때, 문득 옆에서 눈을 빛내며 날 바라보는 라즈의 시선을 볼 수 있었다.

“어떻게 됐어? 관통 확률은 뜬 거야?”

한숨과 함께 물어보는 라즈에게 거래를 걸어 활을 건네준다. 내가 이런 활을 들고 도망가는 것보다 차라리 직접 재료를 구해서 만드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윽고 활을 확인한 라즈는 지금까지 봤던 모습 중에서 제일 기뻐하는 듯했다.

“꺄!~ 역시 부탁하길 잘했어! 고마워!”

“앞으로 잃어버리지 마.”

“응, 절대 잃어버리지 않을게!”

이젠 서슴없이 안겨오는 라즈를 떼어낸 나는 앞으로 할 일을 떠올렸다. 의뢰 길드로 가서 적당한 C랭크 의뢰를 하고, 결투장에 가서 승점 작업을 하면…….

“아, 루딘. 내가 좋은 거 해줄게.”

“좋은 거?”

되묻는 나를 향해 라즈는 갑작스레 입을 맞춰왔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입술을 느끼기도 전에 내 앞에는 메시지 창이 생겨났다.

[상대방이 접촉을 허락했습니다.]

[성행위 시스템이 발동…….]

“혹시 이런 거 싫어해?”

“아니, 좀 당황스러워서.”

그 질문에 난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싫었다면 그때 거절하지 않았을까? 어쨌든 그와 함께 라즈에게서 얻은 쾌감을 떠올린 난 시스템 메시지를 수락하고 말았다.

[특정 장소로 이동합니다.]

팟-

“응?”

‘어?’

이동한 나와 라즈는 놀란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예전에 침대만 하나 달랑 있었던 삭막한 방이 아니라 각종 가구가 배치되어 있는 평범한 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어렵지 않게 여기가 어떤 방인지 깨달았다.

‘내 집이잖아?’

뭐지? 왜 내 집으로 이동된 거지?

‘설마…….’

불연 듯 떠오르는 기억. 가택 정보창을 보면 이상하게 침실을 설정하라는 부분이 있었다. 그때야 궁금하지도 않았기에 넘어갔지만 지금 보니 집이 있을 경우에는 이렇게 침실로 이동하는 거 같았다.

“와~ 올 때마다 바뀌는 모양이네.”

“…….”

“그보다 침대에 앉아봐.”

하지만 라즈는 방 구조야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말하고는 나를 침대 위에 걸쳐 앉게 했다. 그리고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내 바지 안에서 커다랗게 변한 물건을 꺼냈다.

“음, 시작할게.”

시작? 뭔가 뜬금없는 말에 절로 웃음이 나오려는 찰나, 라즈는 서툰 손짓으로 내 물건을 쓸어가더니 이내 입술과 혀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아음, 츱, 츠릅…….”

‘생각해보니 입으로는 처음인가?’

처음이라 그런지 몰라도 서서히 올라오는 듯한 쾌감은 지금까지와 다른 즐거움을 주는 듯했다. 아님 라즈의 행동에서 싫어하는 기색이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에게 해주듯 정성스럽게 물건을 만지며 혀로 핥던 그녀는 살짝 날 올려다보며 물어봤다.

“어때? 괜찮아?”

“아, 응. 괜찮아.”

“헤헤.”

그렇게 어느 정도 애무한 라즈는 끄트머리만 입안에 머금고는 쉬지 않고 움직이던 손을 조금 더 빠르게 움직였다.

‘아.’

처음보다 훨씬 강한 쾌감이 느껴진다. 내 물건을 머금은 채로 끈적하게 움직이는 혀와 사정을 재촉하는 듯이 움직이는 손이 합쳐지니 실로 믿기지 않은 쾌감이 내게 전달되고 있었다.

“자, 잠깐.”

사정감이 금세 밀려온다. 때문에 라즈에게 말을 걸었지만, 이런 내 반응을 눈치 챘는지 라즈는 전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으며 오히려 강하게 빨아들이기까지 했다.

“윽.”

결국 라즈의 입에 사정하고야 말았지만 정액 같은 건 나오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라즈의 손이 멈춘 걸 보면 어떻게 내가 사정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자, 이번에는 누워.”

“누우라고?”

“해준다고 말했잖아. 루딘 넌 편하게만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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