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90 第 16 話 =========================================================================
第 16 話 “20일째”
“공격해!”
달려드는 베크샤를 확인하자마자 나 또한 공격 명령을 외쳤다. 그러나 우스트가 미처 움직이기도 전에 베크샤는 덩치에 맞지 않는 속도로 재빨리 접근하더니 이내 앞발로 우스트를 후려쳤다.
콰아앙!-
동시에 우스트도 나뭇가지를 이용해 베크샤를 때렸지만, 그 공격을 아무렇지 않게 버텨낸 베크샤는 곧이어 샌드백처럼 우스트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진짜 못해도 우스트가 한 대 때릴 동안, 베크샤는 두세 대 정도 때리는 거 같았다.
[소환 적중 데미지! 565.]
‘데미지도 왜 이거 밖에 안 나와?’
우스트가 레이드용 보스 몬스터 중에서 약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붙어보니 너무 밀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쨌든 베크샤가 우스트보다 강한 레이드 보스라는 사실을 깨달은 난 되도록 빨리 라시피어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젠장, 약초도 쓸데없이 많네.’
“그오오오!”
콰드드득!-
그때 베크샤에게 몇 대 얻어맞은 우스트는 나무뿌리를 소환시켰다. 하지만 베크샤는 그에 맞춰 지면을 쓸어버리듯이 자신의 앞발을 휘둘러 전방에 솟아난 나무뿌리를 모조리 없애는 광경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남은 나무뿌리는 여섯 개.
그 여섯 개의 나무뿌리가 베크샤를 향해 쭉 늘어나 몸을 관통시켰음에도 베크샤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쿠어엉!!”
[공포의 상징 베크샤가 대지 치기를 사용합니다.]
‘스킬?’
스킬 메시지와 함께 베크샤는 두 발로 딛고 일어서더니 자신의 앞발 하나를 위로 번쩍 들어 올렸다. 그렇게 일어선 베크샤의 높이는 못해도 7~8미터는 되는 거 같다고 생각한 순간, 베크샤는 들어 올린 앞발을 지면으로 내려쳤다.
콰아아앙!!-
“그오오!”
“큭!”
베크샤의 앞발이 지면을 강타하자마자 흔들리는 땅. 그 흔들림은 내게도 전해졌다.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500.]
‘이건 고정 데미지?’
아니, 고정 데미지보다 범위가 너무 넓다는 것에 놀라웠다. 나와 베크샤는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는데도 데미지가 들어온 것이다. 그래도 이런 나보다 더 멀리 떨어진 유아와 시나는 데미지를 받지 않았는지 계속해서 라시피어를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럴 게 아니라 나도 찾아야겠다.’
난 대충 근처에서 반짝이는 약초부터 채집하기로 했다.
‘시나는 약초를 어떤 식으로 채집했지?’
그냥 뽑은 건 아니었다. 떠올려보면 시나는 바닥부터 조심스레 팠던 거 같았다. 그 기억을 되새긴 난 바닥부터 헤집은 뒤에 약초를 뽑아냈다.
[약초 채집에 실패했습니다.]
“…….”
채집에 실패한 난 뽑았던 약초와 헤집었던 바닥에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신기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실패하면 이렇게 되는 거였나? 그렇다고 채집을 그만둘 생각은 없었다.
‘될 때까지 해주마.’
[약초 채집에 실패했습니다.]
‘젠장!’
이를 악 물고 계속해서 시도하니 대략 세 번 만에 약초를 획득하긴 했다.
['지혈초' 1개를 획득했습니다.]
“아, 씨발…….”
“쿠어엉!!”
쾅!- 콰쾅!-
지혈초는 또 뭐야?
확실한 건 라시피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역시나 이 수많은 약초 중에서 라시피어만 따로 찾아야 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듯했다.
‘시나는 어떻게 됐지?’
고개를 돌려보니 시나는 유아와 같이 바닥만 살펴보고 있었다. 채집은 하지 않고 바닥만 살피는 그녀를 따라 다시 주변을 훑어보니 같은 모양의 약초가 꽤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렇군.’
약초 모양에 따라 나오는 종류가 정해진 건가?
그럼 힘들게 여기 있는 모든 약초를 뽑을 필요가 없다. 난 제일 먼저 특이한 모양의 약초부터 찾아보려고 했지만 상황은 그리 편하게만 흘러가지 않았다.
‘특이한 약초…… 특이한 약초…….’
근데 왜 내 눈에는 죄다 비슷하게 보일까?
아무리 둘러봐도 비슷한 약초밖에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 어떻게 라시피어를 찾으라는 거야?! 그러던 사이, 시나 쪽에서 뭔가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차, 찾았다! 찾았어요!”
“……!?”
라시피어를 찾은 건가?
찾았다는 그 말에 곧장 시나에게 달려갔다. 시나는 달려오는 내게 손에 든 약초를 부여주었다.
“여기 이 모양의 약초를 찾으시면 돼요!”
‘이게 라시피어?’
확인해보니 하늘색의 작은 꽃이 있는 약초였다. 아직 모든 약초가 비슷하게 보이는 나로서는 모양으로 기억하기가 힘들었기에 가장 인상적인 색깔로 외우기로 했다.
‘대충 하늘색 꽃을 찾으면 되겠네.’
이 얼마나 외우기 쉬운 방법인가? 덕분에 라시피어 찾기가 쉬워졌다고 생각한 난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하셨어요. 이제 빠져나가요.”
“루딘 님은요? 루딘 님은 아직 못 찾았잖아요. 그러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가 찾아볼게요.”
“아뇨, 그냥 여기서 빠져나가세요.”
베크샤의 범위 공격을 겪어보니 시나는 빠지는 편이 좋을 거 같았다. 혹시나 베크샤에게 공격이라도 당한다면 생명력이 낮은 시나는 금세 죽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오……오오…….”
‘응? 설마?’
문득, 심상치 않은 소리에 고개를 돌린 난 베크샤를 상대하고 있던 우스트가 힘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스트가 밀린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리도 빨리 죽을 줄 몰랐던 나는 급한 대로 다시 카드를 꺼냈지만 이 행동 또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생명을 갈구하는 우스트가 막대한 피해로 인해 소환이 해제됩니다.]
[생명을 갈구하는 우스트는 실로 엄청난 생명력을 보유한 특수 소환수입니다.]
[다시 소환하기 위해서는 총 126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126분?’
이런 것도 있었나? 하지만 고민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우스트가 죽었으니 다음 차례는 이쪽이 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전 알아서 찾아볼게요. 그리고 시나 님이 빠져나가시면 전 파트너 이동으로 도망칠 수 있잖아요.”
예상외로 우스트가 오래 버티지 못한 지금, 그녀들이 없는 편이 내가 행동하기에도 편했다.
“거기다 라시피어도 어떻게 생겼는지 알았으니 금방 찾을 수 있어요.”
“에, 예. 아, 저기 와요!”
“쿠어엉!!”
“칭호 교체. 빛의 수호자.”
[칭호 '빛의 수호자'로 교체합니다. 남은 교체 횟수…….]
우스트를 제외하더라도 리자드맨도 소환은 가능하지만 녀석을 상대로는 별다른 도움도 안 될 거 같았다. 그래서 빛의 수호자로 칭호를 바꿨고, 유아는 시나를 데리고 외각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젠 시간 싸움이군.’
물론 계획이 없지는 않았다. 엘시크의 환영이동으로 베스캬의 주의를 뜬 뒤, 라시피어를 찾으면 되는 것이다. 만일 지구력이 다 될 때까지 라시피어를 찾지 못하면 도망가서 다시 도전해야 되겠지만.
“엘시크의 환영이동.”
팟-
난 그렇게 달려오는 베크샤를 보며 환영이동을 사용했고, 그 환영이동으로 위치가 바뀌자마자 라시피어부터 찾았다.
“라시피어…… 하늘색 꽃…….”
어디지? 어디에 있지?
다행스러운 건 베크샤의 공격에도 한 방에 죽지 않는 환영이었다. 환영은 정확히 두 방에 죽었는데, 단지 그것만으로도 시간 끌기에는 충분할 정도로 도움이 되었다.
“쿠어어엉!!”
[공포의 상징 베크샤가 대지 치기를 사용합니다.]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500.]
‘큭, 씨발.’
들어오는 데미지를 무시하며 계속해서 라시피어를 찾는다. 급해 죽겠는데 왜 이렇게 안 보여?! 난 환영을 죽이자마자 내게로 곧장 달려오는 베크샤를 보고는 다시 환영이동을 사용해 라시피어를 찾았다.
‘보여라 제발…… 어?’
설마 저건가?
시나가 보여줬던 하늘색의 꽃. 그걸 발견한 난 앞뒤 생각하지 않고 그곳으로 향했다. 가까이서 보니 확실히 라시피어였다.
‘찾았다!’
일단 급한 대로 땅부터 헤집는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약초를 뽑았지만 메시지는 이런 내 노력조차 거부하는 듯했다.
[약초 채집에 실패했습니다.]
‘이런 씨…… 아니지. 후, 침착하자.’
“쿠어엉!”
“거신의 질주!”
라시피어가 있는 이곳에서 환영이동을 사용할 수 없다. 때문에 난 베크샤를 다른 곳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전혀 엉뚱한 곳에다 거신의 질주를 사용하며 달렸고, 그런 내 목적을 알 리가 없는 베크샤는 날 쫓아오기 시작했다.
“엘시크의 환영이동!”
팟-
돌아보며 베크샤의 뒤로 이동한다. 이동하자마자 아까 발견한 라시피어가 있는 곳으로 달린 나는 다시 채집을 시도했다.
[약초 채집에 실패했습니다.]
“아, 진짜!”
따지고 보면 이건 직감이 필요가 없다. 시도하다보면 튀어나오니 직감까지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한 직감을 쓰기에는 베크샤가 신경 쓰여 집중조차 되지 않았다.
['라시피어' 1개를 획득했습니다.]
“어?”
[띠링!~ E랭크 스킬 '정교한 약초 채집'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기술 1, 집중 2 증가합니다.]
됐다!
“파트너 이동!”
메시지 창에 라시피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파트너 이동을 외친다. 패치 당일 파트너 관련 명령을 봐뒀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어쨌거나 파트너 이동을 외친 내 앞에는 기대하던 메시지 창을 볼 수 있었다.
[파트너에게로 이동하시겠습니까? 남은 횟수 1회.]
“이동한다.”
[파트너 '시나' 님에게 이동합니다.]
파밧!-
파트너 시스템을 사용해 이동된 곳은 공터로 들어가기 전에 나무를 타고 올라갔던 곳에서 조금 더 떨어진 장소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근처에는 유아와 시나가 있었다.
“무사하셨네요. 다행이에요.”
“후, 솔직히 힘들긴 했어요.”
운 좋게 라시피어를 금방 얻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 정도로 베크샤가 강력한 보스라는 말이기도 한데, 아마 녀석을 잡으려면 길드 단위로 몰려와야 될 거 같았다.
“라시피어는 어떻게 됐어요?”
“얻었죠.”
“헤~ 역시 루딘 님이네요.”
역시 나라는 게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위험한 상황이라는 말은 사실이었다. 라시피어가 끝까지 채집되지 않았다면? 그리고 내 지구력이 먼저 바닥났다면? 이러나저러나 이번만큼은 운이 좋았던 것이다.
‘레어 아이템도 이렇게 얻기 힘든데, 유니크는 대체 어느 정도의 난이도일까? 그보다 더 높은 레전드는?’
아직은 꿈만 같은 그 아이템을 떠올린 난 고개를 살짝 젓고는 그녀들에게 말했다.
“가요. 레어 아이템을 받으러.”
“고맙습니다.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어요.”
[NPC 의뢰를 완료했습니다.]
[의뢰 경험치 30,000 획득!]
[띠링!~ 보상 아이템 '장인의 영혼이 깃든 장갑' 획득하셨습니다.]
치유사에게 라시피어를 건네주자, 그는 설마 라시피어를 가져오다니! 라는 말을 하더니 곧 카콤에게 라시피어를 제조해 먹였다. 그리고 그 약을 먹은 카콤은 몸에서 빛이 생겨나더니 이내 정신을 차렸는데, 사정을 듣고 나서는 나와 시나에게 감사를 표했다.
“아니에요. 그래도 늦지 않은 거 같네요.”
대답하는 시나와는 달리, 카콤의 말에는 신경도 쓰지 않은 난 아이템 창을 열어 장갑부터 확인했다.
[장인의 영혼이 깃든 장갑] (Rare)
설명:오로지 제작을 위해 만들어진 특수한 장갑. 장인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이 장갑은 보다 정교한 솜씨를 펼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그 솜씨는 제작 물품의 품질을 한층 더 높여주며, 무기와 방어구와 같은 종류들은 내구력까지 더해주는 효과가 있다.
<기술(30), 집중(30), 행운(20)>
<불 속성 저항력 1%>
방어력:10 마법 방어력:10
내구력:80/80
*제작 계열 스킬 레벨 +2 적용.
*제작 시, 모든 물품의 내구력 +10 증가.
‘생산직 전용 장갑이네.’
레어임에도 불구하고 방어력이 말도 안 되게 낮다. 그래도 시나는 좋아하지 않을까? 아무튼 그저 그런 반응을 보인 나와는 다르게 시나는 입이 귀에 걸릴 듯이 좋아하고 있었다.
“유아, 이것 봐! 진짜 레어 아이템이야!”
“응, 축하해.”
“축하는. 내가 이 장갑으로 멋진 물약을 만들어줄게.”
‘어쨌든 이 지겨운 퀘스트도 끝이군.’
정말인지 길었다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 오늘을 제외하더라도 이틀이 걸리다니. 대가로 레어 아이템을 받았으니 할 말은 없지만 다시 하기가 껄끄러운 퀘스트임은 부정할 수 없었다.
“아, 루딘 님. 이제부터 뭐하실 거예요?”
“……?”
퀘스트가 끝난 탓인지, 아님 레어 아이템을 받은 탓인지, 시나는 연신 웃으며 말을 걸어왔다.
“무슨 말이에요?”
“지금껏 도와주셨잖아요. 라시피어도 루딘 님이 아니었다면 채집하지 못했을 테고요. 그러니 오늘 하루는 제가 루딘 님을 도와드릴게요.”
누가 누구를 도와주겠다는 건지 모르겠으나 그 마음만 받기로 했다.
“괜찮아요. 그보다 퀘스트도 끝났으니 마을로 갈 생각인데, 두 분은 어떻게 하실래요?”
“마을이요?”
“마을에서 의뢰도 하고, 결투장 승점도 모으려고요.”
“하긴, 루딘 님이라면 승점을 긁어모으겠네요.”
고개를 끄덕인 시나는 곧 뭔가 떠올랐는지 한숨까지 내쉬었다.
“근데 마을까지 가려면 몇 시간은 걸리잖아요.”
‘응?’